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0. 카다르 제국을 떠나다.
“라칸을 공격한 의도는 무엇이냐? 샤크론에게 설마 마인드 컨트롤을 당한 것이냐?”
“그런 것 같습니다.”
“머저리 같은 놈. 네 놈은 교단의 망신이다. 그 상태로 교단에 얼굴이나 들 수 있겠느냐!”
아시스의 멍한 표정에 테스타노는 화가 치밀었다. 도대체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샤크론에게 털끝만큼도 피해를 주지 못한 것일까?
“죽음으로 사죄해라. 라칸, 네 놈은 더 강한 금제를 가해서 더 많은 고통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것으로 네 놈의 죄 값을 대신한다.”
“예, 주인님.”
“아버지… 정말 손 쓸 새가 없었습니다.”
“변명 들으려고 여기 서 있는 게 아니다. 내 손으로 죽기를 원하느냐?”
자결속죄(自決贖罪). 테스타노의 단호함에 아시스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감정이 없다시피 한 라칸과 달리, 어둠의 아들들은 엄연한 사람이었고 감정이 있는 존재였다. 물론 흑마법에 모든 것이 퇴색되어 무미건조해 지기는 했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까지 없는 건 아니었다.
“놈은 한 순간이지만 형과 제가 대응하기도 전에 모든 공격을 끝냈습니다. 아니, 공격이 먹히지 않았습니다. 놈은 마나 쇼크를 쓸 만큼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저희 클래스로는 도저히 무리였습니다. 아버지, 용서해 주십시오!”
“마나 쇼크… 8서클의 마법을 썼단 말이냐?”
마나 쇼크라는 단어에 테스타노의 신경이 곤두섰다. 그 나이에… 그것도 8서클에 해당하는 마법을 쓴다고 했다.
“예. 제가 똑똑히 보았습니다. 정말입니다! 어떻게 해보기엔 놈의 클래스가 높았습니다.”
“그 나이에 8서클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절대 불가능하다. 설마 그 마법을 시전 한 것인가? 메르헨과 카렌이?”
테스타노의 뇌리를 스치는 마법은 단 하나. 마나 체인지였다.
아무리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도 테스타노는 해낼 수 없었던 마법이었다.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할 거라 자부했던 마법이 샤크론에게 행해졌다는 것은 자신이 두 사람을 죽였을 때, 모든 마법의 시전이 끝나있었음을 뜻한다.
한 마디로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한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목숨을 내주어 자신의 주의를 흩트리려 한 맹주 부부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아버님, 용서해주십시오.”
아시스가 고개를 조아리고 용서를 빌었다. 어쩔 수 없는 패배임을 인정해 달라는 자세였다.
8서클을 상대로 5서클이 맞붙었는데 이길 리가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검술까지 쓸 줄 아는 마검사 성향을 가진 샤크론이다.
“정황을 참작해서 목숨을 살려주겠다. 그 대신 속죄의 의미로 100일 동안, 교단의 생명력을 지탱해 줄 숙주 100명을 찾아오도록 해라. 늙은이나 어린이는 절대 안 되며, 스무 살 정도의 젊은 남녀로 골라와야 한다. 알겠느냐?”
“예, 아버지. 감사합니다.”
“꼴도 보기 싫다. 가라.”
테스타노가 귀찮은 표정으로 손짓을 하자 아시스가 연신 고개를 굽신 거리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테스타노는 분노로 어쩔 줄을 모를 것 같은 두 주먹을 부르르 떨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주인님, 어떻게 할까요?”
“이미 늦었을 거다. 베토스를 뒤져보면 녀석의 흔적은 나오겠지만, 이미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면 녀석을 잡을 수는 없겠지. 크흐흐흐… 어쩌면 잘 됐는지도 몰라. 녀석의 등장으로 나는 다시 한번 흑마법사 토벌이라는 명분을 가질 수 있게 되었거든.”
“아, 그런 것입니까?”
“이젠 주저할 게 없겠지. 라칸, 샤크론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국에 공개하고 타국에 알릴 수 있도록 자료를 수집해라. 분명 지하의 연합이 존재할 것이다. 그들이 일어서기 전에 주변의 모든 지원을 차단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자료를 모두 수집하겠습니다.”
“더불어 제로스와 아리온에 대한 자료도 구하도록 하고… 타란트 쪽에도 종속충이 번식하기 시작했을 테니 그 쪽은 문제 없겠군. 문제는 샤크론 그 녀석의 행보인데… 생각보다 만만하진 않을 것이다, 샤크론. 네게 지하 연합이 있다면, 내게는 교단이 있으니 말이다. 곧 제국은 나의 통제 아래 흡수된다. 곧….”
유조아 시스템이 마음에 안드는 건
한참을 써도 글자수로 용량체킹을 하기 때문에 수 십줄을 써도 어쩔 때는 1KB도 안될 때가 있다는 겁니다. 엔터신공 발휘를 막기 위함이라지만 용량으로 연재분 평가를 해보면 참 한심할 때가 많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