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9. 탈출

“마나 실드.”

검을 든 상태로 샤크론이 주문을 외우자, 검 자체에서 마나 실드가 펼쳐졌다.

그 바람에 기세좋게 날아들던 크로스 파이어는 실드에 깨끗이 쓸려나갔고, 경쾌한 파공음을 일으키며 오러 블레이드가 메콘의 목을 깨끗하게 두 동강 냈다.

[툭]

둔탁한 충격음.

“헉헉헉….”

샤크론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로브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이것은 목이었다.

확인 차 메콘의 몸을 보자, 역시나 깨끗하게 목 부분이 절단 되어 있었다.

“크르륵….”

“너도 마찬가지다. 함께 죽는 게… 아니지. 넌 아직 쓸모가 있겠구나.”

멍하니 앉아있는 아시스의 목을 베려던 샤크론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검을 거두고, 그 자리에 서서 생각했다.

이렇게 된 이상, 샤크론은 카다르에 머무를 수 없었다. 늦기 전에 아리온과 함께 카다르를 탈출할 생각이었다.

패커스와 카트라와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문 만큼, 샤크론이 사라져도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아리온은 달랐다. 아리온은 샤크론의 가까운 동료이자,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친구였다.

만약 샤크론의 모든 것이 낱낱이 밝혀지게 되면 아리온의 목숨이 위태로워 질 것이다. 그렇다면 제로스도 안전하지 못할 터였다.

‘젠장, 제로스 교관님한테도 이 영향이 미치게 될까?’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보였다. 제로스가 아리온과 샤크론의 전담 검술 교관인 만큼, 샤크론이 떠나면 관련자로 몰려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아리온과 제로스는 데리고 탈출해야 했다.

테스타노의 계획대로 오늘 은밀한 살인이 이루어진다면, 벌써 라칸을 비롯한 주변 세력들이 준비에 들어갔을 것이다.

시간이 없다. 아시스를 이용해서 시간을 최대한 벌고, 최대한 남쪽으로 도망쳐야 했다. 아니면 스크롤을 찢어 미리킬라 산으로 가야 한다.

“아시스, 테스타노에게 가서 베토스 출신의 흑마법사를 찾았다고 전해라. 그리고 녀석은 패론 쪽으로 도망치고 있다고 보고하도록.”

“알겠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하루 뒤에 라칸을 죽여라.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샤크론이 없더라도 마인드 컨트롤에 쏟은 마나가 많기 때문에, 아마도 이틀 정도는 모든 명령이 유효할 터였다. 대충 써먹고, 라칸과 싸우게 하면 둘 중 하나는 죽겠지.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되는 복수지만, 어쩔 수 없다. 아리온, 제로스 교관님, 미안해요. 단지 나라는 사람 하나 때문에 같은 운명을 짊어져야 할지 모르는 두 사람….’

샤크론은 뉘엿뉘엿 넘어가는 서쪽의 해를 바라보며 수련장으로 달렸다. 지금이면 두 사람 모두 수련장에 있을 것이다. 최대한, 최대한 빨리 가야 한다!

“대공작 각하, 피리언 근위검사가 들어왔습니다.”

“베토스 출신의 기사인가?”

“예. 총 23명의 대상자 중, 열일곱 번째로 왔습니다.”

“아직 쓰지 않은 별실로 들여보내.”

벌써 열 여섯의 사람을 죽였다. 테스타노의 저택에 있는 마흔 개의 별실 중, 열 여섯 개의 별실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찢어진 카펫, 끝까지 살기 위해 발악했던 흔적인 창문의 피…. 테스타노는 그들의 변명 따위는 모두 무시하고, 목숨을 끊어버렸다. 어차피 사고사나 실종 따위로 처리하면 없던 일처럼 될 것이니 말이다.

………………………… 잡담 …………………………

소제목에 걸맞게 이야기가 조금씩 급박하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샤크론의 탈출, 더 이상 카다르에서 있는 다는 건 미친 짓이겠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3권 정도부터는 자잘한 전쟁씬을 기대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4권 정도면 (이거 천기 누설인데 -_-) 샤크론의 비밀 군대와 테스타노가 숨겨두었던 마군들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물론 주무대는 카다르 제국으로 쑥밭이 될 거라고 자신합니다. -_-

전 최대한 내용 전개의 긍정성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소재 선택상 점점 암울해질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샤크론은 테스타노를 향한 복수에만 냉정할 뿐, 인정에 약하다는 걸 보여드릴 겁니다. 리나의 활약도 기대해주세요.

으 - 새 작품을 끄적이고 있는데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어 근질근질하군요. 하지만 2권 분량 쌓일때까지는 연재 안하렵니다 ^^;;

어쨌든 추천 팍팍, 선작 원샷, 코멘트 달아주세요!

선작천국 무플지옥 추천천국 10점지옥 코멘천국 악플지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