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3. 테스타노의 약점
# 003. 테스타노의 약점
Chapter 1
“으으으으! 크아아악!”
“주인님, 괜찮으십니까?”
“시끄러워! 나가 있으라 하지 않았나!”
“죄송합니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한 사람. 바로 테스타노였다.
최근 흑마법사 위험론이 다시 한번 대두되면서, 각 지방의 영주들이 전국적으로 흑마법사 퇴치라는 명목하에 신전의 신관들을 불러 제를 올리는 등, 여러 행사를 펼쳤던 것이다.
신관 혹은 사제들의 신성력은 흑마법의 어둠과 절대적인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그 여파가 테스타노에게까지 미쳐 엄청난 고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제기랄… 교단 전체의 활동이 급격히 감소했어. 모이는 힘이 너무 부족하다… 너무 부족하단 말이다!”
테스타노가 개인 밀실에 만들어진 마법진을 가리키며 외쳤다.
이 마법진은 교단에서 저장한 인간들의 생명력과 어둠의 힘을 전송받는 마법진으로, 테스타노가 북대륙에 있을 적에 텔레포트를 이용하여 마나를 원거리까지 강제 이동시키도록 만든 마법진이었다. 어찌 보면 클린 이전에 등장한 첫 번째 창작 마법인 셈이다.
요즘 부쩍 빠진 살과 초췌해져 가는 자신의 얼굴. 이것은 교단의 활동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마음 같아서는 사제들을 죄다 죽여버리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
“크으으… 흑마법의 힘은 흑마법을 낳는 법이야. 세상의 말종들을 죽이기 위해서는 흑마법사들의 모든 힘을 내게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으으으.”
테스타노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었다. 모든 흑마법사들의 힘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것. 그것이 지카론이 원하는 것이었다.
시모스의 몸을 빌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에는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테스타노는 그로 인해 한 가지 약점을 가지게 되었다. 자신의 힘으로는 마나를 단 한 번, 아주 약간도 모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테스타노는 유일하게 극성으로 익혔던 흡성 마법과 정신계 지배 마법을 사용하여 북대륙에서 살아남았고, 지카론의 만찬을 위해 서대륙으로 왔다. 이제 조금씩 그 꿈이 이루어지는 듯 했지만, 메르헨과 카렌의 아들인 샤크론이 탈출에 성공하면서 신경쓸 것이 많아지게 되었다.
교단이 무너진다면 테스타노의 힘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마왕에게 인간들이 가진 어둠의 힘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계약 관계가 무너진다.
어디까지나 그를 위해 모든 걸 다 바치겠다는 다짐으로 부활에 성공한 테스타노였기에 이건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지카론은 자신을 죽이고, 다른 흑마법사를 제물로 삼을 것이 분명했다.
[똑똑똑]
“아버님, 아르펜입니다.”
아르펜 구스타프. 어둠의 아들들 중에서 둘째였다. 첫째인 알페니스보다 지략이나 전략적인 면에서 판단력이 뛰어나, 테스타노가 아끼는 아들이었다. 무엇보다 아르펜은 자신과 비슷하게 흡성 마법을 효과적으로 사용 할 줄 알았다.
“흐흡… 그래, 들어와라.”
[끼이이]
문이 열리고, 검은색 플레이트 메일을 걸친 아르펜이 들어왔다. 아르펜은 마법만 쓸 줄 아는 다른 아들과는 다르게, 검술에도 매우 유능한 자식이었다. 검술과 마법, 전략을 조화롭게 사용할 줄 알기에 테스타노는 더더욱 아르펜을 믿고 있었다.
“최근 지방 영주들의 쓸데없는 행동으로 교단이 크게 위축되어 있습니다. 몇몇 대신전이 있는 곳에서는 대대적으로 제를 올리는 바람에, 교단의 몇몇 신도들이 미쳐 날뛰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자체적으로 단속하는 차원에서 처단하긴 했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아버님이 위태로우십니다.”
“알고 있다. 영주들이 주제넘게 설치고 있어. 하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다. 서대륙은 오래 전부터 흑마법사들을 싫어했으니까.”
“그래서 저희들이 아버님 허락 없이 독단적으로 일을 좀 벌였습니다. 이에 사죄하기 위해 아버님을 찾아 뵌 것입니다.”
그 말에 테스타노가 아르펜의 온 몸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듯한 피가 아르펜의 검날에 묻혀져 있었다.
“일이라 하면?”
“이대로 아무런 제재가 없다면 신도는 물론이고, 저희가 따로 양성하는 전투형 어쌔신들도 미쳐 날뛰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그래서 1급 어쌔신들을 선발, 몇몇 대신전의 신관들을 제거했습니다.”
“제, 제거했다고 했느냐?”
“걱정 마십시오. 제를 올리던 곳의 모든 사람들을 제거했으니 말입니다. 어차피 샤크론이 흑마법사 연합의 맹주로 알려져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이 때, 이런 일을 벌이면 그에 대한 의심만 더더욱 증폭 될 것입니다. 뒤처리를 깔끔하게 한 만큼, 문제는 없을 겁니다.”
“호오… 독단적으로 신관들을 제거 했다? 확실하게 매듭은 지었겠지?”
“산 정상 혹은 도심과 떨어진 곳에서 제를 올린 것이 화근이었던 셈입니다. 의심 가는 목격자나 참여자는 모두 제거했습니다.”
“조금이라도 탈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일이 생긴다면 제가 책임을 질것이니, 아버님은 걱정 마십시오.”
“그래.”
믿음직한 아르펜의 한 마디에 테스타노는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친자식은 아니었지만, 홀로 외로운 투쟁(자신의 입장에서)을 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누구보다 알아주는 건 역시 아르펜이었던 것이다.
알페니스의 이기적인 행동과는 달리 아르펜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잘 되면 아버지 덕분이고, 안 되면 자기 탓으로 돌리겠다지 않는가.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뭔가 조심스러운 말투.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아르펜은 조심스레 한바퀴 둘러보며 엿듣는 자가 없는 지 살폈다. 이곳은 테스타노의 밀실.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을 라칸을 제외하고는 몇 되지 않는 곳이다.
“연합에 관련 된 이야기더냐?”
“그렇습니다.”
순간 밀실 내에 적막이 흘렀다.
죄송합니다. 어제 급체를 하는 바람에 몸이 너무 안좋아서 하루 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급성 위염에 감기까지 겹쳤다는데, 하루는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참이 일요일 새벽으로 미루어질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푹 쉬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에휴, 요 근래에 선작이 50 넘게 떨어져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추천 고기 부탁 드릴게요. 어서 몸을 낫게 해,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