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메카닉 x 네크로맨서-123화 (123/152)

123화. 7사단

고작 10분만에 200만 마리가 넘는 소드테일 무리가 우리 성벽을 덮쳤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성벽을 넘지 못한 소드테일들은 중앙에서 밀려오는 소드테일들에 밀려 7사단이 맡은 바덴 절벽 방향으로 밀려갔다는 점이었다. 

그때, 성벽 아래에서 검은 칼날이 튀어나왔다. 

< [스파이더 장갑로봇]의 근접무기 [스프링 블레이드]입니다. > 

< 이는 [스파이더 장갑로봇]의 다리에 내장된 무기로 지하를 뚫고 올라와 근거리의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 

< [스프링 블레이드]는 100% 순수 마그니움 소재로, 평상 시엔 [스파이더 장갑로봇]의 다리 골격 부분에 해당합니다. > 

콰과과곽! 하는 파열음과 함께 30미터 높이까지 치솟은 마그니움 칼날은 성벽을 향해 칼꼬리를 휘두르는 소드테일들을 단숨에 반토막 냈다. 

그리곤 올라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땅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때 베도스 중위의 목소리가 통신채널을 울렸다. 

- 젠장, 작전사령관님! 남은 잔존마력이 7%밖에 안됩니다. 

지금까지 1군단 소속 장교들은 내게 꼬박 꼬박 임시 작전사령관이라고 불렀다. 

내가 맡은 직책이 임시라는 걸 언급해서 내가 선을 넘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베도스 중위는 마음이 얼마나 급해졌는디 그 모든 걸 잊어버린 듯 날 작전사령관이라고 불렀다. 

"스프링 블레이드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나?" 

- 스프링 블레이드로는 10분도 못 버틸 마력입니다! 

소드테일들을 단숨에 반토막냈던 스프링블레이드조차 마력소모가 상당한 모양이었다. 

그때였다. 

워리어 한 기가 오른쪽 다리가 허벅지 부근에서 잘려나간 용병을 안고 성벽 아래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때마침 성벽에 오른 3레벨 소드테일이 등을 보인 워리어에게 칼꼬리를 휘둘렀다. 

그러자 워리어와 그가 안고 있던 용병까지 한번에 수십 조각으로 잘려나갔다. 

그 순간, 토막난 워리어의 몸이 검게 물들었다. 

한순간에 검은 연기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 순간 검은 연기가 쏜살같이 내게 빨려들어왔다. 

그건 눈 깜짝할 사이였다. 

<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 넘버 00324가 사망하여 메카닉 네크로맨서의 무덤 1층 [소환실]로 [강제소환]되었습니다. > 

그 순간 강제소환마법진이 내 몸을 스쳐지나갔다. 

그건 성전사단이 쓰던 양방향 합성마법진을 내가 직접 개량해서 만든 마법식이었다. 

그 순간 성벽 여기 저기에서 무력하게 썰려나가는 워리어들의 모습이 보였다. 

< [엘리트 본 아머]와 [증식장갑]을 착용한 워리어들이 3레벨 소드테일에게 파괴당하고 있습니다. > 

< [엘리트 본 아머]는 3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를 막아낼 수 없습니다. > 

< 현재까지 완전 파괴되어 [강제소환]당한 워리어는 1기입니다. > 

< 3레벨 소드테일의 전투력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5분 안에 220기 이상의 워리어가 완전파괴된다는 예측결과가 나왔습니다. > 

내가 숨 한번 내쉴 동안 성벽 여기저기서 7,8마리의 워리어들이 검은 연기로 변해 강제소환됐다. 

'이대로라면... 용병과 워리어뿐만 아니라 워슈트까지 잃을 수 있어. 3레벨 소드테일을 근거리에서 처치할 방법이 없을까?' 

그 순간 검은 연기로 변해서 내게 날아오는 워리어가 보였다. 

그건 죽음의 기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검은 빛에 가까운 데스오러였다. 

그 순간 내 머릿 속에 퍼즐이 맞춰졌다. 

'모든 워리어의 몸엔 양방향 합성마법진이 새겨져있어. 강제소환 마법진은 양방향 합성마법진의 변형일 뿐이지...' 

그걸 되돌리는 건 그리 어려울 것 같지가 않았다. 

이대로 워리어들이 힘 없이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게 아니라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했다. 

"제니퍼는 날 보호하고, 아치스... 망령군을 풀어라!" 

내가 명령한 순간, 펄럭! 하는 소리와 함께 내가 탄 워슈트의 그림자가 바람에 흩날리는 망토처럼 펄럭였다. 

< [아머드 스켈레톤 뱀파이어 남작]이 레어 등급 스킬 [그림자 이동]을 사용했습니다. > 

그리곤 붉은 안개를 뒤집어 쓴 워슈트 4호기가 등장했다. 

제니퍼가 탄 기체였다. 

제니퍼가 한걸음 물러나자, 내 그림자에서 아치스가 나타났다. 

어떤 소음이나 기척도 없는 헛깨비 같은 등장이었다. 

그땐 이미 제니퍼를 태운 워슈트 4호기가 주변을 향해 울트라소닉 소드를 휘두르고 있었다. 

< [아머드 스켈레톤 뱀파이어 남작]이 레어 등급 스킬 [윈드커터]를 사용했습니다. > 

그 순간 반경 7미터 안의 소드테일들의 목이 차라라라락! 하는 소음과 함께 잘려나갔다.

제니퍼가 휘두른 울트라소닉 소드 끝엔 윈드커터가 달려있었던 것이다. 

성벽이 함락되는 걸 걱정해야될 정도로 어지러운 전투 중이라 슬쩍슬쩍 마법을 섞어 쓰는 모양이었다. 

그 순간, 콰과과과! 하는 굉음과 함께 성벽 위를 오르려던 소드테일들을 향해 초당 수만 발의 냉기탄환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성벽 앞은 순식간에 북극을 떠올리게 할만큼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와 동시에 냉기탄환에 맞은 소드테일의 몸이 차갑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 200기의 [레이쓰 헤비머신건]이 초당 240발의 [냉기탄환]을 쏟아냅니다. > 

< 약 12만 마리의 소드테일이 얼어붙었습니다. > 

< [레이쓰 헤비머신건]의 남은 탄환은 평균 2400발입니다. > 

한순간에 십만 마리가 넘는 소드테일이 얼어붙자, 그 위로 800기의 망령병사들이 날아들었다. 

냉기탄환에 맞아 얼어붙은 소드테일에게 누더기 망토를 뒤집어 쓴 망령병사가 달라붙자, 순식간에 털이 빠지고 피부가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생명력과 영혼을 강탈한 결과였다. 

"에너지 드레인!" 

난 그 모습을 보고 양손을 들어올리며 주문을 외웠다. 

< 레어 등급 스킬 [에너지 드레인]을 사용하셨습니다. > 

시스템 메세지가 올라왔을 땐, 공기에 노출된 수십만 구의 소드테일 시체가 불꽃도 없는데 검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거기서 뿜어져나온 검은 연기는 하늘에 올라 구름을 이룰 정도였다. 

어느 순간, 한줄기 굵직한 죽음의 기운이 내 머리로 떨어져 내렸다. 

죽음의 기운이 내 머리에 닿는 순간, 내 감각영역은 사이보그의 한계를 벗어나 구름만큼이나 큰 영역을 아우르게 됐다. 

내가 손을 뻗자, 거대한 죽음의 구름이 성벽 이곳 저곳에서 고군분투하는 3천 여 기의 워리어들에게 실낱 같은 죽음의 기운 줄기를 쏘아냈다. 

< 3,027기의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에 접촉하셨습니다. > 

< 레어 등급 스킬 [군체정신]을 강제로 발동시키셨습니다. > 

< 거대한 [언데드 정신체]를 구성하셨습니다. > 

< [아머드 스켈레톤 워리어] 3,027기의 정신을 하나로 모아 [강제소환] 마법식을 동시에 수정합니다. > 

< [강제소환] 마법식이 [데스오라형 양방향 합성마법진]으로 수정되었습니다. > 

< [데스오라형 양방향 합성마법진]은 파괴된 언데드의 영혼과 육체 그리고 마력을 동료의 몸으로 전달해 동료를 강화하는 마법식입니다. > 

< 주의! 육체와 영혼의 성장 없이 받아들인 힘은 해당 언데드의 육체와 영혼을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 

*** 

워슈트 2호기는 성벽으로 점프하는 2레벨 소드테일 세 마리를 한칼에 반토막 내버렸다.

테리가 탄 워슈트였다. 

그때 오른쪽 뒤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 여, 여기 3레벨... 큭! 

테리가 돌아봤을 땐 이미 눈에 익은 아서용병단 소속 용병의 팔이 배틀슈트째로 잘려나간 후였다. 

그녀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약하려하자, 테리의 꼬리뼈에서 시작된 파괴적인 기운이 그녀의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건 사령마력이었다. 

그녀의 사령마력이 그녀의 몸을 너머 워슈트 전체에 퍼진 건 정말 찰나에 불과했다. 

그 순간 테리의 특이능력인 순간가속이 발동됐다. 

그녀가 탄 워슈트 2호기가 팔을 잃은 용병을 향해 잔상으로 남기며 이동했다. 

바닥을 박찰 때마다 폭탄이 터지듯 콰과광! 하고 쇳소리가 울렸다. 

테리는 눈 깜짝할 사이에 30미터 거리를 좁혔다. 

그녀는 그 상태로 달리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른손으로 울트라소닉 소드를 휘둘렀다. 

그 순간 용병의 목을 베려던 3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가 순수 마그니움제 울트라소닉 소드에 삭! 하고 잘려나갔다. 

그때, 10여 개의 칼꼬리가 테리의 워슈트 2호기를 노리고 날아왔다. 

테리는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 테리의 손목이 불가사의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3단계 강화시술자에 불과한 테리가 특이능력을 연이어 펼친 것이다. 

그녀의 콕핏을 노리던 칼꼬리는 테리의 워슈트가 오른손으로 휘두른 울트라소닉 소드에 깔끔하게 날아가버렸다. 

그 모습을 본 3레벨 소드테일이 눈을 부릅 떴다. 

하지만 그땐 이미 테리의 울트라소닉 소드가 놈의 이마에 꽂힌 후였다. 

순간가속이란 특이능력과 사령마력 운용법 그리고 칼을 휘두르는 데 특화된 워슈트가 만나서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다. 

'3단계 강화시술자가... 위험등급 4의 괴물을 혼자 잡았다고하면 아무도 못 믿겠지?' 

테리가 속으로 생각하는데 3레벨 소드테일이 비명을 남기며 뒤로 쓰러졌다. 

"찌직!" 

그때였다. 

테리는 사령마력을 봉인한 꼬리뼈 부근이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저릿한 느낌을 받았다. 

'아얏!' 

깜짝 놀란 테리가 돌아봤을 때, 반경 수 킬로미터에 널부러져있던 소드테일의 시체들이 불꽃도 없이 타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 시체에서 뿜어져나오는 검은 연기. 

그건 오직 네크로맨서만 볼 수 있는 죽음의 기운이었다. 

하늘에서 뭉친 거대한 죽음의 기운은 실낱 같이 가는 수천 줄기의 죽음의 기운을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그 죽음의 기운 줄기는 수천 기의 워리어들의 머리와 연결되었다. 

그 순간 워리어들의 가슴팍에서 죽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마법진이 번뜩이는 게 보였다. 

그리고 묘한 장면이 테리의 눈에 들어왔다. 

아직 배틀슈트도 입지 못한 워리어 6기가 3레벨 소드테일을 협공하다 3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에 한 기의 워리어가 머리부터 사타구니까지 잘려나가는 모습이었다. 

카라페이스의 뼈로 만든 엘리트 본 아머만 입은 신규 워리어들의 한계였다. 

문제는 반토막난 워리어의 몸이 녹색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그 녹색 빛은 순식간에 주변에 있던 워리어들의 몸으로 쏘아졌다. 

그러자, 그 주변에 남은 5기의 워리어들의 눈에서 녹광이 번뜩였다. 

한층 더 빨라진 워리어들이 휘두르는 초진동대검에서 검은 오러가 맺힌 것도 그 순간이었다. 

까가가각! 하는 뼈 부러지는 소음과 함께 초진동대검에 맞은 3레벨 소드테일의 칼꼬리가 갈려나가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 여긴 됐으니까 훔멜스 쪽 도와줘! 

그때 휴고 가르시아의 목소리가 전술 통신망에 울려퍼졌다. 

4단계 강화시술자들과 합을 맞추던 워리어들이 점차 빨라지자, 자신을 도우러온 세사르 알마챠를 다른 성벽 쪽으로 돌린 것이었다. 

그 순간 테리는 성벽 곳곳에서 녹색 안광을 뿜어내는 워리어들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도대체... 인간이 어떻게 수천 기의 언데드에게 한번에 마법진을 형성시킬 수 있는 거지? 마법사는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건가?' 

테리는 아서가 특별한 건지, 아니면 마법사가 특별한 존재라 이 정도 대규모 마법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아는 마법사는 아서뿐이었기 때문에 비교할 대상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 

그 시각, 1군단 상황실. 

"당직사령님! 1사단 스파이더 장갑로봇이 모든 에너지를 소모했습니다! 당장 지원병력을 보내지 않으면 5분도 못 버티고 성벽이 뚫릴 겁니다." 

"1사단은 워머신이 800대나 남았잖아? 3연대는 워머신이 겨우 200대밖에 안남았어! 우리가 먼저야!" 

"당직사령님! 베르커 강가에 위치한 3사단과 11연대는 각각 300만 마리가 넘는 소드테일을 상대 중입니다! 당장 지원 병력을...!" 

모니터링을 하던 장교들은 모두 1군단 휘하 여러 사단과 연대에서 차출된 장교들이었다. 

그 모습을 본 당직사령 로리오 라브 중령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내가 책임지기로 했지만... 이런 식으로 밀리다 방어선이 붕괴되기라도 하면 단순히 옷 벗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을 수도 있어.' 

사실 지금 1군단 상황실에 모인 장교와 영관들은 모두 1군단 휘하 야전부대에서 차출된 장교들이었다. 

그리고 당직사령인 로리오 라브 중령조차도 1군단장을 대신해 소드테일 범람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이 방어작전에서 큰 피해를 입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소드테일 무리가 장벽을 직접 공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면?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들까지 사냥교화형이다.' 

로리오 라브 중령은 아우성치는 장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군번줄을 꺼내들었다. 

- 1175 대대장 

- 중령 로리오 라브 

그가 군번줄에 새겨진 자신의 군번을 쓰다듬자, 그의 눈앞에 홀로그램 고글이 펼쳐졌다.

그의 군번줄은 통신단말기였던 것이다. 

"시의원실로 연결해." 

그는 1군단장 대신 이번 일의 총 책임자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 순간 홀로그램 고글에 60대 동양인 남성의 얼굴이 비춰졌다. 

시의원 미하엘 볼드윈이었다. 

그는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오만상을 쓰고 있었다. 

- 라브, 이렇게 긴박한 상황에 개인 통신단말로 연락을 하면 어떻게하나? 

"당장 기간트를 지원해주셔야겠습니다." 

- 라브... 그건 꼭... 명령처럼 들리는군? 

"이대로 있다간 방어선이 뚫릴 겁니다. 그럼 제가 책임지려고 해도 시청 감사실이 움직일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로리오 라브 중령은 팔미라 시에서 오직 시장의 명령만 듣는 감사실을 꺼내들었다. 

그 정도 패가 아니라면 3대 가문 중 하나인 볼드윈 가문 중에서도 중진으로 꼽히는 미하엘 볼드윈을 흔들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노림수는 먹혀들었다. 

- 감사실? 라브, 지금 상황부터 정확히 보고해보게. 

감사실이란 말을 들은 미하엘 볼드윈은 자세까지 고쳐앉으며 말했다. 

로리오 라브 중령은 소드테일 대군에게 밀리는 방어작전에 대해 빠르게 요점만 설명했다. 

"골렘나이트 한 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 곳만 뚫려도 장벽방어전이 펼쳐질 겁니다. 그럼 시장실에서 가만히 있겠습니까?" 

- 크흠! 

당직사령인 로리오 라브 중령이 최악의 상황을 설명하려는데, 시의원 미하엘 볼드윈이 불편한 기침소리로 그의 입을 막아버렸다. 

최악의 상황은 듣기도 싫다는 듯한 태도였다. 

장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쟁이 나는 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팔미라 시의 장벽에서 좀비를 방어한다? 

그건 C구역 시민들조차 불안해할 일이었다. 

시민의 불안은 시장의 지지율 추락으로 이어질테고, 재임을 꿈 꾸는 시장은 볼드윈 가문을 들이박아서라도 책임자를 문책하려고 들 것이 뻔했다. 

그건 2등 시민인 동시에 1군단 소속 대대장에 불과한 로리오 라브조차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잠시 고민한 미하엘 볼드윈은 어렵게 입을 뗐다. 

- 기간트 10기를 보내주겠네. 

"가, 감사합니다. 의원님!" 

- 가장 위험한 부대의 좌표부터 불러. 기간트를 보내줬는데도 뚫리면... 어떻게 해야될지 이미 알고 있겠지? 

"그땐...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로리오 라브 중령은 허리에 찬 영관용 레이저캐논에 손을 얹으며 대답했다. 

명예롭게 자살하겠다는 표현이었다. 

- 자네의 충성은 잊지않겠네. 

미하엘 볼드윈의 말을 끝으로 통신은 종료됐다. 

"후~ 다들 들었지? 가장 위험한 곳 10곳에 기간트를 전송한다. 기간트를 공간이동시킬 부대는 다음과 같다. 1사단, 3사단, 3연대, 11연대..." 

로리오 라브 중령가 가장 위험한 부대를 차례대로 언급할 때마다 장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상황실 왼쪽 구석에서 모니터링하던 붉은 머리 중위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뚫, 뚫렸습니다!" 

"뭐라고? 어디가 뚫려?" 

"바, 바덴 절벽... 7사단이 뚫렸습니다!" 

7사단은 아서가 이끄는 소드테일 섬멸작전군 바로 왼쪽에 자리잡은 부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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