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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19)화 (219/426)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19화

후계자 선정?(3)

어떻게 친해졌는지 알려달라고?

아미의 뜬금없는 질문에 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더없이 진지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되물었다.

“안드라스 씨랑은 이미 제르무어 단원으로 친분이 있으신 게 아니었나요? 농장에 오신 뒤에도 계속 함께 다니셨잖아요?”

“그렇긴 한데…… 부단장님은 저랑 있을 땐 일 이야기밖에 안 하시고, 다른 이야기는 잘 안 해주세요. 그나마 가끔 해주는 다른 이야기는 전부 농장에 관련된 일뿐이고요.”

그녀는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거기다 요즘 들어서는 저를 피하시는 것 같아요. 농장에 함께 지내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전혀 모르겠어요.”

으음……?

이거이거…… 설마?

나는 왠지 모르게 얼굴에 스며드는 미소를 억눌렀다. 그리고 은근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안드라스 씨랑 친해지고 싶은 이유가 있나요? 굳이 따지자면 직장 동료 같은 사이인데. 억지로 친해질 필요는 없잖아요?”

“아앗! 그게 아니에요! 억지로 친해지려는 게 아니라…… 부단장님은 마법사단 내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에 평판도 엄청 좋으셔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마음에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랄까…….”

다급하게 변명하던 아미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을 마무리했다. 속마음을 드러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의 이야기와 순수한 반응만으로도 달콤쌉싸름한 느낌이 가슴에 전해졌다. 너무나도 풋풋한 감정에 괜히 기분이 들뜨면서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갔다.

안드라스와 아미.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았다. 큰 덩치와 아담한 키의 두 사람은 언밸런스해 보이면서도, 분위기적으로 은근 잘 어울렸다.

물론 아미 쪽이 약간 소녀 느낌이 남아 있어서. 상대적으로 안드라스가 약간 도둑놈인 느낌이 들긴 했지만…….

기분 좋은 달달함에 흐뭇해하는 것을 멈추고.

일단은 불안해하는 아미를 진정시킬 겸 질문을 건넸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잘 알겠어요. 그러니까 안드라스 씨랑 사적으로 친분을 쌓고 싶다는 말씀이시죠?”

“네. 영주님은 부단장님과 빠르게 친해지셨으니까. 아마도 방법을 알고 계실 것 같아서요.”

“으음…… 방법이라…….”

일단 아미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확실한데. 막상 안드라스와 친해지는 방법을 떠올리려니 굉장히 막막했다.

딱히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친해졌다기보다는, 농장에서 여러 가지 사건을 같이 겪다 보니 자연스레 관계가 끈끈해진 느낌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드라스와 친해질 방법이 뚜렷하게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을 늦추자, 아미는 다시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실례되는 부탁을 한 걸까요?”

“아, 아뇨. 그런 게 아니라…… 갑자기 방법을 떠올리려니 잘 생각이 안 나서요.”

“죄송해요. 아무래도 제가 영주님께 너무 무리한 부탁을 드렸나 봐요. 조금 전에 제가 한 말은 잊어주세요.”

아미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나에게서 몸을 돌렸다. 나는 그녀가 멀어지기 전에 황급히 붙잡았다.

“자, 잠시만요.”

“네?”

“저 말고 다른 분들에게도 함께 도움을 받아보는 게 어떨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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