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 스트리머가 너무 강함-82화 (82/143)

< 83화-대격변 >

지금까지의 게임.

유저가 강해지기 위한 방법은 한정되어 있었다.

레벨제 게임이라면 레벨링과 좋은 장비를.

레벨이 없는 게임이라면, 컨트롤을.

보통은 이 두가지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게임들.

그러나 올오버의 이번 패치는 지금까지의 방식과 그 궤를 달리한다.

크로스보우는 캐릭터 작성을 시작하자마자 그 사실을 깨달았다.

"···와우."

어떤 스킬 조합을 짜내느냐.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건가.

이제부턴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이 될 게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게, 첫 화면부터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기반 에너지?"

[SYSTEM]사용 가능한 기반 에너지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없음][마나][오러][마기][기력][신성력][초능력][도력][요력][정수][포스][영력]···[분노][투지][야성]···[그림자]

"이게 다 뭣이냐···."

크로스보우는 중얼거렸다.

-ㄹㅇ무냐고ㅋㅋ

-대전쟁 시즌ㄷㄷ

-ㄹㅇ화면을 꽉채우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계급이 한바탕 요동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지금까지 상위 계급 유저들이 고계급에 머무를 수 있었던 원동력. 그건 서로 사용하는 캐릭터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로를 알고 있으니만큼, 피지컬적인 면모를 충분히 뽐낼 수 있었던 것.

그런데 이제는, 서로 처음 보는 캐릭터로 싸우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었다.

"아무리 고수라도 끔뻑 잘못하면 갈려나가겠는데."

-크보쨩···우리도 이제 크보쨩 이길 수 있는 거야?

-아ㅋㅋ저격 마렵다

-[차단된 채팅입니다.]

-ㅎㅎ딱대!!

확실히, 시청자들의 채팅에 맞는 구석이 존재했다.

이런 수준이면 방구석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갈고 닦은 이가 충분히 기존 강자들의 허를 찌를 수 있을 듯 보였던 것이다.

반대급부로 방송인들의 캐릭터는 만천하에 공개될 터. 아마 개인방송인들의 전체적인 계급이 떨어지지 않을까.

게다가, 저격이 만연하기에 딱 좋은 상황이 될 게 눈에 보이는 상황.

"···뭐로 할까요? 기반 에너지."

-남자는 죽어도 투지지 아ㅋㅋ

-? 투지분노야성 말만 좋지 무협지로 치면 걍 외공임ㅋㅋ원거리 공격 스킬 만들어도 똥되고ㅋㅋ

-존내멋있는 마기가 답이다

-님 ㅅㅅ해봄? 초능력이 ㅅㅅ임ㅋ

목록을 쭈욱 살피던 크로스보우.

그때 문득, 가장 끝에 있는 항목에서 시선이 멈춘다.

[그림자]

분명 균방전, 홍대맵 당시 크로스보우에 의해 추가된 것.

"오호."

세부 설명을 누르자 설명이 주르륵 떠오른다.

[생과 사 사이에서 아주 조금 추출할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이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스킬은 공격력이 매우 높습니다.  유틸성이 좋습니다. 방어력이 매우 낮습니다. 방출된 에너지의 유지력이 매우 낮습니다.]

[유저 : 크로스보우에 의해 추가된 기반 에너지]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높고 방어력이 낮다.

유틸성이 좋다는 건 이동기 등이 강력하단 이야기, 유지력이 낮다는 건 원거리 공격의 사거리가 짧다는 의미겠지.

이건 근접 딜러용이군.

크로스보우는 어깨를 으쓱였다. 나쁘지 않다.

[SYSTEM]'알 수 없는 열쇠'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그가 방송에서 공개하기로 한 열쇠는 세 개.

가지고 있는 열쇠의 총 개수는 5개였지만, 그 중 2개는 사용하지 않을 셈이었다.

차후 어떤 특성이 좋고, 어떤 식으로 스킬을 디자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사항이 좀 더 나왔을 때 사용할 셈이었던 것.

"하나는 그림자로 해야겠네요."

-고건 ㅇㅈ

-ㄹㅇㅋㅋ크보덕에 추가된 특성이자너~

"뭐···일단 다른 거부터."

그는 피식 웃었다. 여전히 뭐가 좋다느니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채팅창.

['포스하쉴?'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함 잡숴봐ㅋㅋ루삥뽕

-우오오오옷!! 그딴 똥으로 캐릭터를 만드는거냐고!

-출시 한시간만에 벌써 똥이 어딧어ㅋㅋ

['답은마기다'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왕도가 마나라면 황도는 마기지

-황도는 복숭아 아님?

-??

-와하하하! 우리들의 배꼽 전원 처치다!

['크보쨩핥짝'님이 2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요력 베이스하면 코스튬 야해지던데ㅎㅎ;그냥 그렇다구요

-??내가 하니까 괴물처럼 되던데?

-나 얘 어케 생겻는지 알 거 같음

-에···드···워···드···오빠···

-ㅋㅋㅋㅋ

쏟아지는 후원까지.

"후원과 추천 다들 감사합니다."

크로스보우는 그 어떤 것도 듣지 않았다.

그저 뭔가를 생각하는 듯 턱을 쓰다듬고 있을 뿐이었다.

"······열쇠 사용."

[SYSTEM]'알 수 없는 열쇠'가 소모됩니다.

[SYSTEM]당신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부여됩니다.

[SYSTEM]캐릭터를 작성해주십시오!

"기반 에너지 설정."

-오

-사상 최강의 똥믈리에···이 남자가 대단하다!

-난 아직 열쇠사용안하고 있다ㅋㅋ바로 카운터 만들거임ㅋㅋ삥뽕

-Wls

급격하게 쏠리는 기대.

이번년도의 최강자라고 불리는 유저.

그 선택을 궁금해하는 수많은 시청자들.

정보가 없는 지금, 그의 선택이 하나의 가이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CROSSSBOW!!

-overwatching···

외국 쪽 시청자들까지 방송을 체크하는 모습.

크로스보우는 채팅창을 보며 말했다.

"─'모두' 선택한다."

-?

-?

***

"오. 뭐야."

'자격의 방' 멤버 중 한 명.

유저명 크리스피.

패스트푸드점.

그는 벌떡 일어났다.

잠시 주변의 이목이 쏠렸지만 신경쓰지 않는 모습.

그도 그럴 게, 가벼운 마음에 시청하고 있었는데 예상외의 상황에 조금 놀라버린 것이었다.

새로운 멤버가 될지도 모르는 크로스보우.

어제 일면식을 트고, 뭐하는 놈인지 궁금증이 생겨 들어온 방송.

"이걸 한 번에 알아차려?"

다중 특성.

자격의 방 멤버들도 나중에야 알아차린 가능성.

그걸 단번에 간파한 것이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뭔가 다른걸."

아니면 우리 머리가 굳어있었던 건가?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격의 방 동료들을 떠올렸다.

"그럴 린 없네. 하하하. 뭐 그래도 상관없고."

저런 종류의, 상황을 간파하는 것과 실력은 별다른 연관이 없다. 크리스피는 옆에 있던 콜라를 쭈우욱 마셨다.

"그럼 그다음은 언제 알아차리려나?"

그는 그 과감한 선택에 무릎을 치며 웃었다.

잠시 후 크로스보우의 표정이 기대되었던 것이다.

자격의 방에는 10일가량 먼저 공개된 패치.

기반 에너지를 여러 개 선택하는 것. 이미 그들이 먼저 시도해봤던 짓. 이미 그 페널티에 대한 건 그들에겐 주지의 사실이었다.

"그래도···역시 탐나네. 선수로 쓸만하겠어."

그는 손가락을 들어 크로스보우의 얼굴을 꾸욱 누르며 중얼거렸다.

손가락에 묻은 끈적한 기름이, 스마트폰 액정에 듬뿍 묻는다.

***

[SYSTEM]기반 에너지를 여러 개 선택하셨습니다.

[SYSTEM]Warning! 스킬을 제작하는 데 있어 큰 패넡티가 부과됩니다.

[SYSTEM]결정하시겠습니까?

"결정."

[SYSTEM]모든 에너지에 친화적인 몸으로 거듭납니다.

[SYSTEM]3,000P의 구현력이 부여됩니다.

[SYSTEM]무기를 설정해 주십시오.

-????

-뭐야

-이왜돼 ^^ㅣ발

얼떨떨한 채팅창의 반응.

크로스보우는 손뼉을 쳤다.

열쇠 패치가 된 지 이제 고작 1시간쯤.

채팅창의 반응으로 보아 하건대 아직 그와 같은 생각을 한 이가 없던 모양.

"혹시나 해봤는데 되네요."

-휴 안만들고 있길 잘했다

-자유도 무냐고···

-마 스까무봐라

-내캐릭터 어떡해 ^^발

-또 너냐···크로스보우···.

"이게 되네?"

-아 열받아

-얄밉누ㄹㅇㅋㅋ

그는 픽 웃었다.

"방송인이라 최초처럼 보이기는 하겠습니다만 아마 제가 최초는 아닐 겁니다."

-그건 그럴듯···

-현타 ㅆㅅㅌㅊ

희비가 갈린 반응.

그러나 그 반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역전되었다.

드립을 주고받으며 놀던 크로스보우의 화면에, 돌연 이상한 메시지들이 표시되었기 때문.

[SYSTEM]Warning!

[SYSTEM]특성 : '불가능에 도전하는 자'가 부여됩니다.

[SYSTEM]특성 : '시한부 인생'이 부여됩니다.

[SYSTEM]특성 : '유리 몸'이 부여됩니다.

[SYSTEM]특성 : '끔직한 집중력'이 부여됩니다.

"응?"

듣기만 해도 좋지 않아 보이는 이름들.

크로스보우는 잠시 말을 멈췄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 것이다.

[SYSTEM]특성 : 시한부 인생

[SYSTEM]일정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 시 즉시 사망합니다.

[SYSTEM]특성 : 유리 몸

[SYSTEM]모든 데미지를 2배로 받습니다.

[SYSTEM]특성 : 끔찍한 집중력

[SYSTEM]스킬 발동에 집중력이 필요해집니다. 집중하지 않을 시 스킬을 발동할 수 없습니다.

"어라."

그리고 항상 그렇듯, 그런 종류의 예감은 대부분 틀리지 않는다.

-이거지!!!!

-이게 크보지ㅋㅋㅋ아ㅋㅋㅋ

-하긴 이걸 그냥 냅뒀을 리 없지ㅋㅋ루삥뽕

-꺼억ㅋㅋㅋ

이번엔 시청자들의 턴이었다.

신나게 크로스보우를 뜯고 즐기며 드립을 치기 시작하는 모습.

-??? : 불난집이 우리집이었던거에요

-??? : 왜 나만 갖고 그러냐고!

-크보 공항도둑행ㅋㅋ

-어라ㅋㅋ

-우리 크보는 똥캐하는 모습이 제일 멋있어

잠시 생각에 빠진 크로스보우.

그는 뭔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피식 웃었다.

"상관없습니다."

-????

-일단 다 놀리고 말해줘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지마!!!!

아랑곳하지 않는다.

애초에, 모든 특성을 사용하려고 한 건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주 무기 설정. 총기류."

[SYSTEM]주무기가 설정되었습니다.

"스킬 설정. 사용 가능한 기반 에너지를 총알로 만들어 고유 효과를 낸다."

[SYSTEM]해당 능력에 필요한 구현력 계산 중···1,200P.

[SYSTEM]판정 : 문제없음

[SYSTEM]스킬을 생성하시겠습니까?

-어?

-잠깐만

바로, 단순한 총알이 아닌 각각 효과를 지닌 총알을 발사하는 것.

열쇠 패치가 예정된 순간부터 떠올려오던 것이었다.

모든 에너지를 사용 가능하도록 시험한 건, 오직 그 효과의 바리에이션을 넓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던 것이다.

"생성한다."

그리고 단지 총알에 담아 쏘아내는 것이기에, 부과받은 페널티에 큰 영향을 받진 않을 터.

채팅창에서도 하나둘 그걸 알아차리고 있었다.

[SYSTEM]스킬 생성 중···.

[SYSTEM]액티브 스킬 : '만능의 탄환'이 생성되었습니다.

-선생님 잠깐만요

-아ㅋㅋ다시 현타on

-이게 캐릭터 제작이구나ㅅㅂ;

[SYSTEM]남은 구현력 : 1,800P

[SYSTEM]스킬을 생성해주십시오.

"근접 시 사용할 수 있는 보조무기 설정. 단검."

[SYSTEM]보조 무기가 추가됩니다.

[SYSTEM]구현력 -200P

"보조 무기만을 들었을 때 모든 페널티를 제거하는 스킬."

[SYSTEM]해당 능력에 필요한 구현력 계산 중···알 수 없음.

[SYSTEM]판정 : 불가.

이런 꼼수는 안되는군.

패널티 자체가, 생각보다 더 강력한 듯 보였다.

"보조 무기만을 들었을 때 1분간 모든 패널티 제거."

[SYSTEM]해당 능력에 필요한 구현력 계산 중···알 수 없···.

"···게임 내 1회만 사용 가능."

[SYSTEM]1,600P

[SYSTEM]판정 : 문제 없음

[SYSTEM]스킬을 생성하시겠습니까?

온갖 제한 사항을 덕지덕지 바르고 나서야 가능해진 스킬.

운 좋게도 딱 떨어지는 포인트였다.

크로스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성한다."

[SYSTEM]캐릭터가 생성되었습니다.

[SYSTEM]의상이 자동으로 설정됩니다.

[SYSTEM]캐릭터명 : '크로스보우' 생성 완료.

[SYSTEM]올오버 서버에 당신의 캐릭터가 추가됩니다!

[SYSTEM]새로운 시대의 저평. 그 너머에 당신이 있기를.

"좋았다."

-제한 사항만 잘 걸면 안될것도 된다···메···모···

-??? : 조아~따

-굿보이 크로스보우ㅋㅋ

몇 개 넣지 못한 스킬은 있지만, 이 정도면 구상했던대로 완성된 편.

크로스보우는 흐흐 웃으며 게임 선택 창으로 향했다.

[배틀로얄]

현재 계급. 오버로드.

꽤 오래전 최고 계급을 찍었음에도 그리 많이 돌리지 못했던 계급전.

오랜만에 돌리려는 셈이었다.

"신캐밖에 없겠죠? 아마."

-아ㅋㅋㄹㅇ난장판일듯

-고계급 네임드 어셈블

-실전으로 가즈아

"좋습니다. 남은 두 개는 일단 미루도록 하죠. 똥을 새로 만들었으면 나눠줘야 인지상정. 바로 갑니다."

간만에 신이 나는 느낌.

크로스보우는 바로 게임 매칭을 눌렀다.

"렛츠고."

-Let's goㅋㅋㅋ

-렛잇고!

-괴물신캐 크보가 간다!

-근데 님들은 왜 캐릭 안만들고 크보방송 봐요?

-실딱이라서 그런다 *발럼아

-ㅋㅋ아ㅋㅋ실버 혐오를 멈춰주세욧!

***

< 83화-대격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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