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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197)화 (197/426)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197화

누구를 보낼까(3)

제비뽑기로 정하자는 말에 세 사람은 모두 반발했다.

“다른 분들을 비하하려는 뜻은 없지만, 경험과 실력을 따졌을 때는 정답이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안드라스 님, 그게 무슨 소리세요? 저도 절대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잘됐네요. 이번 기회에 서로 실력을 확인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모두가 쉽게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당장에라도 지난번 야유회에 이어 ‘제2회 서열 정하기’를 시작할 기세였다.

그 살벌한 분위기에 나와 발레리안이 당황하던 그때.

“큭큭, 그거 좋네. 모두 서로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다는 거지? 내가 도와줄게.”

-촤르르르륵!

-촤르르르륵!

“카, 카네프 님?”

“아앗?!”

“…….”

카네프의 손목에서 푸른 사슬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내 공격에서 오래 버티는 사람이 시현의 호위를 맡는 거다. 모두 사정 봐주지 않고 진심으로 공격할 테니까 불만은 없겠지?”

말은 도와주겠다고 말하면서도, 눈에서는 세 사람에게 화풀이할 생각이 가득했다. 조금 전까지 절대 물러서지 않던 세 사람이 깨갱 하며 꼬리를 내렸다.

“제, 제비뽑기로 정할까요?”

“그, 그게 공평하겠죠?”

“저는 종이랑 펜을 가져오겠습니다.”

황급히 제비뽑기를 준비하는 세 사람.

카네프는 시시하다는 표정으로 사슬을 다시 거둬들였다.

안드라스가 가져온 종이를 작게 잘라 세 사람의 이름을 적어넣었다.

각각 5장씩 종이에 이름을 적고 커다란 자루에 넣었다. 발레리안이 종이가 담긴 자루를 잘 흔들어 내 쪽으로 내밀었다.

“시현 씨, 한 장 뽑아주세요. 여기서 이름이 나오시는 분을 호위로 데려가는 겁니다.”

“으음…… 알겠어요.”

나는 세 사람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자루에 손을 넣었다. 손을 움직일 때마다 종이의 사각거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잘 섞이도록 자루 안을 휘저어 준 뒤, 손끝에 걸리는 종이 한 장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접혀있는 종이를 천천히 펼쳐, 거기에 적힌 이름을 읽어나갔다.

“……카네프?”

“……?”

“예? 카네프 님이요?”

뜬금없이 등장한 이름에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카네프는 볼을 긁적거리며 민망한 듯 중얼거렸다.

“심심해서 내 이름도 한 개 적어넣었는데. 그게 걸렸네.”

“아∼! 카네프 님!”

허어…… 도대체 언제 한 장을 몰래 넣었데? 그 한 장을 뽑은 것도 신기하네.

순간 모두가 맥이 빠진 표정으로 카네프를 바라봤다. 살짝 원망 섞인 시선에 카네프는 괜히 짜증을 부렸다.

“아! 몰라! 나만 쏙 빼놓고 재미있는 거 하고…… 니들끼리 다 해 먹어라.”

카네프는 제대로 삐진 듯 고개를 팩! 돌려 버렸다. 후보에서 제외된 게 어지간히도 억울했나 보다.

그를 달래주는 일은 잠시 나중으로 미루고, 다시 자루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빠르게 종이 한 장을 집어 들었다.

“…….”

“…….”

“…….”

초조함과 기대감이 가득한 세 사람.

나는 종이를 펼치고 그 안에 적힌 이름을 읽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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