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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흑마법사-66화 (66/166)

# 003. 근위기사가 되다.

# 003. 근위기사가 되다.

Chapter 1

일방적인 패배.

수 많은 민간인이 죽고, 건물이 박살나는 대규모 반란과 달리 이번 반란은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또 진압 된 반란이었다.

반란의 주축이었던 기사들은 테스타노의 계략에 휘말려 종속 당했고, 흑마법사 연합군은 북쪽에서 버서커 웜과 테스타노 단 한 사람에 의해 전멸했다. 이 과정에서 샤크론은 우연스럽게 나이블로의 소드를 얻게 되었다.

반란의 주축이 사라진 지금, 원로회의 군은 어둠의 아들들 앞에서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았다.

달조차 뜨지 않는 새벽, 원로회의 군의 집결지를 급습한 10명의 어둠의 아들들은 철저하게 그들을 유린했다.

냉소를 가득 띄고 양 손에 파이어 볼을 캐스팅 한 그들은 병사들을 처참하게 살육했다. 가슴을 가르고, 손을 집어넣어 속을 태워버렸다. 그리고 심장을 뽑아내어 광기에 가득 찬 눈으로 갈기갈기 찢고는 먹었다.

수 많은 병사들이 어둠의 아들들에게 창과 궁, 검을 이용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강력한 마기가 실드를 형성하고 있는 어둠의 아들들에게 물리적인 공격에 의한 데미지는 제로에 가까웠다.

순식간에 수 백 명의 병사들이 죽었다.

만약을 대비해 대기시켰던 용병 마법사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은 오히려 주요 제거 대상이 되어, 병사들보다 더 처참하게 죽었다.

1차 저지선이 무너지고, 2차 저지선이 무너졌다. 원로회의 대신들은 위험을 깨닫고, 미리 준비해두었던 지하통로를 이용해 거점을 옮기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어둠의 아들들은 전장터 주변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지면에 두 손을 얹고 강력한 라이트닝 스톰을 뿜어냈다.

그러자 지반이 흔들리면서 엄청난 충격이 고스란히 지하에 있는 원로회의 대신들에게 전해졌다. 이 공격에 완전히 노출 된 그들은 온 몸의 모든 구멍으로 피를 뿜어내며, 최후를 맞이했다.

그것으로 반란은 진압됐다.

테스타노는 반란을 통해서 자신의 권력을 확실하게 휘어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먼저 그는 마법사단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반군을 도우려 했던 마법사단장을 반역죄를 적용하여 처형했다. 그리고 뒤늦은 대응으로 상황의 혼란을 야기시킨 근위대장 로네스의 직위를 박탈했다.

그래서 기사와 마법사들과 함께 공간이동 마법에 걸려 이동한 후, 일주일 후가 되어서야 마법진을 통해 돌아온 그는, 오자마자 갑옷을 벗고 근위사령부를 떠나야 했다.

그것이 바로 제국의 피바람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이 날 이후, 평소 테스타노가 마음에 들지 않아 했던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반역죄의 누명을 쓰고 모두 처형당했다. 황제의 이름으로, 테스타노는 자신의 계획을 진행시켰다.

소드 마스터 급의 기사 둘이 투옥되었고, 반란에 가담했던 기사들 모두가 처형됐다. 그들은 테스타노의 지배를 받고 있어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테스타노는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가차 없이 그들을 죽여 버렸다.

마법사 수 백 명이 죽었고, 충신들이 처형됐다. 오로지 반역죄를 누명을 뒤집어 쓴 채, 무고한 사람들의 목이 푸른 하늘을 수놓았다. 피가 대지에 흩뿌려지고, 진실은 고개를 숙였다.

하루의 반란, 그리고 이어진 일주일의 숙청. 그렇게 한바탕 폭풍을 얻어맞고 나서야 상황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테스타노는 ‘제국 수도 개편령’을 선포하는 한편, 기사단을 세 곳으로 통합시켰다.

카다르 기사단, 페르네스 - 슈타인 기사단, 테스타노 기사단.

기존의 두 기사단을 폐쇄시킨 그는 카다르 기사단을 유지하는 한편, 페르네스 기사단과 슈타인 기사단을 통합시켰다. 그리고 테스타노 기사단이라는 곳을 신설하여, 자신이 단장의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대신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황제가 공식적으로 선포하도록 조치했다.

마법사단도 마찬가지였다.

단장이 처형되자, 테스타노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친 테스타노 파의 마법사들을 요직에 임명했고, 반 테스타노 파의 마법사들의 직위를 강등시켰다.

이 과정에서 심한 반발이 있었고, 또 다시 피바람이 몰아쳐 그들 역시 처형됐다.

이 모든 것은 황제 네오시오 3세의 이름으로 벌어졌다.

백성들은 반역이라는 대역죄를 저지른 마법사와 기사들이 처형되는 것에 반발보다는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고, 흑마법사를 물리친 테스타노의 공적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리고 로네스가 있었던 근위사령부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모든 근위검사들이 근위기사로 승격됐다. 제로스는 근위검사 교관에서 근위기사 교관으로 승진했다.

이렇게 상황은 일단락 되었다.

한창 전투가 일어났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수도 외곽의 벌판에서 벌어진 전투였으므로 백성들의 체감 정도는 ‘약간 놀람’ 정도였다. 크게 동요하는 기색은 없었으며, 흑마법사들이 죽은 그 곳은 백성들 사이에서 저주의 땅이라 불리며 출입을 꺼리게 되었다.

1달 후.

“휴우… 애꿎은 사람들만 죽었어.”

근위기사가 된 샤크론은 세 시간의 수련을 끝내고, 개인 휴게실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직도 생생한 발데스와의 기억에 샤크론은 괴로워하고 있었다. 복수를 위해 싸우다 죽어간 발데스와 마법사들.

그들은 오로지 부모의 복수를 위해서 싸웠고 처참하게 죽었다. 그들 앞에서, 샤크론은 적군의 편에 가담한 기사였을 뿐이었다.

근위기사가 된 것은 무엇보다 기쁜 일이었지만, 이렇게 된 이면에 수 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아니야. 이런 생각은 도움이 되지 않아.”

안타깝고 슬펐지만 샤크론은 마음을 굳게 먹기로 다짐했다. 발데스의 마지막 웃음이 남긴 희망만큼,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맞아… 그 책이 있었지.”

샤크론은 골몰히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베토스에서 카다르로 올라 올 때, 함께 싸 들고 왔던 붉은색의 책을 떠올렸다.

[슥슥슥]

언제나 가죽 주머니 속에 간직해 두고 다녔던 책. 그간 수련에 치중하느라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샤크론은 책의 먼지를 털어내고는 맨 앞 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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