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5. 샤크론의 진면목
Chapter 2
“샤크론, 정신이 드나? 샤크론!”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샤크론은 눈을 떴다. 눈 앞에 보이는 중년의 사내, 제로스였다.
“으으음… 제로스 대장님. 크으으… 아리온은?”
패커스, 카트라도 있었지만 샤크론은 아리온이 생각나 제로스에게 물었다. 그러자 제로스가 환한 얼굴로 답했다.
“이미 치료가 끝나 기사단에 복귀했어. 슈타인에게는 샤크론 자네의 이야기를 해 두었으니, 마음놓고 몸이 완쾌될 때 까지 푹 쉬어도 돼.”
샤크론이 고개를 살짝 돌려 탁자를 바라보니, 몇 개의 빈병들이 보였다. 우측 하단에 마법사 협회의 도장이 찍힌 것으로 보아 포션인 듯 했다.
“포, 포션으로 치료하신 겁니까? 이 정도라면 10골드는 족히 넘어갈텐데….”
요즘 몬스터들이 많이 잡혀 그와 관련한 포션 값이 반으로 줄긴 했지만, 그래도 포션은 가장 비싼 약품들 중에 하나였다. 특히 치료를 위한 힐링 포션 계열의 약품은 더더욱 그러했다.
“사람의 목숨이 10골드에 비견할 바가 되겠나? 어쨌거나 다른 걱정은 하지 말고 푹 쉬도록 하게.”
제로스의 말에 샤크론은 일단 안심했다. 동료들도 무사하고, 자신에게도 별다른 일이 없는 듯 했다. 단, 걱정되는 게 하나 있었다.
“저, 제로스 대장님.”
“음?”
“어떻게 저희를 발견하신건지… 그렇다면 혹시 제가 있었던 그 곳의 광경들을…?”
샤크론은 은근히 걱정되었다. 자칭 테스타노의 아들이었던 안토니오를 쓰러뜨리고, 금지구역 안까지 들어갔던 그들이다.
‘금지구역’. 개인이나 집단의 요구에 의해 제국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 아니던가. 게다가 그 구역의 관리는 경비대 소관이니, 이렇게 되면 제로스로서는 경비를 소홀히 해 침입자를 둔 꼴이 되는 것이다.
“아, 그것?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게. 제국이 인정해도 나 제로스가 인정하지 않는 금지구역 이니까. 테스타노의 눈이 있어 안토니오를 감옥에 처넣지 못하는 게 한이기도 하고.”
“안토니오는 어떻게 하셨나요?”
“멍하니 앉아 있길래 내버려 두고, 자네들만 구출한거야. 놈을 잡아다가 감옥에 넣어도 하루면 풀려날텐데.”
“대체 어째서? 그리고 아리온 말을 들어보니 제로스 대장께서 흑마법사에 대해 알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순간 떠오르는 궁금증. 제로스는 어떻게 해서 흑마법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일까. 아리온도 분명 마시드 산에서 ‘제로스 대장님의 예상대로’라고 했었다.
경비대가 치안을 관리하긴 하지만 범죄수사나 개개인의 뒷조사는 ‘제국 황립 치안청’이 담당하고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우선은 샤크론의 건강 회복이 더 중요하니까.”
아직은 때가 아닌 듯, 제로스는 피하는 모습이었다.
샤크론도 당장 급한 건 아니었기에 우선은 건강을 되찾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매직 미사일에 당한 상처가 생각보다 커서, 일주일 정도는 치유의 기간이 필요할 듯 싶었다.
“예, 알겠습니다.”
제로스의 말에 샤크론은 다시 침상에 누웠다. 산에서 아직도 멍하게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 안토니오가 떠올랐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다시금 잠의 유혹 속으로 빠져들었다.
<파트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