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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248화 (248/300)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248화

“……!”

나는 곧바로 신유하의 상태창을 불러냈다.

※ 망돌의 그림자 수치 : --%(*위험 1단계)

※ 망돌의 그림자 수치 : 32%(*위험 1단계)

눈 깜짝할 사이에 1%가 내려갔고, 눈앞의 상태창은 계속해서 반짝였다.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정말 오늘이 날일 줄은.

※ 망돌의 그림자 수치 : 32%(*위험 1단계)

※ 망돌의 그림자 수치 : --%(*위험 1단계)

※ 망돌의 그림자 수치 : 31%(*위험 1단계)

쓸모없는 신유하.

이걸 가장 깊이 새겨 넣은 건, 다름 아닌 신유하 본인이었다.

하지만 그런 녀석이 스스로 벽을 깨부쉈다.

노트를 들킨 것만으로도 벌벌 떨던 녀석이, 내가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행동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내가 한 거라곤 입털기밖에 없겠군.

모든 것은 신유하가 스스로 극복해 낸 것이다.

이 녀석은 겁쟁이가 아니다.

내 입꼬리가 호선을 그으며 올라감과 동시에 메시지가 떠오른다.

[대상자 ‘신유하’의 망돌의 그림자가 소멸됩니다!]

[망돌의 그림자가 소멸되며, 스탯이 재조정됩니다!]

[Loading……]

그리고 이내.

녀석의 스탯이 재조정되었다.

[신유하]

체력 B

정신력 B-

비주얼 S-

노래 A

춤 B+

※ 망돌의 그림자가 조회되지 않습니다!

보컬이 한 계단.

체력과 정신력은 두 계단씩이나 상승했다.

그림자로 억눌려져 있던 것들이, 원상복구된 거다.

나는 피식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기다리던 게 떠올랐거든.

[망돌의 그림자 제거 보상이 이루어집니다!]

[Loading…….]

나는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욕실 문에 등을 기대고 선 나는, 오른손으로 잠금장치를 걸어 잠갔다.

타악-

이것도 따지자면, 경험으로 인한 학습이다.

한수현의 그림자가 소멸될 때는 난리가 났지 않은가.

당시엔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을 겪은 탓에 당황했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까짓 피 정도야, 나온다면 한번 뱉어줄 수 있다.

내가 허공을 응시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셀 수조차 없을 정도의 에러 메시지가 구역질이 날 정도로 시야를 메우기 시작한 것이다.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보상에 알 수 없는 신성이 깃듭니다!]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나는 어지럼증에 미간을 누르며 눈알을 데굴 굴렸다.

……역시.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내가 녀석들의 그림자를 없앨 때마다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한다.

[시스템이 재차 발생한 오류에 강한 의문을 표합니다.]

[일부 성좌가 수군댑니다.]

이건 시스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특이점.

생각을 이어가던 나는 헤집어지는 속에 미간을 와락 찡그렸다.

한수현의 그림자가 소멸됐을 때와 비교하자면 약한 통증이다만, 기분이 더러운 건 마찬가지다.

나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역겹게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켰다.

[축하합니다!]

[ЮiδsЯфЭεф] 획득!

보유 중인 특성에 [ЮiδsЯфЭεф]를 합성해 보세요!

[ЮiδsЯфЭεф]가 최적화 특성을 탐색합니다!

[Loading…….]

[탐색 완료!]

해석조차 되지 않는, 알 수 없는 특성이라.

저번과 비슷하지 않은가.

당시에도 이런 메시지가 떠오르며, 말릴 새도 없이 합성이 진행됐다.

그 결과로 나온 게, [교주의 아우라(S)].

아니, 지금은 [교주의 신성(SS)]이 된 특성이지.

생각을 이어가던 순간이었다.

“욱.”

[ЮiδsЯфЭεф]와 [교주의 신성(SS)]의 초월 합성이 시작됩니다!

시작 메시지가 떠오름과 동시에, 울렁임이 온 몸을 강타했다.

[초월 합성 5% 진행 중!]

[초월 합성 26% 진행 중!]

“……으, 읍.”

볼에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억세게 입가를 틀어막은 나는 눈을 내려 감았다.

[초월 합성 32% 진행 중!]

[초월 합성 42% 진행 중!]

내가 퍼센티지의 숫자가 세 자릿수가 되기만을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주륵-

“……!”

코에서 흘러나온 선혈에, 나는 곧장 고개를 훅 숙였다.

동시에 눈깔을 굴려 옷을 살폈다.

이 와중에 들킬 걱정이나 하고 있다는 걸 자각한 나는 욕조에 등을 기댄 채 헛웃음을 뱉어냈다.

온갖 통증을 겪었더니, 나름대로 적응이 된 것이다.

뭐, 그리고 코피 정도면 애교지.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면대를 붙잡았다.

솨아아-

나는 익숙하게 핏자국을 지워내며 허공을 응시했다.

[초월 합성 76% 진행 중!]

퍼센티지가 올라갈수록, 통증이 격해진다.

나는 욕조에 걸터앉아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그래도 저번처럼 피를 토하진 않는군.

[초월 합성 84% 진행 중!]

[초월 합성 91% 진행 중!]

방금 그렇게 말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익숙한 느낌이 치고 올라왔다.

그리고 나는.

“……이게 되네.”

아마 피였을 것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기 직전, 삼켜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게 뭐라고 뿌듯하냐.

강렬한 현타를 느낀 나는 안광이 사라졌을 눈을 껌뻑이며 허공에 떠올라 있는 진행도를 응시했다.

[초월 합성 94% 진행 중!]

[초월 합성 99% 진행 중!]

드디어.

눈을 한 차례 껌뻑이자, 찬란한 빛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ЮiδsЯфЭεф]이 [교주의 신성(SS)]에 성공적으로 합성되었습니다!

곧바로 특성을 불러낸 내 낯짝이 미묘해졌다.

……뭐가 달라진 건데?

특성의 설명조차 이전과 동일했다.

내가 눈썹을 꿈틀거리고 있을 무렵이었다.

띠링!

[양질의 수면을 취하세요.]

난데없이 떠오른 의문의 메시지와 동시에,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라?

* * *

다음 날.

SNS를 비롯한 커뮤니티는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아체대의 라인업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그램 측에서 발표한 공식 라인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체대의 라인업 스포는 대부분 일치해 왔다는 유구한 역사가 있었다.

방송국 직원이나 그의 가족이 유출해 왔으니까.

- 아체대 라인업 떴네 (사진)

출연을 당연히 예상하고 있던 팬덤들은 그 정보를 빠르게 퍼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예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던 팬덤이 있었으니.

바로 스위치다.

아직 팬송의 감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이들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진 것이다.

……바로 라이트온의 출연 소식!

- 내 눈이 잘못된 거냐 아님 내가 미친 거냐?

- 아체대인지 미친인지

스위치들은 대로했고, 분노의 방향은 프로그램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비단 스위치뿐만 아니라, 매해 모든 팬덤이 아체대에게 엿을 날리곤 하니까.

- 죽지도 않고 기어 나오는 아체대 ㄹㅈㄷ 소름 돋음

- 아체대 장점 5개, 단점 5,000개 tlqkf

한창 분노로 달궈졌던 스위치들은 슬슬 순응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화내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체대에 대한 팬덤들의 감상은 굉장히 이중적인 편이다.

왜냐고 묻는다면, 간단하다.

모든 팬덤은 아이돌에게 여러모로 위험천만한 아체대의 폐지를 기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기대한다.

매년 그렇게 욕을 한 트럭씩 얻어먹으면서도 폐지를 안하는 건, 이유가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같은 결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 프로그램도 욕을 잔뜩 하면서, 결국 보게 되지 않는가?

아체대도 그렇다.

매년 명절 특선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아체대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진, 애증의 프로그램인 것이다.

게다가 이 폭탄 같은 소식이 떨어지기 이틀 전.

라이트온은 뮤직비디오와 비하인드 영상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만약 이게 없었다면, 아체대 출연 찌라시가 퍼짐과 동시에 스위치 타임라인은 마비됐을 것이다.

MH에 팩스 시위를 하든, 해시태그 총공을 하든, 어떻게든 출연을 막았을 거란 뜻이다.

- 애들 진짜 컨디션은 괜찮아 보여서 그나마 안심임

- 명훈이가 생각이 있으면 위험 종목은 출전 안 시키겠지

- 나 조금 설레는데ㅋㅋㅋㅋ 아 방청 가고 싶은데 경쟁률 개빡세겠지

- 공식 가입 놓쳤는데 과거로 회귀하고 싶음… 나도 아체대 갈래…

- 다치지만 말아라 얘드라ㅠㅠㅠ

얼마나 지났을까.

우려로 가득 찼던 팬덤에선 슬금슬금 기대 섞인 반응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건, 라이트온의 첫 아체대였기 때문에.

* * *

그리고 그 시각.

성해온은 눅눅한 낯짝으로 눈을 껌뻑이고 있었다.

“…….”

무려 15시간 동안 잠만 쳐 잤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어제 욕실에서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는 탓에, 방까지 간신히 세이프했다.

그 과정마저도 고난이었다.

거실에 있던 멤버들에게 ‘피곤해서 먼저 자겠다’라고 대강 둘러대는…… 그 찰나에도 서서 잠들 뻔했으니 말 다 했다.

이건 뭐, 겨울잠 자는 동물도 아니고.

[양질의 숙면을 취하세요.]

지금 이것도 부족하다고?

내가 황당해하고 있는 사이, 문이 열렸다.

신유하와 차윤재가 들어온 것이다.

“형님! 무척 피곤하신 모양입니다! 종일 잠만 주무시고요.”

차윤재가 접시를 내밀었다.

“류인 형님이 프렌치토스트를 구워주셨습니다!”

동시에 먹기 좋을 사이즈로 네모나게 썰어진 토스트 한 조각이 낯짝 앞으로 배달됐다.

그것을 받아먹자, 연계 미션이라도 하는 것처럼 신유하가 주스를 건넸다.

자아 없이 주는 걸 받아먹자, 차윤재의 포크질 속도가 빨라졌다.

“형님이 이렇게 푹 쉬시니 제 마음이 아주 좋습니다!”

따지자면 이 휴식은 강제다만.

하지만 이걸 말할 수는 없으니 나는 접시를 받아 들었다.

“줘, 내가 먹을 테니까.”

그냥 입 닥치고 먹기를 택한 나는 입에 토스트를 욱여넣었다.

그러던 내 포크질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배불러서?

아니다.

눈이 또 껌뻑껌뻑 감겨서…….

돌겠네.

나는 접시와 컵이 담긴 쟁반을 차윤재에게 건넸다.

“나는 좀 더 잘 테니까, 나가봐.”

“하긴, 형님 요즘 피곤하셨을 테니까요. 불 끄고 나가겠습니다!”

“푹, 쉬세요……!”

신유하가 이불을 내 목 끝까지 덮어주고 목을 까딱였다.

[양질의 숙면을 취하세요.]

그만 자고 싶은데.

하도 잠만 잤더니 허리가 배길 지경이라고.

나는 누운 채로 몸을 빙글 돌려 허리를 통통 두드렸다.

[양질의 숙면을 취하세요.]

“…….”

그래.

잔다, 자.

나는 어떠한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하루를 꼬박 자고 나서야, 더 이상 숙면을 취하라는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얼마 안 가, 초월 합성된 특성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게 된다.

……이걸.

좋아해야 해, 말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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