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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패왕-147화 (223/243)

147화 정용환의 위력

순간 검은 기운 속에서 한 줄기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금환 하나가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용의 다리에 적중했다.

쿠구궁!

거대한 울림과 함께 용의 다리가 부서졌다.

부혈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것은……?”

고해가 싸늘하게 웃었다.

“정용환이다. 용의 법보에 대응하기에는 최고지!”

부혈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이럴 순 없어. 너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 어떻게 정용환을 수련한 것이냐?!”

검은 기운 속의 고해가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난 진원에 들어갔을 때 느꼈다. 그곳은 단지 이십팔 천지종횡대진일 뿐이라는 걸. 그 대진은 나에게 있어서 너무 익숙했지. 진원을 따라 대진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정용환은 나를 따르게 되어 있다!”

순간 정용환이 팽창되더니, 황금빛을 내뿜으며 부혈을 향해 날아갔다.

부혈은 두려움을 느끼고 몸을 돌려 도망쳤다.

“안 돼!”

빠르게 커진 정용환이 부혈의 몸을 강타했다.

쿵!

카아아아!

부혈이 포효했다. 정용환에 몸을 맞은 그는 길이가 오백 장인 거대한 교룡으로 변신했다.

정용환은 엄청난 힘으로 부혈을 압박했다.

“안 돼! 빌어먹을 놈, 어떻게 용을 상대할 수 있는 법보를 가진 거야?”

교룡은 포효하며 발버둥 쳤다. 힘껏 몸을 뒤틀며 정용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하지만 정용환은 관기 노인이 만든 법보였다. 위력이 엄청나 부혈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부혈은 핏대를 세우고 악을 썼다.

“고해를 죽여라! 모두 함께 공격해! 고해를 죽여 버려! 공격에 나서지 않는 자는 내 손에 죽는다!”

겁이 난 요괴들은 검은 기운의 고해를 향해 달려갔다.

* * *

거대한 목단꽃 위.

고진은 열 명의 악인과 함께 미간을 찌푸리고 죽은 바둑판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고해가 진입하고 나서 투명 바둑알 하나가 생기고, 투명한 바둑알들 사이에 안착하는 것을 보았다.

이어서 투명 바둑알 하나가 깨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대인 옆에 있던 바둑알이 깨졌습니다. 대인께서 죽인 걸까요?”

“투명 바둑알 하나가 또 깨졌습니다. 대인께서 또 죽였어요!”

“이번에는 열 개의 바둑알이 동시에 깨졌습니다. 그럼 대인께서 동시에 열 명을 죽였다는 걸까요?”

“큰일 났습니다. 모든 투명 바둑알이 대인을 향해 모여들고 있습니다. 아마도 같이 대인을 상대하려나 봅니다!”

“어떡하죠?”

악인들은 초조한 모습으로 웅성댔다. 하지만 얼마 안 돼서 모두 얼어버렸다.

“투명 바둑알의 깨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송갑종 때와 같은 상황입니다. 요괴들을 학살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모두 삼만 명이나 됩니다. 대인 혼자서 가능할까요?”

“헉! 이번에는 백 개가, 백 개가 동시에 깨졌어!”

아무리 많은 자들도 고해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사람들은 그저 망연한 표정으로 투명한 바둑알이 깨져나가는 광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반면 고진의 눈에는 희열이 가득했다.

의부가 대학살을 벌이고 있었다.

몇 분 걸렸지?

짧은 시간에 오백 개의 바둑알이 깨졌는데, 과연 요괴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사람들은 고해의 행동을 집중해서 바라보았다.

조금 전에 살아 있는 바둑판도 푼 고해가 아닌가.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수련자들은 투명한 바둑알이 된 고해를 보고 처음에는 경멸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나중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제는 두려움마저 느꼈다.

“끔찍하군. 저게 다 고해가 죽인 거야? 그 짧은 시간 안에 팔백 명의 요괴를 학살하다니……!”

“고해가 죽인 것이 확실해. 저 바둑알이 바로 고해야!”

“송갑종에서의 학살이 다시 재현되는 걸까?”

“삼만 명의 사람 대부분은 목단종의 제자들이야. 고해가 진짜 전부를 학살한다면 고해 혼자서 구오도의 오대 종문을 멸문시킨 셈이 되겠군.”

대봉방이 멸문했다.

청하종도, 송갑종도 멸문했다.

정용종도 멸문했고, 이제는 목단종까지 멸문하기 직전이었다.

고해 혼자 오대 종문을 멸문시키다니!

사람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빠르게 깨지고 있는 바둑알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고해에 대한 두려움이 싹트기 시작했다.

* * *

죽은 바둑판, 고해가 있는 산골짜기.

혈도는 고해의 힘을 상승시켰고, 죽음의 칼 절생도는 상대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고해도 열 번이나 찔렸지만, 그의 발밑에는 이미 수많은 뼈가 쌓여 있었다.

요괴들은 떼를 지어 공격했으나 모두 절생도에 죽어버렸다.

수많은 요괴가 뼈만 남기고 죽어버리는 모습은 악마가 된 요괴들조차 두려움에 떨게 했다.

요괴가 몸을 돌려 도망쳤다.

“저놈은 마귀야! 살려줘!”

정용환에 갇혀 있는 부혈이 소리쳤다.

“다시 돌아가!”

하지만 공포에 사로잡힌 요괴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싫습니다! 시조님, 저는 못 하겠습니다!”

부혈이 싸늘하게 코웃음 쳤다.

“흥!”

그 직후!

쿵!

도망치던 요괴가 폭발했다. 하늘은 피바다가 되었으며 뼈마저도 찾을 수 없었다.

모든 요괴는 그 광경을 보고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시조님은 주문을 걸어서 모든 요괴를 죽여 버릴 수 있다는 건가?

교룡 부혈이 다시 포효했다.

“포기하는 자, 바로 폭발시켜 버리겠다! 전진만이 살길이다. 계속 고해를 공격하라! 힘들어도 그가 죽을 때까지만 버텨라!”

요괴들은 몸을 돌려서 고해를 향해 돌격했다.

“고해를 죽여라!”

공격하는 자들이 워낙 많은지라 고해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고해의 체내에서 갑자기 금속 뼈가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탕!

금속 뼈가 고해를 공격해 오던 검을 막았다.

“차아아앗!”

고해의 기합과 함께 대량의 금속 뼈가 몸 밖으로 튀어나왔다.

마치 갑옷을 입은 것 같았다.

“모두 죽어라!”

고해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썼다.

순간 수많은 요괴 떼들이 달려들었다. 뼈의 갑옷으로 무장한 고해는 두려움에 떨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공격했다.

그의 칼날에 베인 백 명의 요괴가 죽어갔다.

“으악!”

화르르!

수많은 요괴는 허리가 잘렸고, 절생도의 검은 해골들은 미친 듯이 시체를 씹어 먹었다.

화르르!

깨끗하게 먹혀버린 뼈들이 바닥에 떨어지며 점점 산처럼 쌓였다.

발버둥 치고 있던 교룡은 경악한 표정으로 두려움에 떨며 고해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그건 무슨 칼이냐? 어떻게 이럴 수가?!”

화르르!

잠깐 사이에 팔천 명의 요괴가 뼈만 남기고 죽어버렸다.

소름 끼치는 학살은 외부에서 관전하던 수많은 수련자마저 두려움에 떨게 했다.

많은 요괴들은 전투 의지를 잃었고 눈마저 충혈되었다.

하지만 고해는 학살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요괴들을 죽였다.

외부에 있던 고진 등은 숨을 죽이고 투명한 바둑알을 지켜보았다.

중간에 있는 바둑알이 미세하게 떨렸다. 주변에 있던 바둑알들은 빠르게 깨져나갔다.

악인 하나가 침을 삼키며 말했다.

“큰 도련님, 이미 일만 이천 개의 투명 바둑알이 깨졌는데요?”

전에 오륙천 명의 송갑종 제자들 죽일 때만 해도 이삼 일 걸리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 일만 명 넘는 사람을 죽이는 데 이각밖에 안 걸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대인께서는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걸까!

바둑판 내부.

부혈은 두려워하며 정용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다.

고해를 막지 못한다면 자신이 죽을지 모른다.

그는 요괴들을 시켜 시간을 끌어보았다. 하지만 점점 더 요괴들이 죽어가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었다.

크아아아아!

부혈은 포효하며 입으로 정용환을 물어뜯으려고 애썼다.

정영환에서 눈부신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부혈의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갔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부혈은 자신의 힘으로 정용환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길 수 없다면 망가트리는 것만이 자신의 살길이었다.

그가 정용환을 힘껏 물어뜯으며 주절거렸다.

“송생평, 빌어먹을 놈!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죽어서도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구나!”

한 시간 후.

탁!

거대한 정용환에 금이 간 흔적이 보였다.

부혈이 흥분하며 말했다.

“금이 갔다! 이제 곧 깨지겠군!”

부혈은 자신을 억압하고 있는 정용환의 힘이 많이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이빨이 참 단단하구나!”

부혈은 굳어진 안색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해는 은빛이 반짝이는 갑옷을 입고 있었다. 양손에 절생도와 혈도를 쥔 채 싸늘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혈의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삼만여 명의 요괴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죽어서 뼈만 남아 있었다. 뼈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그 모습은 그 자체로 공포였다.

고해가 피가 섞인 침을 뱉어내며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요괴들은 내가 전부 죽여버렸다. 그리고 요괴의 힘이 나의 몸속에 축적되었지.”

“전부 죽였다고? 어떻게 삼만 명을……!”

“이제 부혈 네 차례다!”

부혈이 공포에 질려서 소리쳤다.

“고해, 왜 나를 죽이려는 거냐! 너와 나는 원한도 없잖아? 우, 우리 손잡자. 아니, 앞으로 내가 네 말에 복종할게!”

고해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비록 내가 죽였지만, 나는 청하종 종주에게 아직도 고마운 마음이 남아 있다. 그런데 네가 그를 사람도 귀신도 아니게 만들었지. 나는 그를 위해 너를 죽일 것이다! 빌지 마라, 없어 보이니까!”

절생도가 매섭게 부혈을 향해 날아갔다.

부혈이 놀라서 소리쳤다.

“크아아아!”

하지만 정용환에 깔려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정용환을 물어뜯었다.

정용환에 수많은 금이 갔다.

그사이 고해가 휘두른 죽음의 칼이 그의 피부를 찔러버렸다.

검은 기운이 상처를 향해 밀려갔다.

수많은 해골이 미친 듯이 교룡 부혈을 물어뜯었다.

크아아아아!

우르르!

부혈은 혼신의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입은 그 와중에도 정용환을 물어뜯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온몸은 이미 검은 기운으로 감싸인 상태였다.

우르르릉!

크아아아아아!

검은 기운 속에서 부혈이 미친 듯이 발버둥 치고, 정용환에서 한 줄기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콰광!

정용환이 마침내 깨져버렸다.

하지만 부혈은 검은 기운 속에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정용환이 깨진 덕에 부혈은 검은 기운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교룡이 아니었다. 교룡의 몸은 뼈만 남겨져 있었고, 머리에만 조금 살이 붙어 있었다.

크르르릉!

교룡 부혈이 마지막으로 울부짖었다.

수많은 해골은 그의 남은 살들을 미친 듯이 물어뜯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더는 검은 기운 속에서 교룡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완전히 조용해진 순간, 검은 기운도 전부 절생도로 스며들었다.

크억!

고해는 피를 토하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용의 뼈를 바라보았다.

“부혈의 힘은 역시 대단하군. 죽을 뻔했어. 그런데 그의 기운이 모두 체내에 쌓여 있으니 너무 불편하군.”

고해는 앞을 바라보다 안색이 굳어졌다.

“응?”

부혈에 의해 깨진 정용환은 안개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안개 속에 무언가가 남아 있었다.

그것은 마치 흰색 수정 같았다.

휭!

흰색 수정이 고해의 미간으로 날아들더니, 그의 미간에 있던 다른 흰색 수정과 서로 부딪치며 융합되었다.

그리고 두 개의 수정이 합쳐져서 더 큰 하나의 수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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