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5. 홀로서기
# 005. 홀로서기
Chapter 1
“아버님, 아르펜입니다.”
“들어와라. 후우, 오늘은 비교적 수확이 괜찮군. 아주 신선한 힘을 받았어. 흐흐흐흐흐.”
아르펜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온몸이 피로 흥건해 있는 테스타노가 눈에 띄었다. 얼마 전에 죄수 하나를 처형한다고 하더니, 공개 처형이 아니었던 만큼 자신이 직접 나서서 온몸의 생명력을 빨아들인 모양이었다.
“라칸이 이것을 가지고 왔습니다. 흑마법사 연합의 비밀 기지로 곳이 발견 되었다고 합니다.”
“비밀 기지라! 드디어 놈들의 꼬리가 밟혔다는 것인가?”
“그러나 위치상으로 볼 때, 샤크론이 갔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흑마법사 연합은 한 군데에 집중 되어 있지 않을 것입니다.”
“좋아! 어디 한 번 내용을 보자.”
마론 왕국 종속령 엔트라 공국에서 수상한 낌새가 발견 되었습니다.
어쌔신들의 보고에 의하면 지하에서 대규모 공사를 벌이고 있음이 발견되었으며, 총독의 관리 하에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곳에서 강력한 마기가 느껴졌다고 합니다.
게다가 총독 역시 고위관리이기는 하나, 출신이 불분명한 수상한 자입니다. 여러 가지 자료로 보건대, 이 근방에 흑마법사 연합의 비밀기지가 있고, 총독이 숨겨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엔트라 공국이라… 그다지 큰 공국은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테스타노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을 꺼냈다. 표정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아 크게 놀라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렇습니다. 인구 1만 정도로 소도시에도 못 미치는 공국입니다. 보는 눈이 적은 만큼, 흑마법사 연합이 활개치기에는 매우 최적의 요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 교단의 어쌔신들은 어둠의 힘에 대해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한 반응을 하기 때문에, 저 정보는 신빙성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마론 왕국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지?”
“지금 마론 왕국은 두 왕국과 전쟁 중이라 정신이 없습니다. 신경 쓸 여지도 없을 겁니다.”
“언제 독이 될 지 모르는 저 찌꺼기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테스타노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아르펜에게 물었다. 적어도 아들 중에서는 최고의 전략가라고 믿고 있는 그였다.
아르펜은 자신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테스타노의 믿음을 붙잡기 위해, 순간적으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잡았다.
“남동쪽이 교단의 세력이 가장 활성화 된 곳 아닙니까? 그 쪽의 신도들과 전투 어쌔신들을 활용하면 될 겁니다. 게다가 라칸까지 보내서 힘을 실어 준다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진다손 치더라도, 손해 볼 것은 없다고 봅니다. 만약 패하게 되면, 대외적으로 이 사실을 공표해버리면 됩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건드려서 안 된다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처리한다는 게냐?”
“불리한 건 놈들이고, 우리의 존재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절대 해가 될 게 없습니다. 목격자가 있다면 제거하면 되는 것입니다.”
“남동쪽에 대해 파악 된 정보가 있느냐?”
“알아보았습니다. 흑마법사 37명, 흑기사 224명, 전투 어쌔신 624명 정도를 동원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은 내부 전력 관리상, 투입을 보류했습니다.”
아르펜이 내부 전력 관리상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일정 조건에 부합되는 자만을 뽑았다는 뜻이었다. 흑마법사의 경우에는 5서클 이상의 사람을 차출한 것이고, 흑기사의 경우에는 일정 검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차출한 것이었다.
전투 어쌔신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훈련을 거쳐, 그 훈련을 완전히 끝낸 정예병력만 뽑은 것이었다. 한마디로 실력이 검증 된 병력이라는 뜻이다.
“거기에 라칸을 추가시킨다면 상당한 도움이 되겠구나. 어떻게 할까. 간만에 내가 나서보는 건 어떻다고 생각하느냐?”
“이런 작은 일에 아버님이 나서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기한은 한 달만 주십시오. 말끔히 매듭짓고 오겠습니다.”
“자신 있느냐?”
테스타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자신에게는 없는 카리스마가 아르펜에게서는 느껴졌다. 나름대로 대견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에 아르펜이 음흉하다 싶을 정도로 소름 끼치는 웃음을 지으며 검은 입술을 씰룩거렸다.
“물론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십시오. 제가 책임을 지고 이 일을 맡겠습니다.”
“그래, 수고가 많구나. 내가 언젠가는 네게 무언가를 가르쳐 줘야 할 텐데… 이 일을 마치고 오는대로 흡성의 마법을 더욱 전수해주마.”
‘후후후, 역시.’
아르펜의 입가에 더더욱 미소가 걸려들었다. 테스타노의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예, 아버지.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라칸, 갑시다.”
“예.”
아르펜의 손짓에 라칸이 그 뒤를 따랐다. 아르펜은 확실하게 연합의 흑마법사들을 제거하고, 자신의 입지를 굳힐 생각이었다.
그리고 흡성 마법을 익히게 되면, 언젠가 테스타노의 뒤통수를 쳐서 자신이 그 힘을 모두 차지할 것이다. 모두.
“하앗, 하앗, 타앗!”
“웃차, 하압, 핫! 으윽!”
[빠직]
세 번의 일격, 그리고 부러지는 소리. 이것은 다름 아닌 아리온과 샤크론의 목검 대련이었다. 목검이 부러진 것은 아리온이었고, 목검을 보기 좋게 갈라버린 것은 샤크론이었다.
아리온은 최근 카스크를 따라다니며 검술을 배우느라 시간이 없었다. 카스크가 아리온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더욱 신경을 써 준 덕분이기도 했지만, 상성상 마령의 검과 어울리는 검술이라 아리온이 자신도 모르게 이끌렸다는 점도 크게 한몫을 했다.
샤크론도 틈틈이 개인실에서 혼자만의 수련을 하며, 검술의 장점과 단점을 찾아내려 하고 있었다.
“아리온의 검술은 빠르고 경쾌한 것이 장점이지만, 힘이 너무 없어. 카스크 장로는 단 한 번의 공격이었지만, 매우 무거웠거든.”
“나도 알아. 그런데 이게 잘 안 고쳐지네. 그나저나 샤크론, 너 반칙이지 않냐? 이제는 대놓고 오러를 쭉쭉 뿜어내니….”
마나 실드로 장벽을 친 가운데 목검만 내놓고 겨루는 대련이기 때문에, 한 두 번의 오러 정도는 문제 없었다. 그런데 샤크론이 매번 대련때마다 오러를 사용해서, 목검을 날려버리니 아리온으로서는 허무할 따름이었다.
“오러의 원리는 확실히 깨달았어. 과거에는 어떻게 힘만 주면 막 뿜어져 나오는 단순한 것인 줄 알았지만, 그런 오러는 색깔도 연할뿐더러 위력도 약했지. 오러는 검에 혼이 실린 것처럼, 모든 정신이 검 하나의 일격으로 집중될 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
“난 언제 쯤이면 너 같은 오러를 쓸 수 있을까?”
“머지 않아 가능할거야. 마령의 검은 너의 성취를 매우 빠르게 만들어주고 있어. 네 의지만 충분하다면, 마령의 검 자체로도 다크 오러를 쓸 수 있을 거야.”
“그나저나… 내부 사정은 다 파악했어?”
“그럭저럭. 이제 여기 온 지도 열흘이 다 됐어. 모르는 게 이상하지. 생각보다 연합의 규모는 굉장해. 엔트라 공국령의 연합을 뺀 두 곳은 골렘 류의 대형병기는 물론이고, 어쌔신 부대까지 전문으로 양성하고 있어. 나도 알지 못했던 마법 무기도 보았고….”
“마법 무기?”
“그건 비밀이야. 아직까지는 나 혼자만 알고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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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추천고기 부탁드립니다. 그래야 또 이번주 토요일에 제가 10연참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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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l님 상품 날아갑니다! 빨리 보내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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