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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 스트리머가 너무 강함-57화 (57/143)

< 58화-나, 강림 >

[실시간 네이션스 컵에 강림한 악역보스]

-??? : 이제 됐어. 다 죽여주마

└지금 보는데 진짜 미친놈 수준을 넘었네···

└일개 스트리머 최종보스행

└거의 마왕 강림 수준이다 지금···.

└아ㅋㅋㅋ갖고 놀다가 흥미 식으니까 죽이는거자너ㅋㅋ

└그 하꼬 같던 크보가 맞냐···진짜 세계관 최강자다···.

[크로스보우 기대하지 말라던 놈들 다 나와봐]

-ㅅㅂ내 토토 어쩔거야!!!!!!!!

└ㅋㅋㅋㅋ매국 토쟁이쉑 컷^^

└답은 애 국 배 팅 이다

└패패승승승이 국룰이지ㅋㅋㅋ

[실시간 크로스보우 갤러리 상황,jpg]

-한중일전에서 더원그 했다고 게거품 물던 악성 크까놈들까지 죄다 아닥 중ㅋㅋㅋㅋ

└심지어 응원 중ㅋㅋ

└ㅋㅋ아ㅋㅋ더원그는 어쩔 수 없지ㅋㅋㅋ

[??? : 다이고와 7인의 용사!!]

-정보)일본 해설이 실제로 한 말이다

└ㅋㅋㅋㅋㅋㅋ

└이제 또 라커룸 ㅈㄴ깨끗이 닦고 세계인 칭찬 기다릴듯

└ㅋㅋㅋ정작 경기에선 크보한테 청소당하고 있는데 아ㅋㅋ

└ㅋㅋㄹㅇㅋㅋㅋ

└? 야 근데 나 지금 보는 중인데 방금 뭐냐??

└···지금 스킬 흘려낸거임?

사실 지금까지는 모두 장난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지금 크로스보우를 지켜보는 모든 이의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미친. 미친. 미친. 대체 저거 뭔데!! 뭐냐고!!!! 왜 상태 이상이 안 걸리냐고!”

“···아니, 마법계열 스킬을 쳐내는게 어딨어!! 버그 아니야?”

“이의 제기해. 빨리!”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

그 모습에 프로게이머들은 상식선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착각과 함께,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감독! 뭐랍니까!”

-“···문제없단다. 충분히 가능한 기술이라는데···.”

“뭔 개···! 저딴 건 처음 봤다고요!!”

-”일단 지금은 킬 수라도 올려야 한···.”

[SYSTEM]경고!!

[SYSTEM]경기 중 어드바이스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SYSTEM]보이스가 차단됩니다.

“···젠장. 젠장!”

이미 일본팀은 거의 대부분 몰살당했다.

약해서 당한 게 아니다. 그냥, 마치 그래야 한다는 듯이 당했다.

그 중국 선수는 알 수 없는 위기감에 덜덜 떨리는 손목을 꽉 잡아챘다.

“···괴물 같은 놈.”

나름 길게 프로 생활을 해 온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로서도, 경기 중에 패닉상태가 된 것은 처음이었다.

그 어느 대회, 어느 스크림에서도 느껴 보지 못한 위압감을 느낀다.

“저쪽에서 이미 난전 상태잖아. 그런데 대체 어떻게···어떻게 하는 거냐고.”

그렇다.

크로스보우는 일본 진영에 홀로 파고들어 그야말로 선수들을 모조리 도륙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시야가 나올 때마다 중국 쪽까지 견제하는 것이다.

“···이러다 진다.”

그는 넋이 나간 채 중얼거리며 ‘중화제일검’이라 불리는 팀원을 쳐다보았다.

“대장. 대장. 이대로라면···!”

“···.”

“···대장?”

그러나 애타는 팀의 부름에도, 중제검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크로스보우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흔들리는 동공. 거친 숨. 덜덜 떨리는 손.

그 모습을 확인한 팀원은 마지막 남았던 희망의 끈이 뚝, 끊어져 버리는 걸 느끼며 입을 열었다.

“···빌어먹을.”

피융─!!

퍽!

“···크악!”

***

그리고 같은 순간.

크로스보우는 돌격소총의 스코프에서 눈을 떼며 뒷쪽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물 흐르듯 피해 냈다.

그리고 동시에 전술재장전.

말도 안되는 속도다.

몇 번이고 반복해 왔던 손놀림. 싫어도 익숙한 감각이다.

철컥-!

그리고 그때였다.

장전을 마친 크로스보우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기척을 감지하며 총구를 돌렸다.

드르르륵─!!

“컥?! 어, 어떻게···?”

뒤로 접근하는 적의 순간이동 스킬.

흔히 ‘반응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알려진 스킬임에도 당연하다는 듯 반응해 연사를 당기는 모습.

머리에는 새카만 헬멧. 얼굴 전체를 가리는 바이저.

···시야도 없이 위협을 감지하고 있다.

문득 그 사실을 깨달은 적이 충격받은 표정을 해 보일 때였다.

“뻔해.”

크로스보우는 그 아연한 얼굴을 보면서도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조금이라도 기척을 숨기고 싶었다면 마나 같은 걸 쓰는 캐릭터를 했으면 안 됐지.”

“···크윽. 끄윽. 그걸 감지해 낼 거라곤···!”

어째 대화가 통하는 기분인데?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싸늘하게 웃었다.

“아니면···저쪽에 숨어 마법을 준비하는 동료를 믿었던 건가?”

“···이런 미친. 하치. 지금 당장···!”

“쉬잇─.”

“컥!!”

크로스보우는 맥락상 그 말이 브리핑이라는 것을 깨닫고, 놈의 입을 콱 짓밟았다.

느껴지는 바, 저쪽은 좀 강한 스킬인가. 위험하다는 신호가 전신을 달린다. 평소보다 훨씬 예민한 감각에 기분 나쁠 정도의 느낌을 선사해 주는 스킬.

“···얼음 계열인가? 사출형 스킬인가 보군.”

그는 쓰러져 있는 적의 목을 발끝으로 차올려 방벽으로 삼았다.

기습을 노리던 상대의 시야를 정확하게 가로막는 수.

“···엇?!”

쐐액!!!!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예상한 그대로의 경로로 날아오는 스킬.

“커헉!!”

“모, 모모치! 이런!”

거대 고드름이네. 크로스보우는 상대의 몸을 정확히 관통한 스킬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꼭 AI전이라도 하는 거 같군. 아니지, AI도 팀킬은 안 하는데.”

그는 중얼거리며 총구를 겨눴다.

“···빌어먹을···어디서 저런 녀석이···.”

올오버에서는, 킬이든 데스든 아주 각별하다.

도저히 가짜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현실감을 부여해 주는 탓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플레이어들의 몰입이 과해지는 경향이 있다.

“···얕보지 마라!! 이 조센···!!!”

드르르륵─!!

“끄아아악!?”

무표정의 철가면.

크로스보우는 묵묵한 모습으로 연사를 갈겼다.

새카만 헬멧이 연이은 격전으로, 온통 피 범벅이었다.

[SYSTEM]당신의 M416을 사용한 헤드샷으로 ‘JP_Hachi(월드 오브 워로드)’님을 살해하였습니다!(11킬)

[SYSTEM]진영 : JP의 인원이 모두 사망하였습니다!

[남은 인원 수 : 7명]

-···ㄷㄷㄷ

-우, 우린 나가 있을까?

-??? : 고맙다

-똥믈리에 살인기계행···힘을 숨긴 크식이···

-남은 팀원 수는?

-0명

-풉···그럼 킬 수는?

-11킬

-ㅁㅊ놈이네 이거

-ㅋㅋㅋ아ㅋㅋㅋ

남은 적은 총 5명.

이제 최종국면이다.

***

“···그때보다 더 세진 거 같은데.”

앞으로 다가올 경기에 대비해 전략을 짜고 있던 북미의 프로게이머, 리프트.

그는 하던 일을 내팽겨치곤 티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Look at the moves! Look at the aim!! Crossbow!! WHAT WAS THAT!!!]

[This guy is a MONSTER!!!!]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한국.

그 경기력을 확인키 위해 틀어 뒀던 중계방송에서, 해설진이 소리를 질러대고 있던 것이다.

“···괴물이군. 정말로.”

차이니즈 No.1 검사?

티비에 송출되고 있는 건, 중국에서 한창 유명세를 얻던 선수를 정면에서 박살내 버리는 장면이었다.

피지컬 대 피지컬의 격돌.

“···.”

그 장면에 어째 자신까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든다. 보는 것만으로 아득해지는 압박감.

...나였다면 어땠을까. 리프트는 고심에 빠졌다.

아마 지금쯤 경기를 확인한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터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은 결론 역시 같을 확률이 높았다.

"...버티는 게 그나마겠지."

분명 이번 년도 한국은 금방 탈락하겠다 싶었는데.

“···하아.”

저런 팀원이 있으면 남은 캡슐에 원숭이를 눕혀 놔도 이기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그의 뒤에서, 누군가 어깨를 잡았다.

“리프트. 바빠?”

“응? 아. 로키.”

선수단의 일원이었다.

“나 좀 도와줘. 뭐 실험해 보고 싶은 게 있어서.”

리프트는 그 얼굴을 보며 정신을 다잡았다.

그래. 좌절하기엔 이르다.

“이번엔 뭔데.”

“놀라지 말라고. 내가 아주 엄청난 걸 발견했으니까.”

한국에 블래드라는 굳건한 강자가 존재한다면, 북미에도 마찬가지였다.

“오. 뭔데 그래. 궁금한걸.”

이번엔 그레이드 같은 놈이 아니다.

진정한 천재. 심지어 나이까지 어려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받는 선수.

팀 B9의 로키.

데뷔전에서, 블래드를 솔로킬 낸 걸로도 유명한 녀석이었다.

“그건 바로···아무런 스킬도 없이 방패만 있으면 스킬을 빗겨낼 수 있는 방법이지! 어때. 놀랍지!”

“···스킬을 빗겨낸다고?”

그리고 자신만만한 로키의 발언.

그 내용에 리프트는 당황해 되물었다.

“그래! 하는 방법은 좀 어렵지만, 타이밍만 잘 맞추면 꼭 방패가 아니어도 될 거 같아.”

당황하는 모습이 썩 뿌듯했던 것일까. 로키는 신이 나 설명을 이어나갔다.

“···방패.”

“응. 칼이나 그런 걸로도 될 거 같아. 아직 성공시켜 보진 못했지만!”

“······.”

“하하. 근데 칼로는 실전성이 전혀 없을거야. 쳐내려다가 맞으면 끝이니까. 그래도 방패로는 10번 하면 5번은 성공하더라. 어때?!”

리프트는 멍하니 시선을 생각했다.

더 이상 동료 선수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는 시야를 돌려 아직 송출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의 배틀로얄 경기를 확인했다.

...크로스보우가 아까 보여 줬던 기술 얘기하는건가?

그것도 그는 너비도, 길이도 짧은 정글도를 사용했었다.

심지어, 칼로는 실전성이 없다.

그런 로키의 의견과는 반대로 이미 같은 기술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크로스보우.

무려 B9의 로키가 3년간 프로생활을 한 후 이제야 알아차린 기믹을, 올오버에 입문한 지 1년도 안 된 유저가 이미 능숙하게 쓰고 있는 것이다.

“···.”

상황을 정리한 리프트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어떻냐니꺄. 리프트.”

“···좆됐네···.”

“어어?”

틀어둔 티비의 화면 속에선, 게임을 마무리 짓고 엄지를 거꾸로 들어 보이고 있는 크로스보우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와아아아아!!!”

“크로스보우!! 크로스보우!!!”

관중석이 너무 큰 소리 때문에, 웅웅 울리고 있었다.

[팀 KR 승리!!!]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극적인 승리.

경기를 보기 위해 먼 길을 온 관중석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마음을 졸이던 시청자들까지.

모두 감정이 벅차오르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썸네일 바로 준비해. 어, 바로 오늘 00시에 무조건 풀 거야. 경기 안 봤어? 글로벌 채널보다 먼저 풀어야 돼 이건! 상도의가 어디 있어!”

“···와, 오늘 잠 다 잤네.”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안 되겠다. 홀에 후라이드 싹 돌리자.”

“사, 사장님···?”

각각의 자리에서 같은 순간을 공유한다는 것.

모두에게 있어 값진 순간이었다.

물론 고작해 봐야 예선전.

시청률이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았지만 포인트는 경기 내용이었다.

사실상 패배나 다름없는 상황에 투입된 블래드.

그리고 블래드도 당한 와중에 결국 홀로 16킬을 달성하며, 한국을 승리까지 이끈 크로스보우까지.

아마 한동안 여기저기에서 그의 이름이 들려오겠지.

“······하아.”

신예지는 5라운드 중반, 싸늘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크로스보우의 얼굴을 계속해서 돌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 해설은 마치 여유롭게 웃고 있는 표정이라고 묘사했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저때 꽤 화가 났으리란 사실을.

하관밖엔 보이지 않지만, 입꼬리를 지익 올려 웃는 표정.

대학생이던 시절, 딱 한 번 봤던 진심 어린 표정이었다.

“킁킁. 내 냄새 너무 배는 건 아니겠지.

그녀는 괜히 크로스보우의 자취방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그의 방.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구형 캡슐.

그곳에서 당장이라도 그가 나올 거 같은 기분이었다.

“답장이 없네. 하긴. 아직 바쁘겠지···저쪽에선 거의 영웅취급 받고 있을텐데.”

신예지는 계속해서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제 뺨을 짜악 쳤다.

“···편집이나 하자.”

그리곤 자신의 핸드폰을 휘익, 침대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이 남자...하>

<진짜 내가 사랑하는거 알지?ㅋㅋㅋㅋ >

<녹화한거 있으면 이따 다 보내주라 ㅎㅎ>

"아 근데 그냥 존경한다고 할 걸 그랬나....."

그녀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 58화-나, 강림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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