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14화
농장의 새로운 사업(3)
엘든 마을의 거리는 오랜만에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과거에는 수인들만 가득하던 마을이었지만, 요즘에는 평범한 마족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오늘처럼 상회에서 방문하는 날이면, 다른 마을의 주민과 상인들이 엘든 마을로 몰려들었다.
황금시계 상회, 오르펭 상회.
두 개의 거대 상회가 이렇게 구석진 마을까지 방문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래서 상회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날이면 마을은 축제가 열린 것처럼 북적거렸다.
엘든 마을을 처음 봤을 때는 아기자기하고 순박한 인심이 가득할 것 같던 시골 마을이었지만.
이제는 세련된 건물들이 새롭게 많이 지어지고, 거리도 깔끔하게 정비됐다. 큰 도시의 그것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모습이었다.
“여기도 정말 많이 발전한 것 같지 않아요?”
옆에 있던 로커스가 담담한 어조로 대답했다.
“아직 부족해. 평범한 시골 마을이 기준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기는 카디스 영지의 중심부야. 앞으로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산더미라고.”
“으음…… 그것도 그렇네요.”
그의 냉정한 지적에 나는 살짝 기죽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반대편에 있던 안드라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긴 해도. 지금까지 성장한 속도를 생각하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게 사실이지요.”
“그 말도 맞는 말이지.”
“거기다 마을만 변한 게 아닙니다. 주민들의 모습을 보십시오.”
거리에는 상회의 방문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마을 주민들. 그리고 떠들썩한 분위기에 신난 아이들로 가득했다.
“모두 입고 있는 옷들도 깔끔해졌고, 표정에는 여유가 흘러넘칩니다. 마을 주민들의 모습만 보아도 마을에 생명력이 가득해진 느낌입니다.”
“확실히 여기만큼 분위기가 좋은 마을도 찾기 힘들지. 영주님이 영주님 같지 않아서 말이야.”
나는 민망한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그 모습을 본 안드라스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이런 영주님이 하나쯤은 있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로커스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뭐…… 나쁘지 않지.”
이야기를 나누던 세 사람에게 그렉이 돼지코를 킁킁거리며 다가왔다.
“킁! 여기 계셨군요, 영주님.”
“오. 그렉. 무슨 일이야?”
“에르긴 님과 알고트 님이 도착하셨습니다. 지금 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세요.”
“벌써? 생각보다 엄청 일찍 도착하셨네.”
평소보다 상회 사람들이 일찍 도착했다는 도식에 나는 약간 놀란 반응을 보였다.
“큭큭. 역시 상인들은 귀신같구먼. 벌써 돈 냄새를 맡고 제대로 몸이 달아올랐나 본데?”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이미 딸기와 딸기잼으로 엄청난 이득을 봤으니…….”
“시현, 빨리 가보자. 안달 나 있는 상인들을 상대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다니까.”
“가시죠, 시현 님.”
“그렇게 하죠. 아마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일찍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영주님,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우리는 앞장선 그렉을 따라 에르긴과 알고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