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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18)화 (218/426)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18화

후계자 선정?(2)

농장 건물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공터.

차원 도약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이곳에, 안드라스가 마법진을 손보며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허어……. 정말로 오는 건가?”

“저도 아직 실감이 안 나네요. 바르바토스 가문의 후계자를 시현 님이 정하게 될 줄이야…….”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아무리 선배에게 큰 빚을 졌다고는 하지만, 가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을 외부인에게 맡기다니.”

“내 말이…….”

리아네와 엘프리드의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바르바토스 가문 쪽에 너무 과분한 일이라며 거절 의사를 여러 번 전했지만, 그쪽에서는 괜찮다며 막무가내로 일을 진행했다.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이 흘러.

결국에 후계자 후보들이 농장으로 오는 날이 돼버렸다.

“시현 님! 확인이 끝났습니다. 아마 곧 손님들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안드라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공터에는 묵직한 마력의 파동이 흘러나왔다.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신기해했었는데, 지금은 질리도록 구경해서 너무나도 익숙해진 현상이었다.

-우우우웅!

-번쩍!

비어 있던 공터에 빛이 번쩍이면서 사람의 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밝은 빛 때문에 잠시 두 눈을 찡그리는 사이, 다급한 발걸음이 앞쪽에서 들려왔다.

-다다다닷!

-와락!

다리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감각.

아래를 내려다보니 두 명의 아이가 내 다리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아이들의 연분홍색 머리칼을 보자마자 예전에 비슷한 상황이 떠올랐다.

“어? 레이, 샤샤 맞지?”

-끄덕끄덕.

-끄덕끄덕.

아이들은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 자세를 낮췄다.

두 아이 모두 지난번 영주 취임식 때 만났을 때보다 조금 성장해 있었다. 물론 무표정한 얼굴과 독특한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오랜만이네. 둘 다 잘 지냈어?”

“응…….”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다는 말에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두 아이들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줬다.

오랜만에 쌍둥이를 만나 반가운 마음도 잠시, 머릿속에는 의문이 떠올렸다. 이 아이들이 갑자기 왜…….

“레이, 샤샤. 너희들은 여기 왜 온 거야?”

내 질문에 쌍둥이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대답했다.

“가주님이 여기로 가라고 그랬어.”

“여기서 영주님 말을 잘 들으래.”

어?

설마 쌍둥이들도 후계자 후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는 사이, 쌍둥이들의 뒤쪽으로 다른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내 앞쪽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세 명의 마족이 내 눈앞에 보였다.

고급스러운 옷차림의 남자와 여자 마족. 그리고 메이드 복장의 여성이 그들을 뒤를 따르고 있었다.

앞쪽에 있던 남자 마족과 여자 마족이 차례로 고개를 숙였다.

“카디스 영주님을 뵙습니다. 바르바토스 가문의 ‘크로셀 레닉 바르바토스’라고 합니다.”

“카디스 영주님을 뵙습니다. ‘아미 룬드그 바르바토스’입니다.”

‘크로셀’이라고 소개한 남자 마족은 커다란 키와 딱딱한 표정, 붉은 머리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리아네의 붉은색보다 조금 더 옅은 느낌?

그 옆에 ‘아미’라는 이름의 여자 마족은 아담한 키에 쌍둥이들과 비슷한 분홍색 머리칼이었고, 크고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카디스 영지를 맡은 임시현이라고 합니다.”

나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옆에 있던 농장 식구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조금은 딱딱한 분위기의 인사가 오가던 중, 아미가 눈을 반짝였다.

“역시 여기에 계셨군요? 부단장님.”

“으음. 아미 양이 이곳에 올 줄은 몰랐습니다.”

“저도 엄연히 후계자가 될 자격을 갖추고 있으니까요.”

안드라스와 아미는 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나는 살짝 의외라는 표정으로 안드라스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그녀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여기 있는 아미 양은 제르무어 마법사단의 단원 중 한 명입니다. 굉장히 실력이 뛰어나서 많은 주목을 받는 마법사입니다.”

“아……. 그렇군요?”

아미라는 여자 마족은 안드라스가 부단장으로 있는 곳에 소속된 모양이었다.

간단한 인사가 끝나고.

손님들을 계속 밖에 세워둘 수는 없으니, 일단 그들을 농장 건물로 이끌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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