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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99)화 (99/426)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99화

딸기밭의 불청객(9)

“고생하셨습니다, 시현 님.”

“제가 뭘요. 그런데…… 엘린? 거기서 뭐 해?”

“으으…….”

엘프리드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이런 반응 언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아마도 방금 시현 님께서 내뿜은 기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 때문에요?”

“으음……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는데.”

“…….?”

“마치 야쿰의 우두머리, 큰뿔이를 보는 듯했습니다.”

“제가요?”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금 평소의 얼굴색을 되찾은 엘프리드가 다가오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안드라스 선배 말이 맞아요. 눈앞에 야쿰이 나타나는 줄 알았다니까요.”

“네가 착각한 거겠지. 그건 그렇고 아꿍이는 어디로 갔지? 아꿍아?”

나는 안고 있던 미루를 잠시 엘프리드에게 맡기고, 아꿍이를 찾아 넓은 방을 돌아다녔다.

붉은 어금니에서 꽤 높은 사람이 사용하는 방인지, 방에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장식품이 가득했다.

-무우우.

방 한쪽에서 아꿍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꿍아, 여기서 뭐 해?”

-무우우! 무우우!

아꿍이는 나에게 뭔가를 알리려는 울음소리를 냈다.

“여기에 뭐가 있어? 음……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

여기에 있는 거라고는 벽에 걸린 초상화가 전부였다.

어금니가 엄청나게 큰 돼지 수인이 그려져 있었는데, 인상이 너무나도 험악해 누가 봐도 범죄 조직 두목 같아 보였다.

“시현 님?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아뇨, 그거 아닌데. 갑자기 아꿍이가 여기에 뭔가 있다고 해서…….”

“이 초상화 말씀이십니까? 아무것도 없는……. 으음?”

안드라스는 커다란 초상화를 벽에서 떼어내 옆으로 치웠다.

그리고 아까 비밀 통로를 발견했던 것처럼 벽 이곳저곳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호오? 어울리지 않게 매우 복잡한 마력 차단 수식을 활성화해 놨군요. 이곳에도 뭔가를 숨기려고 한 것 같습니다.”

한참을 살피던 안드라스는 허공에 복잡한 마법 수식을 띄우며 집중했다. 그리고…….

-철컥!

-드르르륵!

이번에도 벽이 갈라지며 비밀 공간이 드러났다.

그 안에 드러난 작은 공간에는 많은 귀금속과 금화가 쌓여 있었다.

나는 약간 질린 표정을 지으며 감탄했다.

“와아……. 이게 다 뭐야?”

“범죄자들 주제에 꽤 열심히 일했나 보네요.”

“무고한 사람들을 착취한 결과일 겁니다.”

이곳에 물가 사정은 잘 모르지만, 딱 봐도 작지 않은 가치의 물품들이었다.

안드라스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정도면 힘들게 움직인 수고비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수, 수고비요? 너무 많은 게 아닐까요?”

“흠흠, 이래 봬도 제르무어 부단장이라고 하면 꽤 먹어줍니다.”

“선배, 베르딕 가문도 절대 쉽게 검을 뽑지 않는다고요.”

“하긴 뭐, 두 분이 활약을 많이 했으니까…….”

-무우우!! 무우!!

아꿍이는 약간 화를 내며 울음소리를 냈다.

“아, 미안, 미안! 아꿍이도 활약 많이 했어.”

“물론이죠. 아꿍이의 활약이 없었다면 저도 쉽게 통로를 발견하지 못했을 겁니다.”

“조금 자존심 상하긴 하지만, 정말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지.”

-무우. 무우.

우리 모두가 활약을 인정하자. 아꿍이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기 야쿰의 귀여운 모습에 시선을 떼고, 다시 비밀 금고로 시선을 돌렸다.

“모두의 의견이 그렇다고 하니……. 일단 챙겨볼까요?”

* * *

레빌과 붉은 어금니의 대치는 계속됐다.

‘저 독한 새끼…….’

아무런 생각 없이 오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긴 했지만, 설마 폭탄을 가지고 올 줄은 몰랐다.

거기다 본보기로 보여준 폭발의 위력도 만만치 않아서 쉽사리 달려들 수 없었다.

발리크는 말투가 한껏 누그러졌다.

“이봐, 레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잖아? 적당히 딸기만 넘기고 물러서지그래? 안전은 보장한다고 약속하지.”

“약속? 네가 한 약속을 믿을 것 같나? 헛소리 집어치우고 빨리 인질을 데리고 와.”

“이잇…….”

레빌의 전혀 물러섬 없는 태도에 발리크는 머리가 아파졌다.

‘지금이라도 인질을 데리고 와야  하나…….’

의미 없는 대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던 도중, 멀리서 조직원 한 명이 다급히 달려왔다.

“두, 두목님! 큰일 났습니다.”

“또 뭐야?”

“조직의 본거지가…… 본거지가 불타고 있습니다!”

“뭐?!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발리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부하를 노려봤다.

칼디니움에서 누가 붉은 어금니를 건드릴 수 있단 말인가?

도시의 수비대는 물론이고 용병 길드 또한 서로 견제만 할 뿐, 암묵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도대체 누가……. 설마?’

발리크의 시선이 레빌에게로 향했다. 그는 레빌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발견했다.

“네놈이구나…….”

“무슨 소리지? 나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인데.”

레빌이 능청스럽게 대꾸하자, 발리크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얼굴이 푸들푸들 떨렸다.

이제는 딸기를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붉은 어금니의 두목으로서 자존심의 문제였다.

“당장 저 새끼 잡아 와. 누구라도 좋으니 저 녀석을 산 채로 잡아서 내 앞에 데려와!”

“하지만 또 폭탄이 있으면…….”

-채애앵!!

발리크는 검을 꺼내 부하의 목에 겨눴다.

“히익?!”

“내 검에 먼저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저 녀석 잡아 와.”

“아, 알겠습니다.”

두목에게 떠밀린 부하들은 무기를 꺼내 들고 주춤주춤 레빌에게 다가섰다.

이제는 폭탄을 두려워할 때가 아니었다.

‘쳇…… 여기까지인가?’

레빌은 다가오는 적들을 향해 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 아티팩트를 꽉 쥐었다.

처음 계획을 제안했을 때부터 죽음을 각오했기에, 미련이나 두려움 같은 건 없었다.

‘최대한 버티면서 시간을 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적들이 레빌의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빠르게 지상으로 내려왔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공중에서 내려온 아티팩트들이 레빌을 호위하듯 감쌌다.

“뭐야?”

“아티팩트?”

갑작스러운 상황에 적들이 당황하는 동안.

레빌의 근처에 있던 아티팩트에서 안드라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빌 씨, 지금 당장 눈을 감으십시오.

조금 당황스러운 요구였지만, 레빌은 의심 없이 곧바로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동시에 아티팩트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섬광이 터져 나왔다.

“끄아악!”

“내 눈!”

가까이 있던 적들은 두 눈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멀리 있던 적들도 쉽게 눈을 뜨지 못했다.

-지금입니다. 아티팩트에 연결된 밧줄을 잡으십시오. 그곳에서 탈출시켜 드리겠습니다.

안드라스의 말대로 재빨리 밧줄을 부여잡았다.

레빌은 몸이 붕 뜨는 느낌과 함께 하늘로 솟구쳤다.

“어, 어엇?”

“놈이 도망간다.”

“이 멍청한 놈들! 당장 붙잡아, 붙잡으란 말이야!”

발리크의 다급한 외침에도 이미 하늘 위로 떠오른 레빌을 붙잡을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젠장……. 그렇지, 딸기! 딸기라도 챙겨와! 어서!”

발리크의 불호령에 조직원들은 허둥지둥 마차를 향해 달려갔다.

“그렇게 둘 수는 없지.”

-꾸욱!

레빌은 미련 없이 아티팩트로 마차에 설치한 폭탄을 작동시켰다.

-쿠와아아앙!!

“으아아악!!”

마차로 달려가던 조직원들이 폭발에 휘말렸다.

가득 실려 있던 딸기들은 모두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짓이겨져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이익…… 이 새끼 죽여버릴 거야!!”

발리크는 볼품없이 조각난 딸기를 보며 분노의 찬 괴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레빌은 이미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을 만큼 멀어진 뒤였다.

* * *

“엄마∼!”

“미루야. 너 괜찮니? 어디 다친 곳은 없고?”

“응, 아저씨 덕분에 괜찮아.”

아델라는 촉촉해진 눈으로 다친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한참을 살피고 나서야 안심했다는 표정으로 딸을 꼬옥 끌어안았다.

“걱정시켜드려서 미안해요, 엄마!”

“미안하긴 뭐가 미안하니.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서 엄마는 너무 행복해.”

나는 두 모녀의 상봉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정말 감사합니다, 시현 님.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은혜라뇨. 저 말고 다른 분들도 열심히 노력하신 덕분이죠.”

“촌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시현 님이 미루를 위해 저장고의 딸기를 모두 꺼내셨다고.”

“아…… 그렇긴 한데.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딸기는 또 키우면 되죠, 뭘.”

아델라는 나에게 감사와 사죄의 의미로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얼마나 고개를 숙이는지 중간에 건강이 걱정될 정도였다.

더 있으면 그녀의 인사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빨리 떠나기로 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배웅하겠다는 걸 억지로 말리고, 황급히 집을 빠져나왔다.

앞마당을 지나 울타리를 지나기 전에 미루가 쪼르르 달려 나왔다.

“아저씨!”

“응? 왜 나왔어. 엄마랑 같이 있지.”

“중요한 할 말이 있어서요.”

미루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달라며 손짓했다.

혹시 중요한 이야기일까 싶어, 한쪽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췄다.

“아저씨, 있잖아요…….”

“…….?”

내 귀에 대고 뭔가를 말하려고 하더니…….

-쪽!

오른쪽 뺨에 부드럽고 간질거리는 느낌이 났다.

살짝 놀라며 멍한 표정으로 미루를 바라봤다.

“오늘 정말 멋있었어요. 엄마 다음으로 아저씨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헤헷!”

“…….”

“나중에 또 봐요. 안녕!”

미루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엄청 부끄러웠는지 후다닥 집으로 들어갔다.

순수한 소녀의 뽀뽀에 오른쪽 뺨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었다.

“하하하, 그래 나중에 또 보자!”

기분 좋게 웃으며 인사를 남기고 울타리를 지나 마당을 빠져나왔다.

좁은 길 앞쪽에는 레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레빌 씨?”

“미루는 잘 데려다줬나?”

“네. 레빌 씨도 함께 들어가서 인사 나눴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됐다. 미루만 무사히 데려다줬으면 그걸로 충분해.”

레빌은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내 의아한 표정을 의식했는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금만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

“네, 물론이죠.”

우리는 좁은 길을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몇 걸음 움직이기도 전에 레빌은 담담한 말투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정말 고맙다. 오늘 네가 아니었다면 미루를 안전하게 데려오지 못 했을 거야.”

“저는 별로 한 것도 없는데요, 뭘. 오히려 레빌 씨가 더 위험한 일을 하셨잖아요.”

“아냐. 너와 마족 친구들이 없었다면 내가 나설 기회도 없었겠지. 거기다 값비싼 딸기들도 모두 버리게 돼버렸잖아.”

“뭐……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미루를 무사히 데려왔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레빌은 한동안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거 알아?”

“……?”

“지금 네가 보여주는 모습이 어린 시절 내가 꿈꿔왔던 모습이란 거?”

“예?”

“이 작은 마을에 문제가 생기면 앞장서서 척척 해결하고,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신뢰받는…… 그런 영웅 같은 사람.”

영웅이라는 거창한 표현에 굉장히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데릭도 처음에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

“…….”

“결국에는 나쁜 길로 빠져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르고 말았지만…….”

나에게 절규하듯 외치던 데릭의 모습을 잠시 떠올렸다.

레빌의 말대로 그에게도 순수한 꿈이 있었을까?

잠시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지만, 이내 덧없음을 느끼고 금방 생각을 비워냈다.

약간 무거워진 분위기.

레빌은 일부러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무튼, 고맙다. 오늘 빚진 목숨값은 언제든 꼭 갚을게.”

“에이, 무슨 목숨값이에요. 그리고 레빌 씨를 구해준 건 안드라스 씨인데요?”

“네가 아니었다면 그 마족 친구도 나서지 않았겠지? 안 그래?”

“음…… 뭐…… 그렇긴 하겠죠?”

레빌의 말대로 내가 나서지 않았다면, 두 사람 모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았을 거다.

“그러니 내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말해. 언제든지 목숨을 아끼지 않고 도와줄 테니.”

“에효,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레빌 씨가 목숨을 내걸 일이 없도록 노력할 테니까.”

“그게 그렇게 되나? 푸하하하하!”

그는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내 등을 팍팍 두드렸다. 팔힘이 너무 세서 몸이 휘청거렸다.

살짝 어지러워지려 할 때쯤, 멀리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현 님!”

“선배! 다 끝났어요?”

아꿍이를 안고 있는 안드라스와 엘프리드였다.

“마족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군. 얼른 가봐.”

“그럼 가볼게. 나중에 봬요.”

레빌과 가볍게 작별 인사를 나누고,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이야기는 잘 끝내셨습니까?”

“네, 잘 마무리된 것 같아요.”

엘프리드 품에서 잠들어 있던 아꿍이가 내 목소리에 스르륵 눈을 떴다.

-무우우…… 무우우…….

아직 잠에서 덜 깬 모습으로 버둥버둥 몸부림을 쳤다.

조금 당황한 엘프리드에게서 아꿍이를 넘겨받아 품에 안았다.

“많이 피곤하지? 오늘 정말 수고 많았어.”

-무우우…….

오늘 여러모로 활약한 아꿍이를 대견하게 바라보며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제야 아꿍이는 다시 편안한 모습으로 잠에 빠져들었다.

“우리도 이제 돌아갈까요?”

“빨리 가요. 오늘 한 끼도 못 먹어서 엄청나게 배고파요.”

“그러고 보니 식사를 다 걸렀었군요.”

미루를 구할 생각에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식사를 챙길 시간이 없었다.

“농장으로 돌아가요. 오늘은 고생한 두 사람을 위해서 맛있는 거 만들어드릴게요.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맛있는 걸 만들어준다는 말에 두 사람의 얼굴이 밝아졌다.

“흠흠, 그럼 저는 지난번에 만들어주셨던 김치볶음밥을…….”

“선배, 저는 떡볶이! 떡볶이가 먹고 싶어요.”

두 사람은 신나서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말했다.

“하하, 알겠어요. 농장에 가면 바로 만들어드릴게요.”

아까 무자비하게 붉은 어금니를 쓸어버렸던 마족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두 사람은 순수하게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은율이랑 사장님, 리아네 씨는 식사를 잘 챙겼으려나? 괜히 또 심통 나 있지 않으려나 모르겠네.

-아빠…… 나 빼고 놀러 갔다 온 거야?

-야! 왜 이렇게 늦게 와! 너 또 쓸데없는 일 벌이고 왔지?

-시현 님이 안 계셔서 정말 간단하게 요리를 해보려다가……. 죄송해요, 죄송해요!

농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세 사람의 반응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졌다.

오늘 하루가 길게 느껴져서 그런지, 농장의 식구들이 더욱 보고 싶어졌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농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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