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지막 흑마법사-88화 (88/166)

# 007. 다크 엘프 리나

예전에는 마나의 순환을 유도해서 고서클의 마법을 시전 하는 게 버거웠던 샤크론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익숙했다. 마나의 흐름을 샤크론의 의지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었다.

일반 백마법사였다면 주변의 마나가 시계방향으로 모여들면서, 내부의 마나와 결합해 하나의 수인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러나 샤크론은 흑마법사이기 때문에 마나로 수인을 맺는 방식이 달랐다. 몸 속의 마나만을 끌어다가 마법을 캐스팅하는 것이었다.

몸 자체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마기는 샤크론의 어깨부터 손바닥까지 빽빽하게 감쌌다. 그리고 이내 빨려 들어가듯 양손으로 갈라져 들어가 수인을 만들어 냈다.

“좋아. 그 상태로 조심스럽게 캐스팅 된 수인을 하나로 뭉치는 거야. 왼쪽의 수인은 공간을 의미하고, 오른쪽의 수인을 시간을 의미하지. 어느 것 하나도 빠져서는 안 돼.”

“알았어요.”

아직 디멘션 브레이크는 확실하게 익히지 못한 상태. 샤크론의 움직임은 조심스러웠다.

두 손에 분배하는 마나의 양을 균등하게 맞춘 샤크론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양 손을 포갰다.

[프스스스]

시간의 수인과 공간의 수인이 하나로 뭉쳐지면서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만약 균형이 맞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었다면 수인끼리 서로 밀쳐내면서, 마법이 분쇄되었을 것이다.

“그 상태로 어느 위치에서 마법이 실현될 지를 생각한 다음, 그 균형을 깨뜨리지 말고 시전 해. 목표물은 저 나뭇가지로 하자.”

보로미스가 동굴 바닥에 놓여 있는 나뭇가지를 가리켰다. 제법 굵은 것이 목표로 삼기가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하앗!”

[슈아아… 스팟!]

샤크론이 디멘션 브레이크를 시전하자 검붉은 마법의 덩어리가 나뭇가지를 향해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었다. 동굴 전체에 보로미스가 소음 차단 마법은 물론이고 실드까지 펼쳐 놓았기 때문에, 충격의 걱정은 없었다.

[지지지직. 찌이익]

순간 흑광(黑光)이 일었다.

동시에 디멘션 브레이크의 구체가 나뭇가지를 감쌌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회전을 일으키며 공간을 비틀기 시작했다.

마치 종이에 그린 그림을 비트는 것처럼, 주변의 시야가 심하게 일그러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이 잠잠해지고, 디멘션 브레이크의 구체도 소멸했다. 보로미스는 시야를 극대화시켜 주변을 탐색했다.

“사라졌다!”

“보로미스, 정말이에요?”

“봐라. 사라졌다! 깨끗이 사라졌어.”

보로미스가 활짝 웃으며 샤크론에게 말했다. 계속 이론적인 설명만 하다가 처음 연습에 들어간 것인데, 단 한 번으로 성공한 것이다. 나뭇가지는 물론이고 곁에 있었던 돌멩이와 풀잎들도 모두 사라졌다.

“보로미스, 해낸 것 맞아요?”

“그럼 다른 것도 시전 해 보자. 나에게 배웠던 모든 마법을 여기에다가 퍼부어 봐라!”

신이 난 보로미스는 내친 김에 나머지 마법도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속도로만 발전을 이루어 준다면, 9서클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힘들다 해도 8서클의 마스터가 되는 것을 가능 할 것 같았다.

보로미스의 말에 샤크론이 연속해서 마법을 시전 했다.

마법과 마법 시전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 차이가 있었지만, 크로스 파이어, 라이트닝 스톰, 퍼펙트 마인드 컨트롤, 퍼펙트 마나 쉴드 등 각 계열의 마법을 모두 시전해 낼 수 있었다.

보름도 채 되지 않은 단기간에 이룬 비약적인 성장이었다!

“헉헉,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 마나 소비가 너무 심해요. 헉헉….”

“정말 대단한 놈이구나. 오러를 쓸 줄 아는 8서클의 마법사라! 소위 인간들이 말하는 마검사가 아닌가?”

“그럴 거에요.”

누가 알겠는가? 20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마검사의 실력을 가지게 된 샤크론을. 만약 흑마법사의 후손이라는 족쇄가 없었다면, 대륙 전체를 통틀어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불렸을 것이다.

“좋아. 그렇다면 오늘부터는….”

“선발대에요! 선발대가 저기 오고 있어요!”

소음 차단 마법을 걸어놓았지만 느껴지는 기운까지는 어쩔 수 없었나보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살기를 느낀 샤크론이 동굴 밖을 쳐다보자, 멀리서 한 떼의 군마가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럼 인간으로 폴리모프 해야겠군. 자, 저들과 합류해야 하지 않아? 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지금 샤크론 네 힘은 기사 수 백명은 거뜬히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일거다.”

“그건 싸워봐야 알겠죠. 보로미스가 있는 한 죽을 걱정은 없겠는데요?”

“멍청한 녀석, 죽을 걱정이나 하고 있다니…. 자, 가자.”

선발대의 도착. 이것은 곧 벌어지게 될 달란도르 군과 카다르 군의 충돌을 의미했다.

샤크론도 공식적으로 원정군에 파견되어 있는 만큼, 선발대와 합류해야 했다. 선발대 도착 이후, 정규군이 도착할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일.

그 동안 선발대는 타란트 오크군과 함께 달란도르 군을 상대하게 될 터였다.

[챕터 종료]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새벽 3 - 4시까지 비축분 틈틈이 모으고, 다시 연재 들어가겠습니다.

저에게 잠깐 휴식의 시간을 주세요 ^-^

88회의 이벤트,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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