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지막 흑마법사-90화 (90/166)

# 007. 다크 엘프 리나

테스타노의 외침에 밖에 서 있던 라칸은 다시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

“하인 다섯을 붙여주겠다. 사흘 내로 마법사 협회와 기사 협회의 모든 자료를 조사해라. 베토스 출신의 마법사와 기사의 명단을 전부 수집하고, 베토스가 아니더라도 그 근방에 있는 도시 출신이라면 모두 수집해서 나에게 가져오도록.”

“하지만 제 신분으로는 그 정보들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허가증을 써주도록 하마. 그리고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 없으니, 베토스로 어쌔신들을 보내 흑마법사에 대한 단서를 샅샅이 찾아라.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

“예,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라칸은 충실한 테스타노의 심복이었다. 그의 행동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테스타노의 도장이 찍힌 허가증을 받은 라칸은 하인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

[쾅]

문이 닫히고, 별장 안에는 다시금 적막이 찾아들었다.

“흐흐… 하하하하하!”

고요한 적막 사이로 찢어질 듯한 테스타노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올 테면 와라. 내 힘을 얕보았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다!”

테스타노는 자신했다. 지금의 자신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절대 없다는 것을.

Chapter 3

“미첼 대장님. 샤크론과 어떤 사람 하나가 합류했습니다.”

병사가 미첼에게 보고를 올렸다.

미첼이 최후방에서 병사들을 독려하며 진군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방에 있던 전령이 달려온 것이다.

“어떤 사람?”

분명 타란트로 간 것은 샤크론 뿐이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라니?

“달란도르에서 카다르로 넘어오던 마법사라고 합니다. 말하기를 망명이니 어쩌니 하는데, 수상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위험성의 여부는 네가 판단하는 게 아니다. 게다가 마법사라고 하지 않았느냐? 만약 적의 첩자라면 우리는 몰살당해. 아니다. 우린 이미 그 위험을 받아들인 셈이 되는 거다!”

미첼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정말로 그가 달란도르에서 보낸 첩자라면 이미 모든 것이 끝난 셈이다.

적을 아군 내부로 받아들였으니. 그것도 마법사의 보조 하나 없는 병사들 사이에 말이다.

“대, 대장님.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날 안내해라. 늦기 전에 내가 녀석을 잡아야겠다. 적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판별해도 늦지 않다.”

“하지만 이미 아군이 작전을 개시했습니다.”

병사가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라고?”

미첼의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만약 적의 마법사였다면 벌써 선발대를 쑥밭으로 만들어버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게다가 샤크론과 함께라고 하지 않았는가. 아무리 샤크론이 이용가치가 있다 해도, 마법사와 기사는 상극의 관계다.

미첼은 잠시 말 위에서 생각을 하고는 흥분 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이미 작전이 개시됐다면, 질풍 같은 속도로 덮쳐야 했다. 연락이 된 만큼, 밀락 요새의 오크 군들도 밀물처럼 몰려나올 것이다.

“대장님, 제가 안내할까요?”

“아니다.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다. 작전이 개시되었다면 지체할 수 없다. 너는 당장 샤크론에게 가서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할 수 있다면 전투에 참가하라고 전해라. 기사 전력은 하나라도 더 있어야 전투에서 승리하는 법이니까.”

“예.”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린 병사는 말을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이에 질세라 미첼도 말에 채찍질을 가하며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자, 속도를 높여라! 질풍 같은 속도로 적의 기선을 제압하고, 개박살을 내는 거다. 정규군 따위는 필요없게 말이다!”

“와아아아!”

미첼의 격려에 병사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이 정도면 달란도르 군도 자신들의 존재를 알아챘을 것이다. 어쩌면 정탐병을 배치해놓아, 자신들의 출현을 일찌감치 예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스릉]

미첼이 그 동안 아껴두었던 검을 뽑아 들었다.

미첼이 검을 뽑았다! 이것은 병사들 사이에 하나의 의식으로 자리잡은 행동이었다. 전쟁의 개시다!

“돌격!”

드넓은 초원의 공간 사이로 미첼의 목소리가 메아리 되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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