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63)화 (263/426)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63화

혼돈의 용마족(6)

가스트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리아네를 바라봤다.

“말도 안 돼…… 광기의 지배에서 벗어나다니…….”

“솔직히 나도 지금의 상황을 믿기 힘들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완전히 광기에 지배당했으니까. 하지만 분명하게 느낄 수 있어. 나를 평생 괴롭혔던 저주는 완전하게 사라졌다는걸!”

“설마 저 녀석이 한 짓이냐?”

“맞아. 시현이 없었다면 절대로 혼자서 저주를 벗어날 수 없었을 거야.”

리아네는 정신을 잃은 임시현을 아주 따뜻한 눈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가스트라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의 눈은 아주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두렵지 않아. 너 때문에 고통받아야 했던 엄마와 오빠의 복수!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복수심을 불태우는 리아네 옆으로 카네프가 나란히 섰다.

“이봐, 리아네. 차례는 지켜야지. 저 녀석은 나랑 먼저 싸우고 있었다고.”

“흥! 딱 봐도 힘이 많이 부족해 보이는데. 물러나서 편하게 구경이나 해.”

“아니, 누구 때문에 이렇게 고생을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힘든 일은 나한테 다 시켜놓고. 재미있는 건 혼자 다 독차지하려고?”

“그건 고맙게 생각하지만, 이건 절대 양보 못 해!”

카네프와 리아네가 서로 자신이 나서겠다고 티격태격하는 사이, 가스트라는 조용히 허공으로 몸을 띄워 올렸다.

싸우던 두 사람은 가스트라가가 도망치려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눈치채고 소리쳤다.

“거기 서!”

“또 비겁하게 도망치는 거야?”

“오늘은 나의 불찰임을 인정한다. 원래 내가 원했던 목표가 사라졌으니, 더 이상의 싸움은 불필요하겠군. 검은수리 단장, 너와의 승부는 다음으로 미뤄두도록 하지.”

“불필요하기는…… 무서워서 도망치는 주제에!”

가스트라의 주변으로 빠르게 균열이 생성됐다. 그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균열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리아네. 네가 광기의 지배에서는 벗어났을지는 몰라도, 거대한 혼돈의 흐름마저 막을 수는 없을 거다. 그동안, 아주 잠깐 더 주어진 자유를 마음껏 즐기도록 해라.”

가스트라가 사라지자 허공에 생겨난 균열도 금방 원래대로 돌아갔다.

카네프와 리아네는 한동안 긴장을 풀지 않고 주변을 살폈다.

꺼림칙한 기운이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는 걸 확인하고 난 다음에야 굳은 표정을 풀 수 있었다.

“쳇! 도망치는 실력은 여전하네.”

“…….”

카네프는 투덜거리며 먼지가 가득한 옷을 툭툭 털어냈고, 리아네는 복잡한 표정으로 균열이 사라진 곳을 바라봤다.

높은 곳에서 기울어지기 시작한 커다란 달과 주변에 들려오는 황량한 바람 소리가 그들의 허무한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으으음…….”

뒤에서 들려오는 앓는 소리.

카네프와 리아네는 번쩍 정신을 차리고 몸을 돌렸다.

“아앗, 맞다!”

“시현! 괜찮아?”

두 사람은 허둥지둥 임시현에게 달려갔다. 불편하게 쓰러져 있던 그를 편안한 자세로 받쳐주며, 곧바로 다친 곳이 없는지 살폈다.

그렇게 초조하게 임시현을 살피던 두 사람.

잠시 후, 그들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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