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65)화 (265/426)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65화

새로운 능력으로(2)

시현계로 야쿰을 옮긴다?

릴리아가 제안한 방법은 확실히 새로운 방법이었다. 물론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약간의 의문이 남아 있었다.

“차원 도약 마법은 사용할 수 없는데. 그 방법은 가능한 거야?”

“이건 전혀 다른 개념이라 상관없어. 여기서 차원 도약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마력의 흐름이 불안정해 공간을 비트는 과정에서 정확한 계산이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인데. 이 장치가 차원문을 생성해내는 것과는 큰 상관이 없어.”

그 뒤에도 그녀는 복잡한 마법 이론과 실험 결과를 덧붙여 설명했다. 당연히 나는 알아들을 수 없어서 고개만 대충 끄덕거렸다.

나머지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은율이는 아예 관심이 없는 듯 치즈 냥이의 등에 올라타 장난을 치고 있었고, 카네프와 리아네는 지루한 표정으로 설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나마 우리 중에서는 발레리안만이 릴리아의 설명을 어느 정도 알아들은 것 같았다.

“머리 아프게 복잡한 설명은 그만두고. 그 장치나 한번 사용해 봐. 네 말대로라면 그 ‘시현계’인가 하는 곳으로 당장 갈 수 있다는 뜻 아냐?”

“알았어 카네프 아저씨. 지금 당장 보여줄게. 시현 오라버니 잠깐만 이쪽으로 와볼래?”

릴리아의 부름에 나는 차원문 장치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녀가 차원문 장치의 이곳저곳을 만지자 ‘우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불빛이 들어왔다.

“여기에 손을 올리고 집중하면 돼.”

“그게 끝이야?”

“응! 그러면 장치가 알아서 시현 오라버니의 기운을 읽어내고 시현계로 향하는 좌표를 분석해줄 거야.”

나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릴리아의 지시를 따랐다. 장치의 가운데 투명한 마석에 손을 올렸다. 내 손이 닿자마자 마석은 은은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올려놓은 손에서 약간 저릿한 느낌이 들더니, 차원문 장치가 거대한 마력의 파동이 흘러나왔다.

꽤 묵직한 파동에 몇몇 용마족들이 공터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우우우우웅!

-파파파팟!!

허공에 새파란 불꽃과 함께 들리던 팝콘 튀기는 소리가 조금 뒤에는 금속이 부딪치는 묵직한 소리로 변했다. 그리고 조금씩 푸른 차원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성공이라 생각하던 그때.

-콰직, 콰직!

아직 완성되지 못한 차원문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릴리아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감정이 떠올랐다.

“이, 이게 왜 이러지?”

결국.

-퍼어엉!!

계속 불규칙한 파장을 계속 내뿜던 차원문은 작은 폭발음과 함께 터져나갔다. 다행히 폭발은 소리만 컸을 뿐 주변에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자, 잠깐만. 다시 장치를 조정해 볼게.”

릴리아는 다시 장치를 붙잡고 이것저것 손을 보기 시작했다. 금방 조정을 끝낸 릴리아는 다시 차원문 장치를 가동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퍼어엉!!

몇 번이고 조정과 재시도가 이어졌지만, 안정적인 차원문을 생성해내는 데 실패했다. 실패가 거듭될수록 자신만만했던 릴리아의 얼굴이 점점 붉게 물들었다.

멀리서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던 몇몇 용마족들도 떠나가고, 경비병들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우리도 끙끙대며 장치를 손보는 릴리아를 안쓰럽게 바라봤다.

-툭. 툭.

보다 못한 카네프가 살짝 내 팔을 두드리며 눈치를 줬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릴리아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릴리아, 지금은 여기까지만 하는 게 어떨까?”

“으윽…….”

“먼 거리를 이동해서 지금 많이 피곤한 상태잖아. 조금 쉬었다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해볼게요.”

릴리아는 한 번만 더 시도해 보겠다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너무나도 간절한 모습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신중하게 장치를 조정했다.

다시 한번 나의 손이 마석에 올려졌다. 장치가 가동되고 마력의 파동이 흘러나왔다. 그 뒤로는 이미 여러 번 보았던 장면이 똑같이 되풀이됐다.

-우우우우웅!

-파파파팟!!

푸른 불꽃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차원문.

릴리아의 조정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이번에는 훨씬 더 길게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다.

모두의 마음에 ‘혹시?’ 하는 생각이 들려던 순간, 차원문은 끝내 완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

“아…….”

등 뒤에서 실패를 예감한 누군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아쉬운 마음에 흔들리는 차원문에 눈을 떼지 못했다.

-스윽!

“어?”

“나도 해볼래. 얍!”

치즈 냥이의 등에 올라탄 은율이가 어느새 내 옆으로 와서 차원문 장치에 손을 뻗었다. 마석 위에 올려진 손등에 작고 귀여운 손이 겹쳐졌다.

지루했던 은율이의 사소한 장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그 행동으로 인해 차원문은 극적인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차원문이 다시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발레리안의 말대로 불안정하게 흔들렸던 차원문이 다시 안정되고 있었다. 릴리아는 감격한 표정으로 점점 완전해지는 차원문을 바라봤다.

-파아아아앗!

-우우웅…….

차원문 장치를 중심으로 한차례 빛이 쏟아져나왔다. 그리고 그 앞에는 안정된 파장을 내뿜는 차원문이 완성됐다.

“꺄아악! 드디어 성공했어!”

릴리아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함께 웃으며 그녀를 축하해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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