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6. 3년 후(3 Years Later)
한편, 샤크론이 해 왔던 3년의 수련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극한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 100kg넘는 특수 풀 플레이트 메일을 걸친 상태로 매일 8시간이 넘는 수련을 했다.
어지간한 거구의 사내라고 해도, 완전 무장을 하고 하루를 걷고 나면 앓아 눕기 마련이다. 그러나 샤크론은 하루 정도에 굴하지 않고, 이 복장으로만 반년을 수련했다.
몸을 짓누르는 플레이트 메일의 무게와 이에 추가되는 검의 무게. 발데스가 준 ‘나이블로의 소드’는 정말이지 명검이었다.
검을 들고 있다는 것으로도 의지를 가득하게 만들어주는 이 검은, 샤크론이 수련을 쉬지 않고 하게 해 준 원동력이기도 했다.
극한의 수련.
온 몸이 진물로 가득 해져 질퍽해지고, 손은 물론이고 구석구석에 굳은 살이 생겨났다. 게다가 혼자만의 독특한 수련 방식으로 하다 보니, 부상도 잦았다.
카스크는 계속해서 강도가 높은 환영을 만들어 내는 스크롤을 구해다 주었고, 샤크론은 환영과의 대련을 미칠 듯이 하다가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환영은 샤크론의 몸의 움직임을 보고 피해버리기 때문에 절대로 샤크론의 공격을 맞지 않았다. 환영조차 예상할 수 없는, 그러니까 읽을 수 없는 공격을 펼쳐야만 했다.
그러나 풀 플레이트 메일을 걸친 그가 날렵한 동작으로 눈을 속이기는 매우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하루 종일 싸우고도 이기지 못한 채, 뻗어서 자는 날이 많았다.
물론 새벽 같이 일어나서 연합의 업무를 보긴 했지만, 그만큼 샤크론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훈련의 강도도 높아졌다.
그렇게 꼬박 반년을 수련했다. 중력을 높이지 않더라도 무게에 의해서 수 배에 달하는 중력 증가의 고통을 겪었던 샤크론은 어느 날 풀 플레이트 메일을 벗어 던졌다.
그 쾌감이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머리를 짓누르던 100kg의 추를 던져버린 기분이었다. 몸은 날아갈 듯이 가뿐했고, 검술의 전개는 완전 무장을 했을 때 보다 곱절은 빨랐다.
카스크는 눈에 아.예. 보이지 않는 샤크론의 검로를 보고 경악에 가까운 탄성을 질렀고, 이것은 모든 연합의 일원들이 그러했다.
이것이 샤크론의 ‘6개월 극한 프로젝트’의 첫 번째, 속검의 계획이었다.
그 다음, 두 번째 계획은 바로 ‘다크 오러’의 계획이었다.
샤크론은 흑마나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러의 색이 발데스처럼 무색인 오러를 발출 할 수 없었다. 몇몇 연합의 흑기사들이 만들어 내는 다크 오러를 만들 줄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샤크론은 그들을 찾아가 물었다. 왜, 자신은 자연스럽게 다크 오러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냐고 말이다.
샤크론은 깨달음의 경지가 그것을 좌우하는 가 싶었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어떻게든 깨달음이라는 것에 근접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대답은 간단했다.
“욕심을 버리시고,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셔야 합니다. 다크 오러는 이름과 달리, 고도로 정제 된 순수 흑마나의 결집체입니다. 이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안정과 피나는 노력이 필수입니다. 저희들은 그렇게 20년을 수련하여, 얻은 것입니다.”
20년! 샤크론의 욕심에 불을 지핀 상황에서 튀어나온 ‘20년’이라는 단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청천벽력이었다.
20년의 세월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날부터 샤크론은 속검 계획에 다크 오러 계획을 추가한 수련을 시작했다.
여전히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는 것은 잊지 않았다. 몸이 가벼워졌다고 좋아하다가, 가벼워진 몸에 적응하게 되면 나중에 게을러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풀 플레이트 메일로 완전무장을 마친 샤크론은 하루가 멀다하고 다크 올러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연습했다.
그러나 오러의 색은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짙은 보랏빛으로 일반 소드 마스터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무형의 다크 오러는 아무리 오러를 만들어 내도 절대로 생겨나지 않았다.
아무런 성과 없이 5개월이 흘렀다. 샤크론의 계획대로라면 슬슬 성취를 보아야 할 시간이었다. 그러나 성공의 길은 요원하기만 했고,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샤크론도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맹주님, 너무 한 가지에 집착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야 맹주님으로서의 업무를 다 하고 계시면서 하는 수련이기에 걱정은 없습니다만, 맹주님의 눈은 의지보다는 욕심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합니다. 초기의 순수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요…….”
매일 같이 오러를 뿜어내고, 그것에 지체 쓰러지기를 반복하는 샤크론에게 카스크가 보다 못해 말을 건넸다.
8시간 내내 저 복장으로 연습을 한다는 것도 불가사의 했지만, 무엇보다 그 시간 내내 오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체도 매우 신기한 것이었다. 얼마나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길래 저런 경지에 오를 수 있단 말인가?
본인은 자각하지 못했지만, 다크 오러가 아니더라도 샤크론은 충분한 오러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순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