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36화
비오는 날의 대결(3)
“후우우…….”
카네프는 심호흡하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나무 기둥을 향하던 손이 점점 느려졌다. 모두의 시선이 거의 멈춰버린 그의 손으로 향했다.
모두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 같이 적막이 흐르던 그 순간!
-파아앗!
카네프는 눈을 번쩍 뜨면서 보이지 않는 속도로 손을 움직였다. 얼마나 빠른지 나무 기둥 앞으로 그의 잔영이 보일 정도였다.
-타앗!
-툭…….
그는 엄청난 속도와 힘으로 나무 기둥 윗부분을 지탱하던 블록 하나를 꺼내왔다. 순식간에 가운데 부분이 비게 되면서, 순간 나무 기둥 윗부분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허공에 있던 윗부분이 떨어지면서 충격으로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금방 안정을 되찾고 단단하게 균형을 유지했다.
“와아!”
“바, 방금 보셨어요? 나무 기둥 윗부분이 순간 허공에 붕 떠 있는 거?”
은율이는 신기한 묘기를 본 것처럼 감탄을 터뜨렸고, 나도 살짝 흥분해 말을 더듬었다.
“역시! 대단해요, 카네프 님!”
“후후, 이정도야 뭐.”
엘프리드는 계속 대단하다는 말을 반복했고, 카네프는 여유롭게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그에 반해 안드라스와 리아네의 얼굴은 자연스럽게 일그러졌다.
다음 차례는 안드라스.
그도 카네프처럼 침착하게 손을 뻗었다.
혹시 안드라스도?
나와 은율이는 조금 전 묘기에 가까운 블록 꺼내기를 본 탓인지, 또 엄청난 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마구마구 솟아올랐다.
하지만…….
-툭.
-와르르르르!
높아진 기대감과는 다르게 안드라스는 허무하게 나무 기둥을 쓰러뜨리고 말았다.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한 나와 은율이를 보며 안드라스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가 못한 게 아니라, 카네프 님이 이상한 겁니다. 애초에 마력도 쓰지 않고 그런 움직임이라니…….”
그의 억울함도 이해가 됐다.
솔직히 카네프 차례에 무너졌어야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는 순수한 힘과 스피드로 불가능한 상황을 돌파한 것이다.
“우리가 이겼어요, 카네프 님!”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끄응…….”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보죠. 안드라스 님.”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네 명의 마족.
“은율이는 재밌었어?”
“응! 재밌었어.”
비록 첫 번째 게임은 꼴등을 했지만, 은율이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싱글벙글했다. 이렇게 모두 모여서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자! 그럼 다음 게임을 시작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