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스터 셰프-95화 (95/219)

<-- 95 회: 3-22 -->

그러나 김 박사는 다른 의사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게 식이요법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기적이라고 여겼다.

아울러 그건 현대의학이 밝혀내지 못한 암 세포의 비밀이고, 언젠가 의학이 지금보다 발전하면 기적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수술 예정일 직전까지만 한시적으로 허락하는 선에서 절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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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동안 지훈이 해준 음식과 차를 계속 마신 유병만은 암세포가 더욱 줄어들었고, 그 덕분에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을 뿐만 아니라 빠른 회복속도를 보였다.

그러는 사이 지훈은 새로 뽑은 직원들과 함께 주방 증축 공사를 비롯해서 인테리어 공사가 끝난 성북동 가게로 이전해서 이틀 후로 예정된 오픈을 준비했다.

상호를 가온누리로 정한 지훈은 성훈 부부의 가게에서 들여온 주방용품과 새로 구입한 용품을 정리하면서 당장 쓰지 않은 비품과 소모품은 마당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로 옮기게 했다.

"사장님, 이것들도 창고에 집어넣을까요?"

"보기 좋게 선반에 진열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수아가 보내준 각종 향신료 상자를 창고로 옮기게 한 지훈은 때마침 주문한 식자재가 도착하자 그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주방으로 이동했다.

그러는 사이 곰만 한 덩치를 자랑하는 일곱 명의 사내가 거들먹거리며 창고로 다가왔다.

"아니, 이게 뭐야?"

"어떤 새끼야?"

"누가 자기 맘대로 우리 창고를 사용한 거야?"

"이봐, 여기 있는 것들 당장 치우지 못해!"

"무슨 소리에요?"

"무슨 소리기는, 여기는 우리 창고니까 당장 비워!"

"사장, 누구야? 사장, 나오라고 해!"

갑작스레 들이닥친 일곱 사내는 악을 바락바락 지르며 당장이라도 완력을 쓸 것처럼 살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훈과 함께 주방을 정리하던 성훈은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움에 밖으로 나왔다.

"준철아, 왜 그래?"

"부 사장님, 깡패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창고가 자기들 것이래요."

"사장님이 건물을 구입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모르겠어요. 막무가내로 자기 창고라면서 안에 있는 물건을 당장 빼래요."

"그 사람들이 미쳤나?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터무니없는 행패를 부려."

예전에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했을 때도 불량배들의 횡포를 당했던 성훈은 이번에도 그런 경우라고 여겼다.

그래서 경찰에 연락해서 출동을 요청하고는 보기에도 살벌해 보이는 사내들에게 다가갔다.

"이봐요, 왜 남의 가게에 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오?"

"얼레, 이 새끼 봐라?"

"형님, 저 새끼 말하는 것이 영 싸가지가 없는데 따끔하게 교육을 시켜야지 않을까요?"

"동생, 학교에서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사고를 치려고 그래? 아무리 화가 나도 꾹 참고 말로 해."

"저도 그러고 싶지만 저 새끼 하는 꼬락서니를 보십시오. 마치 우리를 범죄자 보는 것처럼 바라보잖습니까?"

"내가 나설 테니까 동생은 성질 죽이고 가만있어. 야! 네가 여기 사장이야?"

"내가 당신들에게 그런 설명을 할 필요는 없고, 당장 나가시오."

"음마, 이 새끼 봐라? 네가 뭔데 우리보고 나가라마라 지랄이야? 네놈들이야말로 경찰 부르기 전에 우리 창고 안에 있는 잡동사니부터 당장 빼!"

"우리 사장님이 건물과 토지를 샀는데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오?"

"뭐야, 이 새끼는 사장도 아닌 별 볼일 없는 잡놈이었잖아?"

"새꺄, 겁 대가리 없이 깝치다가 괜히 얻어터지지 말고 얌전히 찌그러져 있어라."

"아야, 눈탱이 밤탱이 되기 전에 사장 불러라."

"아후~! 요즘은 왜 이리 겁 대가리 상실한 놈들이 많은지 모르겠어."

"얼레! 이 새끼가 아직까지 있네? 이 자식아, 사장 불러오라니까 여기서 뭐하고 있어."

"부 사장님!"

"사장님, 큰일 났어요. 빨리 좀 나와 보세요."

거친 말과 함께 어깨를 들썩거리며 공포분위기를 자아내던 사내들 중 우두머리는 성훈에게 다가가서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콕콕 눌렀다.

그가 가슴을 눌러댈 때마다 약간 마른 체구의 성훈은 휘청거렸고, 그걸 본 직원들은 자지러지는 소리로 지훈을 찾았다.

"당신들 뭐야?"

"어린놈의 새끼가 어디서 반말이야?"

"야이, 밤톨만한 새끼야! 뒤질래? 눈 안 깔아."

"불곰 형님,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 그냥 깽 값 물어주고 이 새끼들 버릇부터 고쳐놓겠습니다."

"독사야, 진정해."

직원들의 비명 소리에 밖으로 나온 지훈은 조폭들로 보이는 사내들이 성훈을 위협하고 있는 광경을 보는 순간 흥분해서 그 앞으로 뛰어 들어갔다.

반면 조폭들은 자신들보다 어려보이는 지훈이가 눈알을 부라리자 어이없어 하며 쌍욕을 해대며 지훈의 멱살을 잡았다.

"사장님은 나오지 마십시오."

"성훈형, 여기 있지 말고 경찰 불러요."

"이미 불렀습니다."

함께 일하기로 하면서 박성훈은 지훈을 사장이라고 부르며 높임말을 사용했다.

그게 부담스럽고 어색한 지훈은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성훈은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면서 끝까지 높임말을 사용했다.

"어쭈, 이 어린 새끼가 사장이었어?"

"어째 싸가지가 없다 했더니 네놈이 사장이었어?"

"새꺄, 돈 좀 있으니까 보이는 게 없냐?"

"이것 놔라!"

"이 새끼가 뭘 처먹었기에 겁도 없이 까불어."

"아후~! 이걸 그냥 콱!"

"독사야, 진정하라니까!"

"불곰 형님은 이 새끼 하는 짓을 보시고도 그런 말씀 하십니까?"

조폭들은 당장이라도 손을 쓸 것처럼 얘기하면서도 막상 그러지는 않았다.

그러는 사이 두 명의 경찰이 나타났고, 조폭들은 경찰들을 향해서 아는 체를 했다.

"아이고! 김 경장님, 오랜만입니다."

"박 경장님도 반갑습니다."

"문 부장, 무슨 일이요?"

"김 경장님도 잘 아시는 것처럼 때마침 우리 창고에 볼 일이 있어서 왔는데 이 사람들이 무단으로 우리 창고를 사용하고 있잖습니까?"

"김 경장님, 우리가 채워놓은 자물쇠를 이자들이 무단으로 끊어버린 것 같은데 그것은 범죄행위 아닙니까?"

"여긴 내가 구입했는데 무슨 근거로 이 창고가 당신들 것이라고 하는 거요?"

"어이, 사장 동생. 이건 우리 사장님이 지은 건물이니까 우리 거라고 하는데, 뭐 잘못된 것 있어?"

"이봐, 점유권 몰라? 점유권?"

경찰들이 나타났음에도 조폭들은 오히려 당당해져서 되레 큰 소리를 쳤다.

그사이 경찰들은 지훈에게 다가와서 그들의 주장이 사실임을 알려줬다.

"이 건물을 이자들이 지었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겁니까?"

"계약할 때 부동산업자가 다 얘기해줬을 텐데 못 들었습니까?"

"금시초문입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지금껏 몇몇 사람이 이 건물을 구입했고, 그들도 그 사실을 알고 원만하게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쪽 분만 모르고 있었다니 이해하기 어렵군요."

"제가 알았으면 이렇게 황당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 사람들이 점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인 만큼 우리들은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그냥 가면 우리는 어쩌고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만큼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으니 서로 합의를 하시지요."

"합의요?"

"지금은 그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김 경장님, 자물쇠를 파손하고 우리 창고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건 정식으로 고발을 하면 처벌할 수 있을 걸세."

"아! 그렇습니까? 조만간 찾아뵐 테니까 소주 한 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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