소설리스트

메카닉 x 네크로맨서-50화 (50/152)

50화. 데스윙

골렘나이트가 떠난 자리.

남은 건 내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들에게 제압당한 제니퍼 마틴과 플라즈마윙의 시체뿐이었다.

내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타이탄급 골렘들의 모습에 대한 여운을 즐길 때였다.

제니퍼 마틴의 배틀슈트 스피커에서 아름답지만 절박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아서 씨, 당신이 다른 도시 출신의 귀족인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요."

제니퍼는 방금 전 대화를 훔쳐듣고 나를 귀족이라고 생각한 듯했다.

'습격해온 주제에 매우 공손하군.'

하지만 봐줘야겠다는 생각 따위는 들지 않았다.

"이제와서 그런 얘기를 한다고 우리 사이가 달라질 것 같나?"

"아직 우리 관계를 회복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제니퍼는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들에게 붙잡혀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때 그녀의 배틀슈트 헬맷부분이 투명하게 변했다.

제니퍼는 검은 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전형적인 백인미녀였다.

유틀란트 시와 이 이름모를 숲에서의 습격.

그 두 번의 습격만 없었다면 얼굴 붉히고 싶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외모였다.

"아서 님께서 원하신다면 그 동안의 결례에 대한 배상을 하고 싶어요. 제 제안을 들어보신다면 아서님도 만족하실 거에요."

"거절하지. 두번이나 내 목에 칼을 들이댄 상대와 무슨 신뢰가 있어서 협상을 하겠나?"

내가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거절하자, 제니퍼가 아랫 입술을 질끈 깨무는 모습이 보였다.

"흥! 네가 날 죽인다면 암셀학파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마지막 기회가 수포로 돌아가자, 그녀는 곧바로 표독스러운 본성을 드러냈다.

"네가 죽으면 암셀학파는 스톨즈가 맡아서 잘 운영할테니 그런 걱정은 접어두지."

내 말을 들은 제니퍼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리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사방을 바쁘게 훑어보더니, 플라즈마윙의 시체를 보고 다시 내게 소리쳤다.

"암셀학파는 스톨즈로 수습한다고 치자. 그럼 밀러 그룹은 어떻게 수습할 생각이지? 당신은 플라즈마윙을 죽였어. 밀러 그룹과 척을 진 거라고!"

제니퍼 마틴은 밀러 그룹을 들먹여 날 겁줄 생각인 것 같았다.

'팔미라 시에서 밀러 그룹이 가진 위상이 어느 정도지?'

맥길 용병단장의 배틀슈트와 아이언스톰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자료를 토대로 검색합니다.

밀러 그룹은 팔미라 시를 좌지우지하는 3대 초거대기업 바로 아래에 위치한 10대 대기업에 속합니다.

이들 10대 기업은 빌헬름, 볼드윈, 오귀스트 등 세 귀족가문과 혼인동맹을 맺은 가문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밀러 그룹과 루비치 그룹은 골렘나이트를 양성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수중무역으로 상당한 자금을 쌓은 루비치 그룹이 10대 그룹 서열 9위, 밀러 그룹은 10위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순위는 지난 70년 동안 변동된 적 없습니다.

'위로 치고 올라갈 힘은 없지만, 팔미라 시에서 열세번째 자리를 70년 동안 지킬 저력은 있다?'

제니퍼 마틴이 밀러 그룹과 어떻게 연계하게 된 건지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맥길이 가진 정보의 한계가 그 정도인가보군. 막스 벡허에게 받은 통신단말로 검색해봐.'

온라인 검색 결과, 제니퍼 마틴과 밀러 그룹의 연관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부족했다.

제니퍼가 밀러 그룹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 플라즈마윙의 도움을 받는 것도 말이 안됐기 때문이다.

'밀러 그룹에 선을 대줄 정도는 된다고 가정하고 생각해보자.'

골렘나이트가 내 혐의를 무죄라고 판결한 이상, 밀러 그룹이 공개적으로는 내게 죄를 물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합법적으로는 그렇지만... 껄끄러운 건 사실이지.'

브라우스 건설에서 의뢰한 강도토벌 건만 봐도 한 기업 내에서 얼마나 많은 불법이 저질러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지구의 기업들은 언론의 눈치를 많이 살폈다.

기업이 무력을 사용해서 누군가를 공격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

하지만 팔미라 시의 기업들은 달랐다.

돈이 되면 무력 정도는 언제든 동원할 수 있을만큼 대담했다.

D 구역에서 활동하는 브라우스 건설이 그 정도인데 팔미라 시에서 10대 대기업으로 손꼽히는 밀러 그룹이라면 어떨까?

'팔미라 시 재계순위 13위의 대기업이 작심하고 날 제거하려고 든다면 곤란해질 수 있겠어.'

밀러 그룹과의 트러블을 어떻게하면 완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순간이었다.

"밀러 그룹 건은 내가 중재해줄 수 있어."

제니퍼는 전혀 믿을 수 없는 제안을 해왔다.

"두 번이나 날 죽이려고 해놓고 이제와서 중재를 해주시겠다?"

"서로에 대해 자세히 모르던 상태에서 벌어진 실수였을 뿐이야. 당신도 밀러 그룹의 위상을 알았다면 플라즈마윙을 저렇게 죽이진 않았을 거 아니야?"

제니퍼의 논리의 일리가 있었다.

연구실적이 스톨즈에게 밀려 사업부문에 전념했다더니, 사람을 가지고 노는 솜씨가 제법이었다.

"하지만 내가 나서면 다툼이 불거지기 전에 무마할 수 있어."

난 그녀가 어떤 신박한 제안을 꺼내놓을지 궁금해졌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밀러 그룹과의 트러블을 해결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제안이군. 암셀학파는 D 구역에서나 이름을 날리는 줄 알았는데, 후계자 자리도 차지하지 못한 네가 B 구역에서도 날아다닌다는 10대 대기업과 나 사이를 중재할 수 있다고?"

"이런 꼴이라고 내가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지? 하지만 난 이 도시에 대해 네가 모르는 많은 일들을 알고 있어."

"한번 들어보지."

내가 태도를 바꾸자 제니퍼는 눈빛을 빛냈다.

"다비드는 죽었지만 그의 시신과 배틀슈트는 멀쩡하게 남아있어요. 그건 밀러 그룹의 자산이니, 그것만 돌려주면 중재가 훨씬 쉬워질 거에요."

그녀는 갑자기 다시 존대하며 내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난 그녀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전리품을 돌려주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밀러쉴더스에서 주문제작한 배틀슈트는 그렇다쳐도 시체는 어디에 쓰려고? 밀러 그룹도 네크로맨시에 관심이 많나?"

"그게 무슨 소리에요? 밀러쉴더스 사가 다비드의 배틀슈트에 100억 크레딧이나 투자한 건, 그의 특이능력이 매우 희귀하고 쓸모 있었기 때문이에요."

제니퍼는 눈쌀까지 찌푸리며 내 말의 헛점을 지적했다.

그녀는 방금 전까지만해도 내 눈치를 살폈었다.

하지만 거슬리는 질문을 던지기가 무섭게 앙칼지게 되물어왔다.

그것만 봐도 그녀의 평소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비드의 몸을 연구하고 싶어하는 연구소는 널렸어요."

난 제니퍼와 나 사이의 정보격차가 내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시스템, 팔미라 시의 연구소들이 랭커의 몸을 연구하려는 이유를 검색해봐.'

검색결과 135곳의 생명공학 연구소가 랭커 또는 4단계 강화시술자의 혈액, 신체일부, 시체 등에 대한 공개입찰을 진행 중인 것을 알아냈습니다.

온라인으로 검색 가능한 정보에 따르면 4단계 강화시술자들은 모두 특이능력을 발현한 인간이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연구소들은 특이능력을 발현한 인간신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랭커 또는 4단계 강화시술자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연구자금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특이능력을 가진 인간을 양산한다는 게 실현 가능하긴 해?"

"아직 아무도 관련 분야에서 성과를 내진 못했어요. 하지만 많은 투자자가 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건 팔미라 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죠."

제니퍼도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 문제에 대해 내가 짐작이라도 하려면 팔미라 시의 생명공학 수준이 어느 지점에 도달해있는지도 알아야할 것 같았다.

"연구를 통해 강화시술자를 양산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증명되거나, 투자자들이 흥미를 잃기 전까지는 3단계 랭커나 4단계 강화시술자들의 신체는 지금처럼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거래될 거에요."

확실히 팔미라 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아는 제니퍼의 말은 날 흔들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제안대로라면 무려 100억 크레딧짜리 배틀슈트와 3단계 강화시술자들 중에서도 랭킹 9위인 랭커의 시체를 포기해야했다.

'이런 재료를 포기할 수는 없지.'

제니퍼는 내 속도 모르고 희망에 찬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자, 그럼 이제 대화할 생각이 드나요?"

그때 때마침 수송차량과 함께 라이더들이 도착했다.

'전파교란 실시.'

난 제니퍼에게 대답하는 대신 라이더들에게 전파교란부터 명령했다.

제니퍼가 뒤로 무슨 수작을 벌이기 전에 외부로 통신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내가 전리품을 포기하지 않으면 너도 밀러 그룹과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말이군?"

"정말! 고작 배틀슈트와 시체 한 구 때문에 밀러 그룹과 척을 질 생각이에요?"

"더 들을 필요는 없겠군."

내가 대답한 순간, 제니퍼가 양손을 모으며 손가락을 마주하려했다.

하지만 그때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들이 달려들어 그녀의 사지를 제압해버렸다.

'데려와.'

난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들이 데려온 제니퍼의 배틀슈트 헬맷에 손바닥을 댔다.

레어 등급 스킬 [해킹]을 사용하셨습니다.

장벽을 나온 이후, 플라즈마 윙 외의 외부인과 통신한 기록은 없습니다.

배틀슈트의 제어권을 강탈하셨습니다.

밀러 테크놀로지 사의 순수인간 전용 배틀슈트 MPB-025 모델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난 제니퍼의 배틀슈트의 제어권을 강탈해서 그녀가 스피커나 외부통신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조작할 수 없는 배틀슈트를 입고 있다는 건 구속복에 갇힌 것과 마찬가지였다.

'마력반응도 없는 걸 보니,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보군.'

난 그제야 그녀가 양손을 모으는 모습을 보고 긴장했던 마음이 풀렸다.

'플라즈마 윙이 먼저니 치워라.'

내 명령을 들은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들이 제니퍼를 데리고 한쪽으로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보고 난 플라즈마윙의 시체를 향해 손을 뻗으며 주문을 외웠다.

"일어나라.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

내가 다른 손으로 아이언스톰의 계기판을 짚자, 이잉! 하는 소음과 함께 아이언스톰의 소형핵융합로 두 기가 에너지를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다원에너지 치환술식]으로 소형핵융합로가 생산한 열 에너지를 마력으로 바꿉니다.

[다원에너지 치환술식]으로 마력을 죽음의 기운으로 바꾸셨습니다.

소형핵융합로가 생산한 열 에너지는 내 가슴 앞 허공에 그려진 다원에너지 치환술식으로 흡수되었다.

다원에너지 치환술식은 열 에너지를 붉은 마력입자로 바꿔 내 심장에 공급했다.

궁하면 통한다고 타이탄급 골렘 포르티투도와 염력을 겨루면서 생각해낸 마력 보충방법이었다.

난 심장에 차오르는 마력을 다시 죽음의 기운으로 바꿔 플라즈마윙의 시체에 쏟아부었다.

- 지, 지금 뭘하려는 거야? 이건 사령마력? 아니야. 그보다 더 어둡고 안정된 기운이야. 설마... 죽음의 기운?

내 손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나온 검은 연기가 일대를 뒤덮어버리자, 제니퍼가 놀란듯 근접 통신채널을 통해 말했다.

- 당신 네크로맨서였어? 아니, 이... 인간 네크로맨서가 어떻게 마법진과 제물도 없이 죽음의 기운을 다루는 거야?

근접 통신채널을 통해 제니퍼의 경악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난 그녀의 질문에 답해줄 정신이 없었다.

'뭐지? 벌써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 10기를 일으키고도 남을 죽음의 기운을 흡수했는데 왜 멈추질 않는 거지?'

내가 손을 흔들자 붉은 마력입자가 눈깜짝할 사이에 염력 마법식을 완성해버렸다.

그 순간 크레이터에 처박힌 채로 죽음의 기운을 끝도 없이 흡수하던 플라즈마윙의 시체가 내 앞으로 끌려왔다.

난 플라즈마윙의 시체를 코앞에 띄워놓고나서야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다비드 스티글리츠가 입은 배틀슈트엔 초소형마력로가 무려 일곱 개나 장착되어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그 초소형마력로들이 가슴이 아니라 등의 척추를 따라 일자로 줄을 지어 배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일곱 개의 초소형마력로가 마력순환을 가속화해주는 방식인가?'

허리 뒤에 장착된 첫번째 초소형마력로에서 출발한 마력은 여섯 개의 초소형마력로를 거친 후 다비드의 뒤통수로 마력을 공급해주도록 설계된 방식이었다.

'플라즈마윙을 사용해 폭발적인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건 이런 마력공급방식 덕분이었던 거로군.'

레어 등급 스킬 [해킹]을 사용하셨습니다.

해당 배틀슈트는 밀러 테크놀로지 사에서 주문제작한 커맨더급 배틀슈트로 모델명은 MA-100C입니다.

'커맨더급 배틀슈트?'

배틀슈트는 기본적으로 마그니움 함량과 초소형마력로의 출력을 기준으로 등급이 나뉩니다.

마그니움 함량은 25%, 50%, 75%, 100%를 기준으로 등급을 나눕니다.

마그니움 함량이 25% 미만일 경우 보급형, 25% 이상 50% 미만일 경우 솔져급, 50% 이상 75% 미만일 경우 캡틴급, 75% 이상 100% 이하일 경우 커맨드 등급으로 칭합니다.

초소형마력로의 출력은 250 스프린터파워(SP) 미만을 경우 보급형, 250SP 이상 500SP 미만일 경우 솔져급, 500SP 이상 750SP 미만일 경우 캡틴급, 750SP이상 1,000SP이하일 경우 커맨더 등급으로 칭합니다.

플라즈마윙의 배틀슈트 MA-100C 모델은 마그니움 함량 100%에 출력 973SP이므로 커맨더급 배틀슈트입니다.

'초소형마력로 하나 하나의 출력은 250SP가 넘을 것 같은데, 7개의 초소형마력로를 연결해놓고도 출력이 1천 SP를 넘지 못했다?'

아무래도 마력순환을 가속화해서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마력을 착용자에게 공급해주는 데 중점을 둔 마력공급체계 때문에 출력손실이 큰 것 같았다.

배틀슈트 MA-100C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초소형마력로 가속 방식의 마력공급체계를 저장했습니다.

일곱 개의 초소형마력로는 모두 밀러 에너지 사에서 만든 ME-265 모델입니다.

초소형마력로 ME-265 모델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시스템이 거기까지 메세지를 띄워올린 순간이었다.

내가 생산한 죽음의 기운을 미친듯이 흡수하던 다비드 스티글리츠의 초소형마력로가 반물질 코어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건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왔던 반물질 코어들과는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일곱 개의 반물질 코어가 연결된 형태라니...'

내가 다비드의 반물질 코어를 보고 놀라는 순간이었다.

다비드였던 언데드가 순수한 마그니움으로 만든 배틀슈트를 흡수해 인체를 재구성하고 있었다.

다비드 스티글리츠 아니, 플라즈마 윙이 배틀슈트를 입었을 때보다 훨씬 날렵한 몸을 구축했을 때, 시스템 메세지가 올라왔다.

[데스소울]과 [초소형마력로 ME-265 모델] 7기가 성공적으로 융합되었습니다.

커맨더 급 배틀슈트 MA-100C를 성공적으로 흡수했습니다.

수준 높은 반물질 코어입니다.

해당 언데드가 수준 높은 정신능력을 구축했습니다.

죽음의 기운에 대한 친화력이 높은 재료입니다.

사령술에 관한 재능이 빛을 발합니다.

해당 언데드가 사령술의 기초를 터득했습니다.

해당 언데드가 레전드 등급 스킬 [플라즈마 제어]를 습득했습니다.

해당 언데드가 레전드 등급 스킬 [데스윙]을 습득했습니다.

해당 언데드가 레전드 등급 스킬 [데스플레임 필드]를 습득했습니다.

해당 언데드가 유니크 등급 스킬 [마력가속]을 습득했습니다.

해당 언데드가 유니크 등급 스킬 [언데드 통솔]을 습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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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언데드가 커먼 등급의 스킬 [스켈레톤 소환] 주문을 습득했습니다.

플라즈마 윙은 반물질 코어를 형성하고 배틀슈트를 흡수하자마자 많은 스킬을 습득하기 시작했다.

그건 내 예상을 훌쩍 넘은 성과였다.

해당 언데드의 전투력을 측정합니다.

커먼, 언커먼, 레어, 유니크...

사용자님께서 창조한 언데드가 [레전드] 등급으로 측정되었습니다.

레전드 등급 언데드 [아머드 스켈레톤 나이트]를 만들어내셨습니다.

네크로맨시 역사에 기록된 적 없는 언데드를 창조하셨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입니다!

'레전드 등급 언데드면... 데스나이트급이란 뜻이잖아?'

레전드 등급의 스킬을 세 개나 익힌 것도 모자라 스켈레톤을 소환하고 언데드를 통솔하는 스킬까지 얻은 개체였다.

이 정도면 능히 데스나이트와 비벼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아머드 스켈레톤 나이트로 다시 태어난 플라즈마 윙이 날개를 펼쳐보였다.

플라즈마 윙의 날개는 한쪽 날개의 길이가 30미터에 달할만큼 성장해 있었다.

살아있을 땐 배틀슈트 등의 날개뼈 부분에서 푸른 플라즈마 날개가 뻗어나왔었다.

하지만 아머드 스켈레톤 나이트로 다시 태어난 플라즈마윙의 날개는 어두운 초록빛으로 변해있었다.

어두운 초록빛 불길로 이루어진 날개에선 희한하게도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열기는 잃어버린건가?'

- 주군께 폐를 끼칠 수 없어 플라즈마를 제어했습니다.

'그래?'

- 데스윙의 열기를 느껴보시겠습니까?

'궁금하긴 하군.'

내가 허락한 순간, 펑! 하고 공기 터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데스윙과 만난 공기가 그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폭발해버린 것이었다.

스으윽! 하는 소음과 함께 아이언스톰 외부에 바른 페인트가 기화되는 모습이 보였다.

데스윙과는 10미터 넘게 떨어져있었는데도 불에 타지 않도록 고안된 내화페인트를 기화시켜버린 것이다.

그건 지옥의 업화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엄청난 열기였다.

"거두어라."

- 명을 받듭니다.

내가 명령한 순간 세상을 불사를 것 같던 열기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분명 어두운 초록빛 불길이 여전히 10미터 앞에 위치해 있었지만, 주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기이한 상태가 된 것이다.

'오히려 죽고 난 후에 플라즈마에 대한 제어력이 더 향상된 것 같군.'

난 플라즈마 윙의 어두운 초록빛 화염날개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득함을 느낄만큼 진한 죽음의 기운을 느꼈다.

'죽음의 기운을 끝도 없이 흡수하더니, 날개의 성질도 변했어.'

내가 언데드로 다시 태어난 플라즈마윙을 보고 만족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순간이었다.

플라즈마 윙이 내 앞에 무릎 꿁더니 고개까지 깊이 숙이며 정신파를 보내왔다.

- 주군, 미천한 종에게 영광된 이름을 하사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와 동시에 세상을 불태워버릴 것 같았던 화염날개가 자취를 감췄다.

마치 맹견이 주인 앞에서만큼은 땅바닥을 뒹굴며 배를 내보이는듯 한 모습이었다.

난 그의 어두운 녹색으로 빛나는 날개를 보고 이름을 정했다.

"네 이름은 데스윙이다."

- 주군께서 내려주신 이름에 부끄럽지 않는 부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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