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100화
바쁘게 지내는 휴일(1)
임시현이 미루를 구출해 온 날 저녁.
엘든 마을의 많은 수인이 촌장 라구스의 부름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악질적인 죄를 저지른 데릭, 그리고 그 꾐에 넘어간 자들에 대한 처벌을 정하기 위해, 심각한 표정의 수인들은 열심히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다.
데릭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그다지 없었으나, 문제는 그에 협력한 자경 대원들이었다.
“당연히 똑같이 엄하게 벌해야지! 이건 마을에 대한 배신행위나 다름없어!”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본인들도 마을에 폐를 끼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게 마을에 폐를 끼치는 행위가 아니면 뭐야?”
“마을 사람들이 직접 피해를 본 건 없잖아요? 안 그래요?”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은 강한 처벌을 원했지만, 적지 않은 자경 대원의 가족들이 그건 너무하다며 반박했다.
“이 일 때문에 우리가 딸기밭에서 일 못 하게 되면 책임질 거야?”
“이거랑은 상관없잖아요. 마을 사람들끼리 생긴 문제인데 설마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겠어요?”
흥분해서 모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던 그때.
구석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너구리 영감이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쯧쯧, 멍청한 놈들.”
싸한 분위기와 함께 모두의 시선이 너구리 영감에게로 향했다.
“뭐, 뭐요?”
“멍청한 놈이라고 했다. 이 멍청한 놈아!”
“갑자기 무슨……?”
“네놈들은 라구스가 왜 모이라고 했는지 모르는 거냐?”
“그야 당연히 잘못을 저지른 녀석들의 처벌을 정하려고…….”
약간 얼빠진 대답에 너구리 영감은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그놈들이 어떻게 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나가 뒈지든 말든 전혀 관심 없어.”
“그럼…….”
“마을에 피해가 없다고? 제일 소중한 걸 잃을 뻔했으면서 그런 소리가 나와?”
“제일 소중한 것?”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영감님.”
너구리 영감은 의아한 표정을 짓는 주민들을 바라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신뢰.”
“…….?”
“너희들이 그렇게 마을의 은인이라고 떠받들던 시현과의 신뢰. 아직도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
“…….”
“용병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을 때, 직접 칼디니움으로 찾아가 용병을 구해온 게 누구야? 상인들을 불러들이고 딸기밭에서 일하게 해준 게 누구야? 미루가 잡혀갔을 때, 그 많은 딸기를 버려가며 위험 속에서 구해온 게 누구냔 말이야.”
너구리 영감의 말이 이어질수록, 수인들의 표정이 점점 숙연해졌다.
“그렇게 평소에 은인이라고 떠받들었으면서. 시현이 버린 딸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네?”
“아니…… 그건 우리가 그렇게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네 부모나 자식이 끌려갔어도 그렇게 말했을까?”
“…….”
너구리 영감의 물음에 아무도 대꾸할 수 없었다.
“이 정도로 은혜를 입었으면 숲속의 마수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지금 네놈들 행동은 뭐야? 은혜를 갚을 생각은커녕, 자기 밥그릇 생각만 가득하잖아. 짐승보다 못한 놈들……. 쯧쯧.”
“말씀이 너무 심하십니다. 영감님.”
발언의 수위가 높아지자 중간에 라구스가 나서서 제지했다.
너구리 영감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팩하고 돌렸다.
“너구리 영감의 말이 맞아.”
이번에는 마을에서 가장 어른인 포코 영감이 말을 거들었다.
“시현 님은 그 많은 딸기를 버리면서도 미루를 구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으셨네. 거기다 두 모녀가 딸기를 잃은 일로 걱정할까 봐 직접 위로까지 해주셨다더군.”
“아아…….”
“그런데 우리는 정작 중요한 일은 내버려 두고, 마을의 배신자를 처벌하는 일에만 혈안이네. 정말 부끄러운 일 아닌가?”
수인들은 부끄러움에 더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직접 표현은 하지 않으셨어도, 분명히 우리에게 크게 실망하셨겠지. 그럼에도 시현 님은 죄인들의 처벌을 우리에게 맡기셨네. 이게 무슨 뜻이겠는가?”
“그건…….”
“아직도 시현 님은 우리를 존중하고 신뢰하고 계신다는 뜻이야. 우리같이 평범한 자들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넓은 마음을 가지고 계신 거라네. 그리고 나는 보았네.”
“무얼 보셨다는 겁니까?”
사람들은 숨소리도 줄이며 포코 영감의 다음 말에 집중했다.
“시현 님이 데리고 있던 마수. 분명 범상치 않은 마수였다네.”
“아기 마수 말씀입니까?”
“그냥 평범해 보이던데…….”
“아닐세.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건 분명……. 새끼 야쿰인 게 틀림없네.”
“야쿰?!”
수인들은 깜짝 놀라며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오오…… 그럴 수가…….”
“몇 마리가 도시를 쓸어버린다는 그 야쿰 말씀입니까?”
흔하게 볼 수 없는 마수지만, 그 위험성과 포악함은 모르는 수인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그렇네.”
“하지만 새끼 야쿰을 길들이다니……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자네들은 이미 보지 않았는가? 신비한 요정을 부리는 시현 님의 모습을.”
“하긴…….”
“요정을 부릴 정도면…… 설마 야쿰도?”
수인들은 알 수 없는 고양감을 느끼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시현 님을 따르던 마족들도 범상치 않은 자들이었다네. 야쿰, 요정, 그리고 엄청난 능력의 마족들까지……. 내 생각에 시현 님은 아마도…….”
“뭐, 뭡니까?”
“영감님? 빨리 말씀해 주세요.”
모두가 숨넘어갈 듯한 표정으로 포코 영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시현 님은 아마……. 차별받고 고통받는 우리를 위해 찾아온 ‘신의 사자’가 아닐까 싶네.”
“신의 사자!!”
“정말입니까?”
“오오…… 시현 님이?!”
신의 사자!
아마 평범한 상황에 이 말을 내뱉었다면, 가장 어른인 포코 영감이라 해도 분명 헛소리 취급당하며 무시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현이 보여준 놀라운 능력, 끝을 모르는 포용력과 자비, 그리고 극적인 사건 해결까지.
고통받던 수인들에게 시현이 ‘신의 사자’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달콤하고 기쁘게 느껴졌다.
원래 자신에게 유리해 보이는 사실은 쉽게 믿어지는 법.
조금의 의심도 없이, 시현은 순식간에 수인들에게 신의 사자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포코 영감님!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시현 님을 받아들여야 합니까?”
“이미 갚지 못할 은혜를 받지 않는가? 우리는 그저 시현 님을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 나는 이미 남은 생을 시현 님을 위해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네.”
“오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포코 영감으로부터 시작된 ‘신의 사자’.
그 짧은 단어는 수인들을 열광시키다 못해, 심지어는 광적으로 바꿔놓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라구스와 레빌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봐, 라구스.”
“왜?”
“여기에 시현의 정체가 에스테르라는 사실을 밝히면…… 정말 큰일 나겠지?”
“이미 큰일은 벌써 터진 것 같은데?”
“신의 사자라……. 큭큭!”
레빌은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어?”
“아니, 나중에 시현이 ‘신의 사자’라는 소리를 들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돼서 말이야.”
“그건…… 확실히 재미있겠네.”
“그렇지? 큭큭.”
라구스는 레빌은 이 상황을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하며 웃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로 임시현이 ‘신의 사자’였으면 좋을 것 같다고…….
* * *
“휴일 동안 입을 옷, 잠옷, 속옷, 양말…… 세면용품은 대충 사서 쓰고…….”
나는 은율이가 입을 옷을 꼼꼼하게 챙겨 가방에 넣었다.
“아빠!”
“응?”
“나 이것도 가져갈래.”
은율이가 내게 건넨 것은 약간 꾸깃꾸깃해진 한 장의 종이.
바로 얼마 전에 만점 받은 받아쓰기 시험지였다.
농장 식구들에게 계속 보여주느라 시험지는 약간 꾸깃꾸깃해져 있었다.
“할머니한테 보여줄래.”
어머니에게 보여주고 칭찬받을 생각에 은율이의 눈빛이 벌써 초롱초롱해졌다.
“크흠, 알았어. 이것도 챙겨가자.”
나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시험지를 고이고이 가방에 챙겨 넣었다.
마지막으로 짐 정리를 끝내고 은율이에게 가방을 메어줬다.
들썩거리는 어깨와 살랑살랑 흔들리는 꼬리가 지금의 기분을 바로 알 수 있게 해줬다.
“자, 그럼 가볼까?”
“응!”
신난 은율이가 내 손을 이끌다시피 하며 1층으로 내려갔다. 농장 식구들이 거실에 모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벌써 준비 다 끝내셨어요?”
“네, 필요한 건 미리 챙겨뒀고, 가방에 담기만 했거든요.”
“은율이는 엄청나게 신난 표정이네. 그렇게 좋아?”
“응, 너무 좋아.”
리아네는 살짝 부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도 시현 님이 사는 세계에 가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어떤 곳일지 너무 궁금해요.”
그녀의 말에 안드라스와 엘프리드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봤다.
기이한 열망이 담긴 그들의 눈빛을 못 본 척 회피했다.
쩝…….
그렇게 쳐다봐도 못 데리고 나간다고요.
발레리안의 말에 따르면 은율이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아주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했다.
물론 그 방법을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써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번 휴가는 3일.
휴가라고 해서 3일 내내 노는 건 아니었다.
지구 쪽에 미뤄뒀던 일들을 휴가 기간 내에 빠르게 해치워야 했다.
물론 하루 정도는 따로 시간을 내서 어머니,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다.
농장일을 시작한 뒤로 3일이나 자리를 비우는 건 처음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남아 있는 식구들에게 주의 사항을 하나하나 읊어주기 시작했다.
“안드라스 씨, 초롱이 출산이 얼마 안 남아서 매일 세심하게 확인해 주세요. 이상이 있는 것 같으면 바로 연락해 주시고요. 최대한 빠르게 돌아올게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벌꿀 통은 미리 비워놔서 괜찮을 거고, 딸기밭만 조금 신경 써주세요. 아! 그리고 식사 준비 미리 해뒀으니까 제때 챙겨 드세요. 요즘 엘린이랑 같이 밤에 군것질 너무 많이 하시던데 적당히 드시고요.”
“크흠…….”
“읏!”
안드라스와 엘프리드는 동시에 움찔 몸을 떨었다.
지난번에 함께 미루를 구출하러 다녀온 뒤부터 부쩍 친해지더니, 밤늦게 같이 군것질하는 횟수가 늘었다.
군것질하는 건 괜찮은데. 밤늦게까지 뭘 먹느라 아침도 잘 안 챙기고, 늦잠을 자는 것 같아서 걱정스러웠다.
“엘린은 평소처럼 마구간 관리에 안드라스랑 같이 딸기밭만 좀 확인해 줘.”
“알았어요, 선배.”
“아! 그리고 너 혼자 검술 수련한 뒤에 빈 음료수병 같은 거 아무 데나 버리지 마. 아기 야쿰들이 호기심에 막 집어삼키면 어떻게 하려고!”
“으…… 응. 주의할게요.”
두 사람에게 많은 잔소리를 쏟아냈지만, 아직 크나큰 산이 하나 더 남았다.
어찌 보면 앞의 두 사람은 이 순간을 위한 몸풀기라고 볼 수 있었다.
“사장님.”
“엉? 왜?”
“요즘 제가 안 보고 있을 때, 대낮에 슬쩍슬쩍 맥주를 꺼내 마신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누, 누가 그래?”
“익명을 요청한 제보자가요.”
카네프의 시선이 매섭게 다른 식구들에게 향했다. 모두 황급히 눈을 피하며 딴청을 부렸다.
“사장님. 일과 시간에는 술 안 마시기로 약속하셨죠? 마시면 술이랑 군것질거리 다 끊는다고 하셨잖아요.”
“크흠, 내가 그랬나? 잘 기억이…….”
“그럼 이번에 가져오는 사장님 물품은 다 제외하는 거로…….”
“아, 알았어! 안 마실게. 안 마시면 되잖아!”
“진짜 약속하는 거예요? 저 없다고 막 드시면 안 돼요?”
카네프는 심통이 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서 열심히 쓰셔야 하는 거 아시죠? 그리고 보고서에 쓸데없는 말 좀 적지 마세요. 농장 특이사항에 ‘맥주 맛있다!’는 왜 쓰시는 거예요?”
“이씨! 특이사항으로 쓸 말이 없는데, 계속 쓰라고 하니까 쓴 거잖아.”
“마왕성 쪽에서 ‘맥주 맛있다!’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아! ‘나도 나중에 맥주 먹어야겠다’라고 생각하겠지.”
“……포X칩 하나 취소.”
“안 돼! 내 포X칩! 맥주 먹을 때 꿀맛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약속한 것만 잘 지켜주세요. 그럼 포X칩 얼마든지 사드릴 테니까.”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제 좀 가! 누가 보면 우리 엄마인 줄 알겠네.”
내가 잔소리가 좀 심했나?
그런데 걱정이 되는 걸 어쩌겠어.
마지막으로 리아네에게 다가갔다.
“리아네 씨는 뭐, 제가 따로 말씀드릴 필요도 없겠죠? 제일 믿음직스럽네요.”
“별말씀을요.”
리아네는 믿음직스럽다는 말에 살짝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했다. 반면에 잔뜩 잔소리를 들었던 3인방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리아네 씨도 한 가지만 약속해 주세요.”
“…….?”
“절대 요리는 만드시면 안 돼요.”
“……. 히잉, 알겠어요.”
요리 금지령에 리아네는 풀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카네프와 안드라스는 소리 죽여 웃었다.
-찌릿!
리아네의 서늘한 시선이 카네프와 안드라스에게로 향했다.
두 사람은 황급히 표정을 관리하며 못 본 척했다.
“너무 기죽지 마세요. 이번에 다녀오면서 요리책도 몇 개 사서 가져올게요. 같이 간단한 요리부터 연습해 보죠.”
“저, 정말요?”
“물론이죠.”
“정말 고마워요, 시현 님. 너무 기뻐요!”
요리 연습을 도와주겠다는 이야기에 리아네는 어느 때보다 크게 기뻐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반면에 카네프와 안드라스의 얼굴은 거멓게 흙빛으로 변해갔다.
한 번도 리아네 요리를 맛보지 않은 엘프리드만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잔소리까지 다 끝내고 떠날 시간이 되었다.
“은율아, 마지막으로 인사해야지.”
은율이는 농장 식구들 한 명 한 명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다녀올게, 리아네 언니!”
“그래, 시현 님이랑 재미있게 놀다 와.”
리아네를 시작으로.
“선생님! 할머니한테 시험지 보여드리고 올게.”
“하하, 할머님께서 아주 대견해하실 겁니다.”
선생님인 안드라스.
“엘린 오빠, 외롭다고 울면 안 돼?”
“내, 내가 왜 울어? 선배! 은율이한테 또 이상한 소리 했죠?”
“큭큭!”
엘프리드까지 작별 인사를 끝냈다. 잠시 머뭇거리던 은율이는 조심스럽게 카네프 쪽으로 다가갔다.
은율이가 먼저 카네프에게 다가간 적이 없었기에 모두 숨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사당님!”
‘사장님’이라는 단어를 처음 말해본 탓에 약간 어눌하게 발음됐다. 하지만 카네프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했다.
“어? 어…… 으응.”
카네프는 약간 당황하며 부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나 아빠랑 다녀올게.”
“…….”
은율이가 건넨 작별 인사.
카네프는 혼란스러운 듯 입술이 떨렸다. 하지만 이내 입꼬리가 부드럽게 움직이더니 온화한 미소를 그려냈다.
“그래, 잘 다녀와라.”
그리고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은율이는 만족스러운 고양이 미소를 지었다.
“카네프 님이 저런 미소 짓는 거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리아네의 중얼거림에 모두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에 저한테 저런 미소를 지으신다면, 저는 최대한 멀리 차원도약 마법을 시전해 도망칠 겁니다.”
안드라스의 중얼거림에도 모두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은율이는 농장 식구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끝내고, 다시 돌아와 내 손을 붙잡았다.
“그럼 저 다녀올게요.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해 주세요.”
“안녕!”
나는 은율이를 데리고 농장 건물을 빠져나왔다.
「왜 이렇게 늦게 나오는 거야, 뾰!」
-무우우! 무우우!
규리와 아꿍이가 밖에서 오래 기다렸는지 앙탈을 부렸다.
“미안, 미안. 농장 식구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조금 늦었어.”
「빨리 가자, 뾰! 할머니 보고 싶다, 뾰!」
“나도 할머니 보고 싶어.”
-무우우!
“그래, 가자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