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지막 흑마법사-86화 (86/166)

# 006. 깨달음?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이 그렇게 막중하다고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복수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테스타노는 곧 제국을 지배하기 시작할 거야. 이미 이건 늦출 수 없는 일이 되었어. 이제 놈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건 너 뿐이다, 샤크론.”

“그렇게 무거웠던 건가요.”

아직 어리다면 어린 샤크론이다.

운명의 굴레라고는 하지만, 생각했던 그런 운명은 아니었나 보다.

샤크론은 일시적으로 몰려드는 공황 상태를 어찌할 수 없었다.

“정신 차려. 시간이 없는 건 맞지만, 내가 있으니까. 이런 드래곤을 만난 걸 행운으로 생각해두라고. 흐흐.”

어색한 웃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은 보로미스는 샤크론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 인간들끼리 격려를 할 때 보았던 자세를 따라한 것이다.

“흠….”

“자, 나는 검술은 잘 알지 못하니까 나에게서는 마법을 배우면 될 거야. 우선 네가 용언 마법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니, 수식에 변화가 좀 있어야겠지. 용언마법이라고 해봤자, 복잡한 수식이 몇 개 더 추가된 것 뿐이니까.”

“그런 차이밖에 없어요?”

“그래. 다만 이 복잡한 수식이 인간의 수학 따위로는 풀 수 없는 난제니까,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거야. 네게 단기간에 많은 마법을 익히게 하려면, 아무래도 메모라이즈 마법이 괜찮을 것 같다. 내가 직접 시전할 테니까, 가만히 서서 받아들이면 돼.”

“설마 날 공격하려는 건…. 아무나 믿어서는 안 되지 않나…?”

“녀석, 전에 한 말을 기억하고 있구나. 지금은 믿어도 돼.”

“어떻게 장담하죠?”

“맹세하지. 드래곤이 인간 목숨 하나 가지고 맹세 하는 것도 좀 우습다만.”

“좋아요.”

샤크론이 승낙의 표시를 하자, 보로미스가 오른손을 들어서는 샤크론의 머리 위에 가볍게 얹었다. 보로미스의 하얀 손은 샤크론의 흑발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수식 자체를 기억할 수 있게 해 줄 거야. 8서클 부터의 마법은 너무 복잡해서 메모라이즈로 담을 수 없지만, 7서클까지는 무난하게 담을 수 있을 거다. 다만 자주 상기하지 않으면, 메모라이즈 마법이 날아가버릴 수 있으니 그것을 조심해.”

“네.”

[샤아아아아]

한 줄기의 물이 바가지를 가득 채우듯, 보로미스의 손을 통해 들어간 기운이 머리에 가득 차는 게 느껴졌다. 마치 꽉꽉 눌러서 메우는 것 같은 기분에 샤크론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꽤나 묘한 기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입되고 있는 마법의 수식들은 모두 흑마법이었다. 수식의 첫 부분이 에반의 제1원리로 모두 되어있는 것으로 미루어, 정립 흑마법 계열의 수식인 듯 했다.

다시 말해, 백마법의 원리를 따른 흑마법이 아닌, 흑마법에 알맞게 만들어진 수식이 바탕이 된 마법인 것이다.

[파파팟. 팟]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새하얀 빛으로 머리를 감싸던 기운이 사라지자, 보로미스가 살짝 손을 떼었다.

샤크론은 왠지 머리가 무거워진 듯한 기분이 들어 목을 뒤로 젖혀보았다.

“으으으….”

기지개를 펴고 나자, 머리에 쏠렸던 피가 빠져나가 듯한 찌릿한 기분과 함께 다시 머리가 가뿐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내 이전의 가벼움으로 돌아왔다.

“자, 기억을 짚어 봐. 네가 아는 7서클 이하의 마법들은 모두 메모라이즈 마법으로 기록되었을 거다. 용언으로 이루어진 메모라이즈는 1달에 1번 정도 재 캐스팅을 해주면 되니까,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해주면 될 거야.”

“이게 끝인가요?”

“그러니까 드래곤 아니겠어? 인간들처럼 무식하게 하나 외우고, 하나 써먹고 그러지 않아. 인간들의 메모라이즈는 기껏해야 하루를 가지 못하지. 게다가 마나 소비도 매우 크고. 그러나 드래곤의 메모라이즈는 소량의 마나로도 재충전이 가능해.”

“고마워요.”

“이제부터 시작이야. 마법을 네 몸에 익히는 게 급선무다. 아마 지금 마법을 시전 해봤자, 네 맘대로 조절이 안 될 테니까.”

“어디… 크로스 파이어(Cross Fire)!”

크로스 파이어는 십자 모양을 그리며 날아가는 파이어 계열의 마법으로 파이어 볼을 십자 모양으로 나열해 놓은 듯한 모습의 마법이었다. 그래도 제법 타격력이 있기 때문에 6서클로 분류되는 마법이다.

[화르르르 화륵]

“어어?”

보로미스의 예상대로 불덩어리들이 제각기 방향을 잃고 여기저기로 흩어져버렸다. 그것도 잠시, 불길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배우는 건 문제가 아니야. 문제는 어떻게 익숙해지냐는 거지. 오늘부터 출발하는 날까지, 샤크론이 마쳐야 할 과제는 바로 마법을 익숙하게 시전 하는 거다. 자, 내가 실드를 펼쳐 놓을테니 그곳을 향해서 계속 마법을 시전 하도록 해. 퍼펙트 실드 라인!”

보로미스가 주문을 외우자, 샤크론의 앞에 가로, 세로 2m 정도의 넓은 실드막이 쳐졌다. 마치 물컹물컹한 벽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여기에다가 마법을 시전 해요?”

“그래. 이건 주변의 마나를 끌어다가 형성하는 마법진이니까, 어지간해서는 없어지지 않을 거야. 자, 오늘부터 샤크론은 잠시 검을 내려놓는 거다. 지금만큼은 마법사로서의 네 모습을 보여주도록 해. 알겠어?”

“좋아요!”

깨달음 뒤에 얻은 마법이라서 그런 걸까? 샤크론은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간과했던 무언가를 제대로 알게 된 이 기분. 잠시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렇게 뿌듯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그렇다. 강한 힘. 그러나 무조건적인 강한 힘은 아니다.

깨달음 뒤에 얻은 강한 힘. 그것이 무서운 법이다.

샤크론은 보로미스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그의 말대로 이번주 내로 어떻게든 마법을 익숙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잠시 쉬어가기]

미친 듯이 달려왔습니다.

근 5일만에 1.5권 정도의 분량을 풀었네요.

제가 원하던 독자분들을 중독(?)시킬 수 있는 글이었는지

개인적인 판단을 내리는 중입니다.

전 독자분들께 무한한 기쁨을 드리고 싶었는데,

주인공 샤크론을 통해서 많은 만족을 얻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아니면 마지막 흑마법사라는 작품이 여러분에게 큰 어필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백호는 사실 여러번 다작을 했습니다.

리스라는 게임 소설도 있고, 다시 쓰는 조선사라는 대체역사소설 1부, 2부를 썼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삭제하고 없지만 메시아라는 현대물도 있었지요.

ㅋㅋ 원하시면 메시아는 나중에 뭐 따로 재연재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앞의 여러 작품들은 제가 출간을 목적으로 썼던 글은 사실 아닙니다.

특히 리스는 그렇지요.

그러나 마지막 흑마법사는 출간을 목적으로 계약까지 마친 상태에서 쓴 글입니다.

그래서 사실 저는 이 글에 대한 반응와 지적을 매우 예민하게 받습니다.

나쁜 뜻이 아니라 신중하게 생각한다는 거죠.

그러나 별로 코멘트가 보이지 않아서, 제가 글을 못 쓰는 건가 하고 좀 슬프(?)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습적으로 북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1위 분께는 마흑사 1권, 2위 분께는 마흑사 2권을 드리겠습니다.

마흑사가 출간 되면, 표지 맨 뒤에 책 줄거리나 소개를 담지 않습니까?

거기에 독자분들의 추천글을 담을까 생각중입니다. (월야환담 채월야처럼 말입니다)

검토중이고, 확정은 아닙니다만 출판사와 얘기를 해 보려 합니다.

여기에 만약 독자분들의 글을 싣게 된다면, 유조아에서 가져가겠지요.

그걸 써주시면 됩니다.

20 - 30자 내외로 마지막 흑마법사의 추천글을 적어주세요.

엑기스만 담은 그런 글이어야겠지요?

Ex)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샤크론과 테스타노의 운명적인 대결, 그 이후는?

무조건 코멘트로만 적으세요. 기한은 오늘입니다.

그럼 ^-^ [ㅋㅋ 깜짝 이벤트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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