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6. 3년 후(3 Years Later)
Chapter 2
“전하, 주변국의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사옵니다.”
“안토라스 외무상,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이오?”
“카다르 제국이 주변국들을 대상으로 사신을 파견하여, 재차 흑마법사 토벌 동맹을 주창하고 있는 모양이옵니다.”
프렌디 왕국의 외무상 안토라스 피니언. 그는 프렌디의 타고난 정보 수집가이자 전략가였다.
데니스 1세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그는 왕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백방으로 정보를 입수하여 ‘항상 생기가 넘치는 정보의 창고’라는 거창한 수식어도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일주일 이상을 체류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주 새로운 정보로 갱신되는 셈이다.
“허어, 흑마법사 연합은 오래 전에 무너지지 않았는가? 설마 우리 왕국의 흑마법사들을 노린 동맹인가?”
“후자의 경우는 아닌 듯하옵니다. 갑자기 저렇게 하는 것을 보면, 아직 연합이 사라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하온데… 그 쪽에 대해서는 일체의 정보가 없으니 답답한 실정입니다.”
“연합의 잔당이 남았다는 것인가?”
“잔당의 수준이 아닌 듯하옵니다. 전 대륙적인 동맹을 재강조하는 것을 보아, 상당 수준의 세력인 듯 한데 그 정보를 카다르 제국이 틀어쥐고 있으니…….”
“카다르의 재상이 누군가?”
“테스타노라는 사람입니다. 9서클의 마법사로 카다르 제국의 핵심 인물입니다. 그 사람의 입에서 이번 안건이 나온 것 같습니다. 네오시오 3세의 영향력이 약해진지 꽤 되지 않았사옵니까? 아마 이 사람의 생각이었을 것이옵니다.”
“흑마법사 연합이라… 참 애꿎은 목숨 잃은 사람들이지. 그들에게 무슨 죄가 있었나? 우리 왕국이 30년 전의 대 홍수로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그들의 마법 덕분에 물길이 바뀌어서 대참사를 막았었지 않는가?”
“그렇사옵니다. 하지만 카다르 제국의 사신이 곧 전하에게도 올 것입니다.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이시옵니까?”
데니스 1세는 흑마법사 연합을 역적 일변도로 몰고 가는 카다르 제국의 행패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왕국에서 흑마법사들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정의가 묻히고 불의가 고개를 드는 것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보에 의하면 카다르 제국 내에 흑마법사들의 집단으로 보이는 단체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데, 카다르 제국에서는 그들을 일체 건드리지 않고 있었다.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이야기다.
“어차피 카다르 제국과 우리는 산맥 하나를 두고 대치하고 있어, 그다지 왕래가 활발한 사이가 아니오. 설사 전쟁을 하게 되더라도, 협곡 두 개를 통과해서 넘어와야 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지.”
“폐, 폐하!”
“카다르 제국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곳이오. 그들은 어쩌면 주변 왕국의 힘을 이용해서 세력을 약화시킨 다음, 그들의 뒤통수를 노릴 지도 모르오. 외무상도 알다시피, 카다르에는 거대 규모의 사교가 있지 않소?”
“하오나…….”
“차라리 흑마법사 연합의 생존자들을 찾아보도록 하시오. 우리 왕국의 힘이라면 어느 다른 국가의 힘에 억눌릴 정도는 아닌데다가, 대륙 최강의 철기대 2만을 보유하고 있지 않소. 게다가 정규기사로만 따지면 카다르 제국에 비견할 만 하오.
만약 우리가 흑마법사 연합의 사람들을 찾아내어, 그들을 우리 쪽으로 흡수할 수 있다면 엄청난 전력적인 향상을 가져올 것이오!”
“자칫 그렇게 하다가 호전적인 국가라는 이미지를 쌓게 될 우려가 있사옵니다.”
“갈 곳 없는 흑마법사들을 받아들여 우리 왕국의 전력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오히려 다른 제국이 두렵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 않소?”
“아아…….”
데니스 1세의 생각에 안토라스가 탄성을 흘렸다. 카다르 제국이 위협으로 느낄만한 정보라면, 최소 1만으로 규모를 잡아볼 수 있다.
그 정도 규모의 흑마법사 전력이 전략적 동맹이나 제휴 관계에 의해 프렌디 왕국으로 흡수만 된다면, 마법사 전력에서는 일약 최대 강국으로 뛰어오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흑마법사들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관대한 프렌디 왕국이다. 데니스 1세의 생각은 절대 무리한 것이 아니었다.
“카다르에서 올 사신은 내가 상대할테니, 외무상은 백방으로 손을 써서 흑마법사 연합의 생존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시오. 적어도 서대륙 안에 있을 사람들이 아닙니까?” “예, 폐하.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그 흑마법사들은 우리 왕국의 전력 향상은 물론이고, 그다자 높지 않은 왕국의 마법 지식을 한층 끌어올려 줄 촉진제가 될 것이오. 반드시 찾도록 하시오.”
[철컹]
말을 마친 안토라스가 밖으로 나갔다.
데니스 1세는 프렌디 왕국 주변의 지형과 철기대, 그리고 기사들을 믿었다. 지난 100여 년간, 외적의 침입에 다섯 번 있었지만 모두 협곡에서 격파 됐다.
협곡을 넘어 온 군대는 단 하나도 없었으며, 해로를 통한 후방 기습도 프렌디 해군에 의해 모두 몰살 된 경우가 허다했다. 수 십 만이 몰려온다 한들 협곡을 물샐틈없이 막고, 마법사들을 이용해 접근만 막는 다면 두려울 게 없었다.
카다르의 재상이라는 자가 9서클의 마법사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프렌디 왕국에는 8서클의 마스터가 있었다.
배짱 있게 밀고 나가는 데니스 1세의 눈에는 강한 의지가 서려 있었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가 프렌디 왕국에게 천우신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략적인 의미에서나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 흑마법사들은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행보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국가는 엄청난 전력의 향상을 경험하게 되겠지. 그들의 신뢰만 얻어낼 수 있다면.’
데니스 1세는 정보가 파악되는 대로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전부 포용할 계획이었다.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는 계획, 그리고 결과. 데니스 1세는 그 계획이 가져다 줄 결과를 조심스레 꿈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