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스터 셰프-77화 (77/219)

<-- 77 회: 3-4(2. 각하, 한잔 더 마셔도 됩니까?) -->

"하지만 워낙 특이한 경우라 의료진들은 몇 가지 실험을 했으면 하는 눈치입니다."

"테러에서 많은 프랑스 국민을 구한 영웅을 상대로 실험을 하자고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병원에 연락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가 직접 가겠습니다. 이후 일정은 별다른 스케줄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지 않나요?"

"맞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아! 잠시 설펴봐야 할 서류가 있으니 10분 후에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소피 비서관이 집무실을 나간 직후, 혼자 남은 홀란드 대통령은 책상서랍에서 서류 파일 하나를 꺼냈다.

겉면에 극비라고 써진 파일 안에는 폭발과 화제로 시커멓게 불타버린 지하철 사진이 인쇄된 보고서가 들어있었는데 홀란드 대통령은 사진을 살피다가 그 밑에 써진 문구를 읽고 또 읽었다.

'녹아버린 개폐장치들이 틈을 메우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의 힘으로 출입구를 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더군다나 철저히 바스러진 개폐장치의 잔해는 그것들이 강력한 힘과 압력에 의해서 파괴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인간이 어찌 그런 힘을 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지하철 폭탄 테러 이후, 대책본부는 현장을 철저히 감식하며 정밀 조사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훈에 의해 열린 출입구도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반은 인간의 힘으로는 출입구를 절대 열 수 없었는데 어떻게 열린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었다.

'괴력에 이어서 불가사의한 치유 능력까지 갖고 있다니 참으로 흥미로운 친구야. 혹시 내 건강이 좋아진 것도 무슨 비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신비한 능력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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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각하, 한잔 더 마셔도 됩니까?

병원에 당도한 대통령은 지훈의 병실을 찾았다.

그사이 동행한 비서관들은 병원 관계자들을 만나서 퇴원수속을 밟았다.

"지훈, 건강을 회복했다고 들었습니다."

"각하, 여기까지 어떤 일이세요?"

"내 친구이자 프랑스의 영웅이 치졸한 프랑스인에 의해서 총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당연히 와봐야지요."

"국정을 수행하시느라 많이 바쁘실 텐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심려라니요, 그런 말 마세요. 오히려 내가 지훈에게 미안합니다. 이번 일로 프랑스 인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런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으니 염려 마십시오."

"하하~! 지훈이라면 그럴 거라고 여겼습니다. 듣자니 퇴원을 원한다고요?"

"이제는 다 나아서 아무런 지장 없이 정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리를 배우기 위해서도 내일부터는 학교를 나가고 싶습니다."

"몸이 다 회복되었다면 이번 주 반기윤 총장을 환영하는 만찬도 직접 준비할 수 있는 것입니까?"

"물론입니다. 그리고 그 일과 관련해서는 소피 비서관님과 계속적으로 얘기를 나눴습니다."

"하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는 퇴원 전에 병문안을 오기 위해서입니다. 어쨌든 친구라면 병원에 있을 때 한 번은 찾아와야지 않겠습니까? 아마 지금쯤 퇴원 수속이 진행되고 있을 것입니다."

"퇴원수속이 진행되고 있다고요, 누가요?"

"소피 비서관이 하고 있습니다. 병원비는 프랑스 국민을 대표해서 내가 지불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각하,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아닙니다. 지훈은 프랑스의 영웅인데 당연히 내가 지불해야지요. 만약 지훈에게 병원비를 부담하게 하면 성난 파리 시민이 엘리제궁을 점거할 수도 있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각하."

홀란드 대통령은 그 뒤로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잠깐 산책을 하자면서 지훈을 병실 밖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항상 지근거리에 붙어있는 경호원들까지 못 따라오게 했다.

"각하, 제게 따로 하실 얘기가 있는 것입니까?"

"지훈,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줄 수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내가 예전부터 궁금하게 여긴 건데 지훈은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까?"

"갑자기 그런 질문은 왜 하시는 것입니까?"

"난 예전부터 몇 가지 지병을 앓고 있었는데 지훈이 해준 요리를 먹고 많이 나아졌어요. 그리고 지훈이 끓여준 홍삼차는 다른 홍삼차와는 효능의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자주 느꼈습니다."

"그... 그건."

"처음부터 얘기했지만 이건 아주 개인적인 호기심입니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친구에게 얘기한다 생각하고 편하게 얘기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훈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홀란드 대통령이 생각하기에 지훈은 아무래도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이는 자신의 지병이 호전된 일부터 시작해서 지하철 테러 때 보여준 괴력, 거기다가 맨손으로 총을 든 자를 제압하고 불가사의한 치유 능력을 보여준 것만 봐도 확실했다.

그래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근거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반면 지훈은 홀란드 대통령에게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였다.

그러나 친구로 여기고 있다는 홀란드의 말에 마냥 숨겨서는 안 되겠다고 여겼다.

"특별한 능력까지는 아니고 살짝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체 어떤 능력이죠?"

"사람은 누구나 몸속에 기라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요?"

"굳이 번역을 하자면 에너지나 스피릿 또는 사이킥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현대 과학에서도 그 실체를 완벽하게 밝히지 못한 것입니다."

"혹시 동양의 액션 영화에 나오는 무술의 고수들이 갖고 있는 그러한 정신적 에너지를 말합니까?"

"대충 그렇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꽉 막힌 지하철 출입구도 열수 있었고, 총을 든 흉악범도 맨손으로 제압하고, 또 총상을 입었음에도 엄청난 회복속도를 보였던 것이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홀란드 대통령은 동양 또는 동양 사상에 관심이 많아서 기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가 지훈이 어떤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했던 것도 그런 것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그랬다.

덕분에 설명이 수월해진 지훈은 자신이 남들보다는 많은 기를 갖고 있어서 그런 일이 가능했음을 얘기했다.

"그러면 내 지병이 좋아진 것은 뭐 때문이죠? 혹시 나 모르게 그런 기를 내 몸에 주입했나요?"

"제 기를 밖으로 직접적으로 분출할 수는 없고 어떤 물체에 머무르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제 기운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요리였습니다."

"직접적으로 분출하지 못한다는 말은 무슨 뜻이죠?"

"기라는 것은 사람의 몸속에도 있지만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를 모르고 있습니다. 즉, 제가 제 몸속의 기운을 분출하면 그건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기와 마찬가지로 그저 허공을 떠돌아다니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립니다."

"조금 전에 어떤 물체에 머물게 할 수는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기를 주입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아까도 말했지만 기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해서, 지금 이곳에도 있습니다. 다만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이용할 줄도 몰라서 제가 기운을 주입한다고 한들 세상을 떠돌고 있는 다른 기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사라지고 맙니다."

"이미 여러 차례 그런 경험을 해봤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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