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73)화 (273/426)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273화

두 번째 야유회(2)

야유회 이야기가 나오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야유회요?”

“네. 지금이 아니면 날씨가 금방 추워지니까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려고 하는데. 리안 씨 일정은 어떠세요?”

바로 모든 농장 식구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내게 야유회 이야기를 들은 발레리안은 조금 난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끄응. 페스투나 마을에 가 있는 동안 밀려 있던 일들이 아직 남아 있어서요.”

“아앗! 그랬군요.”

“저도 최대한 열심히 일을 처리하려 했는데. 처리하는 만큼 계속 일이 밀려 들어와서…….”

발레리안은 힘없이 웃으며 책상 위에 서류뭉치들을 가리켰다. 서류에는 마계의 언어, 한국어 그리고 영어까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최근에 계속 발레리안의 얼굴이 초췌해 보였는데, 꽤 강도 높은 업무 활동을 지속해 온 모양이었다.

여담이지만 약간의 초췌함으로는 그의 잘생긴 외모를 가리진 못했다.

이유 모를 억울함은 일단 젖혀두고, 두꺼운 서류뭉치들을 보며 걱정을 표했다.

“야유회 일정을 미루지 않는 이상 참석은 좀 힘드시겠죠?”

“아닙니다.”

“네?”

“어떻게든 일을 다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저도 참석하는 거로 해주세요.”

“괜찮으시겠어요? 너무 무리하시는 게 아닌가 걱정되는데…….”

“걱정하지 마세요. 이것보다 더 심하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일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거기다 저번 야유회 때 참석 못 해서 너무 아쉬웠거든요. 이번에는 꼭 참석하고 싶습니다.”

발레리안은 의지를 활활 불태우며 야유회 참석을 강력하게 다짐했다.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됐지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의 응원을 보냈다.

나 역시 저번 야유회에 그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었다. 이번에는 꼭 함께해서 지난번의 아쉬움을 달래면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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