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05화
천족의 임무(1)
대결의 승리로 얻은 대가는 달콤했다.
강희섭 길드장은 회의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대부분의 결정에 관여했다.
나중에 들어서 안 내용이지만, 우리 길드원 모두 굉장히 편한 위치에 배정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나는 굉장히 안전한 위치라고…….
반면에 아스토라 길드와 몇몇 길드는 패배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굉장히 힘든 포지션으로 배정된다거나, 같은 길드원들끼리 이리저리 흩어지는 등. 조금씩 불이익을 받았다.
그들은 이를 박박 갈면서 강희섭을 노려보기만 할 뿐, 대놓고 불만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처절한 대결 패배로 이미 그들은 명분을 잃은 상태였다.
그렇다고 강희섭이 일부러 불이익을 주려고 억지를 부린 건 아니었다. 누군가 손해를 봐야 하는 부분에서만 그렇게 했을 뿐, 나머지 경우에는 오로지 임무의 성공만을 최우선으로 따졌다.
길었던 회의가 끝나고.
강희섭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하하! 아까 그 녀석들 표정 봤어?”
“당연히 봤죠, 아저씨! 회의하는 내내 부들부들하던데요?”
“크으……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서 부길드장한테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동안 아스토라 길드 쪽에 당한 게 많았는지, 강희섭과 서예린은 속이 다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히죽히죽 웃었다. 남진혁도 기분이 좋은 듯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싱글벙글 웃고 있던 강희섭이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등을 팡팡 두드리면서 엄지를 들어 보였다.
“임시현 길드원! 오늘 최고였어. 듣던 것과 다르게 검을 다루는 실력이 예사롭지 않던데?”
“하하. 운이 조금 좋았죠.”
“운이 좋은 것도 실력이지! 너무 겸손할 필요 없어.”
그는 이어서 리아네에게도 말을 건넸다.
“리아네 씨도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하게 불러주셔도 돼요. 임시기는 하지만 지금은 저도 길드라는 곳에 소속되어 있으니까요.”
“하하하! 리아네 길드원은 본인의 실력처럼 말하는 것도 시원시원하구먼. 정말 마음에 들어.”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린 강희섭은 리아네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리아네 길드원, 이번 기회에 아예 정식으로 길드에 들어올 생각 없어? 실력은 이미 직접 확인했으니, 대우는 섭섭하지 않게 해줄게.”
리아네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제안해 주신 건 정말 고맙지만, 원래 하는 일이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쩝…… 그럼 어쩔 수 없지. 내 제안은 계속 유효하니까.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지 말해.”
강희섭은 잠시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금방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으며 외쳤다.
“슬슬 배고프지? 모두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고기! 무조건 한우!”
“한우 좋지! 내가 맛있게 잘하는 집 알고 있는데. 모두 괜찮지?”
우리는 강희섭을 따라 고깃집으로 향했다. 그날 저녁에는 정말 맛있는 한우를 마음껏 포식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집에 가져가라며 강희섭이 추가로 고기를 계산해 포장해 줬다. 나는 어머니와 아이들에게 비싼 고기를 가져다줄 생각에 아주 기분 좋게 귀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