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2. 나이블로의 소드
발데스가 기합을 지르며 테스타노를 향해 달려들었다. 필살필승의 각오를 다진 발데스는 몸의 한계를 넘어설 만큼 극성으로 마기를 끌어올리는 한편, 검에도 기를 주입하여 한계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검에서 10m 이상 뻗쳐나가는 오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게 동질의 기운이라는 것인가…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아. 흐흐흐, 하지만 전 맹주만큼은 못한 것 같군.”
“닥쳐!”
발데스의 오러가 허공을 가르며, 테스타노의 머리를 정면으로 내려쳤다. 테스타노는 팔짱을 낀 채로 발데스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발데스는 테스타노가 손이나 단순한 방어마법으로 막으려다가 부상을 입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오러는 어지간한 마법으로는 대응조차 할 수 없는 최강의 오러였다.
[치지지지지지…]
무언가 타들어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이것은 오러의 기운이 어떤 무언가와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발데스는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겨우 이 정도 인가?”
“아아…!”
발데스가 있는 힘을 다해 뿜어낸 오러가 테스타노의 마기가 뿜어내는 실드에 가로막혀 서서히 소멸되고 있었다. 이건 상쇄가 아니라 기를 빼앗기는 듯한 흡수였다.
“이번에는 내 차례인 것 같군. 어디 흑마법에 대한 내성이 있는지 볼까?”
[스팟!]
테스타노는 실드에 오러를 꽂은 채로 마법을 캐스팅했다.
“헬 파이어.”
“헬 파이어?”
[화르르륵… 파팟!]
“와아아아압!”
1m도 채 안되는 거리에서 헬 파이어가 시전 되자, 당황한 발데스는 재빨리 검을 뽑아 헬 파이어가 날아오는 방향으로 검날을 질렀다. 그와 동시에 다시 한번 엄청난 기를 실어 오러를 형성했다.
[지이이이이이잉…]
헬 파이어의 불덩어리가 오러와 부딪치자 눈부신 섬광을 발하며, 오러에 의해 분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위력이 너무 강해, 발데스의 검과 팔은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다.
“헬 파이어.”
테스타노는 이에 멈추지 않고, 또 하나의 헬 파이어를 캐스팅했다. 그리고 주저없이 발데스를 향해 시전했다.
“으으으… 크으으으윽!”
강도가 더욱 강해지자 발데스는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강한 통증을 받았다. 견디기가 힘들었다. 단순히 헬 파이어일 뿐인데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온 힘을 끌어내어도 감당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빠지지지직]
“와아아아. 와아아아악!”
가중되는 압력에 발데스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피가 흘러내렸다. 그만큼 상황은 고통스러웠다.
발데스는 온 힘을 다해 헬 파이어의 기운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힘을 주면, 튕겨낼 수 있을 듯 했다.
그러나 테스타노는 여유를 주지 않았다.
“일단 이 정도만 해 놓아도, 나중에 사실을 캐내는 데에는 충분하겠지. 팔과 다리 정도만 부러뜨리면 내 손바닥 안일 테니까. 매직 미사일.”
“으음?”
“파이어 볼!”
어느 새, 발데스의 등 뒤로 돌아간 테스타노가 그의 팔과 손을 향해 매직 미사일을 시전 했다. 그리고 이어서 등판을 향해 파이어 볼을 시전 했다.
[빠각, 빠각. 으드득]
발데스가 헬 파이어의 기운을 밀어내는 순간, 매직 미사일이 그의 팔과 무릎을 강타했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 이어지는 고통에 발데스는 비명을 질렀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고통이었다. 뼈가 가루처럼 으스러지는 듯 했다.
“크으으으으으악!”
재차 날아온 파이어 볼. 강력한 힘이 실린 파이어 볼은 그의 몸을 공중으로 날려보냈다. 어찌나 위력이 강했던지, 그의 갑주가 파이어 볼에 의해 반쯤 뭉그러질 정도였다.
그렇게 발데스는 수 백 미터를 날아갔다. 단순한 파이어 볼로 보기에 너무 강한 위력이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발데스는 나무에 걸려, 몇 번 부딪치고는 바닥에 떨어졌다.
정신이 가물가물해져 왔다.
그의 희미한 시야 사이로 흑마법사들이 처참하게 살육당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