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쇼크웨이브
7기의 사일런스스톰들은 이미 50미터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
우린 하늘 높은 곳에서 30mm 기관포 세례를 쏟아부어댔다.
연발로 긁었더니 검지손가락보다 큰 30mm 탄의 탄두가 초당 1,680발씩 쏟아졌다.
사격제어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사격하자, 3레벨 엘리트 좀비 크랩은 변변한 저항도 못하고 연신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나 또한 토르시스템이 표시해준 십자형태의 예상타격지점을 놈에게 겨누고 연신 방아쇠를 당길 때였다.
시스템 메세지가 올라왔다.
< 현재 무게로 비행을 계속하실 경우, 6분 44초 이후 삼중수소 카트리지를 교체해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 여분의 삼중수소 카트리지는 4개 뿐입니다. >
시스템은 사일런스스톰의 에너지 잔량이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사일런스스톰에 여러가지 마법식을 더하면서 에너지 소모가 커졌다.
에너지 소모를 감당하기 위해 각 기체마다 7개의 소형핵융합로를 장착하고 삼중수소 카트리지도 7개씩 꽂아버렸다.
그랬더니 남은 삼중수소 카트리지가 4개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처음에 테리가 1,300만 크레딧을 주고 사온 23개의 삼중수소 카트리지에 조셉 메를린에게 잘 보이려는 바딤 하사에게서 30개를 더 뜯어냈는데도 이 정도였다.
가능하면 에너지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한번의 전투로 삼중수소 카트리지를 모두 소모해버리면?
기껏 만들어놓은 사일런스스톰을 사막 한가운데 버려두고 복귀해야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지금 무게가 어느 정도지?'
< 기관포와 포탄을 포함한 사일런스스톰 기체의 무게는 12.8톤입니다. >
< 여기에 사용자님과 조셉 메를린 그리고 6기의 워리어들의 무게 820킬로그램을 더하면 총 중량은 13.6톤입니다. >
'배틀슈트 비행을 위해 고안된 비행마법식으로 감당하기엔 무거운 수치이긴 하군.'
에너지 소모를 줄일 방법이 없을지 고민할 때였다.
30미리 기관포 세례에 밀려 붉은 배리어 밖으로 튕겨나간 크랩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손짓하자, 놈의 앞에 뚫려있던 적층구조 배리어의 반경 2미터 크기의 구멍이 메꿔져버렸다.
30mm 탄환을 무려 만 발 넘게 쏘고 나서야 놈을 밖으로 몰아낸 것이다.
하지만 3레벨 엘리트 좀비 크랩은 만 발이 넘는 기관포탄을 맞고도 멀쩡한 모습이었다.
배리어의 구멍이 사라진 모습을 본 크랩은 분한지 붉은 배리어를 연신 내려쳤다.
그럴 때마다 적층구조 배리어가 출렁였다.
하지만 부서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이었다.
< 사일런스스톰 1호기의 삼중수소 잔량은 57%입니다. >
난 놈이 배리어를 때릴 때마다 상당한 마력을 들여서 적층구조 배리어의 붕괴를 막고 있었다.
그때마다 삼중수소의 잔량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 크아아악!
그 모습을 본 크랩은 제 머리 크기만한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렸다.
분기를 못 이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모래바닥에 머리를 쳐박더니 바닥의 모래 속으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6미터 크기의 크랩이 모습을 감춘 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지면 위를 반구형으로 가로막고 있는 적층구조 배리어를 피해서 지하로 진입하려는 모양이었다.
이미 바닥을 통해 진입한 카라페이스처럼 모래 속을 자유자재로 유영할 수 있는 것 같았다.
'해제.'
지하까지 적층구조 배리어로 막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그랬다간 마력소모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난 차라리 적층구조 배리어를 해제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자 적층구조 배리어에 막혀 반경 50미터 밖에 멈춰있던 카라페이스들이 미친듯이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우린 이미 상공 50미터 높이에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라페이스들은 동족을 짓밟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래 위에 카라페이스로 이루어진 피라미드가 쌓인 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였다.
2만 마리가 넘는 카라페이스들이 쌓은 피라미드는 순식간에 높이 10미터가 넘는 좀비 건축물이 됐다.
그 꼭대기에 한 마리 카라페이스가 선 순간이었다.
갑자기 펑! 하는 충격음과 함께 피라미드 상층부가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꼭대기에 섰던 카라페이스 한 마리는 몸을 꼿꼿이 세운 채, 빠른 속도로 사일런스스톰 4호기를 향해 솟구치고 있었다.
뒤늦게 놈의 점프를 파악한 워리어들이 20mm 탄환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약 30미터 상공까지 올라왔던 카라페이스는 허공에서 헤비머신건 세례에 맞아 벌집이 된 채로 추락해버렸다.
< 카라페이스의 도약 과정에서 독특한 움직임을 감지했습니다. >
'독특한 움직임?'
시스템은 내 시야에 방금 추락한 카라페이스가 도약하는 영상을 느린 속도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놈은 좀비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똑바로 선 채로 점프했다.
'무릎을 굽히지도 않았잖아?'
그건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움직임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발목만 튕겨서 800킬로그램이 넘는 카라페이스가 무려 20미터를 도약할 수 있었던 건지 궁금했다.
'도약력만 놓고 비교하면 머슬 못지 않겠군.'
몸무게는 800킬로그램에서 1톤 수준인 카라페이스가 4.5톤에 달하는 머슬보다 훨씬 가볍다.
하지만 도약할 수 있는 높이만 따지면 얼추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때, 워리어들이 헤비머신건으로 처리한 카라페이스의 사체를 다른 카라페이스들이 뜯어먹는 모습이 보였다.
'저놈들도 동족포식으로 진화하겠지?'
< 통합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엘리트 좀비도 일반 좀비와 같은 방식으로 진화한다고 합니다. >
포식을 통해 진화하는 큰틀은 같다는 뜻이었다.
'죽이면 죽일수록 저 놈들 배만 불려주는 꼴이로군.'
난 일반적인 2레벨 좀비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귀한 카라페이스의 사체가 놈들의 뱃속으로 사라지는 꼴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모든 기체에게 알린다. 고대유적으로부터 멀어지도록 비행해 놈들을 유인해라."
난 시야에 지도를 띄운 후 이동경로를 표시해서 전 병력에게 보냈다.
- 2호기. 팔미라 시 방향으로 10킬로미터 이동, 확인했습니다.
데스윙의 통신이 들리자, 사일런스스톰과 기간트워리어급 배틀슈트를 입은 워리어들이 시속 80킬로미터로 비행하기 시작했다.
난 그 모습을 보고 아직 카라페이스들이 먹어치우지 못한 사체들를 향해 주문을 외웠다.
"레이즈 스켈레톤 워리어!"
그와 동시에 내가 탄 사일런스스톰 1호기의 양손에서 죽음의 기운이 검은 연기의 형태로 뿜어져나가기 시작했다.
2레벨 엘리트 좀비 카라페이스의 사체들은 순식간에 검은 연기에 휘감겼다.
그러자 카라페이스의 살과 피가 불타며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하지만 그 연기의 양은 내가 생산한 죽음의 기운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했다.
무성한 검은 연기는 카라페이스였던 듬직한 해골의 미간을 중심으로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해골의 미간에서 데스소울이 형성된 순간 남은 건, 굵고 단단한 뼈다귀와 하얀 갑각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스켈레톤 워리어가 형성한 데스소울과 신체구조만으로는 카라페이스만큼 높이 도약할 수가 없다는 걸 눈치챘다.
그건 누가 알려준 게 아니라 네크로맨서로서의 본능적인 직감이었다.
'이런 구조로는 절대 20미터를 도약할 수가 없어. 발목 힘만으로 수십 미터를 도약했던 건, 언데드로 일으켜지는 동안 불타버린 근육 덕분이었나?'
내가 부서진 갑각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뼈다귀를 본 순간이었다.
스켈레톤 워리어의 뼈다귀와 갑각의 분자구조가 내 머릿 속에 펼쳐져버렸다.
그건 지금까지 내가 보고 경험한 스토커, 스프린터, 머슬의 뼈와도 달랐다.
< 해당 스켈레톤 워리어는 아주 조밀한 뼈를 가지고 있습니다. >
< 2레벨 좀비 스프린터를 기준으로 골밀도를 비교합니다. >
< 카라페이스 뼈의 무기질 함량은 1제곱센티미터 당 339그램입니다. >
< 이는 스프린터의 뼈보다 212배 단단함을 의미합니다. >
시스템 메세지가 빠르게 올라오는데, 난 뒤늦게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말았다.
'갑각은 부서졌는데 허벅지 뼈는 멀쩡하네?'
허벅지를 감싼 갑각이 깨진 각도를 보면, 헤비머신건이 발사한 20mm 탄환이 허벅지뼈와 충돌했어야 했다.
하지만 허벅지 뼈엔 아무런 상흔도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뼈가 허벅지 뼈처럼 깨끗하진 않았다.
팔과 다리 그리고 머리의 해골뼈 같은 경우엔 20mm 탄환에 맞아 깨지거나 금이 간 흔적이 수도 없이 드러났다.
난 거기서 이상함을 느꼈다.
신기한 건 내가 일으킨 70여 구의 사체들 모두 상처 하나 없는 허벅지 뼈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순간 데스소울을 이루기 위해 모였던 죽음의 기운이 카라페이스의 허벅지 뼈를 감싸고 돌았다.
그러자 허벅지 뼈에 관한 모든 정보가 내 머릿속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 이건 뼈를 단단하게 해주는 섬유조직이고, 이건 부드럽고 탄성있게 도와주는 섬유조직이야. 그리고 이건... 접착제 역할을 하는군."
난 머릿 속에 펼쳐진 카라페이스의 뼈의 비밀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까지 내어 감탄하고 말았다.
'뼈의 미세 조직을 강화해서 더 강인하게 만들었다?'
난 좀비로드의 업그레이드 실력에 감탄하고 말았다.
그때 문득 생명공학에 조예가 깊은 인공지능의 존재가 떠올랐다.
'지금 코소브 생명공학 연구소와 통신 가능한가?'
< 코소브 생명공학 연구소의 통신시설은 파괴된 상태입니다. >
'그래? 아치스가 도와줘도 통신이 어려울까?'
< 아치스가 관리시스템과 사용자님 사이에서 연구소의 통신시설을 대신한다면 가능합니다. >
'아치스 부탁하지.'
난 지하에서 카라페이스들을 막고 있던 아머드 소울리퍼 아치스에게 명령했다.
- 주인님의 명을 받듭니다.
- 연구소장님, 관리시스템입니다.
아치스의 대답이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통신단말을 통해 관리시스템의 목소리가 들렸다.
"뼈의 미세조직을 강화한 샘플을 얻었다. 이보다 뛰어난 샘플이나 연구자료를 가지고 있나?"
- 인체 조직의 강화를 통한 육체능력 향상은 본 연구소의 하부 연구과제 중 하나입니다.
- 1272년 전, 제가 직접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 연구소장님께서 얻으셨다는 뼈 샘플의 정보를 제공해주시면 그와 관련된 연구자료를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
연구소의 관리시스템의 대답은 날 설레게 만들었다.
어쩌면 좀비로드가 만든 엘리트 좀비보다 더 뛰어난 고대기술을 손에 넣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보는 정보를 데이터화할 수 있나?'
난 곧바로 내 시스템에게 물었다.
< 가능합니다. >
< 관련 데이터를 관리시스템에게 전송하시겠습니까? >
'그래.'
내 머릿 속에 펼쳐졌던 정보들은 시스템이 보여준 내 시야에서 빠르게 문서와 사진 그리고 동영상으로 변했다.
난 뒤늦게 깨달은 시스템의 기능이 놀라웠다.
< 해당 정보를 전송했습니다. >
- 인간의 뼈를 토대로 유전자조작을 한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시스템 메세지가 올라오기가 무섭게 연구소의 관리시스템에 보고했다.
"유전자조작?"
- 네. 본래 인간의 뼈는 강도를 담당하는 콜라겐 섬유와 탄성을 담당하는 엘라스틴 섬유 그리고 접착제 역할을 하는 칼슘 그리고 수분으로 구성됩니다.
- 하지만 이 넓적다리 뼈는 나노 규모 수준에서 자연적인 인간의 뼈를 재창조했습니다.
- 콜라겐 나노섬유와 칼슘기반의 광물 나노결정으로 나노 수준에서 인간 뼈의 주요 특징을 모방하는 3차원 구조를 정립했습니다.
- 보내주신 넓적다리 뼈의 구조보다 단단한 구조입니다.
- 보내주신 넓적다리 뼈는 균일한 구조를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이상적인 구조는 이 사진과 같습니다.
관리시스템은 내가 보낸 허벅지 뼈를 넓적다리 뼈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넓적다리 뼈 윗부분인 관절 부분 중 일부에 동그라미를 쳐놓았다.
- 보시는 부분이 해당 넓적다리 뼈 중 가장 단단합니다.
- 본래 유전자 조작자가 원하던 균일한 구조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난 관리시스템이 보내준 자료들을 보고나서야 카라페이스의 신체구조에 대해 낱낱이 파악할 수 있었다.
'골격은 단단하게 만들고 갑각은 탄력적으로 만들어서 외부충격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군.'
그건 오직 전투를 위해 만들어진 예술품 같았다.
'아름답군.'
난 스켈레톤 워리어의 뼈과 갑각을 관리시스템이 보내준 구조대로 변형하기로 했다.
< 언커먼 등급 스킬 [언데드 개조]를 사용하셨습니다. >
< 해당 언데드의 뼈와 갑각을 재구성합니다. >
내가 손짓하는 순간 70여 구의 해골과 갑각들이 나노단위로 분해되기 시작했다.
뼈와 갑각을 콜라겐 나노섬유와 엘라스틴 나노섬유 그리고 칼슘기반 나노결정으로 분해한 후, 관리시스템이 알려준 이상적인 구조로 재조립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데드 개조 주문과 풍부한 죽음의 기운 덕분인지 재조립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뼈와 갑각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치던 검은 연기가 사라졌다.
그 자리엔 갑각이 없는 2미터 크기의 스켈레톤 77구가 서 있었다.
나노 단위에서 조밀하게 합성을 해서 그런지 겉으로 보기엔 그냥 평범한 스켈레톤과 다를 바가 없어보였다.
< 언커먼 등급 스킬 [스켈레톤 워리어 소환] 주문을 사용하셨습니다. >
< 수준 높은 언데드의 부산물을 사용하셨습니다. >
< 새로운 뼈 구조를 습득하셨습니다. >
< 레어 등급 스킬 [본 마스터리]를 창안하셨습니다. >
< [본 마스터리]는 언데드를 이루는 뼈의 구조와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도와 뼈와 관련된 스킬의 위력을 증강시킵니다. >
< 방어력이 높은 소재입니다. >
< 소환물의 뼈의 재질을 평가합니다. >
< 마그니움 함량 37% 합금 수준의 소재입니다. >
< 해당 언데드의 전투력을 측정합니다. >
< 커먼, 언커먼, 레어, 유니크. >
< 유니크 등급 언데드 [엘리트 스켈레톤 나이트]를 창조하셨습니다. >
< 유니크 등급 스킬 [엘리트 스켈레톤 나이트 소환]을 저장했습니다. >
난 시스템 메세지를 무시하고 연이어 주문을 외웠다.
"증식장갑. 본 아머!"
그러자 스켈레톤 나이트의 뼈다귀 위로 카라페이스의 사체에서 떨어져나온 근육들이 모여들어 증식장갑을 이루었다.
그 순간 근육을 잃은 카라페이스의 뼈가 나노단위로 분해되더니 스켈레톤 나이트의 증식장갑 위에서 재조립되기 시작했다.
< 레전드 등급 스킬 [증식장갑] 주문을 사용하셨습니다. >
< 커먼 등급 스킬 [본 아머]를 사용하셨습니다. >
< 해당 [본 아머]는 커먼 등급을 넘어선 방어력을 지녔습니다. >
< 등급을 재판정합니다. >
< 레어 등급 스킬 [엘리트 본 아머]를 창안하셨습니다. >
증식장갑 위에 엘리트 본 아머까지 입은 엘리트 스켈레톤 나이트들은 곧바로 카라페이스들의 뒤를 쫓기시작했다.
하지만 고작 77 구의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처리하기엔 카라페이스의 수가 너무 많았다.
< 지상에 나온 카라페이스의 수는 19,107 마리입니다. >
< 지금까지 파괴한 카라페이스는 약 7천 마리입니다. >
'남은 탄환은 어느 정도지? 부족하진 않나?'
< 30mm 포탄은 81% 남았습니다. >
< 20mm 포탄은 82% 남았습니다. >
'카라페이스는 이제 고작 8천 마리 정도 잡은 것 같은데, 탄환을 꽤 많이 썼군?'
< 카라페이스 한 마리 당 평균 10.1발을 소모했습니다. >
'탄약소모가 많긴 하지만, 그 정도라면 탄약이 부족하진 않겠군.'
시스템의 보고대로라면 넉넉잡고 20mm 탄 40% 정도만 더 사용해도 남은 카라페이스를 모두 죽이고도 남는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안심이 됐다.
- 주군, 크랩입니다!
그때, 데스윙의 다급한 통신이 전해져왔다.
데스윙이 보낸 시각정보를 보니, 우리가 향하는 방향 모래바닥에서 크랩이 상체만 드러낸 모습이 보였다.
지도에 이동경로를 일직선으로 표시해놨더니, 놈이 우리의 이동경로를 예상하고 한발 앞지른 것 같았다.
그 순간, 놈이 우리를 올려다보며 양팔을 넓게 벌렸다 두 손바닥을 빠르게 부딪히는 모습이 보였다.
놈의 손 주변의 공기가 순간적으로 발생한 엄청난 압력에 눌려 하얗게 불타올랐다.
< 위험! 3레벨 엘리트 좀비 크랩의 특이능력 [쇼크웨이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