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01화
소집(1)
서예린의 핸드폰을 받아 얼굴로 가져갔다.
“여보세요?”
-아. 시현 씨? 저 부길드장이에요.
가디언즈 길드의 부길드장 오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부길드장님.”
-지금 통화 가능하신가요?
“가능하긴 한데…… 무슨 일이시죠?”
-시현 씨. 혹시 천족이 직접 소집한 인원에 포함됐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네. 알고 있었습니다.”
내 대답에 핸드폰 너머에서 허탈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허어…… 그게 정말이었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이걸 문제라고 해야 할지……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오하영의 말에서 혼란스러운 감정이 느껴졌다.
-시현 씨. 괜찮으시다면 오후에 시간 좀 내주실 수 있나요?
“오늘 오후요?”
-네, 갑작스러우시겠지만 어떻게 안 될까요?
“으음…….”
오후에는 한적한 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다.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곧바로 대답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 건지, 먼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조금 전에 천족이 소집한 각성자 명단이 공개됐어요. 그런데 몇몇 길드에서 시현 씨가 소집됐다는 사실을 가지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요.
“불만이요? 아니…… 내가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천족이 마음대로 소집한 건데 왜 불만을…….”
-시현 씨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어요. 길드 간의 정치적인 문제도 엮여 있는 상황이에요.
“…….”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한 모양이네.
웬만하면 가족 핑계를 대면서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그녀의 설명에서 다급함과 초조함이 느껴졌다.
통화가 길어지자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은 모두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나는 일단 괜찮다는 동작을 취해 보이면서, 오하영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가족들끼리 외출을 나와 있는데. 어머니와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줘야 할 것 같아서요.”
-알겠습니다. 그럼 다시 예린이 좀 바꿔주실래요? 예린이한테 어디로 오셔야 할지 설명해 놓을게요.
“네, 그럼 다시 예린이 바꿔드릴게요…….”
-아앗! 잠깐만요, 시현 씨!
“예?”
-혹시 ‘리아네’라는 분을 아시나요? 어째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길드 소속으로 나와 있거든요.
“아…… 일단 제가 아는 분이 맞아요.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해드려도 될까요?”
-네, 그렇게 해주세요.
조금 길었던 통화를 마치고, 핸드폰을 원래의 주인에게 건네줬다. 서예린은 핸드폰을 받아 다시 오화영과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후, 서예린 눈이 찢어질 듯 크게 떠졌다. 그리고 엄청나게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떤 이야기에 놀랐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뭔가 묻고 싶은 게 많은 눈빛이었지만, 주변의 어머니와 아이들의 눈치가 보이는지 꾹 참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