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조금은 이상한 인맥 >
***
지잉─.
지잉─.
스마트폰에서 계속 진동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러나 크로스보우에게 그걸 확인할 새는 없었다.
경기를 마치고나서 받은 열렬한 환호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까진 시원하게 웃고 있었는데···.
"하아."
크로스보우는 슬쩍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경기를 마친 그는 숙소인 호텔에 도착해 있었다.
"오이오이! 믿고 있었다구!"
"하하···네."
"줴엔장···!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돼요?!"
"그럼요···."
이래서 얼굴이 알려지기 싫었던 건데.
이번 배틀로얄에 출전하지 않은 국대 팀뿐만이 아니다. 각 팀의 관계자들, 스태프들, 심지어는 현지의 호텔리어들까지 나서서 그에게 몰려들었다.
이게 그 무수한 악수의 요청···이라는 건가. 그는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어떻게든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찰칵-!
"고맙습니다! 야호! 인스타 딱 대! 쿠쿠쿠···."
"하하하···."
하나같이 다 술이라도 마신 양 신나 있다.
평소에는 전혀 그러지 않을 거 같던 여성스태프들까지 전부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
얼굴 마주친 적도 별로 없는데···심지어 올오버 내부에선 같은 얼굴이라곤 해도, 캐릭터의 복장으로 바뀌기 때문에 알아보지 못할 거란 기대를 했지만···모두 헛된 기대였다.
"···."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거. 물론 좋은 일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크로스보우도 기분좋게 인사를 하고 다녔을 게 분명했다.
문제는 3라운드 연속으로 회색세상 속에 살다시피했다는 점에 있었다. 피로감이 온몸을 관통한다. 얼른 올라가 쉬고 싶은 마음뿐.
"잠깐만요. 잠깐만요! 크보님!"
이번엔 또 뭐야.
어디선가 봤던 얼굴이 뛰어오고 있었다.
···분명 팀 더블G의 감독인 이유리였다.
"어쩐 일로 무려 감독님이 버선발로 뛰어나오셨는지···."
"헉···헉···버, 버섯발이요?"
어리둥절한 얼굴로 제 발을 쳐다보는 이유리.
"아닙니다. 저는 왜···?"
"아. 그게···급하게 크보님이 좀 필요해서···호다닥 뛰어왔죠."
"호널두요?"
"네?"
"아닙니다. 그나저나 인터뷰라면 하고 왔는데."
"아. MVP인터뷰요? 그거 말고···어쩌면 비슷한 걸 수도 있겠지만요."
크로스보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죠?"
"음···다들 프로 팀 숙소 회의실에 모여 있어요. 다른 감독들도 다 같이. 크로스보우님이 필요할 거 같아서···."
감독이 스태프에게 알릴 생각도 못하고 회의실에서 뛰쳐나와 선수를 찾을 만한 일이라?
그가 의아한 눈초리로 침묵을 지키자 이유리는 곤란한 듯 주변을 살폈다.
조금씩 떨어져서 흥미 어린 눈으로 이쪽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개방된 호텔의 로비였다.
"···혹시 가면서 설명드려도 될까요? 아. 딱히 숨겨야 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요···."
"알겠습니다."
크로스보우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빨리 끝마칠 셈이었다.
***
이동하면서 들은 설명은 생각보다 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종류의 것이었다.
"···도발이요?"
"넵. 국내대회에선 종종 해 오던 일인데···."
사전 인터뷰.
마치 격투기 시합을 하기 전에 서로간의 대결에 대한 감상이나, 포부를 인터뷰하는 자리.
실제로 국내대회에서는 쭈욱 있어 왔다고 한다.
그러나 말이 포부지 사실상 서로를 향한 도발이 주가 되는 인터뷰다.
간단히 말해, 트래쉬 토크란거다.
그런 만큼 국제대회에선 거의 없는 종류의 인터뷰였다.
그도 그럴게, 각자 자기나라의 국기를 가슴에 그리고 닉네임에 달고 싸우는 국가대항전.
이런 무대에서 그런 본격적인 도발을 하게 되면 논란거리만 될 뿐.
오히려 선수 수명만 깎아먹는단다.
심지어 한국, 중국, 일본.
국민 정서상, 서로를 좋게 보지 못하는 나라 간이기에 더욱 그랬다.
만에 하나 한다고 해도 쌍방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일.
그렇지 않고 멋대로 먼저 사전 인터뷰 따윌 하는 것은 굉장히 무례한 짓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례한 인간은 어딜 가나 꼭 하나씩 존재한다는 걸까.
"중국이 멋대로요?"
"네. 아주 어이가 없더라구요. 짱제검 새끼···앗.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네. 참고로 짱 쎈 제일검의 줄임말이에요. 아무튼 짱제검 새끼가 크보님한테 떡발려서 그런지 그런 거 같더라구요."
괜찮다는 게 그 단어를 계속 써도 된단 얘긴 아니었는데.
크로스보우는 난감하게 웃으며 그녀의 말을 마저 들었다.
"멋대로 사전인터뷰 비슷한 걸 해서 지네 방송에 공개했다는 거군요."
"정확해요. 역시 크보님의 통찰력!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 저희 팀에 가장 필요한 인재!"
"관심 없습니다."
"앗···까였다."
오늘 경기를 크로스보우 한 명에서 쓸려서 진 탓인지, 웨이보(중국전용 커뮤니티)가 거의 폭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리고 그를 틀어막기 위함일까, 갑자기 중국팀 관계자들이 합세해 여론을 잠재울 영상을 공개해 버린 것.
한국 입장에선 극도로 무례한 도발이 담긴 영상이었다.
"그리고 그걸 본 일본도 부랴부랴 사전인터뷰 영상을 올렸다···라."
"네. 맞아요. 꼭 원래 그러기로 돼 있던 것처럼."
"재밌네요."
그리고 일본의 여론도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일까. 일본도 바로 방금 전, 선수단의 도발이 담긴 인터뷰를 업로드했다고 한다.
마치 3국이 그러기로 합의해 놓고, 이제 와서 한국만 쏙 빠진 듯한 모양새.
"재밌다뇨. 저는 화가 나 죽을 거 같은데. 씹···아.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네. 그 씹새들을 죄다 아스팔트 바닥에···."
"아뇨. 아니. 안 괜찮습니다."
서둘러 그녀를 만류하자 눈을 동그랗게 떠 보인 이유리.
작은 키에 걸맞지 않게 입담이 걸걸하다.
"음. 사실 저희가 그냥 무대응해도 돼요. 크로스보우님께 와서 이러는 것도 감독으로서 조금 어떤가 싶은 거니까요. 그리고 오늘 해내신 것만 생각해도 이미 저희 감독진이 그랜절이라도 박아야···."
"괜찮습니다."
"역시 그쵸? 이 쌍놈의 ㅉ···."
"아니. 그 말 하면 정지당합니다. 안돼요."
"방송 카메라도 없는데요?"
"아무튼 안 됩니다."
그래도 이미 여기까지 들었는데 궁금해서라도 확인해야겠다.
어느덧 도착한 프로 팀 숙소.
크로스보우는 피곤이 살짝 가시는 걸 느끼며 씨익 웃었다.
"일단은···한번 보고 생각하죠."
"얼마든지요. 대신 부담 가지시진 않아도 돼요."
그렇게 말하며 이유리는 회의실의 문을 열어제꼈다.
그 열린 틈으로, 책상을 꽉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어대는 송정훈 감독이 보였다.
***
[사실상 크로스보우만 빼면 블래드도 별 거 아니죠 뭐. 배틀로얄 때도 그냥 죽는 거 봤죠?]
[한국은 원맨팀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떨거지예요.]
[굳이 블래드까지 인정해도 두 명마가 억지로 끄는 마차같은거죠. 오더라는 이름의 마부는 멍청이 그 자체인. 오늘 이후 그들 따위론 저희 한족의 힘을 막을 순 없을겁니다.]
[확실히 말해서, 쓰레기같은 오더, 멍청한 감독, 항상 수비적이기만 한 선수들의 3박자가 갖춰진 약체입니다. 한국은.]
뭐야.
옳은 말을 하고 있잖아?
물론 실력도 없는 놈들이 블래드에 대해 입을 놀리는 건 그가 봐도 조금 무례하다 싶었지만, 그 외엔 대부분 맞는 말뿐이었다.
[크로스보우. 그 사람이요?]
[대단하긴 하더라구요.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딱 그 선수만 놀라웠고, 다른 선수들은 바-보나 다름없었지만.]
[두렵지 않냐고요? 그래 봤자 한 명이에요. 이번에는 모른 채 당했지만, 다음 번에 그 선수만 마크하면 문제 없을 겁니다.]
['스키루카에시'요···? 칼로 스킬 쳐내던 그거 말이죠? 그 잠깐 사이에 참 많은 이름이 붙었네···저희도 연습하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 생각됩니다. 비록 방심해서 허무하게 당했지만, 다이고가 있으니까요.]
[이전엔 블라또, 이번엔 크로스보우···한 명한테 의지하기만 하는 한국이죠. 솔직히 그런 선수들이 있으면 계급전 다이아들을 데려다 놔도 이길거라 생각합니다.]
일본의 사전 인터뷰도 비슷했다.
크로스보우는 괜히 김새는 듯한 감각에 어깨를 늘어뜨렸다.
만약 선을 넘은 발언이라도 있다면, 다음 모드에 '모드 교차'를 요청해서라도 박살내 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이래서야 기껏 이를 갈며 따라온 보람이 없지 않은가.
게다가 심지어, 사전인터뷰의 내용은 크로스보우도 언제고 한 번 언질하려고 마음먹었던 내용이었다.
그때였다.
"저희 회의 좀 하죠.···아. 크로스보우님."
영상이 종료되자 아주 천천히 돌아앉은 송정훈 감독.
분노에 차올라 잔뜩 일그러졌던 그의 얼굴이, 문득 크로스보우를 발견하자 온갖 감정이 뒤섞인 시선으로 변한다.
미안함. 수치심. 자기혐오에 이은 분노.
그뿐만이 아니었다.
뭔가 생각에 사로잡힌 듯한 또다른 감독. 그리고 고개를 숙인 채 이를 갈거나, 무표정으로 테이블에 놓인 과자를 꽉꽉 가루로 만들고 있는 다른 모드의 감독까지.
"···."
그들을 확인한 크로스보우는 피식 웃었다.
"···굳이 제가 낄 건 없겠군요."
"네? 앗. 역시 안 찍으시는건가요?"
"사전 인터뷰 영상 같은 건 안 찍어도 될 겁니다."
"음···그래도 여기까지 오셨는데 뭐라도 좀 드시고 피드···."
"아뇨."
그는 딱 잘라 말하곤 돌아섰다.
"제가 없는 게 차라리 낫겠군요. 피드백 같은 것도 필요없을 겁니다."
"그런가요?"
이유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면 괜한 발걸음하게 만들었네요."
"괜찮습니다."
사전인터뷰가 옳건 어떻건 간에, 아마 중국과 일본은 오늘 일을 후회하게 될 터다.
대표팀의 감독들이 그들 덕에,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 같으니까.
"···가 보겠습니다."
"아. 그럼 숙소까지 배웅이라도."
"더블G 감독님도 저 자리에 계셔야죠. 제가 길을 잃고 그러지는 않을 테니까."
그는 따라 나오려는 이유리의 어깨를 눌러 제자리에 멈췄다.
"···감사합니다."
이유리 감독.
이 사람도, 영상 내내 크로스보우의 이름이 들려와 이를 알리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그를 찾아나섰던 것 뿐이겠지.
실제로 어떻게든 웃는 얼굴을 유지하곤 있지만 머리 끝까지 화가 난 건지 숨이 가빠 보인다.
과연. 우승후보라는 소릴 들을만은 하다는 거다.
"···다음 경기가 기대되는군요."
그렇게 중얼거린 크로스보우는 이쪽을 바라보는 감독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해 보이곤 자리를 나섰다.
***
그 시각 올오버 스타디움 인근.
이하린은 제 언니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언니. 언니!! 아이. 언니!"
"음냐···."
술 분명 잘 마시지 않았어?!
마음 속으로 그렇게 절규하며 하린은 제 언니를 흔들었다.
"헤헤···하린이가 두 명···."
"미쳤어!"
괜히 소맥 같은 걸 멕였나? 그녀는 뒤늦게 후회하며 미간을 좁혔다.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축제나 이런 대규모의 대회가 있던 인근이라 그런지 당췌 택시가 잡히질 않는다.
교통 수단.
이런 축제같은 것에 참여할 때는 당연히 염두에 둬야할 이슈.
그러나 성인이 된 뒤로는 어디 놀러갈 짬 따윈 없었던 그녀들에겐 전혀 몰랐던 사실인 것이다.
"어쩐다···그냥 기다려봐야하나."
"하린아···! 근데 크보님 답장이 없어···언니 어떡해?"
"아이. 달라붙지 말아봐."
"흐엥."
스타디움 주변.
온갖 천막이 들어서 신기한 것들을 팔고 있었다.
혹시 그 때문에 주변에서 교통이라도 통제하고 있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어 이미 외곽까지 걸어온 상황이다.
어느덧 반짝반짝하던 불빛들은 더이상 보이질 않는다.
"···외국은 위험한데."
물론 한국에서야 조금 취한 채 인사불성으로 돌아다닌다고 한들, 정말 위험한 지역이 아니라면 크게 상관없었지만···이 곳은 미국.
개인이 총을 소지할 수 있는 나라다.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하잖아?
그녀는 문득 드는 위기감에 제 언니의 엉덩이를 꽉 쥐고 흔들었다.
"정신 좀 차려봐. 야이. 멀대야!"
"아앙."
"아앙 같은 소리하네. 아. 진짜!"
어두운 밤.
대로변이라고는 하나 골목길과 잔뜩 연결돼있는 장소.
그리고 사실상 자신 혼자. 홀로 이 모든 걸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감각.
···심리적인 트리거다.
그녀는 문득, 트라우마가 되살아날 거 같은 감각에 숨이 가빠져왔다.
"윽···."
"···하린아? 하린아. 왜 그래."
그 순간 정신을 차린 듯한 세린의 목소리.
그리고 그 때였다.
그런 그들의 앞에 검은색 벤이 미끄러지듯 멈췄다.
뭐지?
하린은 숨이 가빠오는 와중에도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대회가 열렸던 곳에서 꽤 떨어진 외곽.
대도시임이 무색하게 사람이 없는 위치.
위험해.
어두운 분위기에 말미암아 자매들의 머릿속에 온갖 가정이 스쳐지나갈 때였다.
─지잉.
차 조수석의 창문이 내려간다.
"···둘 다 여기서 뭐해요?"
그곳에서 나타난 건, 이유리에 의해 불려갔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크로스보우의 모습이었다.
"앗···! 크로스보우님···?"
그리고 돌연 어딘가 경직되어 버린 언니의 목소리에, 하린은 고개를 들었다.
"크, 크보님···크보님이셨구나···형님···하하···."
크로스보우는 고통스러워보이는 그 모습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디 아파요?"
"아, 아니에요. 그냥 좀···."
"···기사님. 잠깐 기다려주세요."
다리에 힘이 풀린 건지 풀썩 주저앉아버리는 하린의 모습.
크로스보우는 차에서 내렸다.
"아픈 거 아니죠?"
차분한 목소리다.
"···네."
그리고 가까이 다가온 크로스보우.
뭘 짐작한걸까.
그는 한쪽 무릎을 내려 눈을 마주치며 천천히 말했다.
"···괜찮습니다."
"······네."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하린은 그 순간을 그렇게 떠올린다.
***
"진짜 깜짝 놀랐지 뭐에요!! 하하하!"
"괜찮은거지?"
"아이. 언니나 걱정해. 자꾸 크보님크보님 노래···읍!!"
"괜찮은가보네!!"
완전히 회복한 이하린.
"노래요?"
"아, 아무 일도 없었어요!! 아···아무 일도···없었다!!!"
크로스보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나저나 세린 씨 술 못 먹는구나."
"지금은 형님 덕분에 다 깬 거 같은데요?"
"그게 가능한가요?"
기사에게 양해를 구한 크로스보우는 벤에 두 명을 싣고 가고 있었다. 원래는 그러면 안되지만, 그의 지인이라면 얼마든지 태워도 된다는 투였다.
"그런데 어디 가시는 길이었어요?"
"아. 잠깐 감독들 좀 만나고 숙소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렇구나. 스타디움 주변에서 축제처럼 뭐 하는데. 거기 가시는 줄."
"아하. 그렇군요. 그건 아닙니다."
별로 관심없어 보이는 듯한 모습의 크로스보우.
이하린은 또 꿀먹은 벙어리처럼 앉아있는 언니를 힐끗 보고는 제안했다.
"한 번 같이 가보실래요? 저도 괜찮고, 언니도 술 다 깬 거 같은데."
"음. 근데 그래도 나름 선수 신분이라."
"이제 한동안 출전 없으시지 않아요?"
"그렇긴 한데."
그건 그렇다.
또 모드교차라도 쓰면 모르겠지만···아까 봤던 모습으로 짐작하건데 그럴 일은 없겠지.
"오늘의 영웅이 조금 늦게 들어간다고 해서 누가 뭐라 그러겠어요."
"괜찮으실 겁니다. 제가 말해놓지요."
"기사님까지 그러시면···."
크로스보우는 고민했다.
아까보다 피곤함이 훨씬 가시긴 했지만 굳이 그래야하나 싶었던 것이다.
"거기 보니까 막 증강현실이나 PC시절 게임도 있고 그러던데요? 사격이나 단순 야바위 같은 것도 많고."
"어디죠? 당장 빨리 가죠."
"얼굴 노출 때문이면 저한테 모자랑 선글라스도 있···아. 네."
게임.
올오버도 분명 재밌지만 또 단순한 게임엔 단순한 맛이 있다.
그는 오랜만에 신나는 기분을 느끼며 기사를 재촉했다.
···지금 게임한테 진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그녀들에게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였다.
< 59화-조금은 이상한 인맥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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