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8. 진정한 깨달음이란…
# 008. 진정한 깨달음이란…
Chapter 1
샤크론의 귀환은 순탄하게 이루어졌다.
별 일 없을 것 같던 젠카도 타란트로 돌아오고 나니 업무가 많아 진 모양이었다. 젠카는 보로미스와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샤크론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크가 드래곤과 함께 마차를 탔다는 것. 아마 두고두고 자신은 물론이고, 후손들의 영광이 되리라.
젠카는 타란트의 내부 요새 앞까지 배웅을 나와 주었고, 샤크론은 훗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마차에 올라 카다르로 향했다.
그 와중에 리나와 보로미스는 미리킬라 산으로 향했다. 보로미스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는 의미에서 샤크론에게 텔레포트 스크롤을 전해주었다.
이 텔레포트 스크롤은 미리킬라 산, 보로미스의 임시 휴식처 좌표와 연동된 것으로 최고 네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다인용 스크롤이었다.
그것을 끝으로 보로미스는 리나와 함께 미리킬라 산으로 사라졌고, 이틀이 지나서야 샤크론은 카다르에 도착했다.
도착한 날 이후로 샤크론은 마법학교에서의 수업에 매진했다. 한시가 급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또한 만약을 대비해서 마법학교에 있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아리온과 붙어 다녔다. 카트라와 패커스는 카다르 기사단에 있어 연락이 많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에 언제나 조심해서 행동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샤크론은 근위기사 수련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생들의 강의를 청강했다. 미네르바 교수의 마법 원리 강의, 유펜티스 교수의 마법 철학 강의, 케렌스 교수의 마법 조합론 강의.
닥치는 대로 뭐든지 다 들었다. 그들의 강의는 샤크론이 메모라이즈 마법으로 가지고 있는 마법들에 대한, 이론적이고 논리적인 이해를 돕는 것이었다.
샤크론이 아무리 많은 마법을 메모라이즈로 담고 있다 한들, 메모라이즈를 겨냥한 디스펠 한 번이면 전부 백지가 된다. 그런 만큼, 자신이 가진 마법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어야 위험상황이 닥쳐도 수식을 조합해 마법을 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 기사들이었다면 고리타분한 이론과 강의에 두 손을 들었겠지만, 샤크론은 달랐다. 선천적으로 좋은 머리에다가, 그의 머리는 그 혼자의 머리가 아니었다.
마왕의 힘, 부모가 남겨준 마나의 힘이 지식을 습득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예전 샤크론의 부모가 알고 있었던 지식에 관한 내용 강의가 있으면, 샤크론은 들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들은 것처럼 인식했다. 다양한 힘과 다양한 상황이 어우러져 있는 샤크론의 머리는 그야말로 지식의 바다였다.
덕분에 샤크론은 한 번 들은 수업은 절대 잊지 않았다.
그렇게 샤크론은 검술 수련, 왕궁 호위, 학교 수업을 쉴 새 없이 번갈아가며 했고, 밤이 되면 녹초가 되어 숙소로 돌아와 잤다.
아리온 역시 샤크론의 면학 분위기에 힘입어 수련의 강도를 점점 높여갔고, 이윽고 자신의 몸무게의 절반에 해당하는 모래주머니를 온 몸에 차고도 평상시의 동작을 취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
수련. 호위. 수업. 수련. 호위. 수업.
계속해서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샤크론은 밤잠까지 줄여가며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도 달란도르 왕국군과의 전투에서 미첼의 선전에 힘입어 타란트, 카다르 연합군이 승리. 테스타노의 기분이 많이 좋아져 있는 듯 했다. 이 때가 아니고서야, 그의 의심을 받지 않을 때가 거의 없을 터였다.
그렇게 시간은 두 달을 흘렀다.
베토스의 집에 대한 기억도 보로미스에 대한 기억도 절대 잊지 않았다. 두 달이라는 긴 시간을 같은 일과로 보냈지만, 어느 한 시도 경계심을 늦춘 적이 없었다.
샤크론은 항상 품속에 스크롤을 간직한 채로 다녔고, 철저히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깨달음에 대한 집념으로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