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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 스트리머가 너무 강함-115화 (115/143)

116화 종족 갈등 (3)아무도 없다.

분명 사람이 바글거렸던 거리가 깨끗이 말소된 모습.

끼익-.

스위츠올오버라 했던가. 카페의 나무 간판만이 때아닌 소리를 내며 덜렁거린다.

공격에 휘말리지 않았던 단서라만이, 아연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중얼거린 순간···그게 끝이었어.’

그야마로 순살.

어딜가도 고계급으로 대우받는 단서라도, 제대로 인식조차 할 수 없었다.

간신히 알아차린 것이라고는, ‘공격을 한다’는 사실뿐.

“1명이요.”

“···크로스보우···님···.”

“아. 영업하죠?”

어느새 깨달으니, 크로스보우가 가까이 와 있었다. 마치 식당에라도 들어가는 모양새.

왜 이렇게 태평해.

단서라는 압도당하는 듯한 기분에, 아무 말이나 지껄이기 시작했다.

“저···줄···서셔야···하는데···.”

“줄?”

얼빠진 듯한 단서라의 말에 크로스보우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아. 저거 말인가? “

“···.”

“저건 줄이 아니라 줄이었던 것···아닐까요? 이젠 제가 제일 앞이거든요.”

“···무슨···.”

옳은 말이었다.

크로스보우를 중심으로 대략 20미터 내에는 그 누구도 존재치 않는 모습.

이벤트 기간. 이곳이 언제나 붐볐던 거리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참으로 운이 좋은 상황이라고 할까.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길었던 줄. 거기에 나란히 섰던 인간들은 모두, 크로스보우의 손에 의해 시체로 변해 버린 것.

이런 짓이 가능한 것은,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알기론 단 한 명뿐.

그리고 카페의 안쪽에서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있던 유저들.

“···설마.”

“미친 거 아니냐고···.”

불안감.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순간.

그것에 화답하듯, 저 멀리 전광판이 움직였다.

[마족 : 0000점]

그간 거의 미동도 없던 마족 진영의 점수.

그것이 돌연 급격히 올라가는 모습.

카페에 있던 이들의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크로스보우다.”

“크, 크보, 크보가 복귀했다.”

그리고 바깥.

멍하니 서 있는 단서라의 대답을 잠자코 기다리는 크로스보우.

“성인, 한 분···이시죠?”

“그렇습니다.”

“···통과, 입니다···.”

단서라는 멍하니 말했다.

본인이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이미 그녀의 머릿속엔 전투상황을 상정하는 무의식적인 시뮬레이션이 몇 번.

···못 이겨.

격차가 더 벌어졌다.

“수고하세요~.”

그런 생각들에는 아랑곳도 하지 않은 채, 카페 내부에 진입한 크로스보우.

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여기 테이블이 왜 이렇게 낮죠?”

대답은 없었다. 대신 신이 난 채팅창이 마구 올라간다.

-ㅋㅋㅋㅋㅋ

-’인싸’갬성이다 이말이야

-우오오오옷!!!이딴 테이블에서 커피를 먹는거냐고!!!허리를 얼마나 숙여야 잔을 줏을 수 있는거냐!!!

-ㅋㅋㅋㅋㅅㅂㅋㅋ

유리벽 쪽에는 겁에 질린 동물처럼 굳어 버린 사람들이 잔뜩.

그는 뚜벅뚜벅 걸어가 벽면을 만졌다.

“···가상현실인데 왜 마감이···? 공사장인가요. 여기.”

-아ㅋㅋㅋ크씨 이리와서 쌍화탕 한잔혀

-ㅋㅋ아ㅋㅋ인간족인데 좀 쪽팔리긴하네

-쟤들 왜 다 굳었냐ㅋㅋㅋ개고기집 간 강아지도 아니고

-밖에 사람이 저렇게 돼있으면 너도 오줌쌀껄?

-ㄹㅇㅋㅋ

알 수 없군. 인싸 감성이란 어렵다.

그는 벽면을 만지작대던 것을 멈추고 등을 돌렸다.

그러자 뚫어져라 이쪽을 바라보던 시선의 태반이, 다른 쪽으로 돌아간다.

카페 안의 유저들에게 있어선 끔찍한 침묵. 터질 듯한 분위기.

그러나 어딜 가든 분위기를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었다.

“오, 오빠. 오빠가 평소에 크로스보우 걸리기만 하면 한 주먹거리라며···.”

“미정아. 닥쳐. 제발.”

“···지금 나한테 닥치라고 한 거야?”

크로스보우는 소리 난 쪽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손가락을 들었다.

“뭐···인싸 감성은 됐고···어디 보자···10, 20···30···음.”

하나둘씩 숫자를 세는 모습.

그런데 셈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손가락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 머릿수를 세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10씩 단위가 늘어난다.

“총 27명. 270점이네요.”

싱긋 웃는 크로스보우.

“······!!!!”

270점. 그 말이 뜻하는 바는 명백했다.

사람을 명이 아니라 점수로 환산하고 있었던 것.

그제야 상황을 알아챈 사람들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피융-.

묘한 소리와 함께.

사람 둘이 털석 쓰러졌다.

멀리있는 구석 테이블. 각각 왼쪽과 오른쪽 끝.

그 밑에 숨어 있던 두 명이었다.

발포하는 움직임은 커녕, 총을 뽑는 동작마저···그 자리의 누구도 확인하지 못했다.

“···.”

“···.”

“···.”

리액션이 없자 뒤통수를 긁적이는 크로스보우.

“이런. 살살 쐈는데. 총도 살살 맞으면 괜찮다고 들어서.”

그 차분한 광기가, 굳어 있던 사람들이 움직였다.

“다, 다들 도망쳐!!!!”

“크로스보우다!! 크로스보우 떴다!!!!”

“꺄아아아악!!”

“꾸에에엑!! 죽어요오옷!!”

“···엇.”

이건 뭐지.

분명 덤벼들 만한 타이밍 아니었나.

크로스보우는 흐음 하는 소리를 내며 팔짱을 꼈다.

개미굴 앞에 연기라도 피워 놓으면 이럴까.

“이건 좀 상처받는데요.”

마치 괴물이라도 마주한 것 같은 태도가 아닌가.

-ㅋㅋ엇ㅇㅈㄹㅋㅋ

-인싸넘들 호들짝!

-대리만족 지리네ㄹㅇㅋㅋ

-빨리 튀어야짘ㅋㅋ 지금까지 왜 쳐다만보고봣누ㅋㅋㅋ

그러나 도망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이었다.

아무리 크로스보우가 진영 점수를 많이 줄 게 분명하다고는 하나, 감히 그와 맞붙기엔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듣고 봐온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아무것도 못하고 로그아웃 당한다. 심지어 크로스보우가 마음만 먹으면 상대에게 울렁증까지 유발한단다.

싸울 수 있을 리가 없다.

“오, 오빠! 오빠가 이긴다며!!”

“미정아. 조용히 좀 해. 제발!!!”

“이이···씨!”

그리고, 도망가는 판단은 아까의 커플도 마찬가지였다.

잽싸게 문을 향해 달려가는 둘.

그러나.

“꺄악!”

“미정아!”

뒤다라가던 여자가 넘어지고 말았다.

손을 뻗는 남자. 하지만 닿을 리 없다. 문으로 마구 밀고나가는 인파 탓.

그에 여자가 고래고래 악을 쓴다.

“나, 나 두고 가지 마!!!”

좋지 않다.

이미 남자도 꽤 뒤쳐진 상황.

여기서 여자친구를 구하는 순간···동반 로그아웃은 확정이나 마찬가지.

“젠장···!”

남자는 눈과 여자친구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두 눈을 질끈 감고는 그녀를 향해 뛰었다.

용감한 결단.

“젠자아앙!!!”

“오빠! 구하러 와 줬구나!”

남자는 놀라운 힘으로 여자를 번쩍 들어 올렸다.

“고마···어, 어어?! 어디까지 들어. 오, 오빠!”

그러나 그 고도가 심상치 않다. 마치 정권지르기라도 하는 자세에서 두 팔만 들어 올린 모양새로,  제 여자친구의 두 발을 잡아 올린 남자.

여자가 대롱대롱 매달렸다.

됐다. 남자는 힘껏 소리쳤다.

“으아아아아!!! 프렌드···아니, 걸프렌드 실드!!!!”

“꺄아아아아악?! 이, 이 미친놈이!!!”

마구 투닥대는 두 사람.

“······.”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미친ㅋㅋㅋ

크로스보우는 그 촌극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

-ㅋㅋㅋㅋ잠재적 범죄자라구욧!!!!

-ㄹㅇㅋㅋ

“그래도 이렇게까지 해 주면···살려야겠네요.”

“사, 살려···?!”

“살려 주세요!! 크보님 너무 섹시해요!!”

돌연 내려준 동앗줄에 반색하는 두 사람.

속이 뻔히 보이는 아부에, 크로스보우는 피식 웃는 걸로 대답했다.

“아. 살려야겠단 건 상황을 살려야겠다는 말이었습니다.”

-한국말은 끝가지 들으셔야죠^^7

-ㄹㅇㅋㅋ만 치셈 아ㅋㅋ

-ㄹㅇㅋㅋㄹㅇㅋㅋㄹㅇㅋㅋㄹㅇㅋㅋ

“히이···.”

“미, 미정이 실드.”

어림도 없는 짓이었다.

크로스보우는 사이좋게 둘의 이마에 총알을 한 발씩 격발해 주곤 가게를 나섰다.

“흐음. 어디 보자.”

[스킬 ‘해방’ 종료까지 남은 시간 : 2분 12초]

2분이라. 쓸데없이 낭비를 해버렸군.

“꼭꼭 숨어라···머리카락···보일라.”

그는 감각을 넓게, 퍼뜨리기 시작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서로 상응하는 에너지, 서로 반발하는 에너지.

그것들을 맞대고, 압력을 가하며, 섞는다.

어떤 것들은 마치 자석의 같은 극처럼 밀어내고, 어떤 것들은 달라붙으려 한다.

이런 형질에서 생기는 모든 힘을 컨트롤 하에 놓는 방법.

차원이 다른 감각을 가진 크로스보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은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경지, 방식.

비유하자면 마치, 수백 개의 물건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한 눈에 정확한 개수를 맞추는 것과 비슷한 일이었다.

목적은 하나.

도시를 덮는 것.

그런데, 그때였다.

“···못···지나···가요···.”

늘어지는 말투. 트리키 뷰 스트리머 동료, 단서라.

그녀가 가게의 문 앞을 막고 서 있었다.

양팔을 벌린 채였다.

“하하.”

그 모습이 퍽 웃겼던 걸까.

크로스보우는 피식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안 가겠습니다.”

“···정말···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재차 묻는 단서라.

그에 크로스보우의 표정이 히죽, 바뀐다.

“그쪽으로는요.”

쨍그랑!!!!

창문을 뚫었다.

“아···! 아앗!!”

“잘~ 먹고 갑니다~.”

“이, 이이···! 기다려···요···!”

반말을 조금 하려던 것 같지만, 아무래도 좋다.

그녀의 상대는 해방스킬이 꺼지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크로스보우는 훌쩍 뛰어올랐다.

***

“크로스보우다!! 마왕이 떴다!!”

“다들 전달해애앳!!!”

여유로운 오후.

이상한 말을 외치며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호호. 크로스보우래요.”

“여긴 인간족 진영인데. 아무리 크로스보우라도 여기 있다고요?”

“다들 올오버 안이라고 쓸데없이 유쾌하네요. 호호호.”

그 모습들을, 턱을 괴며 보고있는 여인들.

정작 그렇게 말하는 본인들도 컨셉에 먹힌지 오래였지만 지적할 사람은 없었다.

“으아아아악!! 크로스보우다!!!!”

또다.

지나간 사람들 외에 또 누군가 그런 말을 외치면서 뛰어오고 있다.

로브를 쓴 인영.

그리고 소란에 화가 난 것일까.

“아이씨. 어디!!!”

보다 못한 누군가 그렇게 소리쳤다.

빠르게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시키는 상황.

“으아아악!! 바로!! 바로!!!”

“바로 어디요! 크보 휴방이더만!”

“그런데 짜잔! 바로 여기요!!!”

수상쩍었던 로브를 훽 벗어던지는 남자.

드러나는 커다란 두개의 뿔.

그리고 시커먼 안구.

크로스보우는 뛰어다니던 것을 멈추고, 냅다 총을 갈기기 시작했다.

드르르르륵!!!

“다 엎드려!!!!!”

“꺄아아악!!”

“우아악?!”

-형 또 테러야?

-ㅋㅋㅋㅋㅋㅋ

-맞다···크보 원래 이런놈이었지···

동쪽 진영의 안쪽.

분명 지금까지, 이렇게 깊게 전투하는 이들이 오지는 않았을 곳.

그곳에 돌연한 총알이 쏟아진다.

띠링!띠링!띠링!!

[SYSTEM]당신의 공격에 의해 ···가 사망하였습니다.

[SYSTEM]당신의 공격에 의해 ···가 사망하였습니다.

[SYSTEM]당신의 공격에 의해 ···가 사망하였습니다.

“엄폐들 하세요!!! 뒤지기 싫으면!!!”

이번엔 대단위 스킬이다.

물론, 그렇게 말해 봤자 수류탄이지만.

[상급 마기의 수류탄]

[폭발 범위가 5배가 됩니다.]

다만 그 짧은 사이 킬을 얼마나 올린 것인지, 어느새 상급까지 업그레이드된 모습.

쨍그랑!!

그것이, 호호거리던 3인방을 향해 날아들었다.

“꺄아아악!!”

퍼어어어어어어엉!!!

시뻘건 폭발이 도시를 수놓는다.

“하하! 데빌 라이브 메타!”

-ㅋㅋㅋㅋ민감한 발언on

-ㅋㅋㅋ미쳤나봄

“오해하지 마세요. 마족이 사는 메타. 즉, 플레이 방식이란겁니다.”

“···.”

행인들이 말을 잃는다.

그도 그럴 게, 지금까지의 전투와는 다르게 도시가 폭발에 휘말리고 있었던 것이다.1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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