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4. 경쟁자들의 도전
Chapter 2
“카스크, 맹주님이 돌아오셨는데도 가지 않을 셈이냐? 아무리 네가 우리 1세대 장로들을 싫어한다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다. 맹주님이 오셨단 말이다!”
“에슈 장로, 참 말이 많소. 부모의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은 풋내기를 내가 왜 찾아가야 한단 말요? 맹주 없는 동안 힘들게 연합을 유지해온 장로들을 만나러 와도 시원찮을 판인데.”
“이 자식이!”
아니나 다를까, 에슈 장로는 2세대 장로 카스크의 행동에 열이 올라 화를 내고 있었다. 카스크는 2세대 장로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으며, 1세대 장로들의 힘에 대항할 만한 규모의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 경계대상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게다가 파벌 형성의 주체로서, 반 맹주 파의 우두머리이기도 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다가 들은 말로는 스무 살이 될까말까한 맹주라고 하던데, 우리보다 한참 어린 나이 아닙니까?”
옆에 있던 2세대 장로 메츠가 거들었다. 그 역시 카스크와 함께 최대 반발세력 중에 하나였다.
“무슨 환영행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네 녀석들의 그런 반발을 잠재워주시겠다고 맹주님께서 모두 모이라고 하신 것이다!”
“호오… 그렇습니까? 반발을 잠재우겠다? 싸우기라도 하겠답니까?”
“닥쳐라! 연합의 결속력을 흩트리는 말은 삼가라! 우린 싸우기 위해 뭉친 게 아니다.”
“메츠, 에슈 장로의 노력을 봐서라도 한 번 가 볼까? 하지만 에슈 장로, 잘 들으시오. 우리가 그를 맹주로서 인정할 만한 사실이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면, 난 연합에서 독립하겠소. 당신들은 너무 늙었어.”
“카스크!”
참 어이없는 일이었다. 1세대 장로들이 믿고 지휘를 맡긴 2세대 장로들이 순간 돌변해서 저렇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신뢰라는 것 하나만으로 자신들의 세력을 물려주었건만, 결과는 배신이었다.
지금의 1세대 장로 열 명이 모두 힘을 합친다 한들, 카스크의 세력 하나도 견뎌내기 버거울 정도였다.
“에슈 장로, 참으시오. 저 녀석들이 갈라진 이유도 카스크를 중심으로 뭉친 반 맹주파와 피보스를 중심으로 뭉친 친 맹주파 때문이 아닙니까. 그들에게 모든 것을 넘겨 준 이상,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놈을 믿은 내가 잘못이오. 때로는 비정해질 줄 아는 모습과 냉철한 판단력만 믿고 핵심을 맡긴 내가 서툴렀단 말이오! 아아….”
“맹주님을 믿어보는 수밖에요. 돌아갑시다. 그래도 온다고 하지 않소.”
에슈보다 한 살 어린 장로 에프의 말에 에슈는 화를 가라앉히고 방향을 돌렸다. 샤크론이 카스크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면, 연합은 분열하고 말 것이다.
20년 만의 귀환, 그리고 내분. 샤크론에게는 처음부터 골치 아픈 일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샤크론의 방문시기는 지금이 적절했다.
가장 고름이 곪아서 터지려고 하는 그 때, 바로 그 때 샤크론이 나타난 것이었다.
“후우,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군.”
아리온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장로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했다. 제각각의 장로들은 보석이 박힌 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수행원으로 보이는 사람을 반드시 두 명은 데리고 오는 것 같았다.
“맹주님, 지금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연합의 일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처음부터 반쪽 연합이 될 지도 모릅니다. 저도 생각했던 것보다 연합의 상황이 너무 심각하여, 당황스럽습니다.”
“이건 부모님도 예상하지 못하셨던 일이겠지…. 이건 누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아니야. 전적으로 내게 달린 것이다!”
샤크론이 혼잣말을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름대로 속으로 되뇌인 것이 입으로 튀어나온 듯 했다.
“말 잘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맹주님께 달렸지요.”
“지금 만큼은 나도 널 도와줄 수 없겠는데?”
아리온과 제로스의 말에 샤크론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귀환에 이은 경쟁자들의 도전. 이 난관을 돌파하는 것은 오로지 샤크론의 몫이다.
“맹주님, 모든 장로들을 소집했습니다. 장로 이외의 사람들은 현재의 일이 매우 급해, 내일 중으로 전부 소집하기로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제 옆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파벌의 핵심이고 기둥인지 말씀해주세요. 아직 저는 내부사정을 잘 모르니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에슈의 보고에 샤크론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내에 모여들기 시작한 장로들을 하나 둘, 훑어보았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건대, 1세대 장로들은 조용히 앉아있는 편이었고, 2세대 장로로 보이는 몇몇 젊은 사람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서로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다만 화기애애해야 할 1세대와 2세대 장로 사이의 모습이 매우 멀게 느껴졌다. 제 3자의 입장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로.
특히 에슈에 대한 2세대 장로의 반발은 심각한 모양인지, 그 쪽을 바라보는 사람조차 아예 없었다. 완전한 무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부 다 왔는가?”
“아직입니다. 카스크와 메츠가 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