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화. 담합
에단 네빌이 너무 깍듯한 태도라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때 데스윙이 정신파를 보내왔다.
- 밀러쉴더스의 사냥팀들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두 팀장 중 한 명인 인비져블 블레이드 쪽 사람입니다.
난 그제야 데스윙이 밀러쉴더스에서 활동했었다는 걸 떠올리고 되물었다.
'인비져블 블레이드?'
- 사냥 2팀장의 이명입니다. 보이지않는 칼을 사용하는 특이능력을 지녔는데 4레벨 좀비 디스트로이어도 한번에 베어넘길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난 아직 4레벨 좀비 디스트로이어를 직접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사냥 2팀장의 특이능력이라는 인비져블 블레이드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밀러쉴더스를 쥐락펴락하는 인물이면 4단계 듀얼 탤런트겠군. 다른 능력은 뭔가?'
- 특이능력을 두 가지 이상 가지고 있다는 것까지는 확실한데, 인비져블 블레이드가 너무 눈에 띄는 능력이라서 그런지 다른 특이능력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일부러 숨겼던가?'
-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난 에단 네빌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 자도 3단계 랭커인가?'
- 아닙니다. 밀러쉴더스에서 랭커는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데스윙이 대답한 순간, 대머리 흑인 에단 네빌이 허리를 펴고 말했다.
"아서 단장님은 이번 작전에서 2팀에 배정되셨습니다. 제가 팀장님께 안내해드려도 되겠습니까?"
"부탁하지."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에단 네빌은 다시 군청색 에어로트럭에 올라 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30분 후, 장벽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공터.
수백 대의 에어로트럭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에단 네빌이 차에서 내리자 수천 명에 달하는 용병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렸다.
"저치가 대표가 콕 찝어서 이번 작전에 투입시키라고 했다던 그 사람인가?"
"인물이야."
"인물이라니?"
"이번 기회에 인사팀장한테 평시의 10배를 뜯어내기로했다더군."
"하하!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요새 젊은 친구들 중엔 배짱있는 놈이 드물던데 말이야!"
좌우로 늘어선 용병들은 내가 듣던 말던, 신경 쓰지 않는다는듯 나에 대한 평가를 쏟아냈다.
"팀장님, 아서 단장입니다."
에단 네빌은 갈색 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중년인에게 날 소개했다.
"사냥 2팀을 맡은 세사르 알마챠네."
데스윙이 얘기했던 인비져블 블레이드였다.
"아서용병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번에 3레벨 엘리트 좀비 크랩을 생포해왔다더군?"
사냥 2팀장 세사르는 수천 명의 용병들이 보는 자리에서 기밀사항을 얘기해버렸다.
난 그가 어떻게 크랩에 관한 일을 알고 있는지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오픈해버렸다는 점에서 당황스러웠다.
"하하! 놀랄 거 없네. 밀러쉴더스 안에선 비밀 같은 건 없으니까!"
사냥 2팀장 세사르가 호탕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리자, 용병들이 시끄러운 소리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제작자라고 들었는데, 크랩을 생포해왔다고?"
"세사르 팀장이 거짓말 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
"그 정도 전력이면 저번 국지전 때 참가했으면 든든했을텐데, 인사팀장은 전속용병으로 꼬시지 않고 뭘 한거야?"
"공헌도 계약이랬나? 난 그 따위 걸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어!"
"저번 국지전이 용병단 하나 더한다고 무사할 전투였냐? 헛소리 좀 작작해!"
그때, 에어로트럭 지붕에 걸터앉아있던 배틀슈트 한 기가 뛰어내렸다.
그러자, 시장처럼 시끄럽던 공터가 한순간에 적막에 휩싸여버렸다.
2미터가 넘는 거구의 배틀슈트는 헬멧과 왼쪽 어깨, 오른쪽 무릎 부분에 균열이 가 있었다.
'배틀슈트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상태로 작전에 참가한다?'
- 밀러쉴더스 같이 헌팅기업에 속한 전속용병들은 군대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움직입니다.
'장비가 망가졌든 어쨋든 위에서 까라면 까야한다. 그 말인가?'
- 그렇습니다.
데스윙이 대답한 순간, 거대한 장신의 배틀슈트가 세사르 옆에 서 있던 내 앞에 멈춰섰다.
"1팀장 휴고다."
그가 내게 손을 내민 순간, 1팀장의 헬멧이 투명하게 변했다.
그러자 왼쪽 눈과 턱이 뜯겨져나간 처참한 상처가 드러러났다.
그 상처엔 무언가 투명한 젤 같은 게 발라져 있었다.
'이런 부상을 입은 사람이 작전을 뛴다고?'
침대에 누워서 부상을 회복해야할 사람이 장벽 밖으로 나왔으니, 이상한 일이었다.
"아서...입니다. 부상이 상당하신 것 같은데, 정말 그 상태로 이번 작전에 참가하실 생각입니까?"
난 휴고의 손을 마주잡으며 물었다.
그 순간, 휴고의 손과 내 손 사이에서 츠팟! 하고 스파크가 튀었다.
그와 동시에 시스템 메세지가 빠르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 레어 등급 스킬 [해킹]을 사용하셨습니다. >
< [베넷 테크놀로지 사의 캡틴 급 배틀슈트 [BT-073C 모델]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
< [BT-073C 모델]은 마그니움 73%를 함유한 장갑을 갖췄습니다. >
< [베넷 에너지 사의 캡틴 급 초소형마력로 [BE-694 모델]의 설계도]를 저장했습니다. >
< [BE-694] 모델의 출력은 694 스프린터 파워(SP)입니다. >
10대 기업 중 2위인 베넷 그룹에서 만든 배틀슈트와 초소형마력로의 설계도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사냥 1팀장 휴고에게 고마움을 느끼려는 순간, 그가 대답 대신 내 손을 세게 움켜쥐었다.
'힘 싸움을 하자는 건가?'
난 똑같이 사냥 1팀장 휴고의 손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그그그극! 하는 마찰음과 함께 두 배틀슈트 장갑 사이에서 불꽃이 튀겼다.
< 사용자님의 오른쪽 손 장갑에 가해진 압력이 50톤을 넘어섰습니다! >
< 손아귀 장갑의 도장이 벗겨졌습니다. >
< 압력이 70톤을 넘어섰습니다. >
< 경고! 배틀슈트의 인공근육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
시스템이 바쁘게 메세지를 띄우는데, 두 배틀슈트의 손아귀에서 끄끄끄끅!하고 듣기 싫은 소음이 터져나왔다.
< 경고! 압력이 135톤을 넘어설 경우, 마그니움 장갑이 우그러들 수 있습니다. >
'이건 좀 과하군.'
내가 작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멜트스케일 펀치부터 써야할지 고민한 순간이었다.
사냥 1팀장 휴고가 손을 떼더니 마치 손이 아프다는 듯 손을 털어댔다.
그리곤 두어걸음 물러서며 내게 물었다.
"후... 안드로이드 제작자라더니, 설마 그거 순수 마그니움 장갑인가?"
"네, 뭐..."
"강화시술자란 말은 못 들었는데, 손아귀 힘이 대단하군. 으하하하! 쇳덩이와 힘겨루기를 한 기분이야!"
사냥 1팀장 휴고는 나를 추켜세우며 너스레를 떨어댔다.
하지만 난 속으로 뜨끔할 수 밖에 없었다.
'설마 배틀슈트 안의 내 의수가 순수 마그니움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아차린 건가?'
내가 당황한 순간, 휴고의 말을 들은 용병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순수 마그니움?"
"설마 배틀슈트 전체가 순수 마그니움인 건가?"
"도대체 배틀슈트에 얼마를 쳐바른 거야?"
"어디 제품이지? 로고가 안 보이는데?"
"안드로이드 제작자니까 자기가 개조한 거겠지."
"이 멍청한 자식! 배틀슈트를 개조할 수 있는 수준의 엔지니어가 용병으로 활동한다는 게 말이 되냐!"
배틀슈트와 순수 마그니움이란 말에, 용병들의 관심이 나한테 쏟아졌다.
'내 워리어들이 모두 순수 마그니움제 배틀슈트를 입었다는 걸 알면 난리나겠군.'
내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만!"
그들은 사냥 2팀장 세사르가 소리치고나서야 입을 다물었다.
"이 친구, 부자였군?"
내가 돌아보자, 세사르가 멋들어진 수염을 쓰다듬으며 내게 물었다.
"뭐, 버는 족족 업그레이드에 사용하고 있긴 합니다."
"용병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장비에 돈을 아끼다간 한순간에 골로 갈 수 있어!"
사냥 2팀장 세사르는 마치 뒤에 서있는 용병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소리쳤다.
"자네도 봤다시피, 나부터 말단까지 부상입지 않은 용병이 드무네. 같이 작전해야할 사이니 그 정도는 알아두게."
사냥 1팀장 휴고는 그렇게 말하더니 검붉은 배틀슈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검붉은 배틀슈트의 용병이 헬멧을 투명화시키며 양손을 높이 들었다.
"이제 합류할 사람은 다 합류한 것 같으니,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가 소리치며 한 에어로트럭을 두드리자, 에어로트럭 지붕이 좌우로 열리더니 굵고 길다란 안테나가 하늘을 향해 튀어나왔다.
< 밀러쉴더스 사냥 17팀 팀장 파코 도레라라고 밝힌 사람이 통신망 개방을 요청했습니다. >
- 감청방지 통신입니다.
그때 데스윙이 정신파를 보내왔다.
'감청방지?'
- 저 안테나가 서 있는 한, 장벽방어군이든 밀러쉴더스 본사든 여기서 용병들이 나눈 얘기를 엿들을 수 없게 만드는 장비입니다.
'밀러쉴더스 본사가 엿듣지 못하게 한다?'
난 데스윙의 설명을 듣고나서야 밀러쉴더스에 속한 전속용병들과 본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통신망 개방해. 무슨 얘긴지 나도 듣고 싶군.'
< 밀러쉴더스의 감청방지 전술통신망에 접속합니다. >
< 전술 통신망 연결 완료. >
< 접속한 용병들의 프로필 데이터를 다운로드합니다. >
내가 허락한 순간, 시스템이 내 시야에 지도를 펼쳐보였다.
그건 이젠 익숙해진 동부사막의 지도였다.
- 아서 단장, 본사나 장벽방어군의 명령과 자신의 생명 중 뭐가 더 중요합니까?
통신망이 연결되자마자, 17팀장 파코 도레라가 내게 질문했다.
"당연히 제 목숨입니다."
- 그럼 우린 같은 편입니다. 1팀장님, 브리핑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 진행해.
사냥 1팀장 휴고의 대답이 떨어지자, 내 시야에 펼쳐진 지도에 작전구역이 표시되기 시작했다.
- 밀러쉴더스가 맡을 구역은 T-80 구역에서 T-85 구역까지입니다.
17팀장 파코의 목소리가 들리자, 동부사막 중심에 좀비집단의 영역이 회색으로 표시됐다.
- 약 584만 마리.
회색 영역 안에 현재 집결한 좀비떼의 숫자가 표시됐다.
그리고 그 좀비집단 서쪽에 둥근 선이 그려졌다.
그 선은 이번 사막정화 작전을 맡은 용병들이 맡을 구역 같았다.
그리고 그 둥근 선 중 가장 아랫부분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 이 붉은 선이 우리가 맡은 구역입니다.
- 장벽방어군의 작전지침은?
사냥 2팀장 세사르가 17팀장 파코에게 물었다.
- 교전과 동시에 포위망을 넓혀서 7일 안에 모든 좀비떼를 섬멸하랍니다.
17 팀장이 대답한 순간이었다.
- 20팀장 마루 캄프라입니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용병은 채 30만 명이 안되는 걸로 아는데, 저희가 5백만 마리가 넘는 좀비떼를 포위한다는 작전이 정말 장벽방어군에서 내려온 지침입니까?
사냥 20팀장 마루 캄프라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였다.
그건 내가 보기에도 이상한 작전이었다.
이 자리에 모인 용병들 하나, 하나가 1레벨 좀비 스토커쯤은 어렵지않게 도륙할 수 있는 베테랑들인 건 나도 인정했다.
하지만 동부사막은 팔미라 시가 완전히 장악한 지역이 아니었다.
그런 곳에서 마음 놓고 무려 5백만 마리가 넘는 좀비떼를 포위한다?
- 장벽방어군에서 내리고 우리 본사에서 받아들인 지침이다.
내가 고개를 갸웃한 순간, 사냥 1팀장 휴고가 17팀장 대신 나서서 대답했다.
- 팀장님, 이건... 우리가 좀비떼를 포위한 순간 로두스 놈들에게 뒤를 잡힐 수도 있는 작전입니다!
- 장벽방어군이 바라는 게 바로 우리가 뒤를 공격당하는 것이다.
사냥 20팀장 마루 캄프라가 거세게 반박하자, 2팀장 세사르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 설마... 우릴 미끼로 쓰고 로두스 놈들이 들이닥치면 뒤를 때리겠다는 겁니까?
- 저번 국지전에서 로두스 놈들이 우리 뒤를 치는 바람에 골렘나이트 셋이 죽었다. 그들의 복수를 하겠다는 거겠지.
- 귀족들 복수를 하자고, 우리를 미끼로 쓴다는 말씀입니까?
그때 처음 듣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는 흥분한 나머지 사냥 20팀장 마루 캄프라처럼 자기소개조차하지 않았다.
< 다운받은 프로필 데이터로 목소리를 분석합니다. >
< 방금 말한 사람은 [사냥 11팀장 페르난도 헤라스] 입니다. >
그때 시스템이 해당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시야에 표시해줬다.
- 저들이 죽을 길로 내몬다고 그대로 달려갈 생각이냐?
사냥 1팀장 휴고의 목소리가 들리자, 통신망이 순간 조용해졌다.
돌아보니 수천 기의 배틀슈트가 휴고의 배틀슈트만 바라보고 있었다.
- 이미 다른 헌팅기업 책임자들과도 입을 맞췄다. 우린 최대한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시간을 끈다.
그건 밀러쉴더스뿐만 아니라 장벽방어군의 지침에도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소리였다.
'대기업에 속한 전속용병들이 담합했다면... 이번 작전은 장벽방어군 뜻대로 흘러가기 어렵겠군.'
그러자 데스윙이 답했다.
- 3대 가문에 속한 귀족이 전사하는 일은 드물다보니, 장벽방어군이 조금 무리한 작전을 세운 것 같습니다.
< 현재 통신망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이번 국지전에서 전사한 골렘나이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
- 레이놀드 볼드윈 대령
- 한스 빌헬름 중령
- 위르겐 오귀스트 중령
시스템이 띄워준 이름들을 보니, 왜 장벽방어군이 이렇게 무리한 작전을 펼쳤는지 이해가 됐다.
'3대 가문에서 각자 한명씩 죽어나갔군.'
팔미라 시에서 가장 고귀한 핏줄들이 죽어나가자, 3대 가문이 뜻을 하나로 모은 것 같았다.
내가 3대 가문의 속셈을 짐작한 순간, 사냥 2팀장 세사르의 목소리가 들렸다.
- 아서 단장.
"네."
- 3레벨 엘리트 좀비 크랩을 생포해오려면 우리 팀장들도 셋은 모여야할 걸세. 그런데... 자네는 오늘 에어로트럭 한 대만 몰고왔더군?
세사르는 내가 어느 정도 병력을 데려온 건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샤를.'
난 내부통신망을 이용해 에어로트럭에 탄 샤를에게 통신을 보냈다.
그러자, 내 에어로트럭의 짐칸 문이 열렸다.
그리곤 은청색의 워슈트가 내리기 시작했다.
쿠궁! 쿵! 하는 소음을 내며 3미터 크기의 로봇이 에어로트럭에서 내리자, 에어로트럭 근처에 있던 용병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몰렸다.
그때 용병들이 워슈트를 보고 육성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건 뭐지?"
"처음보는 모델인데?"
"아서용병단은 30미리 기관포를 쓰는 아이언스톰류 로봇을 운용한다고 들었는데?"
"저건... 울트라소닉 소드?"
그들은 통신 상에서 발언권조차 얻지 못한 용병들이었다.
그들이 내 워슈트를 보고 놀라는 순간, 다시 쿠궁! 하는 소음과 함께 워슈트 한 기가 더 내렸다.
그 순간 통신망을 통해 다급한 세사르의 목소리가 들렸다.
- 자, 잠깐! 아서 단장, 일단 자네 로봇부터 감추지?
"왜 그러십니까?"
나는 세사르가 놀라는 이유를 몰라서 그에게 물었다.
- 울트라소닉 소드는 군용무기잖나? 지금 장벽방어군이 우리를 주시하는 중일텐데, 불법으로 빼돌린 무기를 당당하게 들고 나오면 어떻게하나?
사냥 2팀장 세사르의 목소리를 듣고 돌아보니, 개미떼 같은 용병들이 워슈트를 뒤덮는 모습이 보였다.
자신들이 입은 배틀슈트로 워슈트를 가려주려는 모습이었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건 울트라소닉 소드를 모사한 무기입니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군용무기는 아니죠."
- 그, 그런가?
그때 워슈트를 가리려고 매달려있던 용병 중 하나가 소리쳤다.
"저, 정말 일련번호가 없는 무기입니다!"
"근데, 칼날이 은색이 아니라 검은색이야. 정말 모조품인 건가?"
"이렇게 정교한 모조품이라니..."
"울트라소닉 소드를 만든 캘러핸 그룹에서 이 칼을 보면 피를 토하겠군."
"근데, 아서 단장! 이거 마그니움 합금입니까?"
"저 자식 또 멍청한 소리하네?"
"방금 뭐라고 했어? 나 보고 멍청하다고?"
"마그니움 합금이 이 정도 검은 빛을 띄려면... 적어도 40% 이상 섞어야 해. 2미터가 넘는 칼에 마그니움 40%를 섞으면 적어도 한 자루에 1억 크레딧은 들어갔겠지?"
"이번엔 자네가 잘못했네. 세상에 초진동소드에 1억 크레딧을 쳐바르는 놈이 어디있겠나?"
사냥 2팀장 세사르가 반신반의하자, 워슈트를 가린 용병들이 하나둘 증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 하... 군용무기가 아니라니 다행이군.
그 모습을 본 사냥 2팀장 세사르는 그제야 안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40% 합금이 아니라 순수 마그니움제 칼날이라고 알려주면 까무라치겠군.'
난 속으로 고개를 저으며 세사르 팀장에게 물었다.
"워머신급 로봇 80기 정도면 이번 작전에 도움이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