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 스트리머가 너무 강함-76화 (76/143)

< 77화-대격변 >

아이튜브.

스트리머 크로스보우의 채널. 채널명 [크로스보우 아이튜브]

크로스보우의 공략방송이 있고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올라온 동영상.

[무조건 골드 가는 방법]

-1시간 전

-조회수 42,513회

네이션스 컵을 거치면서 이미 100만 구독자를 넘긴 채널로 반등한 만큼, 조회수는 빠르게 오르는 모습.

그러나 처음,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이걸로 아브실(최하위 계급 세가지)이 골드를 간다? 어림도 없지 ㅋㅋ루삥뽕

-’KIMCHI SOUP DRINKING’

-’쌀보야 크거 같아’ 5:43

-형님···어찌 사나이가 이런 귀염뽀짝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겠습니까···저는 당당히 실버에 남겠습니다

-’더 월드’ ‘계급은 멈춘다’

-???:지금 이거 못 막습니다

각각 가장 많은 추천수를 받은 댓글들.

댓글의 대댓글에서도 알 수 있듯, 그 누구도 정말 이 공략이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오빠. 생각보다 반응이 영 안 좋은데···?”

빠르게 편집을 마치고 업로드를 마친 신예지.

그녀는 팔짱을 끼며 그렇게 말했다.

“글쎄.”

그러나 크로스보우는 웃을 따름이었다.

상상 이상으로 태평한 모습.

그 얼굴을 잠깐 힐끔힐끔 보던 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가 그렇다면야···.”

크로스보우의 인지도가 인지도였던 만큼, 그 공략 영상에 대한 이야기는 커뮤니티에서 심심치 않게 계속 등장하고 있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건 ‘마이원챔장인’이라는 닉네임의 게시판 이용자.

이전 악성댓글의 주인공으로, 크로스보우로 하여금 강의방송을 하게 만든 사람이기도 했다.

[PC시절도 아니고ㅋㅋ피지컬이 모든 걸 가르는 가상현실에서 얍시? 어림도 없지ㅋㅋ딱 대 브실딱이들아ㅋㅋ]

[크보 대단한 건 인정하는데 브실딱이들을 너무 과소평가함ㅋㅋ팔다리 없는 놈들ㅋㅋ]

처음에는 여전한 악성 게시글을 작성하는 모습.

그러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 다른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ㅋㅋ이번에 골드 올라온 애들 이상한 거 쓰네]

[진짜 발악하네ㅋㅋ금방 파훼 씹건웅 탕탕탕빵 새*들아]

그리고 다시 몇 시간 정도가 지나고.

[아 돌았나ㅅㅂ이거 버그 아님? 함 바주셈]

이때부터 ‘마이원챔장인’이라는 유저가 작성하는 글이 베스트에 오르기 시작했다.

흥미진진한 글 흐름을 보여 주고 있다는 걸 다른 유저들도 파악하곤 구경을 시작했던 것이다.

[하···좀만 기다려라 파훼법 써서 글 올린다]]

[아ㅅㅂ]

그때쯤부터, 처음 작성했던 글과는 정반대의 게시글을 올리기 시작한 ‘마이원챔장인’.

[나 진짜 더 지면 안돼···신규 골딱이들 뭐냐고 진짜ㅅㅂㅅㅂ오랑캐새끼들아!!!!]

[이젠 실딱이들도 잘하네···]

[큐돌리다 플레친구 골드에서 만남ㅋㅋㅋ야나두 ㅇㅈㄹㅋㅋㅋ]

클라이맥스.

[···친구랑 실버됐다···질문 안 받는다···씨이입]

이때쯤, 커뮤니티 유저들 사이들은 신이 나서 해당 유저를 물고뜯고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열쇠 어떻게 사요 님들? 매물 사이트좀]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아 개웃기네ㅋㅋㅋ마원장쉑ㅋㅋㅋ

-님들; 웃을때가 아님; 골드들은 잘못하면 순위 밀려나서 강등됨···

-;;나도 강등당해서 못 웃겟다 하···

-휴···다른 모드 골드라서 다행이다

“다른 모드?”

대충 방송을 마치고 그 흐름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크로스보우.

그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씨익 웃었다.

“재밌네.”

“···오빠 무슨 사이버 흑막 그런거야?”

방바닥에 널브러진 뭔가처럼 누워 있던 신예지의 리액션.

크로스보우는 그녀의 엉덩이를 발로 밀어치우며 캡슐로 걸어갔다.

“아앙.”

“기름 좀 끼얹어 볼까?”

“기름···? 오, 오일···?! 숙녀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조용히 해.”

“네.”

일주일간은 단축 방송인 탓에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각.

크로스보우는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

방제.

[AOS, 배틀로얄, 균방전 등등 골드가는 법]

고고히 놀던 고계급 유저들.

팝콘이나 먹던 이들을 끌어내리는 방송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또한, 한국에 특히 ‘알 수 없는 열쇠’가 많아지는 원인의 발단이 되는 일이기도 했다.

***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 돌아온 일요일.

“내일이면 마감이네.”

“응. 세기말이네. 아주.”

“···오빠 때문이잖아.”

“내가? 왜?”

거리에는 지난 일요일보다 훨씬 더 사람이 적었다.

뉴스에서도 이 신기한 사회적 현상이 연일 언급되고 있는 상황.

“이게 그 사회적 거리두기, 라는 거냐···?”

“비슷하네.”

과거 전세계를 강타했던 전염병 사태 때, 정부와 의협과 협력해 사이버 공간을 제공했던 올오버.

그때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었다.

이번엔 올오버가 직접 만들어 낸 현상이었지만···아무튼.

이미 여러 계급이 최고계급인 오버로드에 도달해 있는 크로스보우, 그리고 올오버를 플레이하지 않는 신예지.

합방하기로 했던 모든 일정이 밀린 상태.

두 사람은 오늘도 하릴없이 스마트폰이나 들여다보고 있었다.

“맞다. 편집자로 쓸 사람 구했어.”

“어.”

“안 궁금해?”

“뭐···무슨 문제 있냐?”

“아니. 그건 아니고···그냥 대학 후배 중 한 명으로 뽑았어.”

“그래. 역시 학연이 최고···뭐?”

크로스보우는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녀를 바라보자 멋쩍게 웃는 모습.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

서로 오랜 인연인 만큼 그 표정이 꾸며 낸 것이 아님을 읽은 그는 그저 마주 웃고 말았다.

대학 시절, 끔찍하게 괴로워했던 그녀가 마침내 트라우마를 떨쳐낸 듯 보이는 게 그로서도 퍽 기뻤던 탓이다.

“잘됐네.”

“응. 오빠 덕이야.”

이번엔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그런가?”

“···응. 정말로.”

그녀는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욘 없는데.”

“···아니. 좋은 기회니까 지금 말해둘게.”

심호흡.

그리고 정적.

크로스보우가 현실에서도 시간이 느리게 흐르게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때쯤.

“음···그러니까···하, 함 하···항상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뭔가 했더니 싱거운 말이었다.

그는 픽 웃곤 대답했다.

“나도.”

“응? 아, 아니···그게 아니라···이씨.”

오그라드는 대화는 이제 끝이다.

크로스보우는 다시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였다.

우웅-.

[이세린(뿅맛사탕)]

〈크보님···혹시 연락할 시간 되세요?〉

갑작스러운 연락이었다.

***

그리고 같은 시각.

뿅맛사탕의 방송.

“보, 보냈어요!!”

“나이스!”

-남친 부르기ㅋㅋㅋ

-둘이 친한 거 맞냐?

-운치 스트리머 덜덜 떠는 것이야요

-아무리봐도 안 친함ㅋㅋㅋ

이제는 뿅과 사탕이라는 유치한 이름을 하나씩 나눠가진 자매.

그들이 돌연 크로스보우에게 연락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

오늘 밤 00시까지 알 수 없는 열쇠를 얻을 수 있는 마지노선.

그리고 언니인 세린이, 아무리해도 골드계급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었다.

골드 계급을 앞두고, 계속해서 승급전에서 떨어지는 상황이 어젯밤부터 반복.

하린이 제 언니를 도와줌에도 그랬다.

15시간을 넘긴 방송 시간에 시청자들도 두 자매도 지친 상태.

거기서 크로스보우에게 조언의 한마디라도 들으라는 시청자의 후원이 있었던 것이다.

-걍 크보식 운영법ㄱㄱ

-세레브한 얍시를 쓰는데스웅!

-그거 너무 많이 퍼져서 불가능ㅋㅋ

-이젠 크보 도플갱어끼리 매칭되더라 ㄹㅇㅋㅋ서로 얍시쓰려고 눈치만 봄ㅋㅋ

-메타의 창조자 크로스보우 ㄷㄷ

“어? 언니. 크보님 지금 읽은 거 아냐?”

“앗.”

그리고 화면이 공유되어 있는 까톡창.

읽지 않음을 표시하는 1이 사라졌다.

“···답장이 없는데?”

“···.”

-ㅋㅋㅋ읽씹on

-아싸체험on

-전직 레이싱걸?ㅋㅋ진성 겜돌이 앞에선 어림도 없지

-이게 나라다

-편-안

그 모습에 신이 나 채팅이 마구 올라오는 모습.

“바, 바쁘신가 봐요.”

“맞아···너무 상심하지 마. 언니.”

···1분쯤 흘렀음에도 답장이 없다.

하린은 급격히 풀 죽은 제 언니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맞아ㅋㅋ상대가 크보잖아ㅋㅋ

-???:쉿 ㅅㅅ중

-ㅋㅋㅋㅋ아ㅋㅋㅋ이게 그 ntr맞죠?

“···계속 열심히 해 볼게요.”

바로 그때였다.

캡슐에서 지원하는 ‘외부 전화’ 기능의 팝업이 돌연 떠올랐다.

[크로스보우 님 발신]

“아, 앗! 언니! 전화!! 전화 왔다!”

“···! 아, 앗.”

“빨리 받아!!”

“어, 어···! 흠흠. 아아.”

-이모···목 가다듬어봤자 바뀌는 건 없어요

-ㄹㅇㅋㅋ행복회로 불타는 중

-우리 사탕이만은 안된다~아이고오오 나으리~

“···니들 다 조용히 안 해? 밴 당해 볼래?”

-다들 ㄹㅇㅋㅋ만 쳐라

-ㄹㅇㅋㅋ

-무

-빙

-도망가~

장난스러움으로 일관하는 채팅창의 반응.

그때, 목을 마저 가다듬은 세린이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어, 어···크보님?”

-“네. 세린 씨. 무슨 일로···.”

“그. 그게···.”

-ㅗㅜㅑ;

-퍄퍄; 목소리;

-크보쪽이 더 꼴림 ㅇㅈ?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넌 밴.”

소근대는 하린의 모습.

그리고 그 정신 없는 광경을 보다가, 마침내 똑같이 정신을 놓아 버린 이세린.

“꼬, 꼴림···.”

-“···네?”

“···아니, 아니아니!”

당황을 가속시키는 말실수. 그녀는 고개를 최대한의 빠르기로 도리도리 저었다.

-“···?”

그러다가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이세린.

그녀는 마침내 눈을 질끈 감고 외쳤다.

“사, 살려 주세요!!”

***

혹시 조언을 해 줄 수 있냐.

요는 그것이었다.

어차피 할 것도 없던 참. 크로스보우는 흔쾌히 승낙했다.

-크하

-크하

-진정한 머기업이 왔다ㄷㄷ

“반갑습니다. 뿅님 시청자 여러분.”

“오랜만이네요. 형님”

올오버 내부. 이세린의 [마이룸].

하린의 반가운 인사에 크로스보우는 방을 구경하던 걸 멈추고 마주 인사했다.

“세린 씨는요?”

“언니는···저쪽이요.”

그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구석에 쳐박혀있는 세린을 발견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꼴림에서 살려드리려고 왔습니다.”

“···!”

귀가 화악 빨개지는 이세린.

-ㅋㅋㅋㅋ크가놈ㅋㅋ

-크보도 제정신은 아님ㄹㅇㅋㅋ

-ㄹㅇㅋㅋ첫만남에 고맙다뿅 ㅇㅈㄹ할때 알아봤어야하는뎈ㅋ

그렇게 묵혔던 이야기를 나눈 세 사람.

어느 정도 전후 사정이 정리가 되자 크로스보우가 입을 열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바로 시작하죠.”

“넵!”

“···네에.”

“방장 권한 줘 보세요.”

-와 옛날 생각나네

-ㄹㅇㅋㅋ일단 줘

[1대1 모드]

[단체전]

크로스보우가 선택한 모드는 1대1 모드.

실력만 있다면, 1대1이 계급 올리는 데에는 가장 빠른 모드였기에 한 선택.

다만 그 선택이 단체전이라는 게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걸까.

-??

-형님···이건···.

-버스기사 on

-상대편 광광ㅋㅋ

그러나 크로스보우는 그 반응에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겁니다. 저는 어차피 대장 포지션으로 잡힐 거니까요.”

대장.

선봉, 차봉, 중견, 부장, 대장의 순서로 이뤄지는 1대1 모드 중 마지막 출전.

크로스보우의 1대1 계급은 마스터 계급이었기 때문이었다.

강의 방송을 찍으면서 올라가 버렸던 것.

그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차례까지 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옆에 있는 세린의 어깨를 잡곤 전면에 내세워 보인다.

“자. 선서.”

“서, 선서?”

팔을 들어올리는 모습.

“저 이세린 선봉은 올킬하지 않으면 패배할 것을 맹세합니다.”

“저 이세린 선봉은···네?”

크로스보우는 움찔 뒤를 돌아보는 세린의 머리를 다시 끼기긱 돌려 놓았다.

“맹 세 합 니 다.”

“···매, 맹세합니다···.”

울상을 지으며 복창하는 이세린의 모습에, 그는 흡족히 웃었다.

“좋습니다. 지금부턴 교관의 말을 잘 듣습니다.”

“네, 네에···.”

“대답은 한 번, 딱 신속 명확 정확하게. 알겠습니까?”

-ㅋㅋㅋㅋ

-ㅋㅋㅋ미친놈ㅋㅋㅋ

-용서받지 못한 뿅ㅋㅋ

-???: 아니야 모르는 거 같은데

-ㅋㅋ여캠 졸지에 외계인행ㅋㅋㅋ

“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지옥의 계급 올리기가 시작되었다.

< 77화-대격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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