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 스트리머가 너무 강함-23화 (23/143)

< 24화-빼앗긴 과거 >

철컹─.

[SYSTEM]새로운 구원자가 등장하였습니다.

[SYSTEM]■■...Error!

[SYSTEM]'알 수 없는 자' 등장

[UNKNOWN]크로스보우

"흠."

-와 다르긴 다르네....

-ㄹㅇㅋㅋ

-멋있누

"이제 됐죠? 다음 판부턴 안해드릴겁니다."

크로스보우는 제 헬맷의 바이저를 톡톡 두드렸다. 시청자들과 함께, [불가해 난이도 승격임무]의 클리어보상을 살펴보고 있던 중이었다.

"이거...더 원 그라운드에서 저격방지하려고 쓰던 설정인데...."

그는 자신의 닉네임 앞에 붙은 칭호를 보며 말했다.

-그게뭔데씹덕아

-더원그? 그 똥망겜?

언노운이라. 그는 가만히 생각했다. 시청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새로 받은 [칭호]를 달고 게임에 들어왔는데...생각보다 더 유치하다.

불가해 난이도를 클리어했으니까 언노운이란건가?

"그냥 안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칭호를 떼어버리려고 할 때.

['아왜미안해'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아 미안해 딱 한 판만 달고 해줘 제발 한번만 보여줘

['크보쨩햝짝'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맞아...한번만 보여줘....

연이은 두 번의 후원. 크로스보우는 두 번째 후원을 모른 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부터 계속 이런 식으로 시청자들이 애원을 해왔기 때문.

"그럼 약속대로 딱 한 판입니다."

-오케이! 사딸라!

-극적인 성사ㅋㅋ

-크보 지구뿌셔! 칭호로 시공간뿌셔!

-근데 오겜무? 오늘 게임 무엇?

-방금 왔는데 인장은 왜 안 보여줌?

"방금 오셨나보네요. 오늘 할 게임은 균방전입니다. 그리고 인장은 올오버 측에서 직접 새로 디자인해서 보내준다고 하더라구요."

-와! 균방전 아시는구나!

-직접 디자인? 크보 전용으로 하나 만들어준다는거임?

-아 늦게 왔으면 코런갑다 하란 말이야!

-ㄹㅇㅋㅋ

그는 그렇게 잡담을 나누다가 문득, 아까 생각했던 '크보쨩햝쨕'이란 시청자에 대한 걸 살펴보기로 했다.

-"언노운...? 크로스보우...?"

아군의 보이스채팅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헐!! 크보 만났다!"

-"짭 아님?"

-"안녕하세요."

'보이스채팅이 왜 켜져있지.'

그러고보면 1대1대전 모드를 돌릴 때 켜놨던 모양.

처음부터 듣지 않았다면 모를까. 인사를 듣고도 모른 척 할 순 없었다.

"...안녕하세요."

그러자 기대에 찬 정적이 흥분의 도가니로 바뀐다.

-"맞네! 목소리가 크보맞네!"

-"엄마 나 방송 탄다!"

-"방금까지 방송보고 있었는데. 크크."

***

"아니. 님들. 솔직히 그 크본가 하는 사람이 그렇게 대단해요?"

그 시각. 트리키 뷰의 어느 방송.

스트리머 네임 허이크는 채팅창을 곁눈질하며 말했다.

평균 시청자 300명대. [1대1대전]의 마스터 계급인 그는 스스로가 격투게임에 꽤 대단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인간이었다.

-????

-만년 1대1대전 마딱이인(마스터 계급을 낮춰부르는 말)님보단 훨씬 대단할듯ㅇㅇ

-또 허세병 도짐?

"아니. 들어봐. 내 말은 그렇게 10만명씩 가서 보고 그럴 정도냐는거지."

-??뭔 개소리 하려고 이러냐 얘 또

-지 방송타임이랑 겹쳐서 시청자 뺏기니까 이러는거임ㅋㅋ

-불가해 난이도 처음 나왔는데 10만명도 적게 본거지 멍충아 어휴

-ㅋㅋㅋ이색기 현실감각 없어서 그럼ㅋㅋ

-ㄹㅇㅋㅋ외국에서도 주목하던데

"10만명이면요. 님들. 님들이 뭘 몰라서 하는 말인데. 중소도시급이야. 어? 앵간한 도시의 시민이 단 한 명도 빠짐없이 가서 본거라고."

허이크. 성향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커뮤니티에서 쓰레기로 불리는 인간. 그는 제 주 캐릭터인 [악마는 울지 않는다]의 단테를 픽하며 말을 이었다.

-그런가?

-ㅋㅋㅋ뭔 그런가야 그럼 아이튜브 100만 튜버는 그 중소도시 열 개 시민이 다 가서 영상 챙겨보는거니까 말도 안되는거냐?

-킹님말고

"응. 장문충 벤~. 그리고 아이튜브는 혼자서 계정 여러 개를 만들 수 있잖아."

-그래서요? 듣다보니 흥미롭네

-난 귀가 썩을거같은데

"내 말은...그 뭐시냐. 왜 그런거있잖아. 뷰봇인가? 크흠."

뷰봇.

시청자 수를 조작해 방송이 메인에 뜨게끔 만들어주는 매크로 프로그램.

이제는 잊혀진 이름이다.

"아니 뭐. 난 여기까지만 말할게. 크흠."

-뭐? 뷰봇? ㅋㅋㅋ미친새끼 흥미롭다니까 선넘네ㅋㅋ클립 땀 ㅅㄱ

-허이크 이새낀 진짜ㅋㅋ 머갈통에 뭐 들었냐?

-ㄹㅇㅋㅋ 남아있던 정까지 다 떨어지네ㅋㅋ 크보 뜨니까 빨대 좀 꽂아볼려고?

-정보)지금까지 보는 시청자들 전부 허이크 안티다

-팩트)그럴만하다

-ㄹㅇㅋㅋ

"응 너네 다 벤."

그는 비아냥대며 말을 이었다.

"불가해난이도 정도면 뭐...나같은 마딱이랑 붙으면 무조건 내가 지겠네? 그치? 거 한 번 붙읍시다! 붙어서 이기면 인정할게!"

-수출하러간다ㅅㄱㅋㅋ

-아ㅋㅋ꿀잼각 떴네

-ㅋㅋ크보입장에선 걍 똥파리 한 마리 꼈네ㅋㅋ

-주제에 크보한테 비빔?ㅋㅋ

-이새끼땜에 방송 접은 애들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진다

"석궁단인지 뭐시긴지 크보 팬들 다 꺼지고 어? 1대1 데스매치로다가 시원하게 한 판 붙자고! "

언제나처럼 신입 하꼬 스트리머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

그가 생각하기에 크로스보우의 성장세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단 한 번이라도 크로스보우의 방송을 확인했다면 하지 않았을 말들.

허이크는 자신이 뱉은 말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방송을 이어나갔다.

***

[SYSTEM]임무 완수!

[SYSTEM]모든 시민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

.

.

[SYSTEM]사망자 수 : 0명

[SYSTEM]종합랭크 판정 : SS

[SYSTEM]균열방어전 사당역맵을 훌륭하게 클리어하셨습니다!

[SYSTEM]당신의 이름이 랭킹에 새겨집니다!

"흐음."

크로스보우는 사당역에 멈춰선 지하철을 바라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균열방어전 '사당역맵'.

지하철로 침입하려는 [기생형 도플갱어]들을 말소시키고, 이미 숨어들어 기생한 괴물을 찾아 죽이는 것이 주 임무인 맵.

"트리플 S가 아니네요. 뭔가 놓친 게 있는거 같은데."

-아ㅋㅋ SSS아니면 찝찝해서 못 넘어가지

-팩트)B만 받아도 잘한거다

-여기서 더 잘할 구석이 있나?

-SS를 받아놓고 얼굴을 찌푸리는 스트리머가 있다? 뿌슝빠슝

-ㅋㅋ다른 방송이었으면 이미 레전든데

-레게노

"사망자 수...사망자 수라...."

곰곰히 생각을 이어나가던 크로스보우. 그러던 그는 문득 떠오르는 가능성에 말을 멈췄다.

설마?

"...다시 해보겠습니다. 사당역 나올 때까지 큐 계속 거를게요."

-뭔데뭔데

-우리도 알려줘

-혼자 뭘 깨달았는데!

['크보쨩핥짝'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오팬무?

"나중에 따로 알려드릴게요. 할짝님한텐 드릴 말씀도 있으니까요."

-나중에 따로...?ㅗㅜㅑ;

-퍄퍄; 크보땅 은밀한 개인교습

-품번좀제발

-ㅋㅋㅋ얼굴 안까는 것도 사실 전직 야동배우였던거임ㅋㅋ

-??ㄹㅇ?

유언비어가 퍼저나가는 실시간 현장.

채팅창 관리가 버겁다. 이건 정말로 매니저가 필요하겠군. 크로스보우는 그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게 아니라...."

대충이나마 해명을 하려던 때였다.

['크보님이새끼보래요'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영상클립]

문득, 영상 클립 하나가 후원으로 도착.

평소처럼 적당히 영상을 틀어주던 크로스보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물론 헬멧으로 가려진 그는 묵묵히 그 영상을 곱씹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저새끼 뭐냐? 존나선넘네;

-대놓고 저격이지ㅋㅋ허이크가 허이크했네

-아. 쟤 걔 아님? 그 막말 논란

-막말 논란 뿐이겠음?ㅋㅋ

-감히 크보갓한테?

시청자들이 대신 화내주는 모습에 크로스보우는 피식 웃었다. 평소에는 악질변태스러운 채팅을 치다가도, 이런 일이 생기면 태도를 싹 바뀌는 모습이 퍽 귀여웠던 탓이었다.

"그냥 무시하죠."

일부러 이목을 끌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이런 도발은 상대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

게다가 1대1대전 모드에는 또다른 크로스보우, [똥의호흡]도 있다. 1대1대전에선 스트레스도 풀 겸 매번 또라이짓만 하고 다녔던 걸 생각해보면...둘이 동일인물이라는게 들키면 또 얼마나 어그로가 끌릴지 알 수 없는 일.

-이게 마따

-무시가 맞따

-근데 허이큰지 뭔지 뭐하는 놈임? 개 듣보잡인데

['스피드웨건'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정보)허이크. 악마는 울지 않는다 의 단테를 주 사용 캐릭터로 쓰는 스트리머. 트리키 뷰 최고의 쓰레기. PC게임 시절 공략네임드였던 '세이크'와 동일인물이다

-고마워 스피드웨건!

-ㅋㅋ꺼무위키 나라

그 후원을 듣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다.

"잠깐만요. 지금 뭐라고?"

-뭐용?

-누구야! 헛소리 한 놈 있어?!

-다들 빨리 ㄹㅇㅋㅋ만 치셈

-ㄹㅇㅋㅋ

"세이크랑 이 사람이랑 동일인물이라고요?"

-ㅖ

-그렇다는데?

크로스보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그 세이크 활동하던데가 어디죠?"

-인맨? 거기라던뎅

"인맨? 이상하네요."

-우리가 뭐 잘못함?ㅠㅠ

-스피드웨건! 다시 나와봐!

"아뇨. 그게 아니라."

크로스보우는 바이저를 캉-올리며 말했다. 의아해하는 모습.

그도 그럴게, 게임 [악마는 울지 않는다]는 그도 어린 시절 꽤 자주 즐겼던 콘솔게임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주 즐겼다 뿐일까.

"이상하다. 세이크가 그 사람일 리는 없는데."

-아는 사람임?

-오 떡밤 뭐야

-ㄷㄷ뭐야 그럼 사칭 중인거?

"아는 사람이긴 하죠."

공략도 꽤 많이 작성했던 기억이 있다.

"인맨에 공략 올리던 세이크는 전데요."

-??

-????

크로스보우는 멀뚱하니 폭발하는 채팅창을 바라보며 툭 내뱉었다.

"동명이인...아니 동닉이인인가?"

-ㅋㅋㅋ아니ㅋㅋ그럴 리가 있겠냐고ㅋㅋ

< 24화-빼앗긴 과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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