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화. 참수로봇
1시간 후, D-99 구역 정비소 거리.
우리는 새로뽑은 에어로 트럭을 타고 바딤 머신건으로 가는 중이었다.
정비소 거리의 건물들은 낡고 지저분했다.
"여긴 어째 D-135 구역보다 더 너저분한 것 같군?"
내가 길가에 늘어서서 쉴 새 없이 담배연기를 뿜어대는 사이보그들을 보며 묻자, 테리가 대답했다.
"의체를 개조하려는 사이보그들이 많이 몰리다보니까 치안이 안 좋은 모양이더라고요. 저번에도 게릭슨 손에 망가진 사이보그가 한둘이 아니었어요."
정비소 거리의 공터에는 수십 명의 사이보그들이 일자리를 찾아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는 드럼통을 반으로 잘라서 만든 자리에 앉아있고 다른 놈들은 땅바닥에 철퍼덕 앉거나 서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개중에 한 사이보그는 부서진 왼쪽 기계팔을 옷으로 가리고 있었다.
멀쩡한 것처럼 속여서 일을 구하려는 속셈인 것 같았다.
마치 지구의 드라이브스루 음식점처럼 수십여 대의 수송차량이 공터 앞에 지나갔다.
공터에 멈춘 차량에선 배틀슈트 차림의 용병이 나와 탕!탕!하고 차체를 두드리며 소리쳤다.
"스토커 머리 수거! 한손잡이 둘!"
그 순간 한팔이 부서진 사이보그를 포함한 여러 사이보그들이 수송차량에 올랐다.
"저건 무슨 소리지?"
내가 묻자, 게릭슨이 스피커로 대답했다.
"배틀슈트가 없는 사이보그는 값싼 인력이라 용병들이 사냥한 스토커나 스프린터의 머리를 수거하는 일을 합니다. 푼돈 밖에 안되는 일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많은 사이보그들이 몰립니다. 한손잡이란 사이보그 반 명 몫을 받고도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수송차량에 실려간 사이보그들이 비운 자리는 길 공터 좌우로 늘어선 수십 개의 정비소에서 나온 사이보그들로 다시 채워졌다.
"여기 근처라고 했지?"
"네. 네비게이션을 보니 공터 지나서 한 200미터 쯤 남았네요."
우리 앞차 너머로 바딤머신건의 간판이 보였다.
그때 앞차가 멈춰섰다.
"스프린터 사냥, 소음수준 60데시벨 여섯!"
붉은 머리 용병이 차체를 두드리며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본 게릭슨이 다시 설명했다.
"저건 사이보그 의체와 무기 소음을 포함해서 60데시벨 이하인 사람만 고용한다는 뜻입니다."
< 60데시벨은 보통 사람의 대화수준 정도 되는 소음입니다 >
< 스캔결과 주변의 사이보그들은 저가 보급형 의체가 많아서 소음수준이 높습니다. >
그때 시스템이 메세지를 띄워 설명해줬다.
시스템이 설명해준 순간 앞차의 용병에 대한 불만이 사방에서 쏟아져나왔다.
"소음수준 60 데시벨이면 강화시술자를 찾지, 왜 여기서 그런 귀한 분을 구하시나?"
"젠장! 사이보그들은 다 굶어 죽으라는 거야 뭐야?"
팍팍한 기준에 칼과 샷건을 꺼내드는 사이보그들과 그들에게 대물저격총을 겨누는 수송차량의 병력들이 대치하는 순간이었다.
"나다니엘, 로메시! 너희들 한번만 더 소란 피우면 다신 안 받아준다고 했던 말 잊었어? 어디서 고객분들께 행패야?"
그때 정비소를 박차고 나온 대머리가 불만을 토로한 사이보그들을 향해 악다구니를 써댔다.
"용병님들, 실례가 많았습니다. 소음수준이 60데시벨이라고 하셨죠? 베러티, 안드레... 제이크까지 타!"
그가 나서자, 소란은 순식간에 일단락되었다.
근처 정비소 사장인 것 같았다.
우리 에어로트럭이 그들을 지나치자, 사이보그들의 시선이 에어로트럭으로 쏠렸다.
그건 동경과 시기, 질투와 욕망이 뒤섞인 시선들이었다.
운전대를 잡은 게릭슨은 유난히 많은 사이보그들이 모인 길가에 차를 댔다.
- 바딤 머신건
지나다니는 사이보그들 너머로 여러가지 중화기가 그려진 간판에 써진 상호가 보였다.
"장사가 꽤 잘되나보군?"
공터 근처의 사이보그들은 길가에 늘어서서 전투인력을 구하는 수송차량들만 바라보는 데 반해, 바딤 머신건 앞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가게 앞에 자리를 튼 사이보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용병과 사이보그들이 바딤 머신건을 들락거리고 있었다.
앞에서 본 사이보그들과 달리 정품 의체를 썼는지 광택부터가 달랐다.
거기에 더해 눈 뿐만 아니라 뒤통수나 무릎 등에도 시각센서를 달고 각자 용병 못지 않은 무기를 갖춘 걸 보니, 전투에 특화한 사이보그들인 것 같았다.
- 사이보그들의 의체 개조보다 불법무기 거래로 더 많은 돈을 만지는 것 같습니다.
맞은 편 길가에서 에어로트럭에 눈길을 떼지 못하는 사이보그들을 경계하듯 노려보던 게릭슨이 정신파를 보내왔다.
"데스윙과 제니퍼만 따라와."
내가 내리자, 사이보그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하지만 내 뒤를 따라 내린 여덟 명의 워리어들과 그들이 착용한 배틀슈트 그리고 헤비머신건을 보곤 눈길을 분분히 돌렸다.
D 구역의 밑바닥 인생들이었지만, 생존본능만큼은 뛰어난 것 같았다.
바딤 머신건에 들어서자 사방 벽을 장식한 갖가지 무기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매장 안은 그 무기들을 구경하는 배틀슈트 차림의 용병들과 꽤 고급스러운 재질의 의체를 이식한 사이보그들로 붐비고 있었다.
"혹시... 아서님 아니십니까?"
내가 무기들을 둘러보려는데, 바닥에 닿을만큼 긴 의수를 이식한 남자가 내게 다가오며 물었다.
돌아보니,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었다.
"바딤?"
"처음 뵙겠습니다. 루이 바딤입니다."
바딤의 형인 루이 바딤은 정중히 허리까지 숙여보였다.
하지만 난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똑바로 서 있어도 땅에 닿을만큼 긴 그의 의수가 허리를 숙이니 땅에 닿아 마치 절을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독특한 의수군?"
난 가까스로 웃음을 참아내며 물었다.
"역시, 동생에게 듣긴 했지만 안목이 있으신 분이군요. 기계도시 아키텐에서 밀수입한 참수로봇을 개조해서 만들었죠."
루이 바딤은 자신의 의수를 사랑스럽다는듯 쓰다듬이며 자랑했다.
하지만 난 그가 왜 저렇게까지 자랑스러워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기계도시 아키텐이 어디지? 참수로봇은 또 뭐고?'
그때 제니퍼가 정신파로 대답했다.
- 아키텐은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이 지배한다고 알려진 도시입니다. 아키텐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에 의한 사회구성은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인간이 지배하는 도시들과는 적대적 관계에 있습니다.
- 바딤 형제가 미친 줄은 알고 있었지만, 교역이 금지된 아키텐에서 참수로봇까지 밀수입할 줄은 몰랐습니다. 가까이하시면 안될 인물 같습니다.
데스윙은 루이 바딤을 경계하기까지 했다.
그때 시스템 메세지가 올라왔다.
<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 결과입니다. >
< 팔미라 시정부는 아키텐을 인간의 사회를 파괴하는 잠재적인 적성도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 [참수로봇]은 아키텐을 지키는 파수병 역할을 하는 로봇입니다. 팔미라 시로 치면 장벽방어군과 같은 역할입니다. >
'음...? 그 말은 이 미친 놈이 교역이 금지된 도시와 교역한 것도 모자라 다른 도시방어로봇을 밀수해서 제 멋대로 의체로 개조했다는 뜻이야?'
< 맞습니다. 루이 바딤은 반사회적인 인물입니다. >
< 그와 거래하는 물품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시스템 역시 데스윙과 같은 반응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어차피 D 구역에서 합법적인 방법으론 쓸만한 무기를 찾을 수 없어. 이 정도 미친 놈이면 쓸만한 무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난 속마음을 숨기고 루이 바딤의 의수를 가리키며 물었다.
"한번 만져봐도 되겠나? 안드로이드 제작자로서 흥미가 돋는군."
"동생인 크리스토페에게 대단한 기계공학자시라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아서님께서 조언해주신다면 의체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루이 바딤이 허락한 순간이었다.
내 손과 거대한 의수 사이에서 츠팟! 하고 정전기가 일었다.
< 레어 등급 스킬 [해킹]을 사용하셨습니다. >
< [오귀스트 에너지 사의 초소형마력로 AG-539 모델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
< AG-539 모델의 출력은 539 스프린터 파워(SP)입니다. >
< 캡틴급 배틀슈트에 장착되는 초소형마력로입니다. >
< [미상의 기계팔]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
< [미상의 기계팔]의 설계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
'이건 특이하군. 이게 아키텐 방식인가?'
< 알 수 없는 방식의 회로설계방식을 발견했습니다. >
< 메카닉 직업 유니크 등급 스킬 [연구자의 인내]를 사용하셨습니다. >
연구자의 인내가 발동되자, 한순간에 초집중 상태로 접어들었다.
마치 시간이 느리가 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다시 미상의 기계팔 설계도를 바라본 순간이었다.
'이건 사람이 만든 설계방식이 아니군...'
팔미라 시의 기계장치들은 어떤 규칙이 있었다.
초소형마력로는 배틀슈트의 가슴부분에 위치하고 그 위에 마그니움 합금으로 만든 장갑을 덧씌운다.
보급형인지 솔져급인지는 달라도 초소형마력로의 위치와 장갑은 이 규칙을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아키텐이란 도시에서 만든 기계팔은 팔미라 시에서 본 어떤 안드로이드들과도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인간 엔지니어가 보고 수리하거나 개조하기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어... 설계단계부터 인공지능이 만든 건가?'
설계한 주체가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하자, 기계팔의 설계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아! 이런 식이군... 설계방식이 낯설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거지 일부러 어렵게 꼬아놓은 건 아니었어.'
< 사용자 설정에 따라 [아키텐 방식 회로분석법]을 저장합니다. >
< 분석한 데이터에 따라 [미상의 기계팔]의 이름을 변경합니다. >
< [시스템 방어 유닛 SDU-5654]의 부품인 팔부품입니다. >
< 팔 부품의 세부모델명은 AKT-7145 입니다 >
< 조악한 수준으로 전원파츠와 입력파츠가 개조되어있습니다 >
시스템은 내가 발견한 아키텐 방식 회로분석법을 이용해 스펙을 출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복잡했다.
'모델명이 너무 많이 나오니 복잡하군.'
< 복잡한 모델명을 인간친화적인 약칭으로 지정하시겠습니까? >
'그래, 바딤의 개조팔로 하지'
< [AKT-7145]의 개조부품의 약칭이 [바딤의 개조팔]로 지정됩니다. >
< 유연한 움직임과 강한 악력에 특화된 설계구조를 찾아냈습니다. >
< 루이 바딤의 척추 후면에 장착한 초소형마력로와 [바딤의 개조팔]의 호환성이 떨어집니다. >
< [바딤의 개조팔]의 최대출력은 악력 45톤입니다. >
< 이는 3레벨 좀비 머슬의 두개골을 악력만으로 부술 수 있는 출력입니다. >
.
.
.
그 순간 시스템 메세지가 빠르게 올라왔다.
스펙을 보는 순간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엄청난 소득이다!'
분석을 다 끝내고 나자 내가 뭘 얻은 건지 실감할 수 있었다.
'오귀스트 에너지에 감사해야겠군.'
사실 나는 두 가지 기술을 참고해서 기간트워리어급 배틀슈트를 만들었다.
하나는 오귀스트 에너지 사에서 만든 초소형마력로 AG-273 모델을 업그레이드 한 A-305 모델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플라즈마윙의 배틀슈트에서 훔친 일곱 개의 마력로를 연결하는 마력공급체계였다.
고작 305 스프린터 파워의 초소형마력로를 일곱 개나 연결해서 출력을 1,187 스프린터 파워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그런데 마력로 하나로 539 스프린터 파워의 출력을 낼 수 있는 초소형마력로의 설계도를 얻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소형핵융합로에 맞먹는 출력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마력로는 일종의 무한동력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력을 한계 이상 생산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언스톰의 엔진인 소형핵융합로는 지금까지 내가 만든 초소형마력로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었다.
다만 삼중수소 카트리지를 많이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내 예상대로 기간트워리어급 배틀슈트의 출력을 올릴 수 있다면?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 한 기 한 기가... 아이언스톰 이상의 전력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내가 설레는 마음을 다스리려는데, 아낌없이 주는 나무 루이 바딤이 내게 물었다.
"아서님... 어떻습니까?"
방금 전까지 의기양양했던 루이 바딤은 그 순간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때 시스템이 내 시야에 캡틴급 출력의 초소형마력로와 기계팔 설계도를 펼쳐서 보여줬다.
특히 조잡한 부분은 어깨에서 척추 후면에 장착한 초소형마력로로 이어지는 설계도였다.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기본도 모르는 놈이 손을 댄 게 분명해.'
애초에 오귀스트 에너지 사에서 만든 초소형마력로와 아키텐의 로봇팔은 호환되지 않는 구조였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둘을 얼키설키 엮어서 초소형마력로의 동력이 기계팔까지 전달은 되도록 만들어놨다.
난 그 설계도를 보자마자, 문제점을 찾았다.
내가 허공을 터치해 거슬리는 부분을 고치자, 순식간에 새로운 설계도가 완성되었다.
< [아키텐-팔미라 의수동력연결체계]를 저장했습니다. >
그 순간 눈앞을 가리던 설계도가 사라졌다.
그리고 아직도 문제덩어리인 루이 바딤의 의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 동안 여러차례 감전됐을텐데, 용케 살아남았군?"
난 나도 모르게 오지랖을 떨고 말았다.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키텐과 팔미라의 기계는 설계단계부터 호환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억지로 이어붙여놨으니 문제가 생긴거네."
"해결할 방법이 없겠습니까? 여러 엔지니어를 만나봤지만, 다들 기계팔을 포기하거나 아키텐 식 동력원을 구하는 수밖에 없다고만 했습니다."
루이 바딤은 속터지겠다는 듯이 말했다.
"아시다시피 아키텐 식 동력원은 방사능 밀폐가 잘 안되는 원자로라 사람이 장착하면 1년도 못살고 방사능 피폭으로 죽고 말 겁니다."
그건 내 상식을 벗어난 정보였다.
방사능이 유출된 원자로 부근에 가면 로봇마저도 회로가 망가져버리는 걸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사능 피폭이면 기계의 회로도 망가져버릴텐데?'
- 아키텐의 미치광이 인공지능은 방사능 피폭으로 회로가 파괴되는 걸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들었습니다.
데스윙이 정신파를 보내는데, 얼굴이 시뻘개진 루이 바딤이 보였다.
분을 참지 못하는 걸 보니, 엔지니어들을 찾아다니며 상당한 돈을 쓴 것 같았다.
'목숨이 걸린 일이라면 그럴만 하지.'
난 생명유지장치를 빼앗긴 채, 매립지에 버려져봤기 때문에 루이 바딤의 애타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 싶었다.
"참수로봇의 어깨까지만 잘라낸 것 같은데, 나머지 기체는 어디있나? 그걸 넘기면 감전당하는 일은 없도록 도와주지."
"정말 고치실 수 있습니까?"
"어려울 것 없네."
사실 감전당할 위험만 없애주는 건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고쳐도 의수는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출력밖에 못 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이 바딤의 반응은 달랐다.
"정말입니까? 이 회로도만 고쳐주신다면 뭐든지 구해드리겠습니다."
"참수로봇의 나머지 기체는?"
"아! 이럴수가... 고칠 수 있는 분이 드디어 오셨는데!"
"왜 그러나."
"두어달 쯤 전에 팔아버렸습니다."
루이 바딤만큼이나 나도 아쉬웠다.
"아쉽군."
"아, 아닙니다. 구하려면 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정말인지 물으려했다.
악력만으로 3레벨 좀비 머슬을 머리를 으깨버릴 수 있는 참수로봇의 다른 파츠엔 어떤 기술이 숨어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들에게 장착시켜줄 무기를 찾고 있던 내게 꼭 필요한 기술이었다.
그때, 매장 안에 비치된 무기를 구경하던 레게머리 사이보그가 루이 바딤에게 딴지를 걸었다.
"아키텐의 참수로봇을 구할 수 있다고?"
그 말을 들은 대머리 백인 용병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을 보탰다.
"루이, 자네 마음은 알겠지만... 책임질 수 없는 말은 자네 신뢰를 떨어트릴 뿐이야."
"초음파참수도라면 몰라도 참수로봇 정도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 전재산을 끌어모아야겠지만 말이야..."
루이 바딤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항변하자, 용병과 사이보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난 루이 바딤의 밀수실력만큼이나 궁금한 게 있었다.
"초음파참수도는 또 뭔가?"
"참수로봇들의 전용무기입니다. 혹시 초진동소드를 아십니까?"
"모를 리가 없지. 내 안드로이드들도 초진동대검으로 무장시켰거든."
"이 도시의 모든 초진동소드는 초음파참수도를 따라만든 모조품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