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메카닉 x 네크로맨서-110화 (107/152)

110화. 보물창고

그건 하나의 거리였다.

F 구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닥과 건물 외벽까지 모두 메탈 재질로 된 철의 도시였다.

이 도시엔 하나 같이 배틀슈트를 걸쳐 자신의 모습을 감춘 자들이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들은 나와 조셉 메를린처럼 배틀슈트를 입고도 얼굴에 가면무도회에서나 쓸 법한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특이한 건 그 배틀슈트들이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 없는 형태란 점이었다.

"배틀슈트에 로봇 팔을 달았네?"

로봇 팔 뿐만이 아니었다.

블랙마켓을 돌아다니는 배틀슈트들은 어깨나 등 뒤에 두 개 또는 네 개의 로봇 팔을 단 건 기본이었다.

심지어 엉덩이에 꼬리를 달거나 어깨나 등, 다리에 로켓을 장착한 모델들도 있었다.

그건 팔미라 시에선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의 배틀슈트 양식이었다.

그때 3.5미터 크기의 로봇이 다가와 내게 말했다.

- 블랙마켓은 처음인가?

머리 대신 검고 둥근 탑승석 유리창과 그 좌우에 붉은 안태나 같은 게 서 있었다.

"처, 처음입니다."

내가 처음 보는 로봇을 유심히 바라보자 조셉 메를린이 나를 대신해 대답했다.

- 텔레포트 스팟에 그렇게 오래 서 있다간 새로 이동한 손님에 의해 몸이 뒤섞일 수 있다.

로봇은 나와 조셉 메를린이 선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려다보니 우리가 선 자리는 반경 3미터 크기였는데 초록색 형광물질로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난 텔레포트 스팟보다 처음 보는 로봇이 궁금했다.

내가 로봇을 향해 손을 뻗으려는데, 조셉 메를린이 다급히 내 앞을 제 몸으로 가로막으며 말했다.

"초행이라 몰랐습니다.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드님."

- 서비스차지는 1만 크레딧이다.

조셉 메를린이 굽실거리는데, 로봇이 뻣뻣하게 선 채로 말했다.

조셉 메를린은 황급히 주머니에서 1만 크레딧짜리 코인을 꺼내 로봇에게 건넸다.

로봇은 코인을 받고나서야 오른쪽 길을 따라 걸어갔다.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거 아니야?"

"마켓가드의 신경을 거슬렸다간 바로 추방입니다. 한번 추방당한 자는 다신 블랙마켓을 이용하지도 못하고요."

조셉 메를린은 이마에 흥건한 진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하루만에 많은 걸 알아냈군?"

"일단 자리부터 옮기시죠. 작은 상점을 마련해뒀습니다."

처음 보는 로봇의 설계도를 입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털고 조셉 메를린을 따라 걷는 순간이었다.

'몸이 이상하게 가볍군.'

< 사용자님의 무게를 재측정한 결과 87.6 킬로그램으로 측정되었습니다. >

< 이는 팔미라 시에서 쟀던 무게의 97% 수준입니다. >

시스템은 곧바로 내가 몸이 가볍다고 느낀 이유를 찾아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내 의체와 생체 그리고 배틀슈트의 무게를 합친 무게는 90.3 킬로그램 정도였다.

달라진 거라곤 공간왜곡 마법진을 통과했다는 점뿐이었다.

'지구에서도 나라마다 중력이 차이 난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3%나 차이나는 경우도 있나?'

< 통합 데이터베이스와의 연결이 되지않습니다. >

< 사용자님과 조셉 메를린의 배틀슈트에 기록된 데이터베이스만으로 검색한 결과입니다. >

< 도시에 따른 중력 차이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

내가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하고 걷는데 양 어깨에 1.3미터에 달하는 로켓을 장착한 배틀슈트의 행동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벽을 바라본 채 허공을 몇 차례 터치했다.

그러자 우주선의 격벽처럼 벽과 일체형이던 문이 푸싱~ 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리곤 고급 스포츠카의 문처럼 위로 접히듯 열렸다.

지나치면서보니 그 안은 각종 수정구슬이 가득한 매장이 펼쳐져 있었다.

"이 거리가 전부 저런 상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상점은 여깁니다."

조셉 메를린은 아무것도 없는 뒷골목으로 날 이끌어놓고 그렇게 말했다.

그 순간 골목의 13미터 높이의 벽에서 철제문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건 데스윙이었다.

- 주군, 여깁니다!

문이 열리고 불쑥 고개를 내민 데스윙이 정신파를 보내왔다.

신기한 건 문이 열리기 전까지 난 데스윙의 존재를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설마... 이 거리 전체에 감각을 차단하는 마법이라도 펼쳐놓았단 말인가?'

난 그제야 거리를 지나면서 좌우의 벽 안에서 조그만 인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는 걸 깨닫고 소름이 돋았다.

그때 조셉 메를린이 날아올랐다.

조셉 메를린에 이어 나까지 들어오자, 데스윙이 벽에 설치된 터치패드를 몇 차례 조작했다.

그러자 위로 올라갔던 철제문이 내려왔다.

상점 안엔 카운터와 상담실 그리고 분리된 치료실들이 구분되어 있었다.

메탈 재질의 인테리어만 아니라면 지구에서 봤던 치과나 피부과 등의 병원과 그리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임대료는 하루에 1천만 크레딧이고, 아직 전산망에 연결은 하지 못했습니다."

"전산망?"

"네, 블랙마켓에선 팔미라 시의 통신망 연결이 끊어집니다. 블랙마켓에서 거래하려면 필수적으로 전산망에 상점을 등록하고 이용료를 내야합니다."

난 곧바로 샤를부터 소환해내며 물었다.

"뭐가 문제지?"

"상점등록에 100억 크레딧이고 1분 당 이용료 1천만 크레딧이 부과됩니다."

조셉 메를린은 내 상식을 벗어난 대답을 내놓았다.

'무슨 전산망 이용료가 임대료보다 훨씬 비싸지?'

밀러 테크놀로지 사가 플라즈마윙에게 선물한 커맨더급 배틀슈트의 원가가 100억 크레딧이었다.

그런데 고작 블랙마켓의 내부 전산망에 등록하는데만 100억 크레딧이 필요하다고하니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이용료는 더 말이 안되는 수준이었다.

"이용료가 1분에 천만 크레딧이면 24시간 동안 연결한 채로 잊어버리면 144억 크레딧을 줘야한단 말이야?"

"저도 알아보고 많이 당황했습니다. 블랙마켓은 소비자들에겐 거래대금 10% 수준의 수수료만 요구하지만, 판매자에겐 과중한 요금을 부과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무를까요?"

조셉 메를린은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블랙마켓엔 신체복원사업을 하는 상점이 없나? 우리 경쟁자들이 어느 정도 가격에 서비스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면 결정에 도움이 될 것 같군."

"단장님, 죄송하지만... 판매자의 경우 상점에서만 공용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할지 말지 조사하려면 100억 크레딧은 무조건 투자해야된다는 뜻이었다.

"결제해."

내가 말한 순간, 내 손끝에서 더플백 10여개가 쏟아졌다.

메카닉 네크로맨서의 무덤에 보관해놨던 마그니움 주괴가 가득 든 더플백들 중 일부였다.

"이번 달 운영비 천억 크레딧이다. 네 몫은 순이익의 3%로 하지."

"다, 단장님. 감사합니다!"

순이익의 3%를 주겠다는 말에 조셉 메를린은 적잖게 감동한 모양이었다.

따지고보면 신체복원은 샤를이 다 하고 조셉 메를린은 바지사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가 적극적으로 손님을 모으고 그들을 설득해서 신생업체의 신체복원 서비스에 자신의 몸을 맡기게 만들어야 돌아갈 수 있는 사업이기도 했다.

"열심히 일할 수록 네가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구조니까 힘 내봐."

난 조셉 메를린의 어깨를 두드려준 후 카운터를 턱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조셉 메를린은 곧바로 더플백 하나를 들고 카운터로 향했다.

그가 카운터에 설치된 투입구에 1킬로그램짜리 마그니움 주괴를 넣은 순간이었다.

- 1억 크레딧이 입금되었습니다.

- 1억 크레딧이 입금...

카운터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안내음이 들렸다.

조셉 메를린은 115개의 마그니움 주괴를 넣은 후, 카운터의 터치패드를 조작했다.

- 100억 크레딧을 사용해 상점을 등록하시겠습니까?

"그래."

- 업종과 상점 이름을 말씀해주십시오.

그 말을 들은 조셉 메를린은 나를 바라봤다.

내가 주인이니 나보고 정하란 의미 같았다.

'난 아서 용병단으로 활동해야하니까 신체복원사업체와 연결고리를 만들면 곤란해. 그렇다고 형제들을 피해 블랙마켓에서 활동해야하는 조셉 메를린의 이름을 쓸 수도 없지...'

그때 날 보며 생글생글 웃어보이는 금발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상점 이름은 샤를 연구소다. 업종은... 신체복원서비스."

- 샤를 연구소, 신체복원서비스.

- 내부 전상망에 샤를 연구소에 대한 정보가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 샤를 연구소 계좌에 남은 잔액은 15억 크레딧입니다.

- 전산망에 접속하시겠습니까?

카운터에 설치된 안내음이 들린 순간, 조셉 메를린이 날 불렀다.

"단장님!"

그는 카운터 앞의 허공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내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카운터 안으로 들어가자, 카운터 밖에선 보이지 않았던 홀로그램 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 생명공학

- 반도체공학

- 로봇공학

- 배틀슈트 제작

- 사이보그 개조

- 투기장

- 좀비 매매

- 비밀의뢰

- 정보거래

- 경매장

- 은행

-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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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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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도 없이 많은 업종분류가 펼쳐져있었다.

하지만 홀로그램창을 터치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 전산망에 접촉하시면 모든 메뉴를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분 당 이용료는 1천만 크레딧이며, 샤를 연구소의 계좌에서 자동이체됩니다.

- 전산망에 접속하시겠습니까?

팔미라 시도 돈을 어지간히 밝힌다고 생각했었다.

'블랙마켓에 비하면 팔미라 시는 청렴한 수준이었어!'

난 무거운 한숨을 내쉰 후 말했다.

"접속한다."

그리곤 대답하자마자 생명공학을 터치했다.

그 순간 생명공학 분야의 하위분류가 펼쳐졌다.

- 유전자은행

- 좀비바이러스

- 신체복원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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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복원 서비스를 선택한 순간, 4개의 업체 이름이 펼쳐졌다.

- 브레너

- 러너

- 페보

- 줄리어스

가장 최상단에 이름이 올라온 브레너 사를 터치하자 브레너 사의 서비스 상품과 비용에 관한 정보가 펼쳐졌다.

- 신체훼손 정도에 따라 50일, 100일, 200일, 300일 코스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환자의 신체훼손 정도는 본사가 판단하며 50일 코스 서비스의 경우 100억 크레딧, 100일 코스 서비스의 경우 200억 크레딧...

브레너 사가 예시로 든 부상정도를 살펴보니 볼드윈 메딕스 사에선 60일이면 치료할 수 있는 신체훼손상태를 100일이나 걸려서 치료한다고 안내되고 있었다.

문제는 치료기간뿐만 아니라 가격에 있었다.

'볼드윈 메딕스에서 치료받으면 125억 크레딧인데, 여기선 200억 크레딧이군.'

무려 60%나 비싼 가격이었다.

러너, 페보, 줄리어스 사의 상품들도 확인해봤다.

하지만 치료기간에 따라 비용이 차이날뿐 모두 볼드윈 메딕스 사보다 비싼 가격으로 신체복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런 수준이면 볼드윈 메딕스에서 치료받지, 왜 블랙마켓을 이용하는 거지?"

어이가 없는 수준의 눈탱이에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묻고 말았다.

"팔미라 시엔 입장조차 불가능한 적대도시 출신이거나 팔미라 시에 범죄자로 분류된 사람이라면 블랙마켓 외엔 선택지가 많지 않을 겁니다."

조셉 메를린이 대답했다.

그도 나름대로 조사를 해온 모양이었다.

"이 정도면... 볼드윈 메딕스와 똑같은 가격으로 서비스해도 돈을 쓸어담을 수 있겠어."

난 곧바로 뒤로가기를 연타했다.

- 사용시간 : 5분 26초.

- 이용요금 : 6천만 크레딧

'벌써 5분이나 지났군. 5분이 지나면 가차없이 추가요금을 청구하는 방식인가?'

내가 좌측 상단의 이용요금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전산망 접속을 끊으려고 할 때였다.

그때 내 눈을 사로잡는 글자가 있었다.

- 투기장

"투기장이라... 혹시 마켓가드 같은 로봇이 싸우는 모습을 직관할 수 있을까?"

난 설계도를 훔치지 못한 마켓가드에 미련이 남은 나머지 그 글자를 터치하고 말았다.

- 로봇 배틀

- 배틀슈트 배틀

- 초상능력자 배틀

- 강화인간 배틀

- 사이보그 배틀

- 좀비 배틀

투기 종목은 내 생각보다 다양했다.

하지만 그 목록을 본 순간 난 나도 모르게 좀비 배틀을 터치하고 있었다.

그 순간 홀로그램 창에 수 많은 동영상이 펼쳐졌다.

- 머슬 한 마리 대 카라페이스 77 마리

- 머슬 대 4단계 강화시술자

- 카라페이스 대 3단계 강화시술자

- 머슬 '학살자' 대 초상능력자...

좀비끼리 싸움 붙이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배틀슈트도 입지 않은 강화시술자를 3레벨 좀비 머슬과 붙이거나 2레벨 엘리트좀비와 맨몸인 3단계 강화시술자를 붙이는 경우까지 있었다.

"아무리 초상능력을 각성한 망명귀족이라도 배틀슈트도 없이 저런 떡 장갑을 걸친 좀비와 붙인다고?"

난 학살자란 이름이 붙은 머슬의 영상을 터치했다.

그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덮은 갑옷을 입고 도끼와 방패까지 갖춘 3레벨 좀비 머슬이 세련된 정장을 입은 20대 중반의 백인남자와 마주선 영상이 재생됐다.

키가 4미터가 넘는 머슬과 2미터에도 못 미치는 백인남성이 마주 서니 그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갑옷이야 머슬을 기절시킨 다음에 입혔다고 하면 입힐 수 있지. 하지만 저 놈은 도끼와 방패를 쥐고 있잖아? 도대체 좀비가 어떻게 무기를 쓰게 만든 거지?'

난 머슬만 백 마리 가까이 잡아본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그놈들 중 어떤 놈도 갑옷을 입거나 무기를 들고 달려드는 놈은 없었다.

그저 미쳐서 날 뛰다 워리어나 워슈트의 칼날에 목이 달아날 뿐이었다.

그런데 몸무게가 4톤이 넘는 머슬이 칼날을 막을 갑옷과 방패까지 갖춘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 영상이 멈추더니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 37전 무패의 학살자와 망명귀족 릴런스 설스턴 님의 생사혈투에 베팅하십시오!

- 현재 승률은 99:1로 우리의 챔피언! 학살자가 조금 우세한 상황입니다!

그는 베팅을 독려하고 있었다.

그때 조셉 메를린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배틀슈트 없이 붙으면... 강화시술자든 초상능력자든 살짝만 스쳐도 좀비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잖습니까?"

말도 안되는 매치에 그도 나 못지 않게 놀란 모양이었다.

- 전에 큰 빚을 진 용병들이 블랙마켓에서 위험한 도박을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방식인 줄은 몰랐지만 인간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대전방식인 것 같습니다.

옆에서 홀로그램창을 지켜보던 데스윙이 정신파를 보내왔다.

그때, 각 동영상 위에 붙은 숫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 72:28 (1조 4천억 크레딧)

- 91:9 (8조 9천억 크레딧)

- 97:3 (14조 1천억 크레딧)

- 99:1 (29조 크레딧)

승률이 희박한 경기일수록 더 많은 베팅금액이 몰린 모습이었다.

"가혹한 경기지만... 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할 수만 있으면 돈이 아깝지 않겠어."

다른 사람들에게 투기장은 그저 여흥거리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내겐 달랐다.

좀비와 맨몸으로 싸워서 이길만큼 능력있는 강화시술자의 시체를 얻는다거나, 한번도 접한 적 없는 로봇의 폐품을 사들일 수 있다면?

'여긴... 내겐 보물창고가 될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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