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메카닉 x 네크로맨서-117화 (114/152)

117화. 작전사령관

- 4레벨 소드테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빠르게 접근 중이다.

- 전술지도를 업데이트 했으니, 각 용병단은 전술지침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도록!

전술 통신망을 통해 작전사령관 아서의 다급한 명령이 쏟아졌다.

그 목소리가 들린 순간 가너 용병단의 에어로트럭 1호차의 전면 유리창에 소드테일 현황이 펼쳐졌다.

- 대규모 소드테일 집단 접근!

- 1레벨 : 72만 마리 이상

- 2레벨 : 3만 마리 이상

- 3레벨 : 8 마리

- 4레벨 : 1 마리

- 4레벨 소드테일 조우까지 남은 시간 : 89초

- 3레벨 소드테일 조우까지 남은 시간 : 5분 46초

- 2레벨 소드테일 조우까지 남은 시간 : 17분 이상

- 1레벨 소드테일 조우까지 남은 시간 : 1시간 36분 이상

현황판을 본 에어로트럭 안은 금새 소란에 빠졌다.

"4, 4레벨?"

"단장님! 4레벨 소드테일이 관측된 적이 있습니까?"

"내, 내가 알기론 없다..."

가너 용병단의 단장 레이섬 가너가 말을 더듬자, 휘하 용병들은 패닉에 빠져버렸다.

"나, 나도 들어봤어! 크라노야 시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용병들!"

"그게 괴담이 아니라 사실이었어? 그 용병단들이 다 4레벨 소드테일에게 당한 거라고?"

"그럼 여기서 상대할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팔미라 시 가까이로 도망쳐야하는 거 아닙니까?"

그 순간, 가너 단장이 도망치자는 말을 입에 담은 용병의 뺨을 때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피를 쏟아낸 용병이 뒤로 넘어갔다.

"멍청한 소리! 도망치다 즉결처형 당하고 싶나?"

"릭, 단장님 말씀이 맞다. 도망치면 팔미라 시에서 반역죄로 처벌될 거다."

입에서 피를 뿜은 용병을 일으킨 붉은 머리 용병이 가너 단장의 말에 동조하자, 동요하던 용병들이 입을 다물었다.

"이러고 있을 틈이 없다."

가너 단장은 다급히 조수석의 터치스크린을 터치하며 말했다.

"다들 전술지도대로 지뢰부터 깐다! 멍청하게 지뢰 영역 안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 제 차량이 점액지뢰를 터트릴 일은 없을 겁니다.

- 단장, 4레벨 소드테일은 어떻게합니까?

- 이거 정말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소드테일 맞습니까?

가너 단장이 명령하자, 다른 에어로트럭을 운전하는 용병들이 질문을 쏟아냈다.

"닥치고 지뢰부터 깔아! 코앞이다!"

사실 가너도 4레벨 소드테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이번 크로노야 섬멸작전이 아서가 작전통제권을 맡은 첫 작전이라는 점도 그의 불안을 더했다.

하지만 그런 속마음을 내비치면 용병들은 더 불안해할 게 뻔히 보였다.

'이 자식들이 벌벌 떨면 될 작전도 안된다.'

그래서 부하들을 다독일 생각으로 자신도 확신하지 못한 방법을 둘러대버렸다.

"장벽에서 1천 킬로미터도 안 떨어져있으니 위험하면 장벽방어군의 레일건이라도 요청하겠지."

- 명령 확인했습니다.

전술 통신망은 장벽방어군의 레일건이란 말을 듣고나서야 조용해졌다.

'저번에 장벽방어군과 제대로 부딪혔다는데, 설마 용병협회 이사가 요청한 레일건 요격요청을 장벽방어군이 묵살하진 않겠지?'

***

< 4레벨 소드테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약 시속 1,410킬로미터로 접근 중입니다. >

< 경고! 마하 1.15 수준입니다! >

< 적과의 거리 약 35 킬로미터! >

< 경고! 약 89초 후 교전이 예상됩니다! >

난 시스템 메세지를 확인하자마자 관련 정보를 전술 통신망에 공유하며 명령했다.

"각 용병단은 전술지침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도록!"

내가 전술 통신망을 통해 명령한 순간 길게 늘어선 에어로트럭 행렬이 좌우로 넓게 펼쳐졌다.

그리곤 전술지도에 표시된 자신의 구역을 따라 달리며 각각 천 발이 넘는 지뢰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그때 에어로트럭에서 내린 아이언스톰 48기가 각자 자리를 잡고 4레벨 소드테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를 향해 포신을 겨누는 모습이 보였다.

특이한 건 아이언스톰들이 팔과 어깨에 장착한 포신은 내가 알던 30mm 기관포가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일반적인 아이언스톰이 30mm 기관포를 12문이나 장착한 것과 달리 크로노야 섬멸작전에 참가한 48기의 아이언스톰들은 거대한 포신 하나만 들고 있었다.

< 2레벨 이상의 소드테일을 잡기 위해 고안된 50mm 기관포입니다. >

< 해당 기관포의 탄환에는 2.3킬로그램의 점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 해당 점액은 소드테일의 꼬리를 엉겨붙게 만들 수 있습니다. >

< 점액탄환과 점액지뢰는 소드테일의 속도를 줄여 용병들의 사냥을 돕습니다. >

내가 특이한 아이언스톰들을 보자, 시스템이 관련 정보를 내 시야에 띄워줬다.

그때 내가 탄 에어로트럭이 멈췄다.

- 준비된 포수부터 자유사격을 실시하라!

전술 통신망을 통해 아이언스톰 조종사들을 향해 명령하는 휴고의 목소리가 들렸다.

< 사격통제시스템 묠니르를 사용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입니다. >

< 15킬로미터 밖에서 발사한 50mm 기관포의 탄환이 4레벨 소드테일을 격추시킬 확률은 0.014%에 불과합니다. >

< 10킬로미터 밖에서 발사한 50mm 기관포의 탄환이 4레벨 소드테일을 격추시킬 확률은 0.29%입니다. >

< 5킬로미터 밖에서 발사한 50mm 기관포의 탄환이 4레벨 소드테일을 격추시킬 확률은 0.75%입니다. >

< 3킬로미터 안에서 발사한 50mm 기관포의 탄환이 4레벨 소드테일을 격추시킬 확률은 3.97%입니다. >

< 이는 용병협회에서 제공한 전술교범에 기록된 1~3레벨 소드테일의 비행능력과 마하 1.15 수준으로 비행하는 4레벨 소드테일의 감각수준을 고려한 회피기동 시뮬레이션 영상입니다. >

그 순간 시스템이 내 시야에 4레벨 소드테일이 똑바로 날아왔을 때와 탄환을 회피하기 위해 상하좌우로 회피기동했을 때를 시뮬레이션한 영상을 보여줬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아이언스톰의 50mm 탄은 4레벨 소드테일이 똑바로 날아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

< 소드테일을 잡기 위해 고안된 50mm 기관포는 2.3킬로그램의 무거운 탄두를 사용하기때문에 발사지점에서 3킬로미터를 벗어나면 탄속이 급격하게 느려집니다. >

< 일반적인 50mm 기관포의 탄환은 1킬로그램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무게입니다. >

'이 시뮬레이션대로라면 5킬로미터 안으로 접근하기 전까지는 놈을 맞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겠군.'

난 소드테일을 잡기위해 특수제작한 아이언스톰의 탄환을 낭비하고 싶지가 않았다.

"아이언스톰은 적이 3킬로미터, 일반 용병들은 2킬로미터 내로 들어오기 전엔 사격하지마."

"단장님, 그럼 4레벨 소드테일과 너무 가까워질 겁니다."

휴고는 교전이 임박한 상황임에도 배틀슈트의 헬멧까지 해제하며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마하 3도 안되는 탄속으로는 1킬로미터 밖에서 음속을 돌파한 적을 맞출 수 없다. 그럼 아까운 점액탄만 날리는 셈이지."

그런 속도로는 4레벨 소드테일을 격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1레벨 소드테일이 2레벨 좀비 스프린터를 압도한다고 했었지. 그럼 4레벨 소드테일은 4레벨 엘리트 좀비 브레이커와 같은 수준이란 걸까?'

저번 동부사막에서 벌어진 국지전에서 4레벨 엘리트 좀비 브레이커 7마리가 5기의 타이탄 급 골렘과 싸워서 세 기의 골렘나이트를 전사하게 만들었었다.

내 워슈트들은 아직은 기간트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기간트보다 강한 타이탄급 골렘과 맞먹는 좀비를 맞닥뜨린다면?

상상만해도 아찔했다.

< 용병협회에서 제공한 전술교범에는 4레벨 이상의 소드테일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

< 관련 정보 부족으로 위험등급을 판정할 수 없습니다. >

'분명 용병협회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4레벨 이상의 소드테일은 한번도 관측된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 그렇습니다. >

< 휴고 가르시아를 비롯한 아서 용병단 소속 용병 8,077명의 배틀슈트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토대로 교차검증한 결과 용병협회가 정보를 조작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 만약 해당 소드테일이 예측대로 4레벨이라면 최초 발견사례입니다. >

시스템 메세지를 읽고 한숨을 내쉬려는데, 일반적인 배틀슈트보다 훨씬 두꺼운 장갑을 걸친 용병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에어로트럭 주변에 한뼘 두께의 방벽을 치고 그 방벽에 20mm 기관포를 거치하고 있었다.

소드테일을 상대하는 용병들은 절대 체인소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수십 개의 칼꼬리를 가진 소드테일과 근접전을 겨룬다는 건, 칼꼬리 몇 개로 내 체인소드를 막고 날 토막내주십시오 하고 고사를 지내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용병들은 하나같이 특수제작한 20mm 기관포를 들었다.

그건 일반탄환보다 무거운 점액탄환을 발사하기위해 개조한 기관포들이었다.

시스템이 그려준 사선을 보니, 그들의 기관포는 미리 설치한 지뢰지대 너머를 겨누고 있었다.

'저 떡장갑이 소드테일의 칼꼬리를 견딜 수 있을까?'

< 1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는 보강장갑으로 튜닝한 보급형 배틀슈트로 막아낼 수 있습니다. >

< 하지만 2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는 마그니움 함유량 19% 미만의 배틀슈트로는 막아낼 수 없습니다. >

< 보강장갑으로 막아낼 수 있는 타격은 최대 6회뿐입니다. >

< 소드테일과의 전투는 소드테일이 접근하기 전에 점액탄과 점액지뢰로 소드테일을 이동불가상태로 만든 후에 사살하는 방식입니다. >

4레벨 소드테일을 장거리에서 막아내지 못하면 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리였다.

'아치스.'

- 네, 주인님!

'망령군이 용병들 틈에 숨어서 지뢰지대를 뚫고 들어오는 소드테일을 격퇴할 수 있겠나?'

-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난 아치스의 정신파를 들으며 에어로트럭 조수석에서 뛰어내렸다.

그와 동시에 에어로트럭 우측의 공터에 양손을 펼쳤다.

"워슈트 출고!"

그 순간 119기의 워슈트들이 쏟아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시스템이 빠르게 메세지를 띄워올렸다.

< 정찰드론 12만 기가 촬영한 영상정보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입니다. >

< 4레벨 소드테일 조우까지 남은 시간은 31초입니다. >

< 3레벨 소드테일 조우까지 남은 시간은 약 4분입니다. >

< 2레벨 소드테일 조우까지 남은 시간은 약 16분입니다. >

< 1레벨 소드테일 조우까지 남은 시간은 약 1시간 35입니다. >

< 경고! 4레벨 소드테일이 12킬로미터까지 접근했습니다! >

기계안의 시야엔 경고 메세지가 올라왔다.

그리고 워슈트 내부의 정면 디스플레이들엔 4레벨 소드테일과 그 뒤를 쫓아 바쁘게 날아오는 3레벨 소드테일 8마리의 모습이 비춰졌다.

정면 디스플레이 좌우엔 수만 마리의 2레벨 소드테일과 수십만 마리의 1레벨 소드테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영상이 펼쳐졌다.

하늘을 날아오는 3,4 레벨의 소드테일과 달리, 1,2레벨의 소드테일들은 땅에 길다란 칼꼬리 수십 개를 꽂아넣으며 달리고 있었다.

그 덕분에 놈들이 지나간 땅은 흙이 완전히 뒤짚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난 그 모습을 확인하며 명령했다.

"휴고, 3레벨 이상의 소드테일은 워슈트가 맡는다. 2레벨 이하만 신경쓰도록!"

- 작전사령관님의 명령에 따라 전술지침을 수정하겠습니다.

난 휴고의 대답을 듣고나서 워슈트 전용 통신망에 명령했다.

"각자 거리 벌려서 화망구성하라!"

- 2호기 자리잡았습니다. 사격통제시스템 묠니르 가동합니다!

그때 워슈트 전용 통신망을 통해 내 바로 옆에 자리잡은 테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묠니르는 아이언스톰을 처음 해킹할 때, 얻었던 빌헬름 테크놀로지 사의 사격통제시스템이었다.

< 묠니르 시스템을 사용해 워슈트의 플라즈마 파워드 건을 자동조준합니다. >

< 묠니르 시스템을 사용해 적이 도망갈 수 없는 화망을 구축해 명중률을 올립니다. >

난 시스템 메세지를 읽으며 내 전용 워슈트인 1호기에 탑승했다.

내가 탑승한 후 콕핏을 닫는 순간이었다.

- 아서님, 조준완료했습니다.

테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통신을 보내왔다.

"워슈트 모두 준비됐나?"

< 119기 모두 조준완료했습니다. >

난 워슈트에 탑승한 테리와 제니퍼 그리고 나머지 116기의 워리어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 묠니르 시스템을 통제하는 시스템에게서 나왔다.

"발사!"

- 발사!

- 발사!

- 발...

그 순간 복명복창하는 소리가 워슈트 전용 통신망을 가득채웠다.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쯍~ 꽈광! 하는 굉음이 터져나왔다.

플라즈마로 가스를 폭발시키고 그 폭발력이 탄환을 음속을 뛰어넘는 속도로 발사시키면서 발생한 충격파였다.

그 순간 내 콕핏 안의 정면 디스플레이에 초록색 선으로 표시된 사격예상선을 따라 날아가는 어린아이 주먹만 한 포탄이 보였다.

< 평균 탄속이 마하 6.3을 돌파했습니다. >

난 시스템 메세지를 보고 워슈트 전용 통신망에 지시했다.

"탄속은 마하 6.1을 넘지 않게 유지해라. 장기전으로 갈 수 있는데, 그 이상 탄속을 높이면 총열도 못 버티고 소모되는 에너지도 감당 못 해!"

내가 명령한 순간 정면 디스플레이에 백 수십 개의 사격 예상선이 그려졌다.

모든 사선은 빠르게 접근하는 4레벨 소드테일을 향해있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 정찰드론이 포착한 영상입니다. >

< 서남쪽 10킬로미터 지점에서 4레벨 소드테일로 추정되는 미상의 비행물체가 플라즈마 파워드 건의 탄환을 피했습니다. >

< 소드테일의 회피기동 움직임을 분석합니다. >

< 소드테일의 회피능력에 맞춰 사격통제시스템 [묠니르]를 재조정합니다. >

그와 동시에 내 워슈트 내부 디스플레이에 칼꼬리를 사방으로 활짝 펼치며 회피기동하는 소드테일의 모습이 느린 화면으로 재생됐다.

- 아서님, 맞췄어요!

테리가 환호한 순간이었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아이 주먹만한 탄환에 맞은 소드테일의 꼬리 하나가 떨어져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응? 위험등급 5 수준의 괴물이 플라즈마 파워드 건에 맞고 꼬리를 잃는다고?'

4레벨 소드테일이 4레벨 엘리트 좀비 브레이커와 같은 등급이라면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타이탄급 골렘과 맞먹을만한 괴물이라면 아무리 마하 6의 속도로 날아가는 탄환이라도 고작 어린아이 주먹만 한 탄환에 타격을 입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 플라즈마 파워드 건으로 소드테일을 사냥한 기록이 부족합니다. >

< 영상분석 결과, 해당 소드테일의 내구력은 3레벨 엘리트 좀비 [크랩]보다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습니다. >

< 해당 소드테일의 위험등급을 재조정합니다. >

< [가속] 또는 비행속도를 높여주는 특이능력을 발현한 3레벨 소드테일로 추정됩니다. >

4레벨 소드테일이 아니란 사실을 확인하고나자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교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자 딴 생각이 들었다.

'생체병기로 만들어졌는데, 진화하는 것도 모자라 일반 좀비처럼 특이능력까지 발현한다?'

소드테일이란 종을 언데드로 만들면 어떤 성능을 보일지 궁금해지고 만 것이다.

***

- 4레벨 소드테일이 현 위치에서 11킬로미터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습니다.

전술 통신망을 통해 4레벨 소드테일에 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돌아보지 않아도 사방에서 다리를 달달 떠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너 단장은 단원들 앞에선 두려운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꾸만 기관포를 든 손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갔다.

그때 전술 통신망에 작전사령관 아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 해당 소드테일은 특이능력을 발현한 3레벨 소드테일로 밝혀졌다.

"하..."

가너 단장은 부하들 앞이란 것도 잊고 한숨을 내쉬어버렸다.

그때 전술 통신망에 릭의 목소리가 들렸다.

- 아! 단장, 나 오줌 싸버렸습니다. 배틀슈트 안에 지린내가 진동합니다!

- 저, 저 미친 놈!

- 욕 먹어도 좋다! 우린 살았다고!

동료들이 욕설을 내뱉었지만, 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3레벨 소드테일과 4레벨 소드테일의 차이.

그건 4레벨 좀비와 5레벨 좀비만큼이나 큰 격차였다.

용병단이 4레벨 좀비 디스트로이어를 만나면 살아날 가망성을 점쳐볼 수 있다.

하지만 5레벨 좀비를 만난다면?

'5레벨이면 타이탄급 골렘이 출동해도 막을 수 없지.'

4레벨 소드테일은 그런 존재였다.

좀비의 레벨을 생각했을 때, 존재할 거라고 짐작은 했다.

하지만 아무도 실제로 목격하지 못했다.

적어도 용병들 중엔 4레벨 소드테일을 최초로 목격하고 싶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가너 단장이 가슴을 쓸어내릴 때였다.

- 놈이 추락한다! 워슈트 20기, 출격해서 놈의 목을 베어와라!

작전사령관 아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때 가너 단장의 배틀슈트 내부 디스플레이에 추락하는 3레벨 소드테일과 놈을 향해 날아가는 3미터 크기의 로봇 20기가 보였다.

워슈트가 커다란 대검을 휘두를 때마다 3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가 종이처럼 힘 없이 잘려나갔다.

"저, 저럴수가! 3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는 웬만한 솔져급 배틀슈트도 단번에 동강내버리는데, 그걸 저렇게 쉽게 잘라낸다고?"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3레벨 소드테일의 꼬리는 마그니움 함유량 43% 수준의 합금까지 잘라낼 수 있었다.

솔져급 배틀슈트의 장갑은 마그니움 함유량 25%에서 49.99%까지의 강도를 지녀야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나온 솔져급 배틀슈트 중 마그니움 함유량이 43%를 넘기는 제품은 한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래서 솔져급 배틀슈트를 입은 용병단장들조차 쉽사리 소드테일 사냥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최소 10년 넘게 소드테일만 사냥한 용병단에서 경력을 쌓지 않고는 감히 서남부의 크로노야 섬멸작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런데 작전사령관 아서가 만들었다는 워슈트들은 그런 3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를 무슨 종잇장 자르듯 잘라낸 것이다.

'어쩌면... 내가 죽기 전에 크로노야 시가 탈환되는 모습을 볼 지도 모르겠군.'

가너 단장은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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