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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61화 (161/300)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61화

[교주의 아우라(S)]의 히든 특성, [당신에게 축복을!]의 개화가 시작됩니다!

[Loading…….]

“……?”

나는 곧바로 상태창을 불러내 특성창을 띄웠다.

[교주의 아우라(S)]

: 교주의 권한으로 지배력이 200% 상승합니다!

포교 활동을 통해 신도를 모을 수 있습니다!

신도의 수에 따라, 당신의 영향력이 거세집니다!

H ▶ [당신에게 축복을!]

P ▶ 1,780

……비어 있던 히든 특성란이 채워졌다.

나는 새롭게 생긴, 히든 특성을 세차게 째려봤다.

예상은 했다만, 역시나 사용 방법 따윈 나오지 않는군.

내게 이해성의 사고 회로를 패치시킨 [K-pop 망령의 눈(A)]의 히든 특성, [COPY]도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굉장히 불친절하다.

뭐, 시스템이고 성좌고 언제는 친절했냐만.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섭섭해합니다!]

“…….”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이제 인간들을 넘어뜨려 주지 않을 거라 합니다!]

지금 설마, 삐진 건가.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그럴 리가 있겠냐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들을 넘어뜨려 주진 않을 거라 합니다!]

삐졌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고개를 돌립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한 성좌를 징그러워합니다!]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볼을 부풀립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질색합니다!]

“…….”

시끄러운 띠링 소리와 함께 떠오르는 메시지를 흐릿한 낯짝으로 지켜보던 나는 시선을 상태창에 고정했다.

이 정신 나간 성좌는 나중에 구슬리기로 하자.

지금은 개화된 히든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설명이 없다면, 내가 직접 알아내면 되는 거니까.

꿀꺽.

느릿하게 침을 삼킨 나는 내적으로 큰 결심을 마쳤다.

지금 떠오른 방법이 꽤나 마법소녀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나는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치는 한때다.’

때마침 대기실에 들어온 류인을 바라본 나는 속으로 조용히 외쳤다.

‘당신에게 축복을.’

“…….”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폭소합니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 나는 입을 달싹이다가 다시 한번 외쳤다.

‘당신에게 축복을!’

사아아-

심지어 이번엔 조금 더 강렬하게 외쳤는데도 정적만이 흘렀다.

몹시 민망하다.

……아무래도 잘못 짚은 모양.

내 시선을 느꼈는지, 류인이 머쓱한 얼굴로 대기실에 놓여진 과자를 들어 올렸다.

“……어, 해온아. 혹시 이거 먹고 싶어? 가져다줄까?”

내가 고개를 저은 순간, 뒤에서 어떤 인영이 쏜살같이 튀어나왔다.

“우왓~ 나나나! 내가 먹을래요.”

꽈아아아악…….

“어허, 이 형이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몸을 만져!”

류인에게 달려가던 최승하의 손목을 움켜쥔 순간이었다.

“너는 그만 좀 먹어라……. 음, 어라.”

그러니까, 몸이 맞닿자마자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감.

“흠.”

알겠다.

이렇게 쓰는 거로군.

드르륵-

그때,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온 코디가 오늘의 의상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그걸 본 몇 놈들의 안색이 묘해졌다.

“내 의상이…….”

“이, 이게 설마 제 의상입니까?”

[류인]

[차윤재]

의상에 붙은 이름을 보아하니, 그렇군.

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두 녀석의 안색이 조금 더 허여멀건해졌다.

“이런 걸 어, 어떻게 입는단 말입니까! 남사스럽습니다!”

이 와중에도 코디에게 들릴세라 음소거로 경악하는 차윤재를 바라본 나는 살며시 등을 돌렸다.

……나한테 안 와서 다행이군.

내 인생 지론은 이거다.

화제성은 이왕이면 다른 놈으로 끌자!

그런 연유로, 이건 아주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의 간사한 마음에 경악합니다!]

의상에서 흘러넘치는 독기를 봤을 때, 내가 뒤에서 공작을 친 것 같다만…….

이건 결단코 내가 지시 내린 의상이 아니다.

나는 다음 주 정도부터 의상을 여러 방면으로 손보려고 했단 말이다.

그나저나 신기하군.

내가 정재진에게 건의하려던 의상과 아주 흡사하지 않은가.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을 의심합니다!]

아닌 거 알면서.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의 전적을 돌이켜 보라고 합니다!]

“…….”

할 말이 없어진 나는 입을 다물었다.

정재진은 일을 잘하긴 한다만, 팬들의 이런 니즈 쪽으로는 조예가 깊지 않다.

그러니 반바지나, 래쉬가드 등등 의상에 관련된 건 주로 내가 먼저 의견을 제시했지.

‘기획팀 쪽에 새로운 직원이라도 들어온 건가.’

아무래도 이 업계를 잘 아는 사람이 들어온 모양.

안무 동선상, 센터에 서는 일이 많은 댄스 라인 두 놈에게 이런 의상을 입힐 생각을 하다니.

내 안의 오타쿠 자아가 실시간으로 박수를 치고 있으니 믿을 만하다.

자, 이제 아직까지 경악하고 있는 차윤재를 설득시킬 시간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이건! 너무 민망스럽습니다!”

샤라락!

나는 신뢰의 낯짝을 걸친 뒤, 차윤재와 눈을 마주쳤다.

“괜찮은데?”

“형님은 이 길이가 보이지 않으십니까……?!”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정말 잘 어울려. 진심이다. 팬분들도 좋아하실걸.”

“……음, 그런가.”

류인은 벌써 어느 정도 해탈한 듯 의상을 집어 들었다.

그걸 바라보던 차윤재의 얼굴이 조금 더 희게 질렸다.

“하, 하지만……!”

나는 미소 지으며 차윤재의 손목을 붙잡고 어딘가로 이끌었다.

촤르륵!

순식간에 간이탈의실의 커튼을 친 나는 차윤재와 눈을 마주쳤다.

싱긋…….

[성좌, ‘황금의 신’이 경악합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차윤재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보냅니다!]

“혀, 형님. 잠시만…….”

“잠시만이 어딨어. 잠시만이.”

파바바바박!

“그, 제가, 하겠습니다!”

“자, 만세~”

“마, 만세…… 아니, 어, 언제 이게 다!”

순식간에 옷이 갈아입혀진 차윤재가 거울을 보며 펄쩍 뛰었다.

“역시 이상합니다! 이건 정말……!”

“잘 어울린대도.”

정직한 낯짝을 걸친 나는, 차윤재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 이게 정말 잘 어울립니까?”

“그래. 내가 거짓말하는 거 본 적 있어?”

“예! 굉장히 많습니다!”

“…….”

순식간에 무광 재질로 변하려던 눈에 반짝임을 더한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번은 아니다. 진심이야.”

“그렇습니까……!”

미안하지만, 팬분들이 좋아하실 게 틀림없는 의상이다.

나는 히죽 웃으며 등을 돌렸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당신의 물 흐르듯 자랑스러운 사기 행각을 손가락질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온 코디가 밝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손에는, 두 녀석과 같은 의상이 들려 있었다.

“아, 해온 씨 의상은 오늘 이거예요! 다음 주 의상을 잘못 가져왔네.”

사아아-

대기실의 모든 시선이 내게 꽂히기 시작했고, 동시에 내 등에선 식은땀이 나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이미 옷걸이엔 멀쩡한 의상이 걸려 있고, 이걸 입고 싶다고 주장하면 입을 수 있을 거다.

……내가 이 녀석들 앞에서 입만 털지 않았다면 말이다.

스으윽…….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니, 차윤재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뜬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성좌,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가 낄낄댑니다!]

* * *

백스테이지.

언제나처럼, 누군가가 벌벌 떨기 시작했다.

“맨날 떨어~ 귀엽게~”

최승하의 능글거림에, 차윤재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

“하지만 떨리는 걸 어떡합니까! 오늘은 심지어 첫 무대입니다. 물론 쇼케이스는 했지만, 으. 정말 떨립니다……!”

매번 이렇게 사시나무처럼 떨다가, 무대만 시작되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신기하단 말이지.

감탄과 별개로, 나는 차윤재의 어깨에 손을 올림과 동시에 되뇌었다.

‘당신에게 축복을.’

[당신에게 축복을!]이 발동됩니다!

[20포인트가 차감됩니다!]

파아앗-

아마 내게만 보일, 하얀빛이 퍼져나갔다가 금세 사라졌다.

아까 최승하와 몸이 닿으며 느꼈다.

이 히든 특성은, 축복을 내릴 대상과 접촉이 있어야 한다.

나는 눈을 데굴 굴려 차윤재를 응시했다.

이봐, 효과가 어떤지 어서 말해보도록 해라.

“……?!”

눈을 커다랗게 뜬 채 주변을 휙 휙 둘러본 차윤재가 이번엔 고개를 좌우로 까딱였다.

“이상합니다! 갑자기 떨리지가 않습니다!”

“으응? 갑자기? 아까 먹은 청심환 효과가 지금 나는 건가~”

“그럴, 수도……!”

“비타민의 효과는 아닐까요. 해온 형도 그렇고, 윤재 형도 효과가 좋은 것 같네요.”

가만히 서서 멤버들의 말을 듣던 차윤재가 고개를 조금 더 기울였다.

“……? 몸도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정말 갑자기!”

“……!”

이어지는 차윤재의 말에 놀란 건 나다.

호오.

그런 효과도 있단 말인가.

‘정말 끝내주는 특성이군.’

입매에 웃음기가 걸렸다.

이거면, 내 개복치 라이프도 청산이다.

착!

나는 곧장 오른손을 가슴팍에 가져다 댄 뒤, 미소 지었다.

‘당신에게 축복을.’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축복의 대상자가 설정되지 않았습니다!]

여기 나.

나 있잖아.

미친놈들아.

나는 한 번 더 속으로 특성을 되뇌었다.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축복의 대상자가 설정되지 않았습니다!]

“…….”

그러니까, 남한테만 축복을 걸 수 있다?

[시스템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정작 나한테는 축복을 못 건다?

[시스템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정신 나간 새끼들아.

* * *

주섬주섬…….

무대 아래, 팬들이 무언가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건, 아직 공식 야광봉이 없는 팬덤에게 주어진 일회용 노간지 레전드 야광 막대기다.

얄팍한 봉을 꺼낸 곽덕배는 흐린 낯짝으로 전원을 켰다.

수많은 야광봉이 모였으나, 노간지가 모이니 노간지였다.

빨리 공식 응원봉 팔아줬으면 좋겠는데.

노간지 레전드 야광 막대기를 바라보던 곽덕배는 김명훈 대표이사의 얼굴을 떠올렸다.

‘에휴 명훈이한테 뭘 바라…….’

바로 그 순간이었다.

사아아아-

어두운 무대에 시범용 조명이 훑고 지나감과 동시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라이트온 멤버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곽덕배는 믿기지 않는 광경에 옷자락으로 눈을 비볐다.

벅벅벅…….

보통 가수가 등장할 때, 팬석에서 환호가 터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환호는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도, 도, 도, 도, 돌았나.’

곽덕배의 사고 회로가 얼어붙었다.

첫 사녹이라 그런 걸까, 전체적인 의상은 뮤직비디오와 동일했다.

허리에 묶은 슈트가 주황색이 아닌 검은색이라는 걸 제외하곤 말이다.

그리고 몸의 라인이 다 보일 정도로 달라붙는 검은색 상의.

이거 하나만으로 오타쿠의 심장을 거하게 뛰게 하는데.

휙! 휘익!

주변을 둘러보니, 다수의 오타쿠들 역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단체로 영혼이 반쯤 날아간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으니 하염없이 무대만 바라보고 있지만, 아마 녹화가 끝나면 이 사람들은 폭주할 것이다.

퍼버벅!

곽덕배는 제정신을 차리기 위해, 스스로의 이마를 연타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시각적 자극이었기 때문이다.

왜냐면, 오늘 라이트온 여섯 명 중에 세 명이.

그러니까.

……무려, 절반이나!

상체의 절반을 겨우 가리는, 정신 나간 크롭 상의를 입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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