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 스트리머가 너무 강함-32화 (32/143)

< 33화-전략전술은 약자의 것 >

-크하

-석하

-1등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아이튜브, 트리키 뷰 시청자 여러분. 크로스보우입니다."

-오겜무?오겜무?오겜무?

-아ㅋㅋ균방전하라고!

-크보님 뒤에 귀신!

-짬탐님이 크보님 찾던데ㅋㅋ메일함 안보냐고ㅋㅋ

-오늘 노잼맨들 다 몰려왔네

-ㄹㅇ

"짬탐님이요? 방송 끝나고 메일함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혼란스러운 채팅창. 크로스보우는 그 모습을 편안히 바라보며 말했다.

-[삭제된 메세지입니다]

-아ㅋㅋ크보쨩핥짝 악질넘 승진한거보소

-[삭제된 메세지입니다]

-ㄹㅇㅋㅋ 신나서 칼 휘두르네ㅋㅋ

-일 잘하누

-편-안

채팅창 관리를 센스있게 적당한 수준으로 컷하고 있는 매니저, 크보쨩핥짝 덕분이었다. 본인 스스로가 변태악질 시청자이기 때문일까. 선이 어디인지 정확히 아는 듯한 모습.

'...응?'

그렇다는 건 지금껏 선이 어디있는지 알고서도 넘었다는 말인가? 크로스보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넘어갔다.

"오늘은...아무래도 커뮤니티에 대회 얘기가 많더군요."

-ㄹㅇㅋㅋ슬슬 달아오르는중

-아 빨리 양 옆 민폐국가들 쥐패달라고!

['이잉기모링'님이 2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일본선수한테 이잉기모링 하면 십만원ㅋㅋ루삥뽕빵

-아ㅋㅋ지건딱대!

-역수출on

-근데 설마 국대도 더원그 같은 똥캐하는건 아니징?ㅎㅎ

-주의)이 스트리머는 진짜로 해줍니다

"후원 감사합니다. 아무튼 어차피 균방전 그마는 한 판 남았더라구요. 시간도 널널하니...감도 되찾을 겸 오랜만에 '배틀로얄'입니다."

-귀향 선언

-금의환향ㅋㅋ

-아ㅋㅋ언노운 크보가 간다!

그간 보여준 게 있는 탓일까. 당연히 압도적인 승리를 생각하는 시청자들의 모습.

크로스보우는 피식 웃었다. 같은 배틀로얄이라도 오늘 할 것은 조금 다른 모드였기 때문.

[배틀로얄-스쿼드]

바로 스쿼드 모드였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치루는 생존게임.

얻을 수 있는 물자는 그만큼 적어지고 개인의 피지컬보단 전략전술이 조금 더 중요해지는 모드.

-???게스트 있나보네

-크보 계급 너무 높아서 같이 할 사람 없지 않음?

-ㄹㅇㅋㅋ프로 아니면 없을텐데

-몇 명 있긴 해?

"게스트요?"

크로스보우를 제외하고도 트리키 뷰에서 몇 명인가 네이션스 컵에 지원한 스트리머가 있다.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몇몇 방송인의 이름이 떠오를 때.

"그러게요. 오늘의 게스트는...."

-두구두구두구

-다들 대비해! 그들이 온다!

크로스보우는 싱겁게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없습니다."

-ㅔ?

-??

-뭐요?

그는 대답하지 않은 채 냅다 모드 선택을 눌렀다.

[배틀로얄-1인 스쿼드]

-드디어 미쳐버린 크로스보우

-아ㅋㅋㅋㄹㅇ누가 고계급에서 솔쿼드를 돌려!!!

-강등각 씨게떴다

-오버로드 계급에서 솔쿼드를 돌리는 스트리머가 있다?

-콸콸콸!

-뭔 콸콸콸임

***

프로팀 R1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마이룸].

올오버 내에서 제공하는 가상현실 속의 휴식공간 속에서 선수들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국서버는 좀 타이트하네."

"인정. 난 아직 다이아인데도 벌써 잘하는 녀석들이 많다고."

"아까 같은 자리에서 20분동안 기다린 녀석을 생각해봐."

"그 캐릭터, 분명 파밍형 생존게임 출신 아니야?"

"끔찍하더군."

네이션스 컵에 대비해 한국으로 전지훈련에 와 있는 R1의 선수들.

강력한 우승후보인 한국이니만큼, 한국 서버에선 그들도 계급을 올리는데 조금 차질을 빚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단 한 사람. R1의 유망주 그레이드를 제외하면.

"그레이드. 너도 한국서버는 조금 힘들지 않아?"

"똥이나 먹어."

거친 말을 서슴치 않는 그레이드.

R1과 스트리밍 계약이 맺어진 플랫폼, 트리키 뷰에서 그의 욕설이 그대로 송출되고 있었지만...본래의 성격일까. 그리 신경 쓰지는 않는 듯한 모습.

"어...그래."

"오케이. 게임 잡혔다. 다들 준비해!"

머쓱해진 동료 선수가 표정을 굳힐 때였다.

드디어 게임이 매칭되었다.

[배틀로얄-스쿼드]

[SYSTEM]게임이 곧 시작됩니다!...59...58....

2000년도 초반의 제주도를 모티프로 한 맵.

로스트헤븐.

그 곳에 북미 프로선수 네 명이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

그 시각.

크로스보우는 스패츠나츠 헬멧을 쓴 채, 가만히 앉아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궁금맨'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크보님처럼 게임 잘 할 수 있게 돼요? 알려주세요

방금 전에 받은 이 후원 때문이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질문은 더 원 그라운드를 플레이하던 시절부터 꽤 많이 받아왔었다.

그 때는 그냥, 수만 시간쯤 하면 된다는 식의 대답으로 일관해왔지만....

"후원 감사합니다. 게임을 잘하려면...글쎄요. 일단 저부터가 잘하고 있는 건 아니라 대답하기가 부담스럽네요."

지금은 조금 달랐다. 단순히 그래픽만 정교할 뿐인 증강현실게임과, 완전히 새로운 현실 속으로 들어오는 풀다이브 가상현실이 어디 똑같겠는가.

-????

-전세계에서 3번째 불가해 클리어한 크로스보우, 나는 잘하지 않는다 선언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네ㄹㅇㅋㅋ

['명언맨'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저는 천재가 아닙니다. 니들이 별 거 아닐 뿐.

-아ㅋㅋ크인슈타인 무냐고!!!

-꺼무위키 크보명언록 등재ㅋㅋ

크로스보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야 시청자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올오버에 입문하고나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간 얻은 타이틀이나 이뤄낸 업적 따위가 없지는 않았으니까.

"진심입니다. 보여드릴 것도 많이 남았고, 아직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크로스보우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그도 그럴게 매 플레이마다 항상 드는 생각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최선이었나?'

'실수했다. 미세하지만 한 끗 어긋났어.'

시끄러운 드라이기 소리와 함께 잠들던 매일 새벽. 그 매일을 끊어낸 요즘에는 그런 생각이 특히 더 많이 들었다.

밤새 혹사받던 감각이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자 느껴지는 세상은, 그야말로 방대한 가능성 그 자체.

게다가, 곤란한 상황에 조우할 때마다 회색빛으로 느려지던 세상.

만약 그 현상이 착각이 아니라면...그걸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도 분명 있을 터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껏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모두 기준미달이었다.

물론 그 기준이란 게, 프로게이머들마저도 침음성을 삼키도록 만드는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충 말해보자면...첫번째로 중요한 건 게임을 현실처럼 느껴야한다는거 아닐까 싶습니다."

-과..몰...입...메...모....

-ㅋㅋㅋ그걸 왜 메모해!!

-충격! 육수들 모두 올오버 초고수

-༼;´༎ຶ ۝ ༎ຶ༽

-아ㅋㅋㅋ이건또머야ㅋㅋ

"그리고 두번째로 중요한 건...게임은 게임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는거죠."

-???ㅋㅋㅋㅋㅋ

-정보)그냥 과몰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상상 점보통에 나오는 비법소스 보는 느낌이네

-ㄹㅇㅋㅋ이게 현실이여게임이여

-와...하나 배워갑니다

-맞말추

-몬가...몬가...깨달음...그렇구나

-깨달은 애들은 무냐ㅋㅋ

크로스보우는 피식 웃었다.

"참 쉽죠?"

-기만on

-크밥 아저씨ㅡㅡ

-석밥 아저씨(석궁밥이란뜻ㅎ)

-돌밥ㅋㅋ

-시청자들 이빨 박살ㅋㅋ

-1절만해!!!!

그 때 마침, 게임이 잡혔다.

[배틀로얄-1인 스쿼드]

[SYSTEM]게임이 곧 시작됩니다!...59...58....

맵, [로스트헤븐]이었다.

***

'그나저나...느낌이 조금 다른데.'

그렇게 진입한 인게임.

대기시간. 맵의 어느 장소.

크로스보우는 조용히 건물 벽에 기대서며 생각했다.

'아무도 허공에 스킬을 뿌리거나 하지 않아.'

그랬다.

끼룩-끼룩-.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맵에서의 갈매기 울음소리만이 아득히 들려올 뿐.

묘한 정적이 맵 전체에 흐르고 있었다.

보통의 배틀로얄에서 게임 시작 전인 대기시간이라면, 온 사방에 스킬을 뿌려대는 유저가 있는 것이 아주 당연한 일.

아마도 가만히 있는 걸 도통 싫어하는 한국인들의 성정 탓일까.

혹은 게임에 들어가기 전 몸을 푸는 등의 이유 때문일까.

아무튼 대기 시간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건 최소한 한국서버에선 암묵적인 룰이나 다름없었다.

이건 지금까지 봐왔던 고계급의 게임에서도 마찬가지. 인지도가 좀처럼 높지 않은 캐릭터라도, 보통이라면 점프나 맵을 뛰어다니는 수준의 행동을 하곤 한다.

그야 그럴 수 밖에 없다. 항상 피곤한 현실의 육체와는 다르게 올오버의 몸은 캐릭터에 따라 엄청난 해방감을 주니까.

-???여기 올오버맞냐?

-도서관이누ㅋㅋ

-아ㅋㅋ저걸 어케참지?

-크보쉑 더원그인가 하는 똥겜 들어온거 아님?

-진정한 삼위일체 크보니티 더 포스 갓에게 쉑? 무엄하도다

-과몰입충 쳐내!!

[SYSTEM]곧 게임이 시작됩니다...59...58....

그 뿐만이 아니다. 매칭된 유저들은 4명씩 모여앉아 뭔가를 속닥이고 있었다. 아마 표시된 비행기 경로를 보며 전략을 짜는거겠지.

-고계급은 뭔가 다르구나

-저러고 있으니까 오히려 무섭누;

-그 와중에 크보 혼자 더원그ㅋㅋㅋ

-ㄹㅇㅋㅋ똥일점이네

-아따 고계급형님들 똥맛 좀 볼텐가?

['근데'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저 사람들 왜케 이 쪽 쳐다봄

-님이 못생겨서요

-??? :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다

-아ㅋㅋ스플뎀 에반데

이 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유저들의 모습.

한 두 명이 아니다. 마치 삐걱대며 침입자를 찾아낸 듯한 느낌의 시선.

-개무섭누;

-신을 영접한 인간의 반응

-근데 네임드랑 프로들 개많은거같은데?;

-ㅇㅇ1인 스쿼드도 크보밖에 없는듯?

-진짜네ㄷㄷㄷ와 크보가 최고계급이긴하구나

그 때였다.

['호외요호외'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속보)여기에 R1 그레이드도 있음

-R1 그레이드?

-????

-5개 서버 배틀로얄 1등?

-참가권 소유자?

"...."

크로스보우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생각보다 더 의외로운 소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레이드 벌써 크보랑 매칭됨?

-(크보 올오버 총 플레이시간) <<< (그레이드 한국서버 플레이 시간)

-??이렇게보니까 우리 석궁이 지리긴하네ㅋㅋㅋ

-석궁단 뿌-듯ㅋㅋ

"이걸 만나네."

물론, 화제의 주인공 중 한 명을 만났다는 사실이 의외일 뿐.

별다른 생각이 더 있진 않았다.

그는 그저 언젠가처럼 물었다.

"그럼...R1 그레이드 대 언노운 크로스보우. 투자자 모십니다."

-아ㅋㅋ불가해 승격임무의 크보냐 서버 5개 1등의 그레이드냐

-도박신고는 1336

-다들 속지마! 작전주다!

-???:본인 방금 더원그로 1등하는 상상함ㅋㅋ

-그런데 상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크보라도 최고계급에서 똥캐릭터 + 솔쿼드로 1등? 어림도없지ㅋㅋ

['킹전자산'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이번판 치킨 시 10만원 간드아

-저 흑우 또 왔네ㅋㅋ

-죽은 악당도 살린다는 해치웠나 느낌아님?

-아ㅋㅋ클리셰on

['테헤란로742세입자'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이번 판 1등하면 킬당 10만

-건물주는 어디가고 이번엔 세입자가 왔누

-9와 3/4 테헤란로ㅋㅋ

-폰헤란로

.

.

.

[SYSTEM]곧 게임이 시작됩니다!...5...4....3....

"그럼 조금 이따가 미션금 후원,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응아니야 돌아가

-크보형 강등되고 다시 승격임무 하려는 큰 그림이지? 난 크보형 믿어

-아니 근데 최고 계급에서 솔쿼든데 더원그로 가능?

-솔직히 크보님 이번엔 좀 실수하는거 같은데....

-ㄹㅇ더원그가 양각잡는거 벗어날 기동성이 있는 캐릭터도 아니고 상대가 한 두 명 죽을 각오하고 덤비는 순간 끝인데;

-아 뉴비쉑들 그냥 좀 봐!!!!

크로스보우는 피식 웃었다. 이럴 때는 응당 말해줘야하는 대사가 있는 법.

"R1 그레이드? 누구 허접한지는...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그런 드립 좀 치지말라고ㅋㅋㅋ

-같은 FPS자너ㄹㅇㅋㅋ

그렇게 한참 시청자들과 드립을 나누던 크로스보우.

그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총기를 고르며 등으로 가렸다.

자신의 주무기를 공개하지 않기 위해 선택 타이밍을 미뤘던 것. 그 모습에 집요하게 그를 쳐다보던 유저들이 움찔, 고개를 뺀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금발 서양인이 한 명.

저 놈이군.

크로스보우는 인상을 찡그리는 서양인을 똑바로 바라보며 스패츠나츠 헬멧의 바이저를 내렸다.

캉─!

모든 표정이 사라진 크로스보우의 모습.

그는 헬멧을 삐걱대며 말했다.

"...두유노우 킴취?"

[SYSTEM]게임이 시작됩니다!

-비행기 날아요오오옷!!

-킴치워리어 크로스보우 스탠바이

.

.

.

[배틀로얄-1인 스쿼드]

매칭 평균 계급 마스터~오버로드.

현역 프로 및 네임드들 다수 포진.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5명 뿐인 [참가권] 소유자 중 2명이 포함된 게임.

-양국 자존심 매치업이다ㄹㅇ

-절 대 지 지 마

[SYSTEM]원하는 위치에서 강하하십시오!

게임

시작.

< 33화-전략전술은 약자의 것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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