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멍하니 서 있던 정아린이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정말 저 데뷔시켜 주는 거예요?”
“네가 쓸 만한 악기가 맞는다면.”
정아린은 다시 한번 벙 찐 표정을 한 채 현승을 빤히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해 봤다.
아무리 많게 봐도 이십 대 중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젊은 작곡가가 아닌가?
이런 사람이 데뷔 조에도 들지 못하고 퇴출당한 자신을 어떻게 데뷔시킨다는 걸까?
‘설마….’
한 가지 가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만약.
이 남자가 정말 소문 속 작곡가라면?
대표는 물론이고 이사회로부터 총애를 받고 있다는 소문 속 작곡가라면 정말 데뷔를 시켜 줄 수 있을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저, 선생님.”
이내 현승이 미간을 찡그렸다.
“내가 뭘 가르쳐 줬다고 선생님이야?”
“아뇨, 그러니까, 그럼, 음….”
“됐으니까 그냥 하려던 말이나 해 봐.”
“혹시 소문 속의 작곡가세요?”
“소문 속의 작곡가? 무슨 소문이 도는데?”
정아린은 그 물음에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차마 면전에서 소문의 진위를 확인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정말 돌고래 수면법으로 주무시는지….
혹은 천하의 서지니 선배가 정말 꼬리를 돌돌 말았는지 하는.
“실력 좋은 신인 작곡가가 들어왔다고….”
한 차례 “흠.” 하고 침음한 현승이 답했다.
“실력 좋은 신인? 그럼 아마 내 이야기가 맞는 것 같은데.”
그 말에 정아린이 재차 물었다.
“제가 뭘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정말 자신을 데뷔시킬 수 있을지도 모를 만큼의 영향력을 지녔다는 판단이 서자마자 반사적으로 건넨 물음이었다.
이건 기회가 분명했다.
어떻게든 붙잡아야 하는 일생일대의 기회.
“일단 ‘악기’의 소리부터 점검해 보고 싶은데.”
“네?”
“관리 상태가 어땠는지, 조율이 필요한지 아닌지.”
현승이 재차 덧붙였다.
“일단 노래부터 한번 해 봐.”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네가 내게 왔잖아.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노래를 불렀다.
오디션부터, 매달 진행된 연습생 평가까지….
남들 앞에서 숱하게 노래를 불러 오지 않았던가?
더군다나, 일생일대의 기회.
곧장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망설일 이유가 아예 없었다.
- 우산을 내밀던 그 손을 아직도 기억해.
잔잔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듯 울려댔고.
- 혹시나 네가 다시 손을 내밀어 주진 않을까.
기교 없는 단아한 목소리에서 단단한 심지가 느껴졌다.
춤 때문에 불안정했던 호흡이 안정을 찾으니….
가뜩이나 청량한 목소리가 더욱 또렷이 귀를 파고들었다.
‘더 들을 필요도 없겠네.’
현승이 곧장 손을 들어 올렸다.
“그만.”
그녀가 현승의 제지로 인해 끝나 버린 노래가 아쉬운지 입술을 달싹이다 물었다.
“혹시 별로였을까요? 다시 해 볼까요?”
“아냐, 괜찮았으니까 이만 가 봐.”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정말 잘….”
“용건 끝났으니까 가 보라니까?”
정아린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러대고 있자 현승이 답했다.
“곧, 곡 나오면 연락할게.”
“그럼….”
“컨디션 관리 잘하고 있어.”
그제야 얼굴 위로 화색을 띤 정아린이 “네!” 하고 우렁차게 답하고는 작업실을 나섰고….
탁.
작업실 문이 닫히자 현승은 방금 들었던 노래를 허밍으로나마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음음….”
심지어 손가락으로 책상을 일정한 박자에 맞춰 “톡톡.” 두드리기까지 했다.
“정아린….”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품질이 좋은 악기였다.
“이거 또 며칠은 작업실에서 살아야겠네.”
전생에서도 본 적이 없는 걸 보면 정아린은 데뷔를 못 했거나 혹은 데뷔했어도 소리 소문 없이 망했다는 뜻인데….
‘이제라도 날 만났으니 악기로서 제 몫을 하겠어.’
이내 현승이 마스터 키보드를 두드리며 트랙 위로 비트를 찍어 보기 시작했고….
머릿속에 남겨진 그녀의 목소리를 좇아 기타를 뜯으며 사운드를 수없이 덧입혀 봤다.
정아린.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가 작업에 불을 지펴 줄 연료로 쓰이기 시작한 채였다.
* * *
그로부터 며칠 뒤.
대표실 안으로 전남일 대표를 비롯한 사내 임원진이 대거 모여 있는 상태였다.
전남일 대표의 자리인 상석을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박 전무와 최 이사가 앉아 있었다.
또한.
박 전무가 앉은 줄에는 매니지먼트 1팀을 담당하는 이들이 나란히 앉은 채였으며….
맞은 편 최 이사가 앉은 줄에는 매니지먼트 2팀을 담당하는 이들이 꿰차고 앉아 있었다.
적막만이 감돌기를 잠시.
최 이사와 같은 줄에 앉아 있던 김 실장이 조심스러운 투로 말문을 열었다.
“서지니에 대한 일본 현지 반응이 생각보다 좋은 추세입니다. 비록 턱걸이라지만 오리콘 차트에도 진입했고….”
이어지는 설명에 전남일 대표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일본 시장에 제대로 착륙한다면 올겨울을 목표로 단독 콘서트를 기획해 보는 게 어떨지….”
이내 최 이사가 한마디를 거들어 줬다.
“맞습니다. 예정된 일본 내에서의 활동을 성실히 소화한다면, 활동 막바지쯤에는 오리콘 차트 상위권도 노려 볼 수 있을 겁니다.”
서지니의 일본 진출 안건에 대한 회의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음.”
대표가 미묘한 표정으로 침음을 흘렸고.
그로 인해 이 안건을 처음 제시했던 김 실장이 마른침을 꿀꺽 삼켜 내기를 잠시.
“마음에 드네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표의 허락이 떨어졌다.
‘됐다!’
김 실장이 속으로 쾌재를 부르던 찰나.
톡톡.
바로 곁에 앉아 있던 최 이사가 그간의 노고를 격려라도 하는 듯 김 실장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려 줬다.
최 이사.
사내에서 몇 안 되는 지분 이사인 그 역시 한때는 매니지먼트 2팀에 소속된 직원이었다.
김 실장이 처음 LS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던 때만 하더라도 부장 직함을 달고 사수 노릇을 했더랬다.
그 이후 그간의 혁혁한 공로와 개국공신이었다는 점에 힘입어 얼마 전 이사 자리를 꿰찬 셈이었다.
쉽게 말해.
김 실장은 굳이 분류하자면 ‘최 이사 파벌’에 속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 터였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핏덩이 시절부터 자신을 돌봐준 최 이사에게 충성했다.
최 이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래 본 건 물론이고 능력도 출중하며 심지어 잘 따라주기까지 하는 김 실장을 제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모쪼록.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으니 사실상 회의는 이제 종결이었다.
다만.
장내의 모두가 대표와 사담이라도 나누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때.
“골칫덩어리였던 서지니 문제가 해결돼서 그런지 근래 대표님 얼굴이 더 밝아지신 것 같습니다.”
대표의 왼편에 앉아 있던 박 전무가 제일 먼저 말문을 열었다.
“예, 기분이야 좋습니다.”
그 말에 박 전무가 호탕하게 “하하.” 하고 웃음 짓고는 다시금 몇 마디를 덧붙였다.
“지니야, 전에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이력이 있으니 언제고 분명 잘되리라 생각하기야 했습니다. 이렇게 빠른 시일 내로 보란 듯이 잘될 줄은 전혀 예측지 못했지만, 어찌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말에 최 이사의 눈매가 살짝 좁아졌다.
‘입 발린 말은….’
박 전무와 최 이사는 LS 엔터테인먼트가 설립된 이후 한결같이 경쟁 관계에 놓여 있었다.
과거 박 전무는 매니지먼트 1팀을, 최 이사는 2팀을 담당하며 경쟁해 왔고….
둘 다 임원 직함을 달게 된 이후로도 매니지먼트 부서를 양분해 관리하며 경쟁 중이었다.
쉽게 말해 박 전무는 ‘서지니의 성공’을 달갑지 않게 느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모쪼록 지니가 잘되어 참 기쁩니다.”
박 전무의 말에 전남일 대표가 넌지시 되물었다.
“언제고 분명 잘되리라 생각하셨다고요?”
“예, 그렇습니다만….”
“흠, 저와는 상반된 생각을 하고 계셨군요.”
전남일 대표가 나직이 제 의견을 꺼내 들었다.
“사실 저는 ‘서지니’가 브랜딩에 완전히 실패한 상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 기회를 놓쳤으니 다시 대중에게 관심받을 수도, 사랑받을 수도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말끝을 흐린 그가 김 실장을 바라봤다.
“그 친구가 이렇게까지 잘해 낼 줄은 몰랐네요.”
“현승이 말씀이십니까?”
“부디 제 평가가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는 곧장 되물었다.
“지니 앨범이 잘 풀린 덕에 여기저기서 작업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다음에 작업하게 될 가수는 정해졌습니까?”
김 실장이 입술만 옴짝달싹하다가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그게 실은….”
그때였다.
지이이이이잉….
별안간 울린 진동 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대표에게로 향했다.
“이 친구, 아무래도 양반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예?”
“본인 얘기 중인 건 또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는데.”
김 실장의 얼굴 위로 긴장감이 드리웠다.
‘현승이 이 녀석이 대체 왜….’
지난번 자리에서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라면 이미 알고 있었으나, 현승이 대표님께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 일이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진짜 미치겠네….’
현승은 굳이 비유하자면 ‘럭비공’ 같은 인물이었다.
어디로 튈지 당최 가늠할 수 없다고 해야 하려나?
‘부디 이상한 말은 안 했으면 좋겠는데….’
장내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대표에게 몰려 있는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게….
대표의 개인 휴대폰이 울리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사내에서도 대표의 개인 연락처를 알고 있는 이들은 임원 이상급이 아니라면 몇 명뿐이다.
그중에서도 대표에게 먼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이들은 손에 꼽을 지경이었다.
불과 얼마 전에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던 신인 작곡가가 대체 어떻게….
대표의 번호를 손에 넣었는가?
모두가 그런 의문을 품은 채로 전남일 대표를 잠자코 쳐다보고 있던 찰나였다.
“예, 전남일입니다.”
대표는 제게 집중된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느긋하게 휴대폰을 들어 귓가로 가져갔다.
- 지난번에 인사 올렸던 민현승입니다. 바쁘실 테니 용건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승의 덤덤한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흘러나왔다.
- 정아린이라고 LS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래도록 연습생 생활을 해 오다가, 얼마 전에 퇴출당한 연습생이 한 명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친구를 데리고 한번 작업해 볼까 합니다.
대표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글쎄요, 허락을 구하는 투는 아닌 것 같은데?”
- 예, 저는 지금 보고를 드리고 있는 겁니다.
“혹시 개인적인 인연으로 도와주려는 거면….”
- 개인적으로 연이 있는 관계는 아닙니다.
대표가 한 차례 텀을 두고는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LS 엔터 소속 트레이너들은 하나같이 유능한 분들입니다.”
- 예, 그런데요?
“그 친구가 아무 이유 없이 퇴출당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정적이 흐르기를 잠시.
“굳이 퇴출당한 연습생을 데리고 작업하려는 의도가 다소 궁금해지는데.”
그때.
- 누구든 바이올린으로 소리는 낼 수 있습니다.
현승이 별안간 알쏭달쏭한 말을 꺼내 들었다.
“무슨 뜻입니까?”
이내 장내 모든 이들이 수화기 너머에서 흘러나올 현승의 다음 말에 귀를 기울였다.
- 활을 현에 대고 마구 움직인다면 소리가 나겠죠.
“그런데?”
- 소리를 내는 것과 연주는 다른 맥락의 문제일 겁니다.
대표는 대답 대신 작게 침음을 흘렸고.
- 제아무리 좋은 소리를 가진 악기라도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연주자 손에 쥐어지면 소음을 발생시키는 물건이 되는 겁니다.
현승이 박차를 가하듯 말을 이어 나갔다.
- 서지니라는 선례를 보여 드리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같은 생각일 뿐입니다. 제 손에 쥐어진다면 제법 괜찮은 연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승이 곧장 덧붙였다.
- 데뷔곡 제작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 측과 그 친구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만.
대표의 입가 위로 미소가 드리웠다.
“이번에도 제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윽고.
- 예, 물론입니다.
그렇게 몇 마디 말을 더 주고받은 뒤에 두 사람의 통화가 얼추 마무리됐고….
통화를 마친 대표가 스마트폰을 도로 정장 외투 안주머니에 갈무리하며 재차 웃음을 지었다.
‘내가 뭘 본거지?’
박 전무의 얼굴 위로 복잡한 감정이 겹쳤다.
‘저 로봇 같은 사람이….’
오랜 시간 바로 옆에서 지켜봐 왔던 전남일 대표는 결코 웃음이 많은 이가 아니다.
오죽하면 감정이 없는 로봇이라는 둥, 바늘로 찌르면 피 대신 쇳물이 나올 것이라는 둥….
임원들 사이에서도 전남일 대표의 기복 없는 감정에 대한 담론이 오갈 지경이었으니까.
“대표님, 서지니 담당했던 작곡가와 통화하신 것 같은데….”
박 전무가 기다렸다는 듯 물어 오자, 대표가 고개를 끄덕여 대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고는 시선을 옮겨 김 실장을 힐끔 바라봤다.
“그 친구, 이번에는 퇴출 처리됐던 연습생을 데리고 싱글 앨범 발매를 해 보고 싶다는데.”
그 말에 김 실장이 저도 모르게 이마를 “탁” 짚었다.
‘맙소사.’
며칠만 더 고민해 보겠다더니 또 이런 사달을 내고야 말았다.
“죄송합니다, 제가 최대한 잘 타일러서….”
그 말에 전남일 대표가 고개를 내저어 가며 “아냐, 아냐.” 하고 중얼대기를 잠시.
“꺾을 수 있는 고집처럼 보이지는 않더라고.”
이내 박 전무가 득달같이 끼어들었다.
“근데 그 친구…,”
그렇게 다시금 장내 모든 이들의 이목이 박 전무에게로 집중되기에 이르렀다.
“지니 이번 앨범이 아무리 잘 풀렸다고는 하지만 신인 작곡가 나부랭이가, 지나치게 멋대로 굴려고 하는 감이 없잖아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 말에 전남일 대표가 특유의 굴곡 없는 투로 답했다.
“뭐, 이렇게까지 기회를 달라니 줄 수도 있는 거겠죠.”
“흠….”
“이번 지니 앨범을 통해 보여 준 저력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고는 차를 몇 모금 홀짝이고는 덧붙였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지도 모르고.”
박 전무의 얼굴 위로 잠시 불쾌함이 비쳤다.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은 분명한 ‘시기’였다.
작곡가 나부랭이가 대표의 관심을 받는 모양새가 아니꼬웠다.
그때.
대표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나긋하게 운을 띄웠다.
“박 전무님, 제 생각에는 말입니다.”
정적이 흐르기를 잠시.
“이렇게 재능이 출중하지만, 당최 통제되지 않는 친구를 다루는 방법은 딱 두 가지입니다.”
그가 그윽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첫째는, 곁에 둔 채로 품에 안고 가는 걸 겁니다. 그저 통제가 어려울 뿐이지, 계속해서 성과를 내는 친구를 굳이 내치거나 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윽고.
“다른 하나는, 성과의 기복이 심한데도 자꾸 이렇게 돌발 행동을 할 때나 쓸 법한 방법인데….”
다시금 모두가 그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아예 싹을 짓밟고, 뿌리째 뽑아 버리는 겁니다.”
그 말에 장내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숙연해졌다.
“곁에 두자니 껄끄럽고, 남한테 주자니 아쉽고 배가 아프다면 아예 짓밟고 뿌리를 뽑아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겠습니까?”
말을 마친 그가 되물었다.
“안 그렇습니까?”
그의 시선은 ‘김 실장’에게 고정된 채였다.
“예….”
아무래도 이번 앨범의 흥망성쇠에 따라서 대표가 현승에게 내릴 처분의 방향성이 아예 달라질 가능성이 농후해 보일 따름이었다.