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불멸의 패왕-50화 (50/243)

50화 공작새의 깃털에 우주의 만법이 깨진다

고해 안색이 어두워졌다.

“백반도수를 원하는 것이냐?”

“백반도수? 허허, 나는 그 귀찮은 것을 가질 생각이 없다. 난 단지 너를 죽이고 싶을 뿐이다.”

대명왕신의 말을 들은 고해의 안색이 굳어졌다.

“나를 죽인다고? 나를 본 적이 있던가?”

“나는 사람을 죽일 때 기분에 따라 죽이지. 아무런 이유도 필요 없다. 준비되었느냐? 그럼 시작하마. 아마 전력을 다해야 될 게야! 하하하하!”

“쉽지 않을 거다. 나의 진영은 하늘과 땅의 힘을 빌린 것이야!”

“그렇게 강한 진영이 아니라면, 나도 귀찮아서 직접 죽이려 나서지 않았을 거다. 이십팔천지종횡 진법? 그딴 것이 다 뭔데? 신광!”

대명왕신이 일갈을 내질렀다.

쿵-!

대명왕신 뒤에 열 개의 청광주가 하늘로 솟구쳤다.

크기가 천 장만 한 청광주가 나타나자 하늘이 청색으로 물들었다.

열 개의 청광주가 혼을 뺄 듯한 기세를 내뿜었다.

주위 수련자들은 그 기세에 놀라 뒷걸음질 쳤다.

“저, 저게 뭐야? 공작 깃?”

열 개의 청색주 모습이 공작새의 꼬리처럼 하늘로 향하며 사방으로 퍼졌다.

천 장 공작 깃이 얼음처럼 차디찬 기운을 내뿜었다.

표정이 심각해진 고해가 손을 휘저었다.

“군영은 적을 막아라!”

와와와와!

장수들이 크게 소리쳤다.

모두 칼을 꺼내 들고 대명왕신을 향했다.

“사기가 살아 있구나. 청령파만법. 무찌르거라!”

대명왕신이 손을 휘저었다.

열 가닥의 천 장 공작 깃이 진영의 대군을 향해 돌진했다.

공작 깃이 눈부신 청색 빛을 뿜으며 일대를 청색으로 물들였다.

청색 빛이 진영을 향해 쇄도했다.

쿠궁!

거대한 굉음과 함께 진영이 크게 흔들리고, 열 가닥 공작 깃이 장수들을 후려쳤다.

“죽여!”

“죽여라!”

“죽여라!”

장수들이 공작 깃을 향해 내달렸다.

쿠구구궁!

커다란 굉음과 함께 진영이 세차게 흔들렸다. 한 무리의 장수들이 빛을 막기만 했는데도 부서졌다.

공작 깃이 그들과 부딪치고 밀려났다.

“오? 역시 재미있군! 이래야 좀 할 만하지!”

대명왕신이 사나운 표정으로 말했다.

촥!

공작 깃이 긴 채찍처럼 내리쳤다.

조금 전보다 더 강한 위력, 내뿜는 청광도 더욱 눈부셨다.

고해의 안색이 변하면서 또다시 한 무리의 장수들을 보냈다.

쿠과광!

귀청을 울리는 굉음에 진영이 흔들리더니, 또 백여 명의 장수들이 폭발했다.

“좀 부족하군. 조금 더 해볼까?”

대명왕신이 손을 뻗어 수중의 지팡이를 거두어들였다.

왼손을 흔들자 등 뒤에서 열 가닥의 천 장 공작 깃이 다시 나타나 왼손에 들어왔다.

대명왕신이 왼손과 오른손에 각각 열 가닥의 공작 깃을 잡고 채찍처럼 휘둘렀다.

“뚫거라!”

대명왕신이 소리쳤다.

촥!

쿵!

운수의 진영이 흔들렸다.

두 개의 공작 깃을 휘두르자 거대한 충격파가 순식간에 진영의 십분지 일을 부쉈다.

그리고 한 번 더 휘두르자 천여 명의 장수들이 폭발했다.

“뭐야?”

수련자들이 눈을 부릅떴다.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굴까? 혼자의 힘으로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쉬지 말고 계속하라!”

고해가 소리쳤다.

주위에 구름이 다시 만들어지고 많은 장수들이 다시 살아났다.

“부수거라!”

대명왕신도 소리쳤다.

그러고는 점점 더 빨리 공작 깃을 휘둘렀다.

청색 폭풍이 운무 진영을 향해 밀려갔다.

“네가 부활하는 게 더 빠른지, 내가 너의 진영을 부수는 게 더 빠른지 보자! 부수어라!”

대명왕신이 다시 소리쳤다.

쿵-!!!!

하늘과 땅이 갈라질 듯 굉음이 터져 나왔다.

거대한 운무진이 한순간에 오분의 일 가까이가 없어졌다.

“쉬지 말고 계속하라!”

고해가 안색이 변한 채 악을 썼다.

대명왕신도 웃으며 말했다.

“아직도 부족한가? 하하하! 이번엔 더 큰 힘을 보여주마!”

촤아악!

양손의 공작 깃이 합체되어 휘둘러지자, 전체 진영이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고해가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쳤다.

“고선무! 주위를 잘 막아라!”

그러고는 말에 앉아 공작 깃을 향해 달려갔다.

고해가 앉은 장수는 달리면서 방천화극을 흔들었다.

근 천여 명의 장수들이 합체된 것처럼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장수의 몸도 세배 정도 커져서 악기를 사방으로 뿜어냈다.

방천화극은 공작 깃이 휘둘러지는 것을 보며 맞받아쳤다.

“드디어 출전하는 건가! 하지만 이미 늦었다! 청령하, 만법파! 죽여라!”

대명왕신의 살기가 고해를 향해 밀려갔다.

고해가 탄 장수도 방천화극에서 검은색 악기를 뿜어내며 공작 깃을 향해 달려갔다.

“역발산혜기개세!”

장수가 소리치자, 운무진이 거세게 흔들렸다.

방천화극이 공작 깃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쿠구궁!!!!

굉음과 함께 사나운 폭풍이 몰아치며 사면팔방으로 퍼졌다.

가까이 있던 운수들이 폭풍의 충격에 의해 날아갔다.

“내가 죽이려고 했던 사람 중 살아남은 사람은 없다! 너에게 열심히 싸우다 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다시 싸우자. 너의 장수가 얼마나 힘이 있는지 한번 보자!”

대명왕신이 말하고는 다시 외쳤다.

“청령하, 만법파!”

고해도 전력을 다해 대항했다.

“역발산혜기개세!”

쿠과과광!

대명왕신의 공작 깃과 고해의 장수가 맹렬하게 부딪쳤다.

어이없게도 대명왕신의 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강해졌다.

고해도 할 수 없이 점점 더 많은 장수들을 합체시켰다.

고해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물러서면 저 미치광이 같은 자가 자기를 반드시 죽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자 아래의 수련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곧 놀란 표정이 탐욕으로 바뀌었다.

고해가 흑포인에게 밀리면 백반도수를 얻은 기회가 생기지 않겠는가 말이다.

몽태와 구공자의 눈도 탐욕으로 물들었다.

* * *

“청령하, 만법파!”

“역발산혜기개세!”

쿠과과광!

고해의 장수와 대명왕신의 공작 깃이 하늘에서 맹렬하게 충돌했다.

그때마다 사나운 폭풍을 몰아쳤다.

수련자들은 고해가 대명왕신에게 얽매여 있는 것을 보고 눈이 반짝였다.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였다.

“나를 따라오거라!”

구공자가 말했다.

“예!”

부하 운수들이 구공자를 따라 진영의 다른 쪽으로 돌아갔다.

“상산 조자령이 여기 있다. 돌진!”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운무 속에서 대량의 병마가 나오더니 구두사를 공격했다.

구공자가 소리쳤다.

“멈추지 마라! 저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돌진!”

고선무는 대군이 쳐들어오는 것을 보고 조자룡을 내보냈다.

“흥!”

조자룡은 코웃음 소리와 함께 수중의 긴 창을 저승사자의 낮처럼 휘둘렀다.

장창이 가는 곳마다 운수들이 쓰러졌다.

다른 수련자들도 구공자가 돌진하는 걸 보고 분연히 일어났다.

“고해가 잡혀 있다! 누구든 백반도수를 빼앗으면 그 사람 것이다!”

“돌진!”

으르렁!

다시 거대한 운수들이 진영 속으로 들어갔다.

“해량 관운장, 돌진!”

큰 소리가 운무 속에서 들려왔다.

진천산도 대군을 이끌고 적을 공격했다.

관운장의 청룡언월도를 미친 듯이 휘둘러서 적을 쓸어버렸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운수들이 쳐들어갔다.

“연인 장익덕, 여기 있다! 진영 돌진! 죽여!”

소유가 소리쳤다. 그녀가 마주한 적이 제일 적었다.

하지만 많은 적들이 소유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제일 약하게 보인 듯했다.

실제로 소유는 여덟 살 어린 나이였다.

경험이 부족한 그녀는 금방 혼란스러워했다.

“죽여!”

장익덕도 소유가 흔들리자 혼란스러워했다.

여전히 절세의 무력을 갖고는 있지만, 소유가 흔들리자 장익덕의 동작도 흔들렸다.

쾅!

수많은 운수들이 폭발하고 많은 수련자들이 쓰러졌다.

하지만 갈수록 더 많은 운수들이 소유에게로 달려들었다.

“하하하하! 저 쪼그만 뱀 요괴는 전투를 잘 못한다!”

“저기가 돌파구다! 다른 사람들이 오기 전에 쳐들어가!”

돌진해 오는 운수들이 더욱 격렬해지자 소유는 겁이 나서 울음을 터뜨렸다.

“어떡해요? 어떡해요? 은공님! 소유는 질 것 같아요. 흑흑흑흑!”

소유를 향해 달려가는 운수들 중에는 일품당 제자들도 있었다.

몽태의 눈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저 뱀 계집은 곧 무너질 것 같다! 쳐라!”

장익덕이 필사적으로 사모를 흔들었다. 하지만 소유는 전투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게다가 심리적으로 흔들려서 장익덕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은공님, 미안해요! 소유가 너무 둔한가 봐요!”

소유는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몰랐다.

“하하하. 죽어라, 뱀 괴물아!”

사자 모양을 한 운수가 한 발로 소유를 공격했다.

소유가 놀라서 엉거주춤 물러섰다.

하지만 사자 운수의 발은 소유에게 닿지 못했다.

몽태가 손을 써서 거대한 용이 사자 운수의 머리를 뚫고 지나갔다.

“뭐야?”

“왜?”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뚫거라!”

몽태가 소리쳤다.

“으악!”

거룡이 공격해서 사자 운수를 폭발시켰다.

“일품당 제자, 출격!”

몽태가 소리쳤다.

주위의 운수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다른 운수들을 죽였다.

일품당 제자들은 소유를 도와 습격을 막았다.

소유는 어리둥절한 마음이었다.

몽태가 왜 나를 구해주는 거지?

“사녀, 괜찮으냐?”

몽태가 소유에게 말을 걸었다.

어리둥절해 있던 소유가 겨우 대답했다.

“저. 저는 괜찮아요. 하지만 그…… 그들은…….”

몽태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고해와 같은 일품당 제자들이다.”

“아! 그렇군요!”

소유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건 사실이니까.

몽태가 그런 소유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해가 진을 친 것은 미생인을 찾기 위해서지. 나도 사실 미생인을 찾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같은 일품당 제자인데 우리가 어떻게 외부인을 도와 자기 사람과 싸우겠는가? 난 그저 외부인 속에 있다가 마지막 순간에 너희들을 도우려 했을 뿐이니라!”

“진짜예요?”

소유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당연하지! 우리 함께 싸우자!”

소유는 몽태를 보면서 눈물을 닦고 기분 좋게 대답했다.

“네! 그래요!”

몽태는 웃으면서 머리를 돌렸다.

‘이 어린 요괴, 정말 순진하고 잘 속는군! 후후후후.’

그래도 일단은 소유를 도와 다른 자들과 싸웠다.

“죽여라!”

혼란스러운 전투가 재개되었다.

일품당 제자들은 소유를 도와 침입자들과 싸웠다.

소유는 적이 점점 줄어들자 표정이 환해졌다.

머리를 돌린 소유가 몽태에게 고마움을 전하려고 했다.

“고맙습…….”

그런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용의 발이 갑자기 장익덕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쿠궁!

굉음과 함께 장익덕의 머리가 폭발하여 흩어졌다.

소유도 함께 날아갔다.

“아아악!”

소유가 비명을 지르며 멀리 날아갔다.

몽태가 손을 뻗어 공중에 있는 소유를 붙잡았다.

그는 손에 들린 비수를 소유의 목에 들이댔다.

“움직이지 마! 네가 움직이면 비수가 너의 머리를 잘라낼 거다!”

소유는 그제야 몽태의 속셈을 눈치채고 울음을 터뜨렸다.

“날 속이다니, 날 속이다니! 흑흑흑! 어떻게 날 속여요!”

“소유!”

멀리 있던 고선무와 진천산의 얼굴색이 급변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싸움터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날 속였어. 날 속였어! 흑흑흑!”

소유가 몸을 떨며 흐느꼈다.

“하하하하하, 정말로 순진하구나. 이렇게 속이기 쉬운 사람도 오랜만에 보는군.”

소유가 구슬프게 울었다.

“흑흑흑흑!”

몽태가 웃으면서 백반도수를 향해 나아갔다.

“일품당 제자들이여! 저자들을 막거라! 내가 백반도수를 쟁취하겠다!”

소유는 끌려가면서 계속 울었다.

“은공님,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한편, 다른 곳에서는 고해와 대명왕신이 전투 중이었다.

방천화극과 공작 깃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고해는 사나운 얼굴을 하고 대명왕신을 계속 몰아붙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안색이 바뀌더니 머리를 홱 돌려 뒤를 돌아다보았다.

“은공님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멀리서 소유가 절망적인 얼굴로 울고 있었다.

“역발산혜기개세! 꺼지거라!”

장수가 크게 소리쳤다.

고해와 대명왕신이 갈라졌다.

“소유가 납치되다니! 빌어먹을 놈!”

고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쿵!

고해는 눈을 부릅뜨고 대명왕신을 향해 소리쳤다.

“싸움은 조금 있다 다시 하자. 소유가 다친다면 내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대명왕신도 소유가 몽태에게 잡힌 것을 보고 전의가 사라졌다.

그가 몽태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죽일 놈이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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