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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패왕-128화 (127/243)

128화 진실을 묻다

쿵!

갑자기 굉음이 울리면서 화살이 산산조각 났다.

장군의 환영 역시 몇 개가 스러졌다.

하지만 거문고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장군들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이호연의 배를 내리쳤다.

쿵!

신기영의 날아다니는 비주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다시 잘라라!”

정예가 사악한 얼굴로 명령을 내렸다.

쾅! 콰과과광!

수많은 장군들이 흉악한 표정으로 돌진했다.

“저리 가!”

이호연이 눈을 부릅뜨고 주먹을 날렸다.

황금 권강이 앞으로 쏘아졌다.

쿵!

허공에 폭풍이 불더니 정예가 뒤로 움찔했다.

하지만 거문고 소리는 계속 들렸고, 남은 장군들도 적지 않았다.

이호연은 황금 장궁(長弓)을 꺼냈다.

그는 황금 장궁에 화살을 걸고 정예를 겨누었다.

“황금 궁이더냐, 이호연! 흥! 너의 황금 궁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다! 아직 나한테 세 번째 바늘이 있다는 걸 모르진 않겠지!”

정예가 차갑게 말했다.

순간,

탱!

마지막 바늘이 튀어 올랐다.

쿠다당!

천둥 번개가 울리더니, 조금 전의 장군들이 황금 방패를 들었다.

이호연은 눈을 크게 뜨고 화살을 쐈다.

슉!

무지개 같은 황금 화살이 정예를 향해 쏟아졌다.

장군들이 소리를 지르며 방패를 안고 하늘로 향했다.

쿵! 쿵! 쿵!

황금 화살에 맞은 방패가 폭발했다.

스무 개의 방패와 장군들이 폭발하더니 화살이 결국 멈췄다.

황금 화살은 강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예는 막아냈다.

“저 칠현금 위의 음을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이냐?”

이호연이 탄식하듯 말했다.

황금 화살이 처음으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정예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위험했다. 만약 화살이 몇 개만 더 있었다면 다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호연, 너 정말 나를 죽일 셈이냐!”

“흥! 보아하니 내 화살을 몇 개는 더 받아낼 수 있겠구나!”

이호연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그는 살기 가득한 표정으로 화살 세 개를 장궁에 올렸다.

세 발의 화살을 동시에 쏘겠다는 듯.

정예의 안색이 급변했다. 그는 수중의 칠현금을 앞으로 당겼다.

만천흉군이 방패를 잡고 있고 손에 흉검을 들고 마치 이호연을 잘라버릴 듯힌 기세였다.

“이 영주, 조심!”

용완청이 걱정하며 말했다.

고해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이호연을 바라보았다.

강한 살기가 느껴졌다. 정예를 죽일 셈인가?

그가 죽여서 정예가 입을 다물면 안 되지!

고해가 용완청에게 말했다.

“당주님, 인용옥을 빌려주십시오!”

“응?”

용완청이 뜻을 읽지 못하고 고해를 바라봤다. 하지만 의외로 인용옥을 순순히 넘겨줬다.

“이호연, 신기영의 좋은 뜻 일품당이 받았습니다. 일품당 내부의 일은 우리 일품당이 알아서 해결하지요. 끼어들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고해가 말에 용완청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응? 무슨 소리야?”

황금 화살을 쏘려던 이호연도 얼굴을 찌푸렸다.

정예 역시 의혹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하지만 고해와 용완청이 이십구 천지종횡 바둑 세계 옆에 서 있고, 고해는 한 손에 혈도를, 다른 한 손에 인용옥을 들고 있는 있었다.

“정예, 인용옥이 필요한 것 아니냐? 직접 와서 가져가라. 아니면 내가 부숴버리겠다!”

고해가 웃으며 말했다.

“뭐?”

용완청의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

이호연, 정예의 얼굴색도 변했다.

바로 그때, 고해가 인용옥을 하늘 위로 던졌다.

그러고는 혈도를 휘둘렀다. 마치 단칼에 인용옥을 부숴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고해, 뭐 하는 거야?”

용완청이 놀라서 소리쳤다. 하지만 그녀는 능력을 봉인당하여 어떻게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

“빌어먹을!”

이호연의 얼굴색이 변했다.

“둔한 놈!”

정예도 분노하며 달려왔다.

이호연의 화살이 혈도를 향해 방향을 틀었다.

“이호연! 일품당의 일에 끼어들지 마라!”

고해가 큰 소리로 말했다.

“응?”

이호연은 멈칫하더니 활을 쏘지 않았다.

정예가 혈도 가까이 가서 바로 인용옥을 잡을 듯했다.

척!

갑자기 뭔가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고해가 흑돌을 잡아 이십구 천지종횡 바둑 세계 위로 떨어뜨린 것이다.

후우우!

거대한 흡입력이 부도 위를 휩쓸었다. 정예의 거문고 소리 흉군마저 순식간에 휩쓸었다.

“뭐야?”

정예의 안색이 급변했다.

고해는 다른 한 손을 신속하게 칼로 바꾸었다. 혈도가 인용옥의 옆을 스치며 지나갔다.

“휴우우!”

용완청이 눈을 크게 뜨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인용옥이 다시 고해의 손안으로 들어갔다.

“당주님, 인용옥을 돌려드리겠습니다!”

고해는 인용옥을 용완청에게 건넸다.

착! 착! 착!

고해는 이십구 천지종횡 바둑 세계에서 바둑돌을 빠르게 올렸다.

정예는 고해를 따라 순식간에 바둑 세계로 들어왔다.

이 기이한 환경에 정예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하늘을 날아서 바둑 세계를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주위 허공이 갑자기 흔들렸다.

후!

다음 순간 정예는 자신이 바다 위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바둑 세계의 밑 부분으로 온 것이다.

“뭐야? 내가 왜 여기 있어?”

정예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빨리 날아서 도망가려고 했다.

후!

다음은 몸의 위치가 흔들리더니, 갑자기 용맥이 있는 곳으로 왔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정예가 놀라서 말했다.

위잉!

용맥이 포효하고, 절반이나 되는 용의 몸이 갑자기 정예를 향했다.

쿵!

거문고 소리의 장군들은 만장 크기의 용과 충돌하여 산산조각 났다.

푸헉!

정예가 피를 토해내며 바깥으로 도망갔다.

후우웅!

갑자기 허공이 한 번 더 비틀리더니, 날아서 도망갔던 정예가 다시 용맥 앞으로 왔다.

쿵!

다시 한번 거대한 충돌이 생기고 정예의 장군들이 다시 한번 용맥 앞에서 절반이나 부서져 나갔다.

“고해! 날 내보내 줘!”

정예가 미친 듯이 소리쳤다.

이 모든 것이 그의 바둑판이고, 고해가 이십구 천지종횡 바둑 세계를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정예도 알고 있었다.

부도는 당장이라도 붕괴될 것 같았지만 아직 무너지지는 않은 상태였다.

고해는 이 바둑판 위에서 바둑을 두었다. 마치 바둑 세계 내부를 바꾸는 것 같았다.

용완청은 비록 정예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정예의 장군들이 있어 대강 모습을 알 수 있었다. 고해가 조종하는 바둑 세계에서 한 번, 또 한 번 정예를 용맥 앞으로 보냈고 용맥과 부딪치게 했다.

용완청은 복잡한 표정으로 고해를 보며 말했다.

“바둑 세계를 조종할 줄 아네?”

이것은 아까 나올 때의 모습 아닌가. 그때의 상황을 지금 정예를 대응하기 위해 쓰다니.

심지어 정예가 당해내지 못할 정도일 줄이야.

멀리서 이호연이 천천히 세 발의 황금 화살을 걷어 넣고 냉랭하게 고해를 바라보았다.

고해가 마음대로 대국을 시작하는 모습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정예, 너는 지금 이미 궁지에 빠졌다. 당주는 단지 모친의 사인을 알고 싶을 뿐이다.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하면, 내가 당주에게 사정하여 죽을죄는 면하도록 해주마!”

고해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바둑의 힘을 따라 전체 바둑 세계로 퍼졌다.

“맞아. 난 단지 우리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만 알면 돼!”

용완청이 주먹을 주무르며 말했다.

쿠다당!

아래쪽, 바둑 세계가 이미 혼잡해졌고 용맥이 미친 듯이 움직였다.

정예는 발버둥에 지쳤다. 거대한 소리에 모든 장군이 폭발했고, 수중의 칠현금도 폭발하고 말았다.

쿵!

정예는 온몸이 피로 터질 듯한 상태에서 고해의 말을 들었다.

“하하하하하! 말하면, 알려주면 내가 살 수 있단 말이냐?”

“어리석고 고지식하군!”

고해가 냉랭하게 말했다. 그리고 계속 바둑 세계의 공간을 뒤틀었다.

정예는 안에서 여기저기 부딪히며 고통받고 있었다.

갑자기 고해 주위에서 탁탁 소리가 들렸다.

탁탁탁탁탁!

부도 바깥, 바둑판 위에 갑자기 많은 금이 생겼다.

“안 돼. 바둑 세계가 버티지 못하게 생겼어!”

고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고해는 용완청을 단숨에 안고 맹렬하게 뛰어올랐다.

슉!

고해가 부도를 뛰어나갔다.

그와 동시에 부도 아래 대지에서 웅장한 산봉우리가 하나둘 솟아났다.

고해는 더 늦출 수 없어 용완청을 안고 산봉우리 사이를 뛰어나갔다.

위이이잉!

쿵! 쿠구구궁!

부도가 폭발하면서 돌들이 사방팔방에서 날아갔다.

용의 몸 절반이 빠져나왔다.

이때 대지 위에 두 개의 용의 몸이 떠오르고, 바둑 세계의 용의 몸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긴 용의 몸의 일부분이 되었다.

위잉!

용이 몸을 뒤집으며 대지 안으로 내려갔다.

“안 돼!”

이호연이 놀라서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는 손을 내밀어 용의 몸을 잡았다. 강력한 장강이 흘러나와 용의 몸을 잡았다.

쿵! 쿵! 쿵!

하지만 용의 몸에서 전해지는 힘은 너무도 컸다.

이호연의 능력으로는 잡고 버틸 수가 없었다.

쿵!

결국 장강이 폭발하고, 용의 몸은 대지를 뚫고 들어갔다.

다시 한번 지진이 일어나더니, 곧 조용해졌다.

이호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제길! 간발의 차이로 용맥을 잡았는데, 또 도망가다니!’

이를 악다문 그는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바라보았다.

피투성이가 된 정예가 한 산봉우리 위에 떨어져 있었다.

정예 저 늙은 것 때문이다. 아니면 이렇게 허둥대다가 놓치는 일은 없었을 텐데!

그때 수련자들이 폐허 속에서 기어 나왔다.

“드디어 지진이 끝났구나!”

“후우, 난 또 죽는 줄 알았네!”

수련자들은 기뻐하며 고해 쪽을 바라보았다.

고해가 용완청을 안고 정예 앞에 서 있었다.

정예는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머리가 산발이 되어 곧 죽을 사람처럼 보였다.

“당주님, 제가 한 약속은 지켰습니다.”

고해가 품에 있던 용완청을 풀어주고 웃으면서 말했다.

약속?

고해는 정정당당하게 정용종을 나가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정정당당하게 나오긴 했는데, 파장이 조금 컸다. 정용종 주위 몇 리 이내는 모두 폐허가 되었고, 산천 역시 모두 부서졌다.

용완청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해를 바라봤다.

“고 타주, 고마웠어.”

“아닙니다. 제가 고맙지요. 저에게 기회를 주셨으니까요.”

고해가 정예를 바라보며 용완청에게 말했다.

“당주님 먼저 모친의 사인부터 물으시죠! 정예는 지금 반항할 힘이 없을 겁니다!”

“그래, 알았어.”

용완청이 머리를 끄덕였다.

휘이잉.

이호연이 날아다니는 배를 이탈하여 날아왔다.

“콜록콜록, 하하하하. 콜록, 콜록! 고해, 내가 너를 얕잡아 봤구나. 일찍 죽였어야 했거늘. 일찍……. 콜록, 콜록!”

정예가 후회하며 고해를 바라봤다.

“정 타주, 조금 전에 한 말, 여전히 유효합니다. 누가 당주의 어머니를 죽였는지 알려주면 살 수 있을 겁니다.”

고해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맞아, 내 어머니는 누가 살해했어?”

용완청이 정예를 다그쳤다.

“말해!”

이호연도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정예가 세 사람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 당주의 죽음? 콜록콜록, 하하하, 이호연, 너는 모르느냐?”

“응?”

고해와 용완청이 이호연을 봤다.

이호연이 말했다.

“내가 뭘 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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