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300)화 (300/426)

마계농장에서 힐링하는 법 300화

연말 휴가(5)

은율이가 직접 부르는 노래를 듣고 싶다는 말에 윤지운은 곧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어. 준호야. 잠시 들리려고 하는데…… 아냐, 곡 작업을 할 건 아니고…… 응, 고마워.”

금방 통화를 끝낸 윤지운은 우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가시죠.”

“네? 어디로 가시려고……?”

“근처에 제가 곡을 작업하는 녹음실이 있거든요.”

아마도 윤지운은 우리를 녹음실로 데려갈 생각인 듯했다. 나는 살짝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너무 실례가 아닌가 싶네요. 가수분들은 목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해서, 노래 불러 달라는 갑자기 요청하는 건 실례라고 들었거든요.”

“하하! 그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예정에도 없던 노래를 부르는 건 가수에게 꽤 부담스러울 수도 있거든요.”

그는 싱긋 웃으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건 스케쥴이 빡빡한 가수들만 해당하는 일이에요. 저같이 무대에 자주 오를 일이 없으면 전혀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너무 노래를 안 불러서 걱정해야 할 정도니까요.”

“그, 그런가요?”

슬쩍 박재영 쪽을 바라보니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크게 상관없는 듯했다.

윤지운은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권유했다.

“어렵게 시간 내주셨는데 차 한 잔만 대접해드리는 건 너무 아쉬워서요. 그러니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못 불러서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윤지운은 별일 아니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처음에는 예의상 거절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속으로는 기대감이 스멀스멀 차오르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정말로 좋아했던 가수가 직접 노래를 불러주겠다는데, 그 누가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은율이는 벌써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들며 기대감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중이었고, 서예린도 슬쩍 눈빛을 보내며 무언의 압박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윤지운에게 부탁했다.

“그럼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죠. 따라오세요. 금방 도착할 겁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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