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02화
소집(2)
짙은 눈썹과 턱수염, 다부진 체격을 가진 강희섭과 상대적으로 호리호리해 보이는 남진혁이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길드장님.”
“오랜만이야, 임시현 길드원.”
강희섭 길드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옆에 있던 남진혁과는 짧게 눈인사만 했다.
서예린과도 금방 인사를 끝낸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리아네 쪽으로 시선을 보냈다. 강희섭 길드장은 어색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이쪽에 계신 분이 임시현 길드원을 따라왔다는 리아네 씨?”
“네, 맞아요.”
“어…… 영어로 인사해야 하나? 헬로우?”
떠듬떠듬 영어를 사용하려는 그에게 리아네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리아네라고 합니다. 시현 님을 돕기 위해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
“오오! 통역 반지를 사용하고 계시군요. 굉장히 귀한 물건인 거로 아는데…….”
남진혁이 금방 리아네가 사용하고 있는 통역 반지를 알아보았다. 강희섭도 통역 반지를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이내 헛기침을 하며 표정을 관리했다.
“커흠! 반갑습니다, 리아네 씨. 저는 가디언즈 길드에서 길드장을 맡은 강희섭입니다. 초면에 죄송하지만, 시간이 없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지금 무슨 일로 이곳에 오셨는지는 알고 계십니까?”
“이곳으로 오면서 예린 님에게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군요. 지금 리아네 씨의 소속이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소집 명단에는 임시현 길드원과 묶여서 가디언즈 길드 소속인 거로 표시되어 있는데. 일단 임시로나마 저희 길드 소속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강희섭의 질문에 리아네는 슬쩍 내 쪽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저는 시현 님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이곳에 온 겁니다. 그 길드라는 곳에 소속됨으로써 시현 님에게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겁니다.”
의지가 느껴지는 단호한 대답에 강희섭은 내심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다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강희섭의 눈빛에서 그 의미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이제 리아네 씨도 임시 가디언즈 길드원입니다.”
“이제 끝난 건가요? 저희가 더 알아야 하거나, 해야 할 일은 없나요?”
“지금은 없어. 협의를 진행하는 건 길드장인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걱정 안 해도 돼.”
그는 자신만만한 태도로 대답했다.
옆에서 시계를 확인한 남진혁이 강희섭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렸다.
“길드장님. 조금 있으면 회의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어엇!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괜히 회의에 늦어서 꼬투리 잡히면 안 되니까. 모두 빨리 올라가자.”
강희섭이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자, 그 뒤로 네 사람이 급하게 따라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